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터지기 전에 미국에서 유학을 좀 한적이 있었음

그때 학교가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 근처에 있었는데 이곳이 어떤 곳이냐면

이런 역사가 있던 곳이었어

좀 아는 싱붕이들이라면 소설 "주홍글씨"의 배경이 된 사건으로도 유명하지

그래서인지 할로윈때는 전국에서 온다고 할 정도로 바글바글한 축제가 벌어졌어

아래는 그때 축제에 갔을 때 직접 찍은 사진들이야

애초에 도시 자체가 할로윈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오컬트샵이나 저런 스산한 박물관들이 많아

이렇게 영화에 나오는 그런 공동묘지도 있고

이번 이태원만큼은 아니었지만 사람도 엄청 많았고 모두 가지각색의 분장을 하고 신나게 즐기는게 정말 좋았어

이렇게 나름 퍼포먼스나 공연도 소박하게 꾸며서 했었고

싱붕이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게 진짜 잊지 못할 경험이었거든

그래서 한국에 돌아왔을때 한국에서도 할로윈 축제를 꼭 즐겨보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좀 참았었지

그리고 오늘 이태원을 다녀왔어

8시 30분에 찍은 사진이야 사건이 벌어지기 3시간 전이지

나도 친구도 압사당할뻔한 경험을 하고 이건 아니겠다 싶더라. 그래서 바로 근처에서 밥먹고 집에 돌아갔어

집에 오니까 나랑 같이 간 친구가 동영상이랑 뉴스 보라고 하더라고

충격이었지. 수십명이 방금 지나간 거리에 누워서 CPR 하고 있는데 진짜 난 충격이었어

그리고 잠 못자고 이렇게 있으면서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나는 그냥 저런 할로윈 분위기가 좋아서 그걸 기대한 것 뿐인데

이런 생각을 계속 했었지

어쨌던 문제는 한국의 좁은 골목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람이 문제는 아니야. 한국 사람이라고 다 병신들이라 저렇게 꾸역꾸역 뭉쳐있고 미국인이라고 다 안전의식이 투철해서 안밀치고 질서정연한건 아니지

뭐 트레비스 스캇 콘서트 영상 본 애들은 알수도 있겠다

어쨌던 위에 올린거에서 보다시피 미국은 애초에 넓은 곳에서, 아예 차가 못다니게 교통정리를 하고, 여러 볼거리를 멀리멀리 배치해서 인원이 자연스럽게 분산된 것 같아

그런데 이태원은 저 좁은 골목에 온갖 클럽이 모여있고 다른 곳은 딱히 뭐 하는 것도 없고, 볼 거리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인파가 저기만 몰리고 위험성은 더 커졌던 것 같아

영상에서도 보이잖아,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일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넓게 퍼지고 함께 놀수도 있지만, 저 좁은 길에서는 그저 밀려가기만 할뿐이야

할로윈이 외국놈들 문화라고 왜 한국에서 즐기냐고 하는 사람도 많이 보긴 하는데, 뭐 외국 문화라도 어디서나 즐기는건 어디에나 있잖아, 크리스마스도 그렇고

아무튼 개인적으로 나는 정말 안타깝고 힘든 사건이야. 여기 갤이 어떤 여론이던

요약:

1. 미국 할로윈 축제는 좀 넓게 퍼져서 한다

2. 한국에서는 너무 좁은 곳에서, 한정된 볼거리였다

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