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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별 없는 밤의 아리아 BD 특전소설 4-3 번역(끝)

런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27 19: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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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 울프 리더를 레이젤 마을에 유도한 것은 모습을 감춘 PKer다. 그렇다면 미토도 똑같은 일을 할 수 있을 터.


동쪽 길에서 닥쳐들어오는 군세를 거슬러 올라가 마을의 게이트까지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단 한 곳, 서쪽 길만은 적이 없다.


「유나, 애슐리 씨, 뒷일을 부탁해요!」


그렇게 외치자마자 미토는 눈앞에 남아있는 늑대를 발로 차서 날려버리고, 달려나갔다.


목표는 광장의 북동부에 자리 잡고 있는 다이어 울프 리더. 미토의 접근에 눈치 채고 사족보행으로 일어 선 리더가 흉악할 정도로 길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었다.


「미토!」


「미토 씨, 안 돼!」


배후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미토는 한 층 더 가속한다. 대낫으로 리더의 안면을 베어냈다.


「갸읏!」


보스 늑대는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지만 HP바는 1할도 줄어들지 않았다. 노란색 눈에서 분노가 이글거리고, 일단 머리를 낮게 숙이고 난 뒤에, 미토에게 덮쳐들었다.


하지만 미토는 이미 몸을 반전시켜 서쪽으로 대쉬하고 있었다.


「가루오오오오!!」


배후에서 리더가 늑대답지 않게 으르렁댔다. 그 소리에 새로 온 늑대들이 일제히 호응했다.


한 순간, 등 뒤를 보니 리더와 50마리의 늑대들이 거대한 무리를 이뤄 미토를 쫒아오고 있었다.


일단 노림수는 먹혀들었다. 새로 들어온 늑대들이 광장에 돌입한 시점에선 아직 아무도 타겟팅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령탑인 보스 늑대가 선행하여 공격하면 모든 늑대의 타겟팅을 자신에게 모을 수 있을 거라고 미토는 생각한 것이다.


이 뒤는, 이대로 무리를 이끌고 유나와 애슐리로부터 멀어지는 것만 남았다.


하지만 미토의 민첩력으로는 필드에 나가기 전에 따라잡히고 만다.


무리를 정리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유나랑 애슐리는 화낼지도 모르지만 아마 아스나는 용서해줄 거다.


미토는 광장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달리더니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꺾지 않고 오직 직선으로 달렸다.


다이어 울프 리더의 발톱소리와 숨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려온다. 그 후방에서부터 노도와 같은 발소리가 쫒아온다.


──더욱, 더욱 따라와라.


그렇게 기도하며 미토는 기억에 남아있는 길을 질주했다. 돌계단을 오르고 내려가서 반쯤 썩은 터널을 통과하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중앙광장의 반도 안 되는 기이한 형태의 공간. 돌이 깔린 바닥은 고작 십 수 미터 앞에서 끊어져있다.


여기는 유나가 노래하던 장소── 레이젤 마을의, 아니 아인크라드의 가장 외측부.


공포는 느껴지지 않았다. 미토는 남은 거리를 필사적으로 달리고, 목제 벤치를 발판 대신으로 삼아 있는 힘껏 도약했다.


몸 아래에 지면이 사라졌다. 보이는 것은 어디까지고 이어지는 새카만 허공뿐. 


........아아, 이제 쓸 일이 없으니까 대낫은 도중에서 버리는 게 나았구나.


그게, 미토의 마지막 생각이 된다── 그럴 터였다.


하지만 직후. 삐걱, 하는 충격이 미토를 엄습하여 낙하가 멈추었다.


「구루아아아아!!」


분노의 포효를 지르며 바로 눈앞을 다이어 울프 리더가 스쳐지나갔다. 그 뒤를 무수히 많은 늑대들이 따라갔다.


늑대들을 이끈 채 아인크라드의 외곽을 뛰어내려,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무리를 일망타진한다. 그게 미토의 작전이었다. 아무리 보스 늑대라도 눈 앞에 있는 사냥감을 포기하고 멈출 정도의 지성은 없었던 모양이다. 마을 하나를 괴멸시키기 직전이었던 짐승의 무리는 무한한 밤하늘에 빨려들어가고 결국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작전은 성공했다. 단 한 부분을 제외하면.


늑대들의 최후를 지켜본 미토는 얼굴을 바로 위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오른손에 쥐고 있던 대낫의, 완만하게 휘어진 칼날의 끝부분이 지반의── 즉, 아인크라드의 단면에서 살짝 튀어나온 목제 들보 같은 돌기에 걸려있는 것이 보였다.


「.............어째서....」


한숨을 섞어서 속삭였다.


드디어,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외에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전력을 다했다고 아스나한테 말할 수 있었을 텐데──.


여기서 오른손을 놓아버리면, 결국 자살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제 플로어로 기어올라갈 기력은 남아있지 않다.


불어오는 밤바람이 미토의 몸을 흔들었다.


갑자기, 파직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1cm정도 가라앉았다.


