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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도쿄대를 졸업한 프로게이머-6 (토키도 자서전)앱에서 작성

와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5 20: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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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랑 묶어서 끝내려다가 마지막장 내용도 길어서 우선 4장에 대한 내용올림

이번 주말내로 끝내면 어찌됐건 시즌2 전엔 끝낼수 있겠다 후


*중간에 언금유저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거긴 삭제하고 내용요약만 간단히함 





4장. 프로 이후 - 열정은 논리를 이긴다.  

- 티셔츠 팝니다

"저녀석.. 괜찮은거야?" 프로가 되자마자 너무 열정에 차있어서 주위의 게임 동료들이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최근에 알았다. 당시의 나는 프로게이머라는 길없는 길을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것은 우선 무엇이든 아무렇지 않게 했다. 


프로게이머란 이런일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겨를도 없었다. 예를 들어 티셔츠 판매.. 프로게이머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열어준 최초의 후원사 TTC에는 깊은 은의를 느끼고 있다. 정말 감사함을 깊이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해서 상대는 바다 건너의 미국 기업이다.


서로 신상도 잘 모른채 이들은 가고싶은 대회는 후원해서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것 참 기쁘군요. 하지만 이 미국 어패럴 기업은 일본 지사같은건 없었다. 그러니까 일본에서 일은 모두 내가 하게되는 것이다. 그들이 만든 상품의 판매도, 통째로 나에게 일임되어 있었다.


택배상자에 담긴 T셔츠가 쾅하고 집에 도착해왔다. '다음은 잘부탁해' 이런건 스포서측의 일이 아닌가.. 게다가 미국 규격의 M사이즈는 일본인 체격에는 너무 큰데..? 수요가 있나?


그래도 그저 앞만 보고 행동했다. ‘티셔츠 팝니다' 최초의 재고는 블로그를 통해 매진되었다. 인터넷에서 팔았지만 도와줄 사람은 1명도 없기 때문에 주문이 도착하면 스스로 포장해 발송한다. 페이팔로 결제 시스템도 만들었다.


그래서 처음 보내온 재고를 다 팔았더니 추가해 달라고 연락을 넣자 이번에는 좀처럼 답이 오지 않았다. 아무리 프로게이머가 어떤 일인지 모른다고해도 '티셔츠 팔아먹기' 가 주된 일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굿즈를 오락실에 가져가서 스스로 손수 팔거나 사인을 부탁받으면 기꺼이 응했다. 스폰서와 주고받기 위한 영어 메일은 손수 작성했다. 이런일들도 나에게는 기쁨이었다. 계약 내용의 조정을 포함해 영어로 주고 받는 대화는 쉽지만은 않았다. 


일본어로도 잘 모르는 계약서의 용어 따위를 영어로 하는 것은 귀찮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시간도 엄청 걸렸다. 그래도 꾸준히 직접했다. 그것이 즐거웠다. '더 하겠습니다 뭐든지 하겠습니다!' 하는 마음이었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으니까. 뭐 이 단계에서는 아직 일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는 아닌것 같았지만.



- 월급 없어, 대회가서 벌어와!

무엇이 일 같지 않느냐 하면 우선 월급이 없었다. 스스로 벌어오는 것이다. 월급제가 아니라 대회 출전을 위한 교통비, 경비등은 다 내줄테니 나머지는 알아서 가서 벌어오라는 계약이였다. 그래서 대회에서 상금을 노리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안정적이기 때문에 또 다른 스폰서를 찾으려고 상당한 공을 들였다.


게임 주변 기기 메이커등으로부터 스폰서를 받을 수 있으면 토탈로 충분히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라고 하는 생각이었다. 내가 스폰서 후보로서 주목한 것은 FPS이다. 플레이어 자신의 시점에서 이동,공격등을 할수있는 총겜 업계이다. 


FPS 업계는 격투게임보다도 상당히 역사가 있어 이미 비지니스로서 성숙하고 있었다. 당연히 돈도 여유 있는 것이고 '그럼 저에게 꼭 투자를..!' 이라고해서 해외 FPS 유명팀에 메일을 마구 보냈다. 


'격투게임 지원에 관심이 없으신가요? 단 40명의 대회로 시작된 '에보'는 이제 수천명의 플레이어, 수십만의 뷰어수로 흥을 돋우는 일대 이벤트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은 멈추지 않을거에요' 라고. 물론 자신의 전력과 앞으로 성장 약속도 잊지 않는다.


