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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ㄴㄷㅆ) 북양정부의 꿈 ~ 5화

LMAOBOX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20 22:53:51
조회 846 추천 19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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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페이푸가 폐제건공을 선언했을때 남부에선 치셰위안의 남경군벌이 왕징웨이를 몰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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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징웨이 - 국민당 좌파 총수


"제기랄 치셰위안 녀석! 동지들아 밀리지 마 위치를 사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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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셰위안 - 난징군벌 원수


"아하핫... 너무나 간단하군. 그들 스스로는 잘 단련된 게릴라들이라 자부했겠지만

게릴라라는 존재를 다시말하면 삼척동자까지 끌어모은 오합지졸이라는 말이지.

그 오합지졸로 나 치셰위안을 상대하겠다는건 어불성설이야!"






그시각 직예군벌의 성도 뤄양

우페이푸는 오늘 평소보다 한시간은 일찍 집무실로 출근하였다

공화국 선포를 하고 난 이후 왠지 마음이 뒤숭숭해 잠이 오질 않았던 것이었다.

아직 어두운 집무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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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쿤 - 우페이푸의 부관


"우 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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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페이푸 - 전 청나라 수상 - 직예군벌 수장


"깜짝이야! 차오쿤! 불좀 켜고 있던가! 자객인줄 알고 바람구멍을 낼뻔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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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어제 퇴근을 못해서. 나도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것 같아. 공화국 선포 이후 업무량이 너무 많아..

중요한 일을 끝내고 사흘정도만 휴가 받가서 푹 쉬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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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국이라...."


우페이푸는 공화국이라는 단어를 곱씹으며 그의 책상앞에 걸터앉자 차오쿤이 바로 그에게 우롱차 한잔을 가져다 주었다.

차오쿤이 타준 차. 항상 그가 마시던 거였다. 하지만 왠지 오늘 마음이 뒤숭숭하고 제대로 된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공화국이란 말이지"



우페이푸 그녀는 사실 공화국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공화제 그런게 다 무언가.

황제의 쿠데타라는 불상사가 생긴 이후 어쩔수 없이 공화제로 방향을 바꾼 그녀였지만 사실 우페이푸 그녀는 제국론자였다. 그것도 아주 열렬한.

누군가 강력한 한 사람이 힘을 잡고 나머지를 공정하게 다스린다. 그게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닐까?

만주족 황제가 죽어 없는이상...지금 가장 강력한 자는 누구인가..또 그렇다면... 과거 위안스카이는 실패하였지만 과연 그것이 성공할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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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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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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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쿤이 지금 무슨생각하는지 알아. 그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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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야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했단 말이야? 잠을 제대로 못잤다더니 환청이라도 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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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큼 우쿤을 오래 지켜봐온 사람은 없을걸. 아주 예전부터 나는 우쿤이 무슨생각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었어

칭제는 안돼. 설령 한다고 해도 지금은 너무 늦었어."



"!!!!"



소름이 돋았다. 사실 과거부터 무언가 꺼림직한 소녀였다.

과거 보정군교를 졸업하고 우페이푸는 차오쿤의 휘하에 배속되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지금과 관계가 반대였였지.

그당시 우페이푸는 차오쿤을 매우 싫어했었다. 명확하게 싫었던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왠지 꺼림직한 소녀였었다.

그런 그녀가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밀어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자신은 이 자리까지 올라오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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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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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스스로를 믿고 이건 내가 고른 선택지야. 과거 나는 너는 황제의 자질이 있다는걸 알아봤고 그렇기에 킹메이커를 자처했었었어

하지만 세상에 황제라는건 하나의 형태만 있는것이 아니야. 너는 푸이나 위안스카이같은 황제가 아니라 더 큰 빅브라더가 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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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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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안! 빅 시스터 헤헷.. 응! 너는 이 중국 모든 백성들에게 언젠가 칭송받게 될거야. 그러기 위해선 지금 할수있는 일들을 같이 해나가자"



혀를 빼꼼 내밀며 윙크를 하던 차오쿤은 주섬주섬 전보용지를 꺼내어 우페이푸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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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는 봉천정부가 산서성장 옌시산에게 독립보장을 내걸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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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시산 - 산서성장


"독립보장이라.... 우리는 중립을 선호하지만 굳이 해준다는데 마다할 것은 없겠군 받아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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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쭤린 - 봉천정부 총통

"후후 받아들일줄 알았어. 그럼 잘해보자구. 우리는 같은 중국인이잖아 같은 민족끼리 돕고 살아야지. 그럼 자 집에 가자 쉐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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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쉐량 - 장쭤린의 딸


"아버님. 이게 정말 괜찮은 일일까요? 옌시산은 야망이 없는 그릇이 작은 인물입니다. 실질적으로 동맹도 아닌 무조건적인 지원약속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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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킥 아냐 쉐량아. 이건 외교 카드야 우페이푸는 사실 지금 이를 갈고 있을걸? 저녀석들은 방패막이가 될 뿐이야."



사실이었다.

우페이푸는 그것을 보고 분을 삭히고 있었으니까.

