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다가 갑자기 이상해짐 - 조현병 마이너 갤러리

조현병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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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정신분열병)이란 사고,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입니다. 조현병을 앓고 있거나, 주변에 조현병 환자가 있는 분들 그리고 조현병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매니저

뮤리아♥(d2muria)

부매니저

없음

개설일

2016-08-30

[일반] 잘 지내다가 갑자기 이상해짐앱에서 작성

ㅇㅇ(106.102) 2024.03.28 23:02:28

조회 121 추천 0 댓글 5

난 대학생 2학년이야. 이번주 화요일에 스케줄이 아침 10시 30분부터 수업이 있었어. 수업 총 3개 있었어.

나는 이 전까지는 지각도 한번도 안했고 모든 수업을 다 출석하고 과제도 미리 다 끝내놓는 편이었어.

알람을 아침 7시부터 맞춰놨거든. 근데 다시 잤어. 알람 안맞춰놓은 9시에도 깼고 10시에도 깼고 깼을 때마다 다시 잤어. 결국 아침 11시 30분까지 잤어.

12시에 수업이 또 있어. 수업 들으러 가는데 주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진 않았는데 실실 쪼개는거야. 웃길때 웃는데 웃참하는 얼굴이었어. 가는 길에 아는 존경하는 교수님도 만났었거든. 근데 무시당했어. 아무튼 이상했어.

수업 다 들으면 3시에 끝나는데 보통 도서관으로 가거든. 이상하게 너무 졸린거야. 책상에서 업드려서 1시간 가까이 잤다 깼다를 반복하다가 집에 갔어. 집에 가서 잤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밤 12시쯤 깼었나...

이 날이 정신병의 시작이었던거 같아. 이 날은 두려운 감정이 많았었어. 원래 이유 없는 두려운 감정은 자주 느꼈었어. 샤워 할 때도 쓰려져 죽으면 어떡하지? 오르막길 걷다가도 쓰러져 죽으면 어떡하지? 헬스를 하다가도 쓰러져 죽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에 휩싸였었어. 심장이 심각하게 뛴다거나 식은 땀이 흐른다거나 하는 특별한 증상은 없고 그냥 이유 없는 두려움이었어. 이날은 쌀과자 1개 말고는 안먹었던거 같아. 이날 밤낮이 바뀌었어.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사회 계급에 대한 강박사고가 있었어. 보이지 않는 계급이 계속 떠올랐어. 나는 계급 최하위층에 있고 의사, 교수님들은 취상위 계급에 속해있으면서 최하위계층은 돈을 모두에게 헌납하는 쓸모도 없는 존재이고, 죽어도 그만, 안죽어도 그만인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인거지.

다음날 다른 강박사고인 자살강박이 좀 심해졌어. 원래는 특별히 죽고싶다는 생각도 없었어. 가끔씩 들긴 했어도 이번주 화요일 이전에는 밥도 하루 세끼 잘 먹고 잠도 잘 일어나서 수업도 듣고 아침밥도 최대한 먹었었어. 그런데 이날 수요일은 특히나 자살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인생에 대한 허무감이었던거 같아. 당장 사라져버려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사회가 떠오르면서 나는 사회에서 쓸모 없는 존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그 다음으로 많이 들었던 생각이 사람들이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거 같았어. 이 날도 수업 3개가 있었는데 다 빠졌어. 저녁 10시에 피자랑 떡볶이랑 치킨이랑 5만원어치 주문해서 폭식했었어.

그 다음날인 목요일(어제)도 수업 다 빠졌고 낮 5시쯤에 깬거 같아.

자살 하기엔 미안한 사람도 있지만 자살하는게 속편할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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