재미있었던 것은 무모하게도 보이는 영업의 결과, 대기업이나 큰기업일수록 확실하게 응답해 줬다.


20개정도 기업에 영업했지만 회신률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TTC와 비슷하게 얘기가 오고갔다. 다른 곳에서도 쇼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다른 스폰서도 역시 '거기는 우리 티셔츠를 입어줘야지' 라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나로서는 티셔츠는 TTC 헤드셋은 어디어디라는 식으로 능숙하게 여러 스폰서를 붙이고 싶었지만 그렇게 잘되진 않았다.


비즈니스를 포함해 여러가지 공부할 수 있었던 경험이였다. 


- 운명의 '매드캐츠'

열정을 잃고 산송장이 되어 대학을 떠난 것도 잊고, 어쨌건 나는 기쁘고 용감했다. 연구자나 공무원에게 미련은 없었다. 목구멍을 지나면 뜨거움을 잊는 성격도 가끔은 도움이 되는것 같다. 전부 처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다 라고 하는 쾌감이 컸다.


방해할 사람도 제도도 없다. 스폰서도 바다 건너에 있다. 그야말로 광활한 바다로 헤엄쳐 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첫 프로게이머의 시간은 좌충우돌 정신없이 지나갔다. 가보지 않은 곳엔 기다리고 있을지 몰랐지만 그것도 누군가가 가보지 않으면 알수없다.


그리고 첫 스폰서가 생긴지 약 6개월 후 2011년 6월쯤일까, 현재 스폰서인 '매드캐츠'와 계약 얘기가 정리됐다. 그런 큰스폰서와의 계약이 속 시원하게 결정되는 것인가. 실은 4월에 설립된 '토팡가'의 대표 토요다씨가 가져다 준 얘기였다. 


처음 희소식을 들었을 때는 놀랐다. "정말요?? 그 매드캐츠가 저에게??" 매드캐츠라고 하면 게임 업계에선 대기업이였다. 그리고 매드캐츠는 그 우메하라씨가 소속되어 있다. 그렇게 열심히 영업활동을 하던 내가 아예 컨택조차 하지 않을정도로 먼 존재라고 생각했던 매드캐츠다. 


매드캐츠하면 우메하라씨. 우메하라씨 하면 매드캐츠였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과 마찬가지로 그곳에서도 그의 존재는 컸다. 아무튼 그 매드캐츠가 스폰서를 구하느라 분주한 나에게 말을 걸어줄 줄이야. 


신주쿠의 그날 이후 자주 식사하러 가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고있던 우메씨는 확실히 티내지 않았지만 나를 신경써주고 있었다. 그 후로 어떻다는둥 너 스폰서 괜찮다는둥 이라고 말은 직접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신경 써주고 있던 것을 난 알고있었다.


본인으로부터 들은것은 아니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어패럴 메이커의 스폰서 하나 짊어지고 T셔츠를 팔고 있는 나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얘 괜찮으려나?' 라고



-플레이어가 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이렇게해서 나는 매드캐츠의 스폰서를 받아 매니지먼트 사무소로서의 토팡가에 소속되어 재차 프로게이머로서의 스타트를 끊었다.각자의 길을 걷고 있던 우메씨와 토요다씨와 내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같은 라인에 선 것이다. 


그래서 단순한 플레이어로서의 것이 아니라 프로로서의 움직임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격투 게임의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플레이어라면 아마추어도 프로와 같이 대회에 나간다던지 하는 활동을 한다. 그렇다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업계의 발전을 얼마나 생각할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한다. 프로들은 모두 예외없이 자신의 살고있는 업계를 위해 힘을 다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어떤 기여가 있을 수 있는지 늘 모색하고 있다. 업계의 발전이 없으면 자신도 플레이어로서 오래 활약할 수 없다. 


공헌의 방법은 플레이어로서의 활약에 한정되지 않는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토팡가와 같은 플레이어 매니지먼트/기획 운영 사무소도 마찬가지다. 영상을 업로드하는 회사도 그렇고, 후학 플레이어의 육성, 게임 자체의 개발, 게임센터 경영 등 그 사람의 특성에 걸맞는 활약의 장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플레이어로서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를 확대시켜 추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거나 그것을 위한 조직 운영에도 흥미가 있지만, 원래 플레이어로서 평가받아 프로가 됐지 않은가, 그래서 우선은 플레이어로서 오로지 승리를 거듭하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플레이와 플레이어를 영상에 포함해 격투게임에 흥미를 일으키고 사람을 늘려 격투게임 씬의 '분모'를 늘려간다. 이것이야말로 격투게임 업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격투게임의 재미를 알기쉽고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누구보다 우리 플레이어라는 자부심도 있다. 어떤 게임에도 그것을 개발한 메이커가 있다면 그들이 있어야 우리도 있는 셈인데 그럼 개발자 자신이 개발한 게임을 매력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가, 하면 이건 어려운 것이다.


