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윤영서 선수, 벼랑 끝에서 장현우 선수를 꺾고 최종전에 진출합니다!!!"
"주성욱 선수에게 조금 전에 2대 0으로 진 윤영서 선수거든요. 이 분위기를 어떻게 반전시키느냐가 관건이에요. 최근 들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만 gsl에서는 패자전에서 올라온 선수가 최종전에서 많이 승리했거든요. 잠시후에 주성욱 선수와 윤영서 선수의 B조 최종전으로 만나보겠습니다."
탈락이었다. 또다시 24강에서 탈락하고 만 것이다. 그동안 설거지를 한다는 핑계로 전기의자를 피하곤 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 핑계도 먹히지 않을 터였다. 꼼짝없이 24초동안 끔찍한 전기충격을 겪어야 되는 것이다.
'그나마 24강이라서 다행이지. 32강, 아니 오픈시즌때처럼 64강이었으면 어쩔 뻔했어. 전보다 8초나 줄었어. 별일 없겠지. 죽기야 하겠어?'
그러나 장현우는 왠지 모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것은 결코 전기충격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잠시 뒤, 장현우는 숙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하태준 코치가 조용히 그를 불렀다.
"현우야. 이런 얘기 하게 되서 미안하다. 감독님이 내년에 제대하는 김도우 선수를 플레잉 코치로 데리고 오실 생각이 있는데, 팀 재정상 24강도 안정적으로 진출 못하는 게이머를 계속 데리고 있기는 힘들 것 같다."
"제발...그것만은 안돼요. 코드S 진출 못한건 제 책임이니까 감봉도 좋고 전기의자도 괜찮아요. 제발 방출만은...."
"미안하다. 코치인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더구나. 그래도 코치로써 다른 팀 자리 정도는 알아봐 줄게. 미안하다."
그가 두려워하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결국 이렇게 내 10년 선수생활이 끝나는구나..."
그는 앞으로 며칠 뒤면 방을 빼야 될, 진에어 숙소의 자신의 침대에 누웠다. 도저히 연습할 기분이 아니었다. 선수로써 이름값이라도 있으면  트위치 방송이나 타 종목 팀 코치로라도 갈 수 있었다. 혐갈학, 그러니까 이영호의 경기력을 찬양하는 것은 잘했지만 혐갈학이라는 학문이 진짜 생기지 않는 이상은 별명처럼 장박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Team GP는 다딱이도 연습생으로 받아주던데, 거기나 한번 가볼까..."
스2판은 좁다. 국내 프로게이머들 대부분이 서로의 번호를 알고 있었다. 장현우 역시 Team GP코치인 최지성의 번호를 알고 있었다. 장현우는 최지성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