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택배사건과 교사들의 평소 생각을 종합해본 결과

1) 교사의 고유업무인 '수업'은 신성불가침하다는 제1 전제
2) 행정실의 업무는 학교의 업무들 중 극히 일부의 영역이라는 제2 전제
3) 나아가 행정실의 업무는 신성한 고유업무인 '수업'을 서포트하기 위한 잡무라는 제3 전제

반박)
행정실의 탈학교화를 반대하는 교사들의 논리대로라면 '수업' 역시 학교의 업무 중 극히 일부의 영역임을 인정하고 행정실의 업무와 동등한 격임을 인정해야 함. 이것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행정실과 지속적으로 마찰이 있는 것임.

이미 교사들 머릿속에는 수업>>기타 업무이고 더 나아가 상위업무를 수행하는 교사가 기타 행정직원보다 인격적으로, 능력적으로 우월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음. 이게 나이나 직책과 무관하게 '수업'하는 사람 >>> '수업' 안하는 사람으로 생각해버리까 새파란 교사들이 싸가지없게 5급, 6급 실장한테 개기는 것임.

행정실이 학교라는 큰 조직의 일부로서 기타 부서와 동등한 요건을 갖는다면 교무실의 말단이 행정실의 장한테 개기게 되어 있음? 가령 영업부의 말단이 영업지원부의 장한테 '영업'이라는 업무의 불가침성을 거론하면서 개길 수는 없음.

이상이 행정실이 학교에 종속된다면 생기는 일임. 오히려 교사들의 권위를 침해하는 방향이 됨. 그러나 교사들은 그것만은 절대 묵과할 수 없을 것임.


이건 명백하게 교사 스스로가 교행을 외부인으로 간주한다는 방증인데, 교행도 이걸 모르는 건 아님. 그래서 더욱 교무실과 분리를 추구하고 탈학교화를 원하는 거임.

심지어 교행은 교사랑 소속 자체가 달라서 그냥 남남이 맞음. 교무업무 행정업무 칼같이 나누는게 맞고 교무업무를 행정실에 짬처리하는 것은 잘못된 거임. 교행이 소수이고 약자라서 피해의식이 있는 게 아니라. 교육공무원이랑 지방교육행정공무원이랑 소속 자체가 다른 남남이 맞음.

지금까지 학교 운영이 교사들 편의대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기형적인 것일 뿐임. 교사가 수업하는데 전화한게 잘못이라고요? 행정실이 행정업무하는데 택배 제때 안찾아간건 잘못 아니고요..?

만악 행정실을 학교에 종속시킨다면 '수업'과 '행정'은 학교 내에서 동격이어야 함. 그래야 교직원으로서 화합할 수 있지 않겠음?

반면 행정실이 학교의 외청이라면 '수업'을 하든 급식을 먹든 남의 기관 일일 뿐임. '수업'이나 택배 쌓아두는 일이나 그냥 남의 기관의 업무일 뿐임.

소결)
1. 교무실 vs 행정실 대립은 교사들의 권위주의적 태도가 본질적 원인임.

2. 행정실의 학교로의 완전한 종속을 원한다면 행정실 구성원을 교사로 대체하든지, 교행을 교사로 전직해야함. 수업 및 교무업무와 행정업무의 동등한 중요성을 인정하는게 선행되어야 함. 물론 가능성 가장 낮음.

3. 아예 남남으로 분리시켜서 행정실을 학교의 외청처럼 운영해야 함. 이게 가능성 제일 높음.

결론)
수업>>>>기타, 교사>>>>비교사의 프레임을 갖고 다른 소속이고 다른 입직경로를 갖는 행정실을 학교의 일부로 바라보는 권위주의적 태도가 잘못됨.

구성원으로 남길 바란다면 수업=기타업무, 교사=비교사를 인정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함.

이건 싫지? 그러니까 그냥 남남으로 학교의 외청으로서 행정실을 법제화하는 것이 상식적인 접근임.

소속도 신분도 입직경로도 다른 사람들을 같은 공간에서 근무한다고 마치 쫄다구저럼 생각하는게 대부분 교사들의 시선임. 교직원으로서 행사, 교무업무 등 구분없이 학교일에 충실하되 '수업'이라는 신성한 업무는 못하니까 5급이든 6급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교사 >>>>>> 비교사로 생각하는게 정상은 아님.

행정실 법제화와 학교로부터 독립은 상식임.

ps. 서로의 업무의 고유성을 이해하고 직급을 존중하고 나이가 어쩌구.... 이딴 뜬구름잡는 타성에 젖은 소리는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