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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WEB 단편) OBJECTERS! ~VRMMO개발비화~

ㅇㅇ(112.170) 2022.08.01 00:51:51
조회 661 추천 1 댓글 2
														





「――미안!」


「……뭐?」


오카노 코우지는 빨대를 물어 아이스커피가 담겨있는 유리잔에 넣은 모습 그대로 어안이 벙벙해진 얼굴을 들었다.


눈앞에서는 후지타 신이 탁자에 두손을 짚고 고행승 같은 표정으로 탁자위 재떨이를 노려보고있다.


「진심으로, 미안하다!」


신은 다시 외치고, 이번엔 머리를 맹렬한 기세로 떨어트렸다.


빠각 하는 소리와 함께 이마가 탁자에 돌격해,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잔 안에서 산을 만들고 있던 얼음들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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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오후 1시, JR 동일본 스가모 역 근처 찻집의 구석진 자리였다.


코우지는 집에서 컴퓨터를 분리해 포장하고 있었다가 신에게 전화로 불려나온것이었다.


휴일도 뭣도 아닌 활기찬 주말의 대낮이었기에, 가게 내의 손님은 대부분이 쇼핑중인 아줌마나 근처 사무실의 직장인들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색이 바랜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에 긴 머리와 면도조차 하지않은 모습의 코우지와 신은 그렇지 않아도 이질적이였지만, 방금 신의 큰 목소리에 의해 주변에서 자신들을 기이하다는듯이 바라보는 시선이 쏠렸다.


「어……어이, 목소리가 너무 크다니까!」


코우지는 빨대에서 입을 뗀 후 낮게 말했다. 하지만 신은 ――오랜만의 대낮 외출이었던탓에―― 안경너머로 봐도 알 수 있을정도로 충혈기 있는 두눈에 더욱이 핏발을 세워대며 계속해서 외치려는듯 입을 열어댔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뭐가 미안한지, 일단 그것부터 말해」


신은 코우지의 말에 텁 하고 입을 닫고, 잠깐동안 말을 고르는듯 경직되어 있었지만, 머지않아 다시 탁자에 머리를 떨어트렸다.


푹 박은 그 얼굴과 탁자 사이에서 쉬어터진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돈, 도둑맞았어」


「――네?」


「방 계약비, 36만엔, 은행에서 도둑맞았어」


「――뭐라고!?!?」


아까전의 배정도 되는 음량으로 코우지의 절규가 가게 안에 울려 퍼졌다.


코우지와 신은 프리랜서「오브젝트 판매자」이다. 정확히는 어젯밤 7시부터 그렇게 됬다.


현재 알바하고있는 편의점 점장이 코우지가 표명한 사의(辭意) 를 「흐음」 한마디와 함께 요만큼의 만류도 없이 받아들였을때부터 두사람은 정식으로 프리랜서――또는 그날 벌어서 그날 사는 몸이 된것이다. 신은 3일전에 같이 VR카페의 점원에서 사직했다.


오브젝트 판매자, 라는건, 그 이름 그대로 3D 오브젝트 데이터를 작성해 판매하는 작업이다. 주요, 라기보다 두사람의 경우 100% 클라이언트는 VRMMO 운영체이다.


조금 옛날엔 VRMMO게임 안에서 사용되는 캐릭터, 아이템, 지형 등의 테이터는 기업내부의 디자이너가 작성하는것이 보통이었다. 외부에 위탁하는 부류도 있었지만, 맡는건 전문 디자인 스튜디오라 아마추어 티가 나는듯한 프리랜서 3D업체의 작품은 없었다.


그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건 올해 2월――약 8개월 전에 《더 시드》라 호칭되는 무료 VRMMO 패키지가 나돌기 시작했을때부터다.


누구라도, 기업이건 개인이건 조그마한 자본으로 본격적인 MMO 게임 서버를 세울수 있어, 반년만에 게임세계는 무서울 정도의 수까지 증식했다. 이미 그 총 숫자는 추측하는것도 곤란하지만, 유저 증가율에도 한계는 있다. 얼마 안있어 게임세계는 꼼짝없이 도태되어 갈것이다.


게임 시스템의 중추가 공통인 이상, 유저의 흥미를 계속 끌기 위해선 상당히 겉모양의 참신함을 높이는수밖에 없다. 즉, 세계나 캐릭터 등의 오브젝트 디자인이 중요하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외주를 받고있는 디자인 회사에는 주문이 쇄도해, 펑크가 나는 상황이 되었다. 거기에 시업(始業) 디자인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고액이 되어, 소규모적인 VRMMO 운영체로선 쉽사리 지불할수 있는 금액은 아니었다.


