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열려"

문고리를 잡고 밀고 당기고 흔들어봐도 요지부동

"젠장"

프로듀서는 짧게 욕을 내뱉었다.

사무소 아이들이 보면 충격먹겠지

전화를 하면 되지않나? 라고 묻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렇게하면 진행이 안되기때문에 휴대폰을 사무소에 두고온것으로 퉁친다.

'옥상 갔다올게요' 라고 했냐고?

아녀!!

그냥 바람쐬고 온다고 했어여!!

"하즈키씨이!!!!!! 니치카아아아아!!!!! 사장니이이이임!!!!!!"

사무소에 있는 사람보고 들으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봤지만

들리지 않는듯하였다.

"그러고보니 창문 닫고왔었지"

프로듀서는 문을 발로 걷어차곤 주저앉았다.

디렉터 양반들에게 전화 오는건 문제가 없다

아마이 사장이 어떻게든 해결해주겠지

딱히 배가 고프지도 않고

화장실이 급하지도 않다

프로듀서의 가장 큰 문제는

"심심해"

프로듀서는 시간을 떼울 거리가 없어서 무척이나 심심했다

옥상 난간 너머의 풍경을 보며 스케쥴을 마치고 복귀하는

아이돌을 오매불망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

……….

"지금쯤이면 30분쯤 지났을거야. 그럼 하즈키 씨가 날 찾아다니겠지"

프로듀서는 대략적인 시간을 계산해보며 손목시계를 봤다.

"10분 밖에 안지났군"

프로듀서는 왜 이럴때만 시간이 안가는거냐며 투덜거렸다.

아마이 사장이 제대로 된 목적지도 말 안하고 어딜 쏘다닌거냐고 갈구는게 눈에 훤하다.

……….

……….

"에~네~르~기~파~!!!!"

할 일이 없어진 프로듀서는 혼자 놀았다.

잘 놀았다.

남들이 봤으면 수치심에 울었겠지만 남의 눈이 없으니 괜찮지 않을까

"데빌 배트 고스트는 이렇게 뛰는거던가?"

"봐줘!! 아버지!! 이게 바로 나의 메이저리그 볼이야!!"

"처음에는 주먹!!"

……….

"이 짓을 했는데도 5분밖에 안지나다니"

프로듀서는 시계를 보고 혀를 찼다.

"다음엔 뭘 해볼까"

"원기옥"

"응? 원기옥? 하하 잘 봐.

 크흠…….

 모두들!!! 나에게 기를 나눠줘!!!!"

프로듀서는 하늘을 향해 만세포즈를 취했다.

짝짝짝

프로듀서 뒤에서 들리는 박수소리

프로듀서는 환청이 들렸나싶어 뒤를 돌아보려했다.

하지만 목이 말을 듣지않는다.

이것은 신체가 보내는 경고다.

'뒤를 돌아보면 넌 수치심에 자해할것이다'

라는 경고다.

프로듀서는 팔을 내리고 옷을 다시 가다듬고 억지로 몸을 돌려 뒤를 확인했다.

보이는것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는 문

그리고 그늘 아래에서 오오- 하며 박수를 치고 있는 토오루였다.

"………."

"그게말야 따뜻해서 낮잠자러 왔는데"

"응"

"소리가 나길래 뭔지 보니깐 프로듀서가"

"잊어주렴"

"에- 응"

"토오루, 옥상 열쇠 가지고 있니?"

"응"

"그럼 열어주렴"

토오루는 지금까지 프로듀서가 지은 표정을 본 적이 없어서

재빨리 문을 열어줬다.

이 이상 건드리면 폭발하기 직전의 그런 상태인게 뻔히 보이니깐.

"돈 마이- 신경쓰지마"

"………."

"아무것도 못봤으니깐. 나"

"………"

프로듀서는 예상했던대로 아마이 사장에게 깨지고

훌쩍훌쩍하며 커피를 마셨다.

토오루가 최선을 다해 위로해줬지만 프로듀서의 귀엔 들리지 않는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