우리 플레이어가 있어야 게임의 재미는 눈에 보이는 것이 된다. 더욱이 우리는 개발측의 의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여기서 전에도 말했던 '레고'의 개념에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캐릭터의 기술 하나하나 블록의 형태를 결정하는것은 개발자지만 그것을 조합해 움직이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 플레이어다.


개발자가 상상하지 못했던 플레이를 발굴해 '설마 이런 싸움방법이 있을줄이야' 라고 놀랠킬 수도 있다. 그 놀라움은 '이 블록을 만들면 플레이어는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는 것일까?' 라는 개발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형태의 블록이 탄생한다.


게임 메이커는 우리에게 있어서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힘을 모아야하는 존재다. 다만 우리들은 그들이 만든 게임을 그들의 생각대로 플레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어가 그 게임의 재미를 표현해야 격투게임도 진화한다.


우리 플레이어밖에 모르는 매력이 격투게임에 아직도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누구보다도 승리를 쌓아감으로써 그 일을 완수할 생각이었다.


- 무언가 부셔져버린 쫄깃쫄깃한 대전

플레이어로서 누구보다도 승리를 바라고 있는 나 자신. 그것을 증명해 온 자신을 프로라고 자칭한다면 어쨋든 승리를 쌓아 올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 승리야말로 프로게이머의 존재의 의미이다. 


그런데 프로에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강인함에 확신을 갖지 못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에는 전조가 있었고 어느순간 결정적인 것이 되어 모습을 나타냈다. 


난 프로데뷔 이후에 일정한 결과를 남겼다. 게임에 들이는 시간이 늘었고 많은 대회에 출전해 우승횟수를 순조롭게 늘려갔다. 그러나 그뒤에 어떤 막다른 골목을 느끼고 있었다. 


격투게임 커뮤니티가 확대됨에 따라 일반인도 수준급이다. 플레이어들의 절대 수준은 내 대학 시절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다. 


그결과 나는 이전처럼 이길 수 없게 되어있었다. 특히 진짜 강자들이 모이는 화려한 대회가 되면 중요한 선수들이 쉽게 떨어지는 것을 보게되었다.


처음에 나는 그 사실에서 눈을 돌리려고 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 온 것이 통용되지 않는다' 라는 것은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난 아직 괜찮아, 아직 가능해’ 그렇게 속이고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속임수는 언제까지나 계속 되지않는다. 2013년 연말, 마침내 뼈아픈 패배를 당하는 날이 온 것이다. 그것은 '토팡가 리그' 에서 A리그가 상위 B리그가 하위였었고 나는 B리그로 시작했다. 


싸워 이기지 않으면 A팀에 올라 갈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거기서 나고야 출신의 프로게이머 '모모치' 선수와 '스파4'로 대전했다. 이건 내가 보기에 질리가 없는 경기였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연습했고 실력이 제대로 결과에 반영되는 10선 룰이였다. 


그만큼 만에하나 진다면 변명을 댈수가 없다. 시합이 시작되자 나는 초반부터 순조롭게 승리를 거듭해 6대1 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예정대로 여기까지는 낙승 페이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모치 선수에 '켄'에게 대역전을 당했다.


격투게임 플레이어로서의 경험상 10선 룰에서 6:1 차이가 나면 거의 승패는 결정되었다고 봐도 좋다. 리드하고 있는 측은 게임에서 한번 져도 이길수 있으므로 심리적 우위도 있고, 만약 대역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리드하고 있던 측이 '해야 할 일이 되고있지 않은때’ 이다.


- 자신의 생각이 얕음을 깨닫는다

할 일이 안되어 있는게 무슨말인가. 내가 시합전에 시도한 대책은 간단히 말해서 다음과 같다. 켄이라고 하는 캐릭터는 이런 기술을 이런 국면에서 계속하기 때문에 그러면 나는 고우키를 이렇게 움직이자.. 이런 카운터 기술을 계속 할 것같다. 켄의 발공격을 가드한 후에는 고우키가 앉아서 카운터를 노리자.