따라서――코우지나 신같은 아마추어 3D 제작자에게도 오브젝트 작성의 의뢰가 터지게 된것이다.



단발의 의뢰를 조금씩 해내는 사이에 두사람이 만든 오브젝트, 특히 여자아이 모델링이 그럭저럭 인기를 얻게 된것이다.


한동안은 알바와 오브젝트 제작을 겸직하고 있었지만, 어느날 중규모의 VRMMO 운영체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대규모 주문이 왔다.


새롭게 가동하는 《모에 중시 MMO》의 디폴트 캐릭터로 사용되는 미소녀 모델링을 20가지, 80개의 패턴을 부리나케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도저히 알바 사이사이 틈에 해낼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두사람은 처음엔 거절하려고 했지만, 상대편이 제시해온 착수금은, 프리터로서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매력적인 액수였다.


만 하루에 달하는, 맥주와 과자 한봉지 분량의 논의 결과.


두사람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오브젝트 판매자로서에 전념해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것이다.


그렇게 되자, 두사람이 각기 빌리고 있던 옛 아파트의 3평짜리 방으론 아무리봐도 비좁았다.


본격적인 렌더링 매쉬도 해야했고, 고속 대용량 회선도 끌어와야만 한다.


이미 축제 분위기였던 두사람을 막을건 아무것도 없었다. 전재산을 쏟아넣어 사무실을 구한다는것이 5분만에 결정되었다.


최신예 고성능 PC(조립식은 아니지만) 2대.


전문가용 스캐너에, 6색 컬러 레이저 프린터.


그것들을 넣기 위한 30평 짜리 맨션.


통장의 잔고는 한순간에 급상승과 급하락을 반복하게 되었지만, 두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짐 싸는 것도 거의 끝나갔고, 부동산 중개업자와 계약까지 끝내 몇일 후에는 새 사무실로 이사할――예정이였던 이 가을의 화창한 한낮.


코우지는 동료에게 불려나와,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된것이었다.



「털렸다……라니……저기, 님아……」


코우지는 충격에 의한 기능 정지상태에서 몇초후 회복해 겨우 입을 움직였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었던거야……」


「그게~」


신은 머리를 긁적이며 얼빠진 미소를 띄운다.

「지폐를 빼내서 봉투에 집어넣고 있었는데, 옆의 ATM에 서있던 아저씨가 잔돈을 떨어트려서 말이지」


「……호오」


「그래서 봉투를 뒷주머니에 넣고, 잔돈 줍는걸 도와주고, 은행에서 나왔더니……주머니가 텅 비어있는거있지」


「……호오」


「떨어트린걸까나- 하고 생각해서 돌아가봤는데도 없어. 아저씨도 없어. 반대쪽 부스에 있던 남자도 없어. 거기서, 아아- 이건 혹시 함정인가 라고 생각했지」


「……호.. 호오」


코우지는 우선 오른손을 뻗었다.


「이 멍청아!」 퍽! 「야이 멍청아!!」 퍽!


비정상적으로 넓은 신의 이마에 2번 꽂아준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커피를 단숨에 들이켠후 얼음을 아작아작 깨부쉈다.


「……그런 구세기적인 범죄에 걸렸다는건 우선 넘어간다고 해도 말이다. 어째서 요즘 같은 시대에 현금따위를 들고 다니려한거냐 네녀석은!?」


「그게 말이지~ 부동산 중개인 인터넷계좌랑 비밀번호를 단말기에 입력해두는걸 잊어버려서 말이지……. 게다가 30만엔이라니, 현금으로 본적도없고 증거용으로 사진이라도 찍자고 생각해서 말야」


「그 기분은 모르진 않지만 말야. ……경찰한테 가봤어?」


「갔지갔지. 감시카메라 영상으로 수배해달라고 말했는데, 그 아저씨 대따 큰 모자에 안경 쓰고 있어서 말이지……」


「그 시점에서 충분히 수상하잖아!!」


한번 더 찰싹, 하고 가격한다. 그다음, 두손으로 내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을 득득 긁으며 쥐어짰다.


「아~~~~ 이제 어쩌면 좋은거야!?」


「어떻게 하자고 해도……」


「너 어딘가 돈 빌릴만한 곳 있어?」


코우지의 물음에, 신은 양손의 검지를 교차하며 머리를 흔든다.


