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에게 미리 소대장 만큼의 훈련만 시켜 놓는다. 평시에는 훈련만 시켜 놓고 군복무를 절대 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전쟁 나면 장교로 징병 한다. 그리고 전쟁 끝나면 다시 민간인으로 되돌아간다.

이게 원래대로 시행하는 ROTC이다. 

그 때문에 ROTC의 본고장 미국에서 ROTC는 소위로 임관과 동시에 제대한다. 현역으로 복무해도 연방 군으로 가는 경우는 잘 없으며 대부분 주 방위군 행이다.

윌리엄 프리시 딘이라는 장군이 있다.

1921년 소위로 임관했어도 출신이 ROTC(버클리 대학교 캘리포니아 캠퍼스 ROTC)인 탓에 OCS(학사장교)나 Green To Gold(간부사관)도 가는 연방육군에 ROTC라서 못 가고 캘리포니아 주 주 방위군 소위로 임관했다.

딘은 성적 최우수자 인데도 주 방위군으로 복무했다. 그리고 1923년 중위로 진급한 직후 정말 어렵게 연방 군으로 전군에 성공했다.

미국 대학교는 고3에게 입학 서류를 두 개 준비해 놓는데 하나는 대학 그 자체 입학 원서이고 다른 하나는 ROTC 입단 원서이다.

일단 두 개를 다 합격해야 ROTC가 되며 아무리 ROTC를 합격해도 대학을 입학하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된다.

다른 조건을 다 갖춰도 미국 국적이 없거나 중대한 범죄 이력이 있거나 체력 측정에서 광탈 하거나 하면 대학은 합격했는데 ROTC를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미국 ROTC는 JROTC 출신이 유난히 많다. 애초에 그거 하려고 JROTC 하는 사람들이니까.

일단 ROTC가 되면 한국의 후루꾸 ROTC와는 달리 미국 정통 오리지널 ROTC는 1학년부터 4년 동안 후보생 생활을 한다.

소위 계급만 따고 싶고 군 복무는 하기 싫으면 꼴등으로 임관하면 된다. 여기는 극소수만 현역으로 바로 배치된다. 나머지는 한국의 석사장교마냥 임관과 동시에 제대한다.

그런데...

소위로 임관과 동시에 제대한다고 그걸로 끝은 아닌데 나중에 현역 복무 지원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탈락하는 사유는 대부분 현역 복무 순번에서 밀리는 경우이다. 

문제는 미국은 ROTC라고 다 같은 ROTC가 아니다. 직통 ROTC가 훨씬 우수한 인재로 대우 받으며 당연히 진급도 훨씬 빠르다. 윌리엄 프리시 딘 역시 주 방위군이긴 하지만 어쨋든 직통 ROTC이긴 하니까 장군까지 올라가는 게 가능했던 것이다. 

예비역 전역 이후 지원해서 복무하는 후발주자 ROTC의 경우 중령 이상은 바라지 말아야 한다. 가능은 한데 이론 상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군은 직통이 예비역과 현역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진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걸 뒤집을 수 있는 군인은 학사장교(OCS) 출신의 윌리엄 스웬슨이 유일하며 윌리엄 스웬슨은 무려 명예 훈장을 보유하고 있다. 진짜 죽음 맛을 볼 정도로 고생한 끝에 미군 역사에 큰 공로를 세운 그런 킹왕짱 군인에게만 주는 게 명예 훈장이다. 윌리엄 스웬슨은 대위 시절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해서 간즈갈 전투에서 병사 20여 명을 구출한 군공이 있지만 상부에 욕했다고(야 이 새끼들아! 우리 다 뒤지게 생겼다고. 왜 화력 지원 안 해주는 거야? 이러다 우리 전부 죽는다고, 이 개새끼야!) 군대에서 짤렸다가 기적적으로 복직하고 명예 훈장까지 수훈했다. 이거 완전히 미군판 이순신인데? 마치 이순신 녹둔도 시절이랑 똑같다.

이게 ROTC를 원래대로 운영하는 거고 한국은 ROTC를 학사장교처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