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이 되자 학교는 두 명 다 가긴 했는데 이번엔 상상친구 이 놈이 밥 먹다가 늦장 부려서 지각함;

학교 같이 가기 참 힘들다

갔다 와선 함께 숙제를 한다

함께 숙제하기 하면 서로 대화하는 모션도 좀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냥 주변에 같이 앉아서 각자 숙제하는 것 뿐이라 그게 좀 아쉬움

상상친구가 일벌레 특성을 갖고 있어서 빨리 끝났지만 딸래미를 계속 기다려준다

눈에서 꿀 떨어지겠네

그나저나 아빠는 상상친구가 사람 되든 말든 신경 안 쓰는데 엄마가 꽤 상상친구를 잘 챙겨준다

딸래미 일변도라 상상친구가 다른 사람들이랑은 대화 잘 안 했는데 엄마가 먼저 말 걸어줘서 알아서 친밀도 올라가있는 거 좀 신기했음

딸래미가 욕구 채워야 해서 기다리는 동안 놀이방 업무를 봐준다

상상친구가 사람되기 전 인형이었을 시절 자기를 갖고 놀던 애기인데 이젠 자기가 돌봐준다

근데 그래픽의 한계로 확대해서 보면 뽀뽀가 아니라 암살하려는 눈빛임 ㅅㅂ

근데 딸래미를 왜 기다리냐면 같이 헬스장 다니려고 그런다

상상친구가 묘하게 살 쪄보이는 감이 있어서 살 빼줄 겸 딸래미도 너무 슬렌더해서 벌크업 시키러 보냈다

뭐 좋아하는 사람한테 잘 보이려면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라고 하기엔 며칠 전까지 인형이었던 애가 운동을 뭐 얼마나 해봤겠음?

하다가 굴러떨어지고 난리남

그렇게 우당탕탕 다음날이 되었는데 오늘 사랑의 날이라네?

상상친구는 사랑의 날 축제장에서 데이트를 하고 싶어 했지만 비 옴 ㅋㅋ

가족끼리 아침 식사나 했다

혈연 없이 어디서 굴러들어온 인형이지만 지금은 어엿한 가족의 한 일원이 된 상황

근데 이번 주 주말에 프롬 있다고 알림 뜸?

상상친구는 위기 의식을 느꼈다

아무런 진전 없이 프롬 갔다가 딸래미 NTR 당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거다

존나 신기했던 게 사랑의 날 알림 떴을 땐 별 소망 안 띄우더니

프롬 알림 뜨니까 진짜로 위기 의식 느낀 게 맞는 건지 로맨스 상호작용 겁나 뜸

그래서 은근슬쩍 희롱하기로 떠본다

근데 딸래미 존나 아무 생각 없는 듯 은근슬쩍 희롱하기 하는데 밥 생각하고 자빠졌음

다행히 부정적인 반응은 아니었고 상상친구는 앗싸리 진도를 나갈까 생각했지만

첫 키스를 반팔티에 팬티 하나 걸친 이 꼬라지로 하고 싶진 않아서 그건 참았다

그래서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쳐다만 봐줌

에효 비도 오는데 몸이나 만들자

근데 헬스장 도착하자 마자 귀신 같이 비 그쳐서 바로 축제장에 데이트 감 마침 헬스장 바로 건너편에 축제장 있었음 개이득

함께 쓸 수 있는 기계가 있길래 이게 뭔가? 싶어서 써봤더니

거기에 눈 돌아간 상상친구 급발진

하고 나서도 너무 급발진이다 싶어서 솔직히 차일 걸 생각했는데,

딸래미가 더 적극적이네?

바로 무도회에서 NTR 당하지 말라고 선언하기

결과는 매우 성공적

데이트 더 하고 싶었는데 통금 시간 다 되어 가서 꽃 선물로 마무리

'소중한' 분홍색

근데 시발 딸래미 얼굴 존나 호런데

집에 와서는 딸래미가 오히려 수줍었대요

니네 맨날 붙어 있는데 뭘 얼마나 더 같이 하고 싶은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