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은 극장판, 사실 작품성 자체는 tva가 훨씬 좋지만 이 뮤비가 갬성 충전 미침)

중학생때 보게 된 작품이었는데 당시의 내게는 여러모로 혁신적인 작품이었다.

먼저 중세갑주같은 메카 디자인부터가 정말 세련되고 아름다우며, 스팀펑크 요소를 도입한 구동장면, 그걸 완벽하게 구현한 2화의 작화는 내가 몇번이고 돌려본 부분

코가 긴 작화가 적응하기 힘들긴 하겠지만, 이 그림체마저도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 특유의 코가 특정 각도에서 좋은 애니메이터의 손으로 그려지면, 이 오똑하게 강조된 선이 도리어 다른 애니메이션보다 더 탐미적으로 느껴지는게 좋았다.

칸노 요코 - 유키 노부테루라는 탐미x탐미 조합 자체가 너무 사기

정말 좋았던 것은 세계관을 보여주는 방식. 실존하는 세계를 탐방하는 듯한 연출과, 아름다운 ost가 어우러진 이 특유의 분위기만큼은 이후 다른 어떤 작품을 보더라도 느낄 수 없는 정서였다.

물론 돌이켜보면 각본에는 다소의 문제가 있는 작품이었다... 거기에 코 작화가 너무 큰 진입장벽인지라, 시대에 묻혀버린 것에 작품의 책임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내겐 거의 운명적인 작품으로서, 나름 잡식성이라 자부하는 나라도 유난히 좋아하는 특정 취향은 있는데 그중 대다수를 모조리 다 가지고있는 작품

필름촬영, 고전주의, 탐미적, 서정적, 뉴에이지 노래, 여성향과 남성향의 혼합, 소녀만화 테이스트에 추가된 탐미적인 액션, 순수성의 강조, 분위기빨, 그리고 무엇보다...

(이하 스포일러)

특히 결말

그 결말이 내 취향의 적통을 지나가는 결말이었단 것을 그때의 나는 몰랐다...

그 뒤로 커플링 비스무리한걸 좋아하게된 몇 안되는 작품들이 센과 치히로랑 펭귄드럼일줄 난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