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이지만 적어도 이 SAO 정식 서비스에서는 금시초문이다.

「그 아르고씨가, 무슨 일이지?」

「당신이 팔아 줬으면 하는 게 있어」

「뭐......?」

의아스러운 소리를 지르고 나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방어구는 모두 초기 장비, 액세서리류도 일체 갖추지 않았다. 스토리지도 거의 비어 있고, 누군가가 원하는 건 왼손에 쥔 애닐 블레이드뿐.

아르고라는 방문자가 갖고 싶어 하는 것은 틀림없이 이 검이겠지만, 문자 그대로 죽을 각오로 손에 넣은 이 녀석을 팔 생각은 전혀 없다. 그것보다 문제는, 내가 애닐 블레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아르고라고 하는 녀석이 어떻게 알았는가이다. 그걸 알아내지 않으면 안심하고 레벨업을 할 수가 없다.

일단 협상에 타는 척하고 정보의 출처를 캐낸 다음에 쫒아가 보자.

그렇게 결심하고, 나는 문 너머로 대꾸했다.

「......알았어, 자물쇠를 열테니까 5초만 기다려줘」

「오케이」

나의 성가신 주문의 즉답을 하는 것이 반대로 수상쩍지만, 이제와서 「역시 무리」라고도 할 수 없다.

문을 검지로 터치하고 출현한 작은 창에 【해정】버튼을 누르자 커다랗게 날아가 버린다. 이곳은 권내이긴 하지만 만일 아르고가 플레이어가 아닌 이벤트 NPC라면 코드가 무효화 될 가능성도 제로는 아니다.

검자루를 잡고 기다리고 있는데 정확히 5초 후 문이 힘차게 열렸다.

「안녕」

이라는 긴장감이 전혀 없는 인사와 함께 들어온 것은, 초기 장비인 레더 아머에 모래색 후드 케이프를 겹친 자그마한 체구...... 라고, 거기까지 확인하고 나서 머리 위의 컬러 커서를 재빠르게 체크한다. 색깔은 초록색이고 NPC가 아니라 플레이어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아바타를 봐도 아직 헷갈린다.

방문객은 문을 꼭 닫더니 깊숙이 내린 후드 안쪽에서 먼저 나를, 이어서 내부를 바라보더니 다시 이쪽을 보고 말했다.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나쁜 짓은 안 해. 거기 앉아도 돼?」

손으로 가리킨 것은 방 한가운데 놓인 작은 둥근 테이블. 내가 끄덕이자 테이블 밑에서 낡아빠진 목제 의자를 끄집어내, 툭 걸터앉는다.

「당신도 앉지 그래」

라고 하기에 끄덕였지만, 나는 또 다른 의자 대신 조금 떨어진 침대에서 앉아, 간신히 검자루에서 오른손을 떼었다.

「......일단 물어보겠지만 얼마에 매입할 생각이야?」

선수를 잡으려고 그렇게 물어 보았다.

아르고는 후드의 안쪽에서 두 눈을 깜빡거리더니 작게 어깨를 으쓱했다.

「얼마를 떠나서, 나는 아직 뭘 사고 싶은지 말하지 않았는데?」

「뭐?」

나도 모르게 얼빠진 소리를 내고 나서 왼손의 애닐 블레이드를 가볍게 들어올린다.

「이, 이거 아니야?」

「아니야, 나는 한손검은 안 써」

「......아, 그, 그렇구나」

맥이 빠지면서, 재차 아르고의 허리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무기로 보이는 것은 장비하고 있지 않았다. 아무리 권래라고 하지만 초면인 상대와 접촉하는데 엉거추춤한 자세인 건지 무모한 건지, 아니면 엉거주춤한 체하면서 등에 소형 무기를 숨기고 있는 건지.

「어이, 레이디의 하반신을 빤히 쳐다보는 거 아니야」

갑자기 그런 대사가 날아와서 나는 또 엉뚱한 소리를 했다.

「뭐 레, 레이디라고, 누가?」

「나인게 당연하지, 보면 알잖아」

모르겠어!

라는 말을 가까스로 삼키고 헛기침을 하고 나소 대답한다.

「그것 참, 실례했어. 그런데 보고 있던 건 하반신이 아니라 허리 둘레야」

「큰 차이가 없잖아」

「아니 허리 둘레가 아니라 무기를 보려고 한 거야」

「그것 참, 실례했어」

내 말을 그대로 받아치자, 아르고는 후드 밑에서 히죽 웃었다.