「1만엔이나 2만엔이면 어떻게 한다해도 3, 4, 5만엔은 애초에 알고있는 사람중엔 없어. 코우지는?」


「있었다면 묻지도 않았어」


「그건 그렇네, 헤헤헤」


「…………」


코우지는 깊고 긴 한숨을 쉬고,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머리 속에서 달력을 펼치며, 앞으로의 예정을 확인해본다.


「……그으러니까, 지금 계약하려는 방에 입주하는게 앞으로 2일후지……. 계약금 입금하기로 한날이 10일후……」


「이거 어때. 의뢰를 전부 해치워 버리고 돈을 받으면 되잖아」


「하~~……. 여유로우시네요. 말하시는게」


코우지는 엄청나게 어이없다는 시선을 신에게 쏟아부었다.


「의뢰를 완료하기 위해선 오브젝트를 이빠이 만들어야만 해. 그렇게 하려면 컴퓨터가 없으면 안돼. 모레에 방을 빼면 도대체 어디서 컴퓨터 코드를 꽂을 생각인건데!?」


신은 얼음이 완전히 녹아버린 레몬 스쿼시를 후루룩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PC방에서 만들면 어떨까나……」


「CPU가 느려, 메모리가 부족해, 애초에 프로그램이 없어」


「……그렇게까지 냉정하게 쏘아붙이지 않아도 되잖아……. 신쨩 슬퍼」


넓은 이마에 둥근 안경, 작은 눈에 작게 오므린 입이 달린 신이 양손을 쥐며 애교를 부리는 짓거리는, 코우지에게 끓어오르는 살기를 조성시켰다. 아무말없이 목을 조르려고 뻗은 두 손을 보고, 당황한 신이 몸을 뺐다.


「우어, 농담이야 농담! 화내지말고 코우쨩도 뭔가 생각해보라구」


「그런 호칭은 그만둬. ……산업용 컴퓨터 정도라면 부둥켜 안고 아무나한테 방을 빌려서 굴러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말야……. 풀타워 2대는 역시……」


두사람이 새로 개발한 PC는 최근 주류인 MRAM 부 기억장치가 아닌 옛날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4대 배열로 만들었다. 코스트(cost) 대(對) 기억용량비는 흠잡을데가 없지만, 공교롭게도 덩치가 큰데다가 과잉 탑재한 쿨링 팬도 더불어서 허리케인같은 소음을 분출한다. 아무리봐도 식객 입장에서 가동할수 있을만한 물건이 아니다.


촐랑거리던 신도 드디어 사태의 심각성이 이해됬는지, 진지한 얼굴로 얼음이 녹아가는 유리잔을 주시했다.


「……요컨대, 어딘가에서 무료로 사용할수있는, 빠르고 『나이저』가 들어있는 PC가 있으면 되겠어. ……학교……공공시설……에에또……」


「기계 동력은 어쨌건 간에, 『나이저』같은 특수한 소프트가 들어있는 컴퓨터는 어디에……도……」


말하던 도중, 코우지는 얘기를 멈췄다.


불현듯 기억의 저편에서, 최근 어딘가에서 봤던 데스크톱 화면이 되살아난다.


자신의 PC가 아닌, 파란색 바탕화면 위에 잡다한 아이콘들에 뒤섞여있던 ,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솔리드 오우거 나이저』의 로고 마크가 떠올랐다.


하지만 데스크톱은, 그걸 표시하고 있을터인 모니터 장치를 포함해 반투명하게 흐려져있다. 마치 모니터 그 자체가 홀로그램이라도 되는듯이.

왜냐하면……그 데스크톱을 본 장소는……


「……있어」


「에?」


「있다고. 나이저가 들어있고, 자유롭게 몇시간이고 사용할수있는 PC가」


조용히 중얼거린 코우지의 말에, 신은 작은 눈을 둥글게 떴다.


「어, 어..어..어디에!?」

「달」


「――뭐어?」


「달 표면 위」


「……코우 쨩, 쇼크로 머리가……」


「아니야! 코페르니쿠스 시티 라고. 루나 스케이프의」


「……………………」


신은 작게 오므린 입을 떡하니 벌리며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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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 SCAPE』란, 두사람이 여기에서 1년 정도 빠져있던 VRMMORPG 게임이다.

달 표면을 무대로 하는 스팀펑크 풍의 세계관이 바탕이며, 정통적인 검과 마법의 판타지 세계가 많은 VRMMO 연결체 『더 시드 넥서스』 중 가장 SF적인 무대설계로 되어있다.


