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엘더 로어는 개발자 A가 뭐라고 씨부리든지 간에 공신력 없음. 이건 토드가 직접 못박아놓은거임.

뭐든지 인게임에 나와서 플레이어가 직접 목격한게 공신력이 제일 높고,

그 다음이 인게임의 간접 증언, 목격, 기록,

그 다음이 이제 공식적인 외부매체들인데 그것도 무엇이냐에 따라 다름.

여기서 개발자 A가 '개발자로서 의견'을 피력한 것은 외부매체도 아니고 그냥 레딧 포스트 하나보다 약간 나은 정도의 공신력 밖에 없음.

왜? 인게임에 나온것들조차 진짜 플레이어가 두눈으로 직접본게 아니라면 언제든지 바뀌고 뒤집힐수 밖에 없으니까.

그게 엘더스크롤을 만드는 방식이야.

원래 짜둔 설정에 철저히 맞추거나 그냥 렉콘 때리고 무시하는게 아니라,

뭐든지 교차검증이 필요한 가설로 만들어두고, 실제 게임을 만들때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 유연하게 바꾸는거지.

시로딜 원래 정글이였다는 설정 알지? 그거 모로윈드때 정립된 설정인데, 바로 다음게임에서 뒤집혀서 온대기후로 묘사됨.

스카이림 같은 경우엔 4편까지만 해도 각종 서적에서 클랜단위로 활동하는 부족제 유목사회의 모습이 강조됐지만, 5편에 실제 나온걸 보면 사실상 정주민족에 가깝게 묘사됨.

드래곤 프리스트? 알두인의 드래곤 교단? 아트모라 토테미즘? 용의 영혼을 흡수하는 드래곤본? 이런거 전부 다 스카이림에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내용이 살짝씩 바뀌면서 구체화된거임.

이런데 어떤 직원이 직접 뭐라고 한건 별다른 공신력이 당연히 없는거지.

심지어 토드가 직접 뭐라고 해도 공신력이 낮은거고, 그래서 직원들이 뭐라고하면 거의 다 추측성 발언만 날림.

그렇기 때문에 베데스다는 직접 인게임 설정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을때는 개발자로서 얘기하지 않았음.

플레이어가 직접 본거만큼 빼박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공신력이 있는 '세계관내 주민 누구누구의 증언' 이란 형식을 빌려서 설명해주고,

그게 나중에 좀 게임으로 표현하는데 걸리적거린다 싶으면 '그거 '누구누구'가 알못새끼라 잘못 말해준거임' 처리하거나,

아니면 스카이림처럼 '시간이 몇백 몇천년이 흘렀는데 그대로 있겠냐' 식으로 넘어감.

그래서 로어마스터의 아카이브를 보면 맨 처음에 '어디어디의 주민 누구누구' 이런걸 구구절절 써놓고, 그 글 내내 컨셉을 유지하면서 구구절절 설명해놓는거임.

사실 이게 ESO에서 시작된 전통이 아니라, 90년대 말에 커트 쿨만이라고 본가 베데스다 스튜디오의 로어마스터 역할을 맡은 사람이 포럼에서 시작한 전통임. 나름 유서깊은 컨셉놀이다 이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