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생사가 걸린 극한의 긴장 속에서 이성적인 사고가 마비되고 즉시 달리기 위해 큰 근육들에 피가 몰린 나머지 손가락 따위의 작은 근육들의 세세한 동작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함. 심지어 똑같은 명령을 본능적으로 반복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번 실수하면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할 수 있음.

이건 수십년동안 필드에서 근무한 군인, 경찰들도 마찬가지라, 군경에서는 평상시에 단순하고 똑같은 동작을 반복수행하도록 해서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음. 그래야 실전에서 이미 마비된지 오래인 뇌의 명령을 기다리느라 실수하는게 아닌 몸이 기억하고 있는대로 즉각 반응할 수 있거든.

이건 평시에는 매우 단순한 일도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기도 함. 일례로 119에 신고하기가 있음. 평시에는 그렇게도 쉬운 일이지만 위급상황시에는 손가락이 굳어버리는 바람에 다이얼을 헛눌러서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많대.

한편으론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위급상황 시 그대로 리플레이하는 일이므로 절대로 헛된 작업을 넣어서는 안됨. 예컨데, 경찰출신의 남편을 둔 아내가 남편의 조언으로 정기적으로 119에 신고하는 훈련을 한적이 있다고 함. 이때 정말로 전화가 걸리면 안되니 119를 다이얼하고 바로 끊는 동작을 넣었는데, 실 상황에서도 이 짓을 해버리는 바람에 신고를 하지 못할뻔했다는 일화가 있음. 십여번을 119에 전화를 걸고 스스로 끊는 일을 반복하면서도 자신은 왜 전화가 걸리지 않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해서 당황하기만 했다고 함. 이후 훈련할 때는 아에 전화선을 뽑고 난 뒤에 용건을 이야기하는 것까지를 훈련 내용으로 넣었다고함.

극단적인 예시로는 권총을 근거리에서 순식간에 뺏고 다시 돌려주는 훈련을 반복한 경찰의 이야기가 있음. 술집에서 강도를 만나 멋지게 권총을 뽑아 강도에게 겨눴지만, 자기도 모르게 강도의 손에 다시 돌려줘서 당황한 강도와 눈을 마주보았다고. 결국 이후로는 권총을 뺏은 뒤 책상에 올리는걸로 훈련 내용을 바꿨다고 함.
그러니 생갤 여러분들도 119에 신고하는 사소한 훈련부터 시작해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