골똘히 대책을 생각하고 다른선수에게 스파링 상대가 되어 달라고도 부탁했다. 완벽하게 반복연습도 했다. 이만큼 준비해두면 켄의 움직임에는 모두 대처할 수 있을것이다. 공부에 비유하자면 나는 공식을 완벽하게 마스터했고 만족했다. 


이것으로 켄이 출제하는 문제는 모두 풀 수 있다고 생각해 안심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이었고 학교 시험과는 다르다. 게임에는 항상 대전상대가, 즉 그 캐릭터를 움직이는 '인간'이 있다. 내가 싸워야 할 것은 캐릭터 뒤에있는 인간이다. 


살아있는 인간을 상대로 공식으로는 언제까지나 이길 수 있을까. 나는 그 지점을 잘못짚었다. 공식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조차 머리에 없으니 공식이 안통했을때의 대책은 준비하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오면 이렇게 돌려준다. 그러면 켄에게 데미지를 줄수있다' 


나의 대책은 거기서 끝이였다. 하지만 모모치 선수가 거기까지 내다보고 있었고 다음 전개를 준비해왔다면? 내 기술을 모두 받아쳐낸다면? 내게는 속수무책이다. 켄의 기술 A에 대한 반격기술 B를 이쪽이 내밀었더니 모모치선수는 반격기술 C도 준비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C를 받아칠수 있는 D가 없었다.


내 플레이는 얄팍했다. 쫄깃한 싸움의 중반, 열세가 분명해지고 나는 같은 기술을 단지 허공에 휘두를뿐 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었다. '다운을 시키고 일어날때 공격 (한마디로 셋업) 만 하면 이길 수 있다. 다운을 시키기만 한다면...' 이라고 거침없이 밀어붙히다가 모모치 선수에게 되려 당했다. 


프로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의 무모함이었다. 모모치 선수는 고우키 뒤에 있는 나라는 ‘인간’ 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 강하지만 보잘것 없는 탈출

내가 싸우는 방법은 말하자면 하나의 절대적인 승리 패턴을 짜내, 그것을 밀고나가는것이다. 과거의 나는 이방식으로 승수를 쌓아왔다. 그만큼 강력한 공식이었던 셈으로 대다수의 플레이어 생대라면 이 전법으로 우선 압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의 싸움 방식에 대응해 오는 플레이어가 나타난 것이다. 그 한 사람이 바로 모모치 선수였던 것이다. 대책을 세워두곤 교만했단 것이다. 나의 무적 공식에 대응할 수 있는 녀석은 거의 없었으니까. 그리고 강력한 공식만 내세우던 내 플레이는 '때로는 강하지만, 재미없지' 라는 평을 듣게됐다.


한편으로 나와는 대조적인 플레이어로서 거론되는 것이 모모치 선수나 우메하라 다이고 선수라고 하는 플레이어는 어떨까, 유연한 발상에서 나오는 플레이 스타일로 대회장을 들끓게 하며 때로는 애드리브도 마다하지 않는다.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플레이도 심심찮게 펼쳐진다. 난 맞지 않으면 모르는 타입의 전형이라고 생각하기에 ‘네가 이기는 한 그방식을 고수하라, 잘되고 있으니 더이상 개선할 필요가 없다’ 현상 유지로 괜찮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막상 자신의 방식이 통하지 않으면 혼란스럽고 허둥대는 것이다. 장점은 그대로 단점이 되기도한다. 눈앞의 일에 몰두하는 것이 내 장점이라면, 너무 몰입해서 중요한 것을 간과하지 않았는지 신경 썼어야 했다.


과연 A라는 기술에는 B라는 기술로 돌려주면 유효다. 그렇게 발견하면 언제까지고 다른것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연습하지만 그 B라는 기술에 대책 기술이 있다고 생각이 닿지 못했다. 대학도 도쿄대에 간다고 결정하면 맹렬하게 공격하지만


그럼 도쿄대에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무서울정도로 일치한다. 하지만 그런내가 세계대회에서 우승횟수를 자랑하고 있는 것에도 알수 있듯이, 모모치 선수같은 싸움을 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내가 알기로는 세계에서도 아직 세 사람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플레이어가 늘어날 것은 틀림없다. 프로로서 , 그리고 누구보다도 승리에 집착하는 나로서는 아직 보지 못한 라이벌들의 진화를 가만히 보고 있을수는 없다. 이대로는 머지않아 이길수 없게된다. 계속 살아남으려면 내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거기까지는 알았다, 하지만 어떻게? 