봉천 공화국은 신해혁명의 정통성을 두고 다투는 우페이푸에게 언제까지나 적이었다.

그 적에게 독립보장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사실상 그를 대적하겠다는 것과 다를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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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세상이 이제 직예를 이빨빠진 호랑이로 보는군. 옌시산 그자까지 나를 자기 발 밑에 두려고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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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인물이야. . 군사를 다루는 능력도 부족해. 예전에 내가 위안스카이의 명을 받고 박살낸 적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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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상관없다. 어차피 쳐부숴야할 녀석이었고 이번 일은 재확인을 해준 것에 불과해"


그러며 우페이푸는 산서성에 붉게 X자를 그렸다.






그시각 중국 남부


치셰위안의 군대는 국민당 좌파들을 박살내며 승전에 승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대부분 민병대와 게릴라들로 구성된 그들은 엄격한 훈련과 규율로 육성된 정규군들을 대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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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칭링 - 국민당 대표의원


"아아!! 우리의 보루인 룽옌이 함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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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구나. 여장부로 태어나 혁명의 불꽃을 되살려 보려 했지만 남아있던건 재뿐이었네... 불을 계승하기엔 내가 너무 미력했구나. 미안해 쑹 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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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아직 우리 패는 아직 모두 꺼낸게 아니잖아! 양광으로 가자! 거기서 같은 국민당인 리쭝런에게 부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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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리쭝런이 우리를 받아들여 줄까? 게다가 그녀석은 우파 반동분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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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시간이 없어 왕징웨이!! 도박이라도 해 봐야지!!! 어서 탈출하자"



.

.

.

.


그시각 AOG의 총수 알렉산더 폰 팔켄하우젠은 치셰위안과 같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오늘 아침 남경군벌의 수장 치셰위안에게 같이 차나 한잔 하자는 연락이 왔고 그녀로써는 거부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당 좌파는 와해되었고 치셰위안은 분명 현재 남부의 지배자의 위치를 돈독히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누군가에 의해 승인을 받고 싶어하는것이 당연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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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폰 팔켄하우젠 - 독일 동아시아 총무국 집정원회(Aufsichtsrat der Ostasiatischen Generalverwaltung)이하 AOG의 이사


"후후 차가 참 맛있네요. 이 차라는 음료는 중국에서 맥주 다음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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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맞으신다니 감사합니다 팔켄하우젠 이사님. 진작에 한번 불러 대접을 해 드리고 싶었으나 시국이 시국인지라 늦어진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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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예의도 바르셔라! 빈말이라도 기분 좋은걸요? 중국 남부의 명실공한 지배자께서 일개 임원인 저를 너무 비행기 태워주시는게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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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자라...그것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부디 독일이 저 치셰위안을 인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페이푸가 아니라. 저 치셰위안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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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후... 곧바로 본론인가요? 영웅은 성미가 급하다는게 사실인가 보네요. 다만 저는 일개 기업의 임원. 독일의 외교를 결정할 권한은 없어요 게다가 카이저꼐서는 직예를 돕는다고 하셨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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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드릴 조건을 가지고 왔습니다. 부디 한번이라도 읽어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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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읽어보기만 하는 거라면.. 이리 주세요"


치셰위안이 넘겨준 서류첩을 팔켄하우젠은 다리를 꼬고 앉아 차를 홀짝거리며 한 장씩 넘기기 시작했다.

페이지 몇장을 넘기던 그녀는 이내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 음흉한 표정을 짓고있는 치셰위안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서류는 그만큼 파격적인 제안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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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게 정말인가요? 정말 진심인가요 치 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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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입니다. 당신은 기업수장. 현물로 이야기하는게 훨씬 와닿겠지요. 대신 제가 원하는 조건은 한가지 뿐입니다. 독일이 저를 인정하고 제 후원자가 되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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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래요 이건 제가 바로 베를린의 카이저께 보내 드리겠어요. 한시가 급하군요. 그럼 이만"



팔켄하우젠은 차를 채 절반도 마시지 못하고 음흉하게 웃고있는 소녀를 뒤로했다

'미쳤어'


-칭다오 및 하이난, 상하이, 톈진을 독일에게 영구적 할양

-국가 재건작업에 필요한 모든 금액은 독일 은행에서 대출

-동부 자원 위원회를 설립해 중국 영토내서 채굴되는 자원의 35% 은 독일 소유

-중국의 모든 광산권은 독일이 가짐

-독일 기업에 관한 중국내 독점 허용

-독일인이 발생시키는 모든 범죄는 보석금으로 사면 가능


치셰위안 그녀가 제시한 조건은 말 그대로 중국을 독일에게 갖다 마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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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옥색 머리 소녀가 책상을 치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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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군! 치셰위안이 미쳤어! 이년은 야심이 많은게 아니라 그냥 정신병자였어! 이건 그냥 중국 자체를 통째로 넘기겠다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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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이 없네. 현 중국 남부 상황에 모든 복구자금을 독일중앙은행에서 대출한다는건. 중국 금권을 모두 독일에 넘기겠다는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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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상대 외교관한테 백지를 던져주고 원하는 조건을 모두 들어주겠다고 해도 이정도는 아니겠군.

