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그것은 태양계의 네 번째 행성이고 지구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과거에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던 때가 있었던 행성이었다.

지구에서 가까운 행성이었던 만큼 과거에서부터 화성을 관측한 기록은 여럿 있었으며, 그 실체를 알기 전 까지도, 금성과 같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으로 꼽힐 정도였으며, 화성인과 관련된 수많은 창작물이 서점과 극장을 가리지 않고 범람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허나, 그 물은 그 흔적만을 겨우 남겨두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화성의 크기가 작아서인지 아니면 어떤 이유로 핵이 식어버려서인지는 몰라도, 과거에 가득했던 물은 모두 사라져 버리고 이제 있는 것은 깊숙한 곳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수와 극관에 얼음으로서 존재하는 극히 소량의 물 뿐이다.

허나, 과거에 물이 가득한 행성이었다는 사실은 인류가 대지에서 발을 때고 별들의 바다에 발을 내디딘 그 순간부터 화성을 개척하여 인류의 새로운 요람으로 삼고자 하는 야망은 단 한번도 인류의 머릿속에서 떠난 적이 없었고, 결국 지구의 모든 갈등이 끝을 맺은 그 순간. 지구의 각 세력은 화성에 개척지를 마련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불행하게도 전 인류의 힘을 모아 단번에 화성 개척을 밀고 나가자고 주장했던 UN 주도 하의 프로젝트였던 국제 화성 임무는 좌초되었지만, UN의 각 회원국들과 그 이전부터 우주 개발에 힘써왔던 민간기관들은 UN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화성을 향해 최초의 개척선을 날려 보냈다.

화성에 개척선을 보내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력을 가진 단체는 모두 화성을 향해 개척선을 쏘아 보냈고, 거기에 스페이스 Y가 빠질 일은 없었다.

스페이스 Y는 미국과 같은 막대한 자본을 뜻대로 굴릴 수 있는 국가와 같은 힘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오랜 시간 우주 개발에 참여한 노하우와 함께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물자를 구입할 수 있는 독자루트 역시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스페이스 Y라고 할지라도 화성 개척은 극도로 어려운 도전이었고, 때문에 사령관에서부터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고르고 고른 인재로 꽉 채워놓았으며, 몇 번의 탐사를 통해 그들의 기술과 자원이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지역을 그들의 개척지로 선정하여 개척단을 보낸 것이다.

화성의 엘리시움 베타는 몇 번의 사전 탐사 결과 스페이스 Y가 처음 터를 잡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 내려졌으며, 다른 수많은 국가들과 함께 쏘아 올린 스페이스 Y의 우주선은 어떠한 문제도 없이 스페이스 Y가 낙점한 약속된 땅을 향해 날아갔다.

외부적으로는 말이다.

허나, 스페이스 Y의 진보한 컴퓨터와 엄격한 체크로도 감당할 수 없는 문제는 있기 마련이었다. 예를 들자면. 고르고 고른 개척단의 총독이 자고 일어나 보니 식민 개척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롬붕이로 바뀌어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은 말이다.

스페이스 Y의 계획은 정작 본인들은 몰랐지만, 시작과 동시에 엄청난 난관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아, 스페이스 Y의 앞날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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