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 신형라벨로 교체한 2011년 오더 T9 우드색상 디어스킨
베이지 - 1년 쫌 넘은 L5, 크림색상 디어스킨
네이비 - 2년 쯤 된 L7, KS블랙 동피
1루미트 - 한정라벨로 교체한 1년 아직 안된 INB 블랙 동피
겐다 - 수령한지 5개월쯤 된 킵스킨 겐다 동피


종종 댓글이나 게시물에서 구보타에 대한 언급이 근래 늘어난듯해서 만연한 구보타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쓰는 나의 생각들.

사진에서 우드색상 T9 만이 흔히 얘기하는 구형가죽이고, 촉감좋고 외피와 싱크로 괜찮은 디어스킨 내피가 사용된 오더품임. 내 최초 오더고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광택감이나 끈피, 디어스킨 내피와의 상성이 가장 좋은 글러브인건 맞다. 비교적 두툼한 느낌인데도 포구시 짝! 하는 포구음과 포구감이 손에 예민하게 전달되는 글러브.

근데 거기까지더라. 흔히들 구보타 신형각인 찍힌 이후로 만듬새나 가죽의 품질이 조악하다고들 하는데 분명 사실이지만, (손등 양모털도 조악해졌음 양모량이 존나 짬) 사용에 있어서는 솔직히 문제가 없고, 손에 전달되는 포구감은 여전하다.

아직 미지인 것은 신형 글러브들의 내구성인데, 솔직히 갈색 구형 T9 들고 다니던 시절에는 내야보단 외야에 많이 들어갔었고, 하여 막상 연식에 비해 실사경험이 많지 않다. 레슨장에서도 그간 계속 포수만 했으니 미트만 주구장창 쓰느라.

본격적으로 2년 전부터 내야에 많이 투입되기 시작했고, 그때부턴 네이비 L7, 1년 전부턴 크림 L5를 경기 레슨 막론하고 본격 투입했음. 하여 내구성은 아직 구형이든 신형이든 어느 것도 검증이 안 됨. 크림색 L5만 양모량이 존나 애미리스해서 입수부 경화 빨리 올듯 하긴 함.

신형? 몇몇 디테일 제외하고는 아무 문제없다. 오히려 포구감의 부분에선 장점도 있다. 살짝 더 예민해짐. 손에 공이 들어왔다는 느낌이 민감하게 작동함.

사실 구보타의 구형과 신형의 차이보단, 오히려 근래 제트의 킵스킨 겐다를 사용하면서 확실한 차이를 느꼈다. 포구감이 비교적 둔하다는 것. 물론 겐다는 이제야 포구면이 조금씩 까지기 시작하는 뉴비라지만, 내가 원하는 포구 후에 공과 손이 밀착되는 그립감이 확실히 구보타보단 덜하다.

구보타 1루 미트의 경우와 비교해도, 물에 담그지 않은 블랙색상이고 (블랙이 비교적 강직), 겐다보다 훨씬 사용량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신뢰가 가는 컨디션이 되었는데, 제트의 킵스킨은 아직 좀 애매하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워낙 유행템이라 호기심에 써보곤 있고, 계속 쓸테지만.

뭐 단지 가죽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내야는 스티어다 라는 문장이 떠올랐고,
내야는 구보타가 좋다 라는 말을 쓰고 싶음.


2012년 경을 기준으로 많은 브랜드의 가죽들이 변한 것 같다. 제트도 요즘 글러브들은 예전만큼 광택도 안 생기고, 뭐 미즈노나 하타케야마도 마찬가지인듯. 어디선가 그때쯤 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죽제조시 사용되는 약품에 변화가 있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모든 브랜드가 마찬가지겠지?

구보타 만듬새 조악한거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다른 장점으로 그걸 승화시키는, 철저히 '도구'로써 글러브를 바라보는 느낌의 브랜드. 글러브는 모셔야할 작품이 아닌, 공을 잡는 도구니까.

어쨌든, 사각라벨과 빈티지 느낌의 각인 (롤링스 카피한듯) 등 옛날 글러브의 느낌이 좋아서 솔직히 감성으로 써왔던 구보타인데, 막상 다른 글러브들 써보니 앞으로도 괜춘하게 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