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우울 삽화 > 아침에 일어났는데 씻기도 귀찮고 회사가기 너무 힘듬 >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하나 걱정, 나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비관 > 30분동안 엉엉 울다가 회사에 연락해서 오늘(혹은 오늘부터) 출근 못하겠다고 함 > ㅈㅅ사고

이런 패턴이라면, 나같은 경우는 화이트보드 특대형을 사서 일어나자마자 눈에 보이는 벽에 '일단 샤워 ㄱ'라고 적어놓음. 그러면 어떻게 되냐면

우울 삽화 > 아침에 일어났는데 '일단 샤워 ㄱ' 라고 적힌 걸 봄 > 일단 샤워 ㄱ > 일어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기분이 별로지만 그래도 어쩌다 보니 출근

이런식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고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방향을 돌릴수가 있음. 위 내용은 이해를 돕기 위한 극도로 단순화한 예시일 뿐임. 그래도 특대형 화이트보드 벽에 걸어놓는건 도움이 많이 되니 참고하길.

이외에도,

1. (가족보고 매일 스트레스 받는 경우) 가족과 한 번 떨어져 살아보기. 단 반드시 고립되어선 안됨. 중요하니까 한번 더 적어봄, 절대 고립되면 안됨. 주기적으로 친구를 만나건 가족이랑 통화를 하건 조울갤에 와서 신세한탄을 하건, 가족과 떨어지는 이유가 나 자신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싶어서 그런거였다면 손 들고 벌 서야함.

2. (도박성 가챠게임에 돈 쓰는 경우) 게임 스마트폰에서 삭제하고 데이터 QOS 1MBps 알뜰폰으로 바꾸기

3. (경조증오면 돈 쓰는 경우) 당근마켓 삭제하기, 예/적금 들기, 자동이체만 신용카드쓰고 평소에는 항상 체크카드 쓰기

4.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 차량을 팔거나 친척에게 줘 버리기. 남성이면 평시에도 국민나라사랑카드 사용하기.

5. (학생 등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면) 기상 후 즉시 밖으로 나가 어디 도서관 독서실에라도 가서 공부하기. 나는 항상 05:20 지하철 첫 차 타고 회사 가서 공부하고 저녁 9시 귀가함. 고등학생때부터 대학생때까지도 주중에는 매일 항상 저 시간에 맞춰 공부하러 나갔다 들어왔고, 입시부터 취직까지 살면서 그런 문제로 실패해 본적 없었음.

6. (약 먹었는지 자주 까먹는다면) 눈에 잘 띄는 곳에 저녁약/아침약 순서로 두 줄로 가지런히 줄 세워놓기. 나는 벽에 핀 고정시켜놓고 위에 집게로 약 찝어서 확인함. 자기 전에 확인했을 때, 취침전 약은 반드시 아침약보다 1개가 적어야 그 날은 약을 다 먹은것임.

등등 위와 같은 방법으로 나만의 전략을 세워 볼 수 있음.

물론 조나 우울 심해지면 이런 방법으로 극복은 못함. 다만, 두 삽화 사이 애매한 시기에 나를 잡아주는 역할을 수도 없이 해 왔던 것 같아.

이와 같이 환경 바꾸기에 더해서 한 가지만 더 첨언하자면, 인지행동치료도 병행하면 너무 좋은데... 인지행동치료에 대해서는 쓰고싶은 말 정말 많지만, 본인 스스로 조울증 걸려보고 직접 당사자인 스스로에게 인지행동치료 적용시켜보니 이게 몇 년간 씨름해야 하는 일이고, 정말정말 어렵다는건 확실히 알겠더라.

참고로 조울 1형이거나 심한 우울증이거나 아니면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 상태가 심각하다면 일단 약물치료부터 받아야함. 이 글 내용은 라이프 해킹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