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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 K루홍싱 줘팸앱에서 작성

이상한나라의도도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3 08: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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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것은 저주였다.

싱클레어는 눈 앞의 남자에게 복부를 얻어맞으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싱클레어가 한자한자 적어 내려갔던, 그 부적에 담긴 저주가 자신에게 되돌아 온 것이리라. 싱클레어는 바닥을 굴렀다. 몸을 추스리기도 전에 발길질이 쏟아졌다.

K사의 수트를 입은 남성은 웃는 얼굴로 폭력을 휘둘렀다. 싱클레어는 그동안 모아두었던 부적을 모조리 집어 던지면서 최대한의 저항을 했지만, 헛수고였다. 남자는 간단하게 공격을 막아냈고, 반항의 대가는 참혹할 뿐이었다.

몸 곳곳을 걷어 차이며 바닥을 구른 끝에 입에서 쓴 맛이 올라왔다. 주먹 한 방에 코에서 주륵 선혈이 쏟아졌다. 어딘가가 부러진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꼴이 처참한 것을 알면서도 싱클레어는 남자에게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여기서 자신이 시간을 끌지 못한다면, 다른 동료들이 같은 꼴을 당할 것이다. 그것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했다. 그게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였고, 동료들은 그 믿음을 뒤로 하고 떠났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남자는 간단하게 한 손으로 싱클레어의 멱살을 쥐고,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목이 조여들자 온 몸의 세포가 산소를 갈망하며 발작했다. 빠져나오기 위해 자신을 붙든 남자의 손을 손톱으로 긁어도 봤지만 남자는 꼼짝하지 않았다. 아, 이대로 끝인 건가. 시야가 흐려졌다.

하지만 의식이 끊기기 바로 직전에, 남자는 싱클레어를 붙든 손을 풀었다. 준비가 되지 않은 몸뚱아리는 보기 좋게 나뒹굴었다. 남자는 여전히 생글거리는 미소를 띄운 채 싱클레어를 내려다보았다.

분명 방심하고 있다. 우위를 점했다는 생각에 저렇게 웃고 있는게 분명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이 상황에서 싱클레어가 남자를 이길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지령대로, 그의 움직임을 지연시킬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싱클레어의 소임은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마지막 희망을 품은 채, 숨겨두었던 마지막 부적을 찾았다.

"아, 이걸 찾으셨나요?"

그러나 그 마지막 희망은 눈 앞의 남자의 손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싱클레어의 당황한 눈빛을 알아차린 남자는 피식 웃었다. 남자는 친절하게도 주운 그것을 건네주기라도 하려는 듯 싱클레어의 눈 앞에 내밀었다.

하지만 세상 일이란 그렇게 쉽게 돌아갈 리가 없었다. 싱클레어는 그것을 되돌려 받기는 커녕, 자신의 눈 앞에서 갈기갈기 찢기는 것을 보고 절망했다.  파편이 된 종이 조각들은 타들어가는 싱클레어의 속도 모르고 팔랑거리며 흩어졌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그것을 그러모아도 봤지만 허사였다.

"그래서 다음엔 뭘 하시려고?"

싱클레어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몸은 만신창이였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해봐야 고작 이 남자의 다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몸을 움찔 하는 순간, 남자의 무기가 날아와 뺨을 스쳤다. 그것은 경고였다. 무엇을 계획하던, 그만 두라는 경고.

"...죽여."

"응?"

"죽여, 죽이라고! 가지고 놀 생각이라면 그냥 여기서...!"

싱클레어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그렇게 외쳤다.

"아하, 동정심이라도 살 생각인가요? 하긴, 그런 얼굴로 애원한다면 들어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남자는 냉정하게 웃으면서 바닥에 쓰러진 싱클레어의 머리채를 쥐었다. 발버둥을 치자 주먹이 몇대 더 복부에 꽃혔다. 결국 저항을 관둔 싱클레어는 숨을 헐떡이며 남자를 강제로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

"전 봐드릴 생각이 없지만요."

아, 이젠 진짜 끝이다. 곧 남자의 무기가 자신을 동강낼 것이라는 생각에 싱클레어는 파르르 떨리는 눈을 감았다. 차가운 날이 목 끝에 닿자 죽음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는 두려움과, 자신을 믿어준 동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눈물이 차올랐다.

하지만 남자의 무기는 싱클레어를 내려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땅에 떨구는 소리에, 싱클레어는 눈을 떴다. 남자는 묘한 미소를 띄우며 싱클레어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서 시간을 끌 생각이었지? 나머지는 다른 쪽에서 공작을 펼치고 있겠지. 뭐, 지금 쫓아가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겠지만..."