아니, 하다못해 전쟁에서 무조건항복을 하더라도 이정도 조건을 내걸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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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이리 - 우페이푸의 부관


"걱정 마십시오 각하!! 제게 계획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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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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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독일일 사면법 말입니다. 제가 아는 독일인 친구가 있는데 이녀석에게 치셰위안을 쏴죽이라 부탁하면 될것 같습니다

독일인이니 이대로라면 보석금으로 풀려날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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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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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오랜만에 조인트좀 까볼게"


"똑똑!"

차오쿤이 그녀의 힐굽으로 장바이리의 정강이를 가격하려는 순간 우페이푸의 집무실 문을 누군가가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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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스 - 북양정부 대통령


"각하 부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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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핫! 우리 대통령님이잖아! 고마워! 이 취두부집 효녀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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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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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우페이푸는 얼마전 그녀의 심복이었던 후스를 대통령으로 선출했고. 후스는 북양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대통령이라고 하든 사실 북양정부는 우페이푸의 개인 영지나 다름 없었고 실질적으로 후스는 바지대통령일 뿐이었다

그녀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호출에 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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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장기나 한번 두고 싶어서 불렀네. 차오쿤은 장바이리 데리고 나가봐, 그래도 다치면 안되니 20번이상 차지는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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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알았어 우쿤! 그럼 우린 나가볼게"


차오쿤이 울상이 된 장바이리를 데리고 집무실을 나간후, 후스가 장기판을 꺼내 장기알을 놓기 시작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누군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장기판을 셋팅하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제리콘의 제리처럼 눈을 비비고 말았을 것이다.


이윽고 세팅이 완료되었고 후스는 한나라쪽을 우페이푸에게 돌리고 초록 돌을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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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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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입니다."



한동안 조용한 가운데 장기돌을 놓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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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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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졌군. 장기 실력이 많이 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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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그래도 아직 각하한테는 안 됩니다. 이번으로 108전중에 겨우 1승을 챙겼을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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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서야 1승이라"


우페이푸는 그녀 앞의 파란머리 소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본론을 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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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대가 인사권을 발령해 장관을 임명했더군. 내 허락도 없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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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기존 장관은 제가 물었을때 경제학의 경자도 모르기에 어제자로 해임시켰습니다. 군인출신이더군요.

당연히 나라의 중책에는 그 위치에 맞는 자를 임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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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좋다. 왜 내게 아무 언질도 없었지? 네가 지금 어떻게 이 자리에 오른지 모르는 건가?"



후스는 미소지었다. 그녀가 해임한 양소령은 우페이푸의 연줄이 닿은 친척이었기 때문이다.

충분히 각오한 일이었고 일어나야 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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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먼저 말씀드렸다면 허락하셨겠습니까?"


가벼운 말에 우페이푸의 목소리에 노기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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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정말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가?"


후스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그녀다.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목을 자를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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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중국의 헌법에 의해 선택받은 대통령입니다. 모든 민주주의의 집대성이지요. 우 각하께서도 청나라를 폐하며 민주주의의에 관해 열변을 토하신 걸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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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 자리가 영원할것 같은가? 고작 임기제인 그 자리가? 그리고 그대가 과연 민주주의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란 말인가?"


우페이푸는 그녀를 비웃었다. 마치 조그만 권력을 쥐고서 그것이 세상의 모든 것인듯 조물거리는 그녀가 매우 귀엽고 어처구니가 없게 보였기 때문이다.

과거 구웨이진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페이푸는 그녀를 택했다.

유명한 외교관이었던 구웨이진에 비해 권력 기반이 불안정하고 명성이 적은 그녀라면 더 조종하기가 쉬울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우페이푸는 그녀를 쳐낼수 있었다. 그런 위치였다


하지만 후스는 그녀에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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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그렇다면 각하가 계신 그 자리가 영원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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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우페이푸는 반사적으로 가슴팍에 손을 넣어 권총을 쥐었다. 이것은 명백한 그녀에 대한 도전이었다.

후스. 그녀가 이렇게 대책없는 짓을 할 거라곤 우페이푸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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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미약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 중국에서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꽃을 피울 겁니다.

어떠한 탄압이 있어도 어떤 외세의 압력이 들어와도 그 꽃의 개화를 막을순 없습니다

저는 그 단계로 가는 길을 열려 합니다 그 과정중 문제가 있다면 변혁이 필요하겠지요"


그러며 그녀는 이내 장기돌을 들어 우페이푸의 왕을 잡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에 자신의 왕돌이 잡혀 올라가 장기판 밖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우페이푸는 멍하니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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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더 두실 생각은 없으신듯 하니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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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아무도 없는 집무실 그녀는 장기판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자신의 권력이 점점 줄어든다. 모든 자가 내게 도전하려 한다. 나를 무너뜨리려 한다.

깨문 입술에서 흘러나온 피에 철 맛을 느끼며 그녀는 조용히 분을 삭였다


그게 바로 어젯밤 있었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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