「하지만, 어떤 무기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한 정보거든. 그렇게 쉽게 보여주진 않아」

「......」

그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걱정이잖아, 라고 말하려다가 직전에 입을 다물었다. SAO에 존재하는 수많은 무기 스킬에는 일대일로 싸웠을 때의 유불리, 즉 궁합이 있다고 하면 있으므로 대책을 세우려면 할 수 없는 것이 없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이 아르고라는 자칭 여성 플레이어에게 패를 한 장 노출시켜 버린 것이지만 한손직검은 홓지도 나쁘지도 평균적인 성능의 무기이므로, 대책을 세우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원래 나를 PK 할 생각이라면 일부러 방문을 노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애닐 블레이드를 무릎 위에 올려 놓고 나는 재차 물었다.

「이 검이 아니면 뭘 팔라는 거지?」

「뭐, 당신이 그 검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어쩔 수 없지」

라고 말하자 아르고는 얼른 오른손을 움직였다.

「내가 사고 싶은 건 그 애니블레를 얻기 위한 퀘스트의 정보야」

「애니블레......」

간편한 약칭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을 것 같아 황급히 얼굴을 조이고 나서 다시 묻는다.

「하지만, 당신...... 아르고씨도, 이 시점에서 이 검을 안다는 것은 전 베타 테스터지? 퀘스트 정보는 나한테서 살 것도 없이 알잖아?」

그러자 아르고는 다시 입꼬리를 히죽이며 들어올렸다.

「나는, 당신이 베타 테스터라고는 말하지도 않았어」

「뭐......?」

눈썹을 찌푸리고 나서, 나는 아까 「아르고씨도」라고 했던 것 때문에, 자신이 전 베타 테스터라고 밝혀 버린 것을 깨달았다.

뭔가 아까부터 한마디 할 때마다 이쪽 정보를 뺏기는 것 같다. 도대체 이놈은 누구인가...... 라고 내심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실수를 덮어버리려고 시도했다.

「그, 그런 건 말할 것도 없잖아. 이런 이상사태인데 벌써 호룬카에 온 놈이 전 베타 테스터 말고 또 있다고 생각해?」

「이야, 모르는 거야? 플레이어가 1만 명이나 되면, 설령 한 번 죽으면 인생이 끝인 데스게임이라도 노지식으로 질주하려는 스타터가 50명이나 100명은 있을걸」

「......」

하긴 맞는 말이긴 하다.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선행자 이익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한다. 전인미답의 블루 오션이 아닌 풀 필드에서 상자라든지 레어 소재라든지 레어 몬스터를 먼저 사냥하면, 후발 플레이어들과 큰 차이가 생긴다. 내가 카야바 아키히코의 데스게임 선언 직후에 《시작도시》을 뛰쳐나온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의 경우엔 베타 테스터로 쌓아 둔 지식이라고 하는 보험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 정보도 없이 질주하는 것은 역시 무모했다.

「......당신, 이 여관에 오기 전에 마을 안을 전부 돌아봤지? 다른 플레이어들은 몇 명이나 왔었지?」

내가 그렇게 묻자, 아르고는 「음~」하고 짧게 신음하고 나서 말했다.

「그 정보는 10콜,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뭐 좋아. 제로야.」

「제로......?」

뜻밖의 대답에 눈을 깜빡거린다.

「당신, 아까 노지식으로 출발한 녀석들이 50명이나 있다고......」

「갑자기 달려가서 호룬카에 우연히 도달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즉석에서 받아쳐 순간 머뭇거리다가 반박했다.

「그래도, 《시작도시》의 북서쪽게이트를 빠져나와 길을 따라 가면 곧 《호룬카의 숲》에 도달할 것이고, 숲속은 좀 헤메기 쉽지만 3층의 《방황안개의 숲》에 비하면 훨씬 낫잖아. 여기저기 다니면 언젠가 이 마을에 당도할 거야」

「그 북서쪽 게이트 귀찮아서 서문이라고 부르지만, 우선 거기서 나와서 1층의 지형을 더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안되고. 북문 쪽이 서문의 3배는 훌륭하니까...... 비테스터인 스타터 대부분은 북문에서 나와 초원을 가로지르는 루트를 선택했을 거야」

「그런데 그 길은 초원을 벗어나면 먼저 볼드 마을과 필드 보스가......」

작은 소리로 그렇게 지적하자 아르고도 말없이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