아냐, 그것만은 안 돼. 싱클레어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잠깐 유희거리가 되어준다면, 전부 모르는 척 해드릴 수도요."

그것은 제안이 아닌 협박이었다. 남자의 뜻에 응하지 않으면, 다른 동료들을 자신과 꼴로 만들겠다는 분명한 협박. 감히 고개를 저어 거절의 뜻을 표할 수 없었다. 유희거리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싱클레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는 제대로 돌아가서 다행이네요~"

남자는 조롱하듯 웃었다. 그는 한 손으론 여전히 싱클레어의 머리칼을 쥔 채, 다른 한 손으로 슈트의 지퍼를 내렸다. 그 아래 감춰져 있던 것이 천천히 그 형체를 드러냈다. 그제서야 유희거리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싱클레어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깨물기라도 하면 그 순간 적출해버릴 거에요. 알았죠?"

그렇게 말한 남자는 싱클레어의 머리채를 끌어 당겼다. 자신의 솟아오른 성기를 싱클레어의 입 안에 쑤셔 넣고는, 혹여나 싱클레어가 허튼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다른 손으로 싱클레어의 턱을 움켜쥐었다. 강제로 벌려진 입에선 타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이미 눈물과 피로 엉망진창이 된 얼굴을 감상하던 남성은 더 깊이 성기를 밀어넣었다.

싱클레어는 숨을 헐떡였다. 목구멍을 강제로 비집고 들어오는 이물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목젖을 콱 콱 찌르는 남성의 성기와 그의 채취, 그리고 통증은 이것을 뱉어내야 한다는 정상적인 사고를 불가능하게 했다.

남성은 싱클레어의 머리채를 쥐고 좋을 대로 앞뒤로 흔들었다. 그때마다 구역질이 몰려와 싱클레어는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남성은 괴로워하는 싱클레어의 반응을 즐기듯 더 거칠게 손을 놀렸다. 그의 움직임은 자비로워지기는 커녕 더욱 가속할 뿐이었다.

순간 남성의 성기가 파르르 떨며 싱클레어의 목구멍 안쪽 깊은 곳에 파정했다. 쏟아져 나오는 남성의 체액은 싱클레어가 뱉어낼 새도 없이 식도를 타고 안쪽 깊은 곳으로 쏟아부어졌다. 미처 삼키지 못하고 남은 체액들은 뺨과 이빨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자신의 성기를 빼낸 남성은 싱클레어의 코와 입을 틀어막았다. 남은 것을 전부 삼키라는 뜻이었다.

결국 싱클레어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남은 것을 스스로 삼켰다. 속이 울렁거렸다. 남자는 굳굳이 싱클레어의 입을 벌리게 해 남은 것이 없음을 확인했다. 만족한 듯이 웃는 남성의 표정에 싱클레어는 다시 한번 구역감을 느꼈다.

"마저 청소해야지?"

하지만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 그의 체액이 남아있는 자신의 성기를 가리켰다. 싱클레어는 저심스럽게 혀를 내밀어 남성의 성기를 감쌌다. 스스로가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데 자괴감이 몰려왔으나, 또 억지로 입에 성기를 쑤셔넣어지는 것 보다는 수백번 나은 행위였다. 배고픈 새끼 고양이가 우유 그릇을 훑어먹는 것 마냥, 싱클레어는 남은 체액을 전부 깨끗하게 훑었다.

"우욱-"

하지만 결국 견디지 못한 싱클레어는 헛구역질을 했다. 저 더러운 K사 앰플에 절여진 체액이 위장을 통해 흡수될 거라는 생각에 미치자 일분이라도 빨리 그것을 게워내고 싶었다. 하지만 복부에 꽃히는 주먹에 억지로 토하는 행위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토하고 싶으면 도와드릴까?"

"아니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싱클레어는 바닥에 쓰러진 채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사과했다. 남자의 심기를 거슬러선 안 된다는 것을 뒤늦게야 눈치 챈 것이다. 온 몸을 파들파들 떨며 남자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는 싱클레어를 남자가 내려다보았다.

"그럼... 이제 제대로 상대해주실까?"

남자는 싱클레어의 도복 하의를 끌어내렸다. 싱클레어는 더 이상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것조차도 막을 수 없었다. 싱클레어는 훤히 드러난 자신의 수치스러운 부분을 양 손으로 가리면서 자비를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남성은 싱클레어의 허벅지를 붙들고 다리를 벌리게 했다. 힘 없는 손으로 남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성은 제 좋을 대로 싱클레어의 말랑한 허벅지에 자신의 성기를 부볐다. 조금씩 새어나오는 불투명한 액체가 싱클레어의 허벅지를 더럽혔다.