- 재미와 힘의 관계

결론부터 쓰자. 전술한 나의 플레이의 '지루함'은 '생각의 얕음'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모모치 선수의 힘은 나보다 폭이 넓었다. 그리고 그의 경기에는 특유의 재미가 있어 보는 이를 흥분시킨다. 당연히 그런 선수에게는 팬도 생긴다.


나의 시합에 대해 자주 코멘트되는 '지루하다' '강한것은 알지만 재미없다' 라는 의견에 대해서 나는 전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강하다는 것만 인정하고 싶다. 승패의 세계에서 이겼는데, 재미없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으로 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를들어 축구에도 나 같은 팀이 있다고 치면 수비를 딱딱하게 굳혀 반석같은 포메이션으로 1점을 선취하고 도망치고 막고만 있는, 그것도 승리만 생각한다면 훌륭한 방법이지만 평가는 '뭐 강하지만 좋아하지 않는다' 같은 팀이다.


반대로 이론무시, 실수로 인한 실점도 있지만 보는 사람 모두를 익사이팅하게 하는 팀이 있다. 그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드라마가 생겨나기도 한다. 양극단이다. 이전의 나는 그들이 말하는 '재미있는' 싸움 방법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 그거 쓸데 없는 짓 하는거 아니에요? 더 편한 싸움 방법이 있을거에요, 그러다가 내가 이길텐데, 그러면 되죠?” 이기는 것이 꽃이다. 요컨대 내 안에서는 '재미있는 싸움법'과 '강한 싸움법'이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나의 실수는 거기에 있었다. 따지고 보면 그때까지 나에게 있어서 싸움이란 '단순한 작업의 처리' 였다. 이 국면에서는 이런 기술을 계속 구사한다. 상대의 이 기술에는 이렇게 돌려준다. 그것을 위한 기술을 확실하게 펼칠 수 있도록 세밀하고 빠른 조작을 완벽하게 한다.


그러한 방대한 양의 '이기기 위한 공식' 을 쌓아 그리고 담담하게 실천해 나갈뿐. 마치 기계와 같다. 공식에서 벗어난 것은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 '낭비'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이 전투방식은 그러나 궁극적으로 어느정도 효과를 거두었다. 


특히 게임을 시작한뒤 80점 수준에 도달하는 속도는 누구보다 빨랐을 것이다. 공식이란 애당초 문제를 편하게, 빨리 풀기 위한 것이므로 숙달이 빠른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나는 공식을 빠르게 도출하는 것에 특화되서 다른 것을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함정이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구멍으로 '공식이란 공부하면 누구나 몸에 익히는 것이다' 라는 것이다. 80점까지는 누구보다도 빨리 도달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른 플레이도 80점이 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방대한 승리를 위한 공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유일무이한 어드밴티지가 아니다. 오히려 내 플레이는 메뉴얼화 되기 쉽고 따라하려면 따라하기 쉽다. 적은 노력으로 효율적으로 성과를 거두는 목적이라면 내 방식은 베스트에 가깝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토키도식' 이라고 이름 붙여져 많은 사람에게 참고받고 있는 것은 기쁘지만 이것이라면 나는 반드시 다른 유저에게 따라잡힌다. 나의 강점은 유통기한이 있는 것이다. 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을 근원으로 삼지 않으면 이윽고 따라잡혀 이길 수 없게 되는 것인가. 그럼 따라할 수 없는게 뭐야?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 연습량, 그것도 하나의 대답이며 지금도 나의 강함의 근원인것은 틀림없다. 그 밖에도 있지 않은가? 거기에 생각이 이르는 것이다. 이론에서는 태어나지 않는, 그러니까 흉내내기 어려운 그 '재미있는 싸움법'이야말로 '강하다' 라고 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이론이란 다시 말하면 '당연'  당연한 노력을 하고 있는 동안은 당연한 플레이밖에 할수 없고 당연한 결과밖에 남길 수 없다. 실제로 나는 당연한 싸움 방법으로 도전해 재미있는 싸움 방법을 하는 사람에게 지고 있었다.



- 80점 앞을 노려라 

나는 남보다 많은 종류의 격투게임을 플레이하고 대회에서도 나름대로 결과를 내고있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어' 라고 불리곤 한다. 플레이할 기회가 많은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4'와 '킹 오브 파이터 13' 이지만 이둘에 구애받지 않고 격투게임이라면 무엇이든 플레이한다.