자세히 보니 아무래도 대낫의 칼날이 미토의 무게로 목제 돌기를 조금 찢어버린 모양이다.


이대로 기다리고 있으면 결국에 낫이 돌기를 갈라버리고, 이번에야말로 미토는 어둠의 밑바닥으로 낙하할 테지.


또 다시 삐걱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남은 시간은 1분...... 아니 30초 정도일까.


미토는 눈을 감고 뇌리에 아스나의 미소를 떠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기억의 안쪽에서 나타난 아스나는 꾸짖는 듯한 얼굴로 미토를 보며──.


「......미토!」


「미토 씨!!」


바로 위에서 그런 목소리 쏟아져 와서 미토는 감았던 눈을 떴다.


그러자 2미터 정도 위, 아인크라드의 외곽부에서 이쪽으로 손을 뻗는 애슐리와 유나의 모습이 보였다.


「미토, 지금 끌어올릴 테니까 조금만 더 버텨!」


그렇게 외친 애슐리가 들보에 걸려있는 대낫의 칼날에 손을 뻗는다. 미토는 당황하여 소리쳤다.


「그만 둬, 당신까지 떨어져버려!」


「그만둘 리가 없잖아! 이런 곳에서 죽게 냅둘까 보냐!」


애슐리는 필사적인 표정으로 낫을 붙잡으려고 하지만 이미 몸을 허리 근처까지 밖으로 내 뺀 상태였다. 앞으로 10cm만 더 몸을 내빼면 틀림없이 균형을 무너트릴 거다.


「그만 둬! 이제 됐어! 난 이제 됐어!!」


또 다시 칼날이 돌기에 파고드는 것을 느끼며 미토는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나는..... 나는, 누구보다도 소중한 파트너를...... 단 하나뿐인 친구를, 버리고 도망쳐버렸어! 이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여기서 끝나게 해줘!!」


「............미토....」


눈을 크게 뜬 애슐리의 몸을, 갑자기 유나가 끌어당겼다.


하지만 그건 애슐리가 미토를 구출하는 걸 포기하게 하려는 게 아니었다.


「레이 씨, 이 로프를 쥐고 있어줘!」


그렇게 외치자 유나는 어느세 자기 몸에 묶어둔 로프를 애슐리한테 쥐어줬다.


「아, 알겠어! 부탁해 윳쨩!」


애슐리는 끄덕이고 로프를 자기 몸에 휘감고는 미토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푹, 하고 또 다시 낫이 돌기를 찢는다. 앞으로 2cm.


그 직후 유나가 외곽부에서 몸을 내던졌다. 로프가 핑하고 긴장한다. 유나의 얼굴에는 공포가 떠올라 있었지만 그럼에도 몸을 빼려하지 않고 필사적인 얼굴로 오른손을 뻗었다.


얇은 손끝이 대낫의 칼날을 잡았다. 권외였기에 보호장벽은 발생하지 않고, 예리한 칼날이 피부를 찢어 심홍의 데미지 이펙트를 흩뿌렸다.


「유나, 안 돼!」


이제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손가락이 절단된다. 그 정도면 아직 다행이지, 낫이 돌기에서 빠져버리면 미토의 무게가 전부 유나에게 걸려서 손가락보다 먼저 로프가 끊어지거나, 애슐리까지 끌어들여 떨어질지도 모른다.


「나는, 그 아이의...... 아스나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그러니까 그 손을 놓아줘, 유나!!」


필사적으로 말하는 미토를, 1미터 위에서부터 똑바로 응시하며──


「살아있어!」


유나는 미토를 향해 왼손을 뻗으며 외쳤다.


「미토는, 그 아이가 죽은 모습을 보지 않았잖아!? 그렇다면 살아있어!! 나는 알아..... 분명, 분명, 분명 살아있어!」


유나의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과 오른손에서 떨어지는 피색의 빛이, 동시에 미토의 볼을 두드렸다.


살아있을 리가 없다. 그때, 아스나의 HP바는 1도트밖에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확실히 미토는 그 순간을 보지는 않았지만, 그건 아스나의 죽음을 두 눈으로 보는 것이 무서워 파티를 해제해버렸기 때문이다.


한 층 더 강한 바람이 불어 유나의 모자를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미토의 몸이 크게 흔들리고 낫의 칼날이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당신은..... 당신만은 믿지 않으면 안 돼.」


그렇게 속삭인 유나의 얼굴에 한순간, 아스나의 미소가 겹쳐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믿어도 되는 걸까? 다시 한 번 더, 이 세계에서 아스나를 만날 수 있다고 믿어── 아니, 그렇게 비는 것이 용서 받을 수 있는 일일까?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느새 자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의식하며, 미토는 왼손을 들어 대낫의 자루를 붙잡았다.


그 손으로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고, 오른손을 자루에서 떨어트리더니, 유나가 뻗은 왼손을 향해서 있는 힘껏 뻗었다.



(끝)




-----------------

진짜 끝

걍 미토 뒷설정이나 보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밌네. 미토 자꾸 죽으려하는거 맘 아프노. 빨간코사슴 제일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빨간코사슴 만큼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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