그 정도의 희롱은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남성의 성기가 자신의 아래구멍에 부닥치자 싱클레어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게 가능할 리가 없다. 그야, 그 곳은 이렇에 쓰이는 부위가 아니니까,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음... 뭐. 굳이 풀어주진 않아도 괜찮겠죠?"

"아? 아니야, 안돼, 하지마, 하지...!"

차가운 액체가 구멍 위로 쏟아지는 것과 동시에, 거대한 이물이 자신의 몸 안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아주 느린 속도였지만, 그것은 확실하게 공간을 넓히면서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몸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차라리 저 칼날에 동강나는게 나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히잇, 으윽, 그, 그마안! 찢어져...!"

"그럼 내기라도 할래요? 정말 찢어지는지... 아니면 전부 들어가는지."

남자는 태평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허리를 밀어 넣었다. 그것은 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싱클레어의 배 안의 장기들을 압박하며 밀어냈다. 뭉개지고 찢어진다. 싱클레어는 눈 앞이 흐려지는 것만 같았다. 참아내기 위해 이를 갈았지만 고통은 점점 더욱 선명해질 뿐이었다.

"봐요, 벌써 절반은 들어갔는걸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죽을 것만 같았다. 이미 호흡은 균형을 잃었고, 과호흡이라도 온 듯 숨을 헐떡였다. 그 덕분에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제대로 된 단어조차 되지 못했다.

"으, 흐읏, 아, 하..."

하지만 움직이는 것을 멈출 생각이 없는 남성은 싱클레어의 허벅지를 꽉 붙들고 끌어당기는 동시에 자신의 허리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싱클레어는 발작하듯 온 몸을 떨었다. 겨우겨우 붙들고 있는 이성의 끈이 툭 하고 끊어지는 것만 같았다.

"자, 봐요. 전부 들어갔죠?"

그리고 그 말을 듣기도 전에 이미 싱클레어의 의식은 끊겨있었다. 축 늘어진 팔과 고개가 그것을 증명했다. 고작 이정도로 엄살은. 남성은 절레절레 고개를 젓고는, 자신의 수트와 연결되어 있는 관 하나를 뽑아냈다. 그 안에서 녹색 액체를 싱클레어의 입에 물렸다. 액체는 꿀럭거리며 싱클레어의 목구멍 안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허억-!"

싱클레어가 정신을 차리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의 몸이 남성에게 이용당하는 중이라는 것을 깨닫고 낙담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남성은 싱클레어가 깨어난 것을 깨닫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 시러어, 그만-"

다시 기운을 차린 싱클레어는 발버둥을 쳐 보지만, 남자는 가볍게 한 손으로 싱클레어의 목을 졸랐다. 싱클레어의 필사적인 저항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죽을 위기에 처한 몸의 모든 근육은 본능적으로 수축했다. 남성은 조여드는 감각이 마음에 들었는지 싱클레어의 목을 조였다 풀어주기를 반복하며 허리를 계속 움직였다.

"으극, 켁, 커헉, 헉-"

"그 정도로는 안죽는다니까~"

계속된 산소 결핍과 폭력적인 움직임으로 싱클레어의 머릿속은 이미 하얗게 변해있었다. 입에서는 괴로운 울음소리만 흘러나왔다. 죽어, 진짜 죽는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에서 나오는 것은 고장난 라디오처럼 반복되는 신음뿐이었다.

그렇게 남성이 좋을 대로 휘둘린지 얼마나 되었을까. 몇 분? 몇 십분? 아니, 몇 시간이 흘렀을지도 모른다. 단지 흐려져가는 의식과 무단해지는 감각을 어떻게든 붙잡으려 애쓰며 싱클레어는 그 모든 고통을 견딜 뿐이었다. 기절한다고 해 봐야 이 일에서 도망칠 수는 없을 테니까.

갑자기 남성이 싱클레어의 목을 붙잡는 대신, 허리를 단단히 붙들었다. 또 내장을 짓뭉개며 좁은 안쪽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살덩이에 싱클레어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자신의 안을 채우는 무언가의 감각을 선명하게 느끼면서, 싱클레어는 절망에 빠졌다. 그리고 그런 폭력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빳빳하게 서서 투명한 액체를 흘리는 자신의 것을 내려다보고 더욱 좌절했다.

"아... 하... 하하..."

이게 현실일 리가 없다며 도리질을 해 보지만, 자신의 안에 가득 들어찬 남자의 체액이 더욱 또렷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게다가 아직 남성의 유희는 끝나지 않은 듯 했다. 아직 숨을 헐떡이는 싱클레어의 몸을 번쩍 들어올리는 것이 아닌가.

"이, 이제 그만, 제발..."