하나의 대회에서 5개 종목참가하여 5개의 타이틀을 획득한 적도 있다. 이렇게 쌓은 우승횟수, 이것은 나의 자랑이다. 그리고 이것을 지탱하고 있던 것이 이번에 나의 걸림돌이 된 ' 이기기 위한 공식' 이다. 연습을 아무래도 시간이 걸려버리는 격투게임 세계에서 여러게임에 임해 있다는 플레이어는 드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일단 이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할 수 있다. 한 게임에서 얻은 지식을 다른게임으로 응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킹오파13에서는 플레이어가 하지 않으면 내가 특기로 하고 있는 싸움 방법이 몇개있다. 


이것은 실은 스트리트 파이터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플레이 스타일이기도 하다. 예를들면 '일어나는 공격' 상대가 다운되고 일어날때 노리는 이 공격은, 잘 공격하는가 하면 승패를 단번에 결정지을 정도의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다.


킹오파 13 에서도 시험했는데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을 알았다. 또 전술을 세우기 위한 과정도 응용할 수 있었다. 스파4에서는 연구자적인 노력이 실력에 반영되는 게임이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캐릭터와 상대 캐릭터의 데이터를 조사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플레이를 하면 승률이 높아지는 것인지 전법을 구축한다.


나는 이 게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작업이 가져올 위력을 알고 있었다. 킹오파 13에는 이러한 것을 하는 플레이어가 적으므로 지식의 축적보다도 기본이 되는 동작의 속도와 정확도가 중요시 되는 게임성이라고 생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도입한 공략법은 그것들을 웃도는 효과를 올려 단기간내에 일본에서 탑 레벨이라고 할때까지 나는 강해질 수 있었다. 최단거리에서 이길 수 있는 법칙을 찾으면서 여러게임에서의 플레이를 횡단하고 있으면 상승효과도 있어서 이런 것을 할수있었다. 


80점에 도달할때까지의 속도에 연마가 필요하다. 내가 생각해도 효율적인 승리를 쌓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했을때, 반성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80점보다 위의 강도에는 공식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RPG게임은 전형적이다. 플레이를 시작한 직후에는 주인공 레벨은 점점 올라간다.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으로 확립되어 있다. 그러나 어느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후에는 성장 속도가 뚝 떨어진다. RPG외에도 어떤세계에서도 그렇지 않을까.


80점까지는 안정적으로 하면 잽싸게 갈수 있지만 85점, 90점까지 가려면 보통은 없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80점까지 걸린 몇배의 노력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그리고 본래 정말 강해지고 싶다면 80점을 8점으로 만드는 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비록 그로부터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공식이 통용되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라고 해도 말이다. 난 80점을 이상을 목표로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왔다고 생각한다. 3년에 걸쳐 100점을 받는것보다 최고속도로 80점을 받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중간이 없었다. 더욱이 내심 이렇게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 편이 승리 시합을 늘릴 수 있어서 즐겁지 않은가 라고. 내가 여러개의 격투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던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이것은 이것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가능한 한 많은 승리를 쌓아 올리기 위한 뛰어난 전략이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도달하는 것이 80점의 레벨인 한 언젠가는 다른 플레이어의 평균점이 올라가 따라잡히고, 이길 수 없게 되어가는 것은 필연이다. 이기기 위해 80점앞에 80점을 넘을 수 있는 스타일로. 내가 향해야할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 단맛을 얻은 (언금 I유저) 전  

***176페이지부터 180까지는 언금 유저에 대한 내용임
기록의 성격으로 지금 이책을 적고있어서 그냥 기재할까 하다가 갤내에선 언금이라 이부분은 삭제하겠음. 
대충 내용은, 프로데뷔이후 상대하기 힘들었던게 모모치였고 그다음이 언금. 
대회에서 빠른 페이즈전환과 빠른대책, 자신의 전술에 대한 대책에 대책을 바로 짜오는 모습으로 토키도 자신도 각성하는 기회가 됐음.

캐릭터대 캐릭터가 중요한것보다 캐릭터를 조종하고 있는 유저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는것에 대해 토키도가 깊게 생각하게됨






-



상대 캐릭터를 연구하는 것은 대전제, 게다가 상대 플레이어의 특성까지 파고들 필요가 있다. 그동안 내가 관심도 없었던 캐릭터 너머에 있는 인간.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확 바뀌게 됐다. 역시 수험과 게임은 달랐다. 