「그 있잖아, 2개월 정도 전에 퀘스트 했던거. 코페르니쿠스 시티에서 행방불명인 루나리안을 찾으라는……」


「아아. 그 간단해 보이면서도 은근히 귀찮고 보수는 적었던거」


「퀘스트 도중에 들렀던 술집의 단말기로 미니게임을 했었지」


「질때마다 열받는 도발 메세지가 나왔던 그거, 아마도 엄청 화냈었지……코우가 플레이하다 폭주했었던……」


「날뛴건 너라고! 신이 막판에서 져버리곤 미친듯이 분노해서 키보드를 난타했더니 갑자기 게임이 종료되서……」


「아, 그때는 초조했었다구. 뭔가 미니게임 종료창대신 데스크톱 화면이 나타나서 말야」


그때는 두사람 모두 GM이 올줄알고 지레 겁먹고 도망쳐 나왔다, 다음날 똑같은 장소에 갔을땐 이미 원상복구 되어있었지만……


「그러니까 말야」


코우지는 신의 넓은 마빡을 향해 말했다.


「그 단말기는 퀘스트의 미니게임 전용으로 만들어진 가상 오브젝트가 아닌거야. 운영측의, 실재하는 컴퓨터에 설치된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그걸 그 술집에 원격으로 연결하고 있는것 뿐인거야」


「우와아, 너무 안일하다고 해야 되나 뭐라고 해야 할지……」


「분명, 그 뒤로도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술집 단말기에 연결해둔걸 잊어버렸을꺼야. 뭐, 루나스케이프를 운영하고있는건 작은 벤처기업이니까……. 하여튼 간에 나는 봤다고. 게임이 종료된후 데스크톱 화면에 나이저 아이콘이 있었어」


「……라는건……그 단말을 사용해서……?」


「아아. 루나스케이프 안에서 일하자. 그럴수밖에 없어」


「드, 들키지 않을까?」


「그땐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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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해지자, 실행은 빨랐다.


둘은 지금까지 살고있는 방을 떠나, 코우지의 낡아빠진 자동차에 쌓아놓은것 뿐인 짐을 실었다. 가구류는 모두 처분했다. 배송 예정이있던 장비들은 전부 주문취소했다.


그 덕분에 1평짜리 방한칸 · 화장실과 욕실과 부엌이 하나 · 제작 48년으로 월 2만엔에 즉시 거주 할수있는 굉장한 물건을 빌렸는데, 바로 「어뮤스피어」라는 장치 하나로 새로운 주거생활에 올라탄것이다.


다다미 2장에 벽장 하나라는 극한공간은 두사람을 말이 막히게 만들었지만, 우선 필요한건 누울수 있는 공간뿐이다. 방에 끌어온 유일한 생명줄인 검은 콘센트에 어뮤스피어의 전원 플러그를 꽂고, 라우터에 연결시켜 인터넷에 접속한 휴대단말을 연결……그렇게 해서 새로운 사무실이 완성되었다.


짙은 담뱃재의 흔적이 무수히 달라붙은 갈색 다다미에 에어매트를 깔고, 금속 고리를 머리에 장착한 두사람은 쿵 하고 드러누우며 동시에 외쳤다.

링크 스타트…… 네트워크만 연결된다면, 현실세계 몸 따위가 어디에 있건 문제될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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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해커, 버팔로 바니가 만든 게임에 도전한다라니. 분수를 모르는 놈이군」


월면 · 코페르니쿠스 시티의 최하층, 파이프와 철판이 뒤얽힌 골목길의 막다른곳에 존재하는 초라한 술집의 마스터 NPC가 가게 안에 나열된 2대의 단말 앞에 앉은 코우지와 신을 향해 말한다.


「으헥, 이딴 쿠소게를 다시 하게 될 줄이야……」


신은 욕을 퍼부으며 울퉁불퉁한 금속제의 키보드의 Ctrl, Alt, Del키를 동시에 두드렸다.


예상대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 표시되어있는 게임 어플리케이션이 강제 종료되고, 세계관에 어울리지 않는 생생한 데스크톱 화면이 출현한다.


그걸 확인하고, 코우지도 앞의 단말의 키를 두드린다. 가게에는 플레이어 손님은 아무도 없었고, 현관문이 열릴 기미도 보이질 않았다.


해당 퀘스트가 이미 기간종료해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하자면 당연한 일이였다. 최악의 경우 술집채로 없어져있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다행히 거기까지 손길이 미쳐있지 않은듯 했다.


「오, 있어있어. 어디보자, 나이저 기동……핫」


신이 티타늄같이 둔중하게 빛나는 마우스를 움직여 클릭하자, 눈에 익은 『솔리드 오우거 나이저』의 팔레트가 파파팟 하고 다중 표시됬다.