"어라. 여기서 끝내면 동료분들이 대신 잡히고 말 텐데요? 아니면 동료분들도 이런 꼴을 당하길 바라시는 건가요?"

"아, 아뇨, 아니요, 잘못했어요..."

진작에 그랬어야지, 라며 중얼거린 남성은 싱클레어의 양 허벅지를 붙들었다. 졸지에 자신의 치부를 훤히 드러내게 된 싱클레어는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릴 뿐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수치스러운 것은 적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주제에 발기한 자신의 그것이었다.

이 또한 K사 앰플의 힘일까. 싱클레어를 들어 올리고선 가볍게 허리를 움직이는 남성의 괴력에 놀라면서도, 다시 안쪽을 짓이기는 감각에 그런 허튼 생각따위 잊어버리게 되었다. 지금은 녹아내릴 듯이 흐느적거리는 몸을 겨우 가누는게 다였다. 남성이 허리를 흔드는 대로 흔들리는 자신의 성기 따위,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남성의 격렬하고 폭력적인 움직임은 다시금 정신을 놓게 만들었다. 그러나 기절하려고 할 때마다 남성이 싱클레어의 여린 목을 물어 뜯듯 하는 바람에 다시 끔찍한 현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민감한 부분을 푹푹 찔려지자 그에 반응하듯 희멀건한 액이 자신의 앞에서 쏟아졌다. 이런 광경을 누군가 보기라도 했다간 더 이상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다행이도 오가는 이는 아무도 없었으나, 자극 받는 대로 희멀건 액체를 뿜으며 반응하는 자신의 성기가 야속했다. 게다가 몇번이고 몇번이고 안쪽을 비집고 들어오는 살덩어리의 감각은 조금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약간의 각도나 속도의 차이만으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싱클레어는 추잡스러운 소리를 입에서 흘릴 뿐이었다.

그리고 몇 번째인지 모르는 그 행위가 끝난 후에야 싱클레어는 겨우 남자의 손에서 벗어나 바닥에 내던져졌다. 다물어지지 않는 구멍이 움찔거릴 때 마다 차마 전부 담아내지 못한 백탁액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추잡한 꼴이 되었다는 것 보다도 마침내 남자가 자신을 놓아주었다는 데에 안도하는 싱클레어는 어딘가 고장나버린 것이 아닐까. 그렇게 도망을 치려는 듯 바닥을 기는 싱클레어의 목덜미를 남자가 다시 붙잡았다.

"왜, 어째서..."

"겨우 그 정도로 끝날거라고 생각했어요? 안타깝네. 그래도 확실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렇게 잔뜩 능욕해 놓고서 이제와서 죽이겠다고? 싱클레어는 이를 갈며 남성을 노려보았지만, 그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배에 주먹이 꽃히고, 그대로 기절해서 남성의 어깨 위에 얹혔다. 흥얼거리는 남성의 콧노래와 함께 싱클레어는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갔다.


---


홍루가 소년을 다시 찾은 것은 그로부터 몇 시간이 흐른 뒤였다. 몇 개 더 늘어난 멍자국과 팔뚝에 난 주사바늘의 자국, 텅 비어버린 동공.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일부러 묻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볼일은 다 끝나셨나요?"

"네. 뭐, 쓸만한 정보는 많이 없었지만 말입니다."

삼조는 무언가 빼곡히 적힌 파일철을 탁 하고 내려놓았다. 그렇게 잔뜩 물어봐 놓고서는 쓸만한 것은 없었다고 투덜거리는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딱히 트집을 잡는다고 해도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 저 친구는 제가 데려가도 되나요?"

홍루는 반쯤 정신이 나가 있는 소년을 가리켰다. 그것은 응당 홍루가 받아야 할 보상이었다. K사 입장에서는 더 붙들고 있을 이유도 없었고, 이대로 돌려보낸다고 해도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니, 차라리 자신이 가지는 것이 소년에게도 나을 것이다. 그것이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일지는 관계 없지만.

"데려가 봤자 어차피 또 그 수조 안에 계실것 아닙니까?"

"글쎄요. 그래도 같이 들어가는 것 정도는 허락해주실 수 있죠?"

"반론합니다. 테러리스트를 그렇게 처리할 수는..."

"괜찮아요. 앞으로 제가 딱 붙어서 평생을 감시하면서 지내면 되지 않겠어요?"

홍루는 옥빛 눈을 반짝이며 그렇게 말했다. 소유권을 주장하듯 한쪽 팔을 공허를 응시하는 소년의 어깨에 둘렀다. 삼조는 하는 수 없이 납득할 것이다.  홍루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적어도, 앞으로는 그 수조 안에서 심심하지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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