작업처리 능력만으로는 인간을 이길 수 없다. 격투게임은 인간과 인간의 승부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공식이 통용되는 전형적인 사고가 통하지 않는다. 더 복잡하고 더 예측할 수 없게된다. 머신으로는 이길 수 없는 세계다.


- 이기기위해서 최강캐릭터를 떠난다

싸우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게해서 목표는 하는 방향성도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 수 없었던 나는 발버둥쳤다. 처음에는 좋은 플레이를 한다는 사람의 영상을 보고 따라하려고 시도했지만 승률은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승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거기서 '좋은 플레이를 하는' 사람에게 직접 의견을 들으러 가기도 했다. 사실 모모치 선수에게 진 후에도, 나는 모모치선수에게 얘기를 듣고싶어서 찾아갔다. 


방금 진 상대가 ‘다시하자' 라고 연습을 신청한 것이다. 모모치 선수는 흔쾌히 응해 주었다. 모모치 선수는 나와 동갑으로 경력이 있는 실력자다. 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출전 횟수도, 대회에서의 대전 성적도 내가 위였다. 대회에서의 결과만 보면 나는 당연히 우위였다.


그렇지만 그 모모치전에서의 패배는 나에게 '토끼와 거북이라는 동화를 생각나게 했다. 나는 토끼고 모모치선수는 거북이였다. 학창시절 동급생에게 성적을 역전당해, 도쿄대에 재수했을때 반성했을텐데 또 그렇게 된것이다. 


연습대전 후에 모모치 선수는 이야기 해주었다. 모모치선수가 가르쳐 준 상세한 것은 다 쓸수없지만 그의 강함이 세세한 스킬의 부분에 의한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이전의 모모치 선수는 성능이 그렇게 좋지않은 캐릭으로 여겨지는 켄을 사용해 훌륭한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모모치 선수는 '그걸로 부족하다' 는 것이다. 강한 캐릭터를 사용해서 이겨도 재미없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강한 캐릭터라고만 해서 그것을 표현할 수 없다. 라고



아마 이런것 같다. 예를들면 프로야구의 노무라 감독이 약한팀을 강팀으로 끌어올리는 수완으로 알려져있다. 그사람이 만약 상위권인 요미우리를 이끌었더라면 그의 매력은 그렇게까지 발휘되지 못했을거다. 


힘이 부족한 팀에게 몸담고 있기 때문에 노무라 감독의 지혜와 경험이 한껏 발휘된 것이다. ‘속구를 못던지면 컨트롤로 승부해’ 같이.


격투게임 세계에서도 그렇다. 최강 캐릭터가 있으면서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는 플레이어가 있다. 그것은 게임의 설장상의 강한 캐릭터와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캐릭터와는 다른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만이 무기가 아니다.


역풍 속에 있어야 인간은 시행착오를 하게된다고, 모모치 선수는 그걸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확실히 그가 지금 자주 사용하고 있는 '켄'은 특별히 강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연마되는 것이 있다. 상대 캐릭터의 강하고 날카로운 공격을 묵직하게 받아들이면서 항상 기회를 엿보고 차분히 데미지를 주는것.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캐릭터이다. 이 캐릭터로 이기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해야한다. 나는 그것에 진 것이다. 승리에 집착하는 것은 중요하다. 거기는 플레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승리가 멀어져간다.


누구보다도 승리에 집착하는 나에게 이정도로 무겁게 와닿는 말은 없었다. 나는 확실히 생각이 짧았던 것이다. 무작정 승리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더이상 한계가 있었다. 


- 우메하라 다이고는 인간이 아니다. 라고 생각한 순간

우메하라 선수에게도 물어봤다. 2013년 말, '드림핵' 이라는 대회가 스웨덴에서 개최되었다. 매드캐츠 팀에서도 나, 마고, 우메하라 선수 3명이 참가했다. 편도 30시간의 긴 여행사이에 나는 우메하라씨에게 물어봤다. 


"모모치 선수에게 졌는데 어째서였을까요?" 라고 했더니 ”셋업 공격을 하는 식의 싸움방법으로 하던데, 나는 대전할때 뭔가 1개의 주축을 가지고 두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것도 캐릭터의 조합마다 각각 다른 축을 가져두는것이 중요해, 그렇지만 넌 모든 캐릭터를 상대로 '다운을 빼앗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인거지. 그렇게 싸우는 방법은 엉성해"


우메하라씨는 꿰뚫어보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이전부터 나의 플레이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었겠지만 우메씨는 생각은 있지만 곁에서 말하는 타입이 아니다. '지금 말해도 이해못하겠지' 라고 잠자코 있어 준 것이다.