「역시 기업용PC는 빠르구나. RAM 메모리도 넉넉하고……이거라면……」


자신 앞의 홀로그램 화면을 주시하며, 코우지는 끄덕였다.


가상의 오른손――장비하고 있던 장갑은 벗어놓았다――을 가상 마우스에, 왼손을 키보드에 두고 흘끗 옆을 본다. 신과 깊게 얼굴을 마주 끄덕이며――


「자, 그럼 시작해볼까!」



두사람은 일하고 또 일했다.


배가 고파지면, 술집의 마스터가 제공하는 기이한 달나라 요리를 입에 쑤셔넣으며 버티고, 졸음이 쏟아질땐 가게 소파에 쓰러져 선잠을 청했다.


현실세계에 귀환하는건 가능한 한 하루에 1~2회. 회피 불가능한 생리현상의 해소와 대량으로 사온 블록 영양식의 섭취를 단시간에 마치고 다시 가상세계에 다이브 했다.

「이 노동 스타일, 의외로 나쁘지 않네」 하고 신이 말했을 정도다.


현실세계에서는 5시간 정도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으면, 눈은 피로해지고 어깨는 뻐근해지며 허리는 삐걱거린다.


휴식을 청하기 위해 침대에 굴러 들어가면 그대로 수면모드에 들어가던가, 어뮤스피어를 뒤집어 쓰고 다른 세계로 도피하게 되버린다.


하지만 애초에 게임 내에서 생활한다면, 더이상 어디로 도망칠 필요도 없다. 수면에 한해선 부득이했지만, 이것도 의외로 오감을 차단한채 자는건 고효율 적이라, 4시간정도 누워있으면 완전히 상쾌해진 감각을 얻을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두사람은 작업에 몰두해갔다. 가상 모니터에는 차례차례 미소녀 캐릭터의 모델링이 생성되어, 불법 점거중인 기억장치에 보존되어간다. 그렇게 10일이 경과했다.

――그리고.


「……끝났어……? 끝났다고 말해줘……」


신은 신음하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코우지는 신중히 마우스를 움직여 화면 내에서 달리고있는 정교한 3D캐릭터 모델을 회전시켰다. 전체적으로 돌려보며 상세하게 체크해본다.


「……좋아, OK다」


「………………」


신이 파팟 하고 벌떡 일어서며 두손을 쳐올렸다.


「……좋았어어어!」


다시 털썩 하고 의자에 푹 쓰러진다.


「……일단 목욕탕부터 가자구……그리고 현실쪽 본체의 식사……고기고기고기술술술술」 미친사람마냥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신의 말에, 이번뿐만은 코우지도 동감이었다.


평소였다면 1개월……아니 그 이상 넉넉히 걸릴만한 작업을, VR월드에서 압축해서 억지로 강행해 소화시킨것이다. 뇌세포가 1할 정도 소멸해버려도 이상하지 않다.


화로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야키니쿠 가게의 리얼한 환상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현기증을 느끼며 코우지는 마지막 3D모델을 세이브하고……


――거기서 딱 움직임을 멈췄다.



「……어이, 어떻게 된거야. 빨리 로그아웃 하자고」


신이 말했지만, 코우지는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움직일 수 없다.


「………………」


「뭐하는거야. 어서 데이터를……」


――거기서 신도 입을 멈췄다.


「………………데이터를…………어떻게, 현실에서 꺼내오지…………?」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은 어디에서도 찾을수 없었다.


코우지와 신은 얼굴을 마주보았다.


「………………......」


「왜그러나 젊은것들. 포기한거냐?」


술집 NPC 마스터의 굵고 탁한 목소리가, 공허하게 가게 안에 울려퍼졌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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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가 web버전당시 결말이고

전격문고 잡지 vol.45 (2015) 에 수록된 수정판에선 결국 두사람이 고민끝에 직접 루나 스케이프측 운영사에 연락취해서 사정설명한뒤에

그간 작업했던 모델링 파일 양도받는데까지 성공해 무사히 계약비 내는 엔딩으로 끝났다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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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오랫만에 생각나서 볼려고 검색해보니까 맨처음 웹버전 번역한애가 블로그 폭파해서 글이 날아가있더라..

워낙 인지도 낮은 단편이라 찾는사람도 없는것 같긴한데 뭔내용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있지않을까해서 예전에쓰던 하드에 백업해둔거 찾아서 가져와봄

+예전에 초벌 번역된 백업본은 원문이 뭐라고 써있었는지 짐작도 안될만큼 읽기 어색한 부분이 몇군데 있어서 그런 부분만 살짝씩 바꿔서 의역했음 양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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