드디어 내가 스스로에게 물을때가 되어서 겨우 입을 열어주었다. 참 선인같은 사람이다. 드림핵에서 귀국한 뒤에도 승률이 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나에게 우메하라 씨가 말을 걸었다. 다음 대회를 위해 연습할테니 잠시 게임을 같이하자는 것이다. 


우메하라씨에게도 의미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진검승부가 아닌 진검훈련이였다. 난 우메씨와 그곳에서 며칠간, 10선 형식으로 연습을 반복했다. 여기서 배운것이 나의 스타일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같은팀이기 때문에 우메하라씨와 10선 경기를 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이것은 좋은 기회라고 각오를 단단히하고 대전에 임했다. 하지만, 결과, 정말로 전혀 이길수 없는 것이다. 몇번을 해도 10대4 같은 대패하고 참패했다. 나는 대책에 착실히 준비했다. 진 시합의 영상을 재검토하고는 어디가 잘못된건지 체크했다.


그렇다면 이렇게하면.. 이라고 반성하고 나서 다음 시합으로 향하고 있었다. 보통 같으면 그래서 승률은 어느정도 개선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그때의 우메씨 상대로는 점점 더 졌다. 10:2가 되기도 했다.


나는 강캐 '고우키'를 쓰고 우메하라씨는 '류' . 나의 유리는 분명한데 우메씨의 류는 엄청 강했다.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잠깐만 이 차이는 도대체 뭐야?" "이사람 인간일까?"



- 레스토랑과 전자레인지

‘인간같지 않다’ 라는 것은 이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싸울때마다 강함이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냉정하게 생각한 결과, 또다시 억울한 이유를 짐작했다. 우메하라씨는 나를 계속 이기면서도 더좋은 전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대책을 진행시키고 있던 것이다.


게다가 진 나보다 더 많은 자원을 할애하면서까지. 나는 지금까지의 감각으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큰 차이로 이긴 상대에게 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저번에 이긴 전법 그대로 쓰면 되잖아 그래서 또 이길 수 있잖아'


하지만 우메하라씨는 한번 압승을 해도 방심하지 않고 더 강해지는 방법을 계속 모색하고 있었다. 진심을 낸 우메하라씨와 대치하고 나는 처음으로 이것이 우메하라씨의 강인함의 비밀인가 하고 생각했다. 


격투게임 팬에게 있어서 우메하라씨의 대단함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진짜 강함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이 있진 않을 것이다. 나도 그랬었다. 직접 플레이하지 않으면 모르는것이 많이있다. 큰 차이로 당한 상대가 다음날 더 강해져 나오는 것이다.


이 이상함, 무서움을 이해해 주실 수 있을까. 우메하라씨에 대해 자주 말하는 것은 '어떤 기술이 튀어나는지 모르겠다 / 보고 있는것만으로도 즐겁다 /우메하라씨의 경기는 지는 경기도 재미있다.' 우메하라씨에게서는 '나라면 절대 그러지 않겠다' 는 플레이가 튀어나온다.


게다가 그것이 승패를 가르는 것이다. 합리화와 효율에만 힘써온 나로썬 ‘이것도 소용없어 저것도 소용없어’ 라는 식으로 잘라온 방대한 선택지 속에서 우메하라씨는 다이아몬드를 찾아낸다.


젊었을때부터 주목받을때까지의 긴 시간동안 누구에게 보이는 것도 없고 누구의 눈도 신경쓰지 않고 스스로의 플레이와 마주해 계속 갈아온것이다. 칼날이 달라야 마땅하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게임에 소비해 왔는지 상상하면 허탈하기까지 하다. 어떤 사람에게 이런말을 들은 적도 있다. '우메하라씨는 레스토랑이고 나는 전자레인지' 바로앞에 돼지고기, 감자와 양파가 놓여있다. 누구나 감이 온다. 이건 카레인가..


그래서 아니나 다를까 카레를 내는것이 나다. 예상하고 있었으니 그것이 아무리 맛있는 카레라도 그렇게 놀라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고성능 고속 전자레인지이기 때문에 무서운 속도로 카레를 만든다. 너무 빨리 내놓으니까 놀라실 수도 있어. 


반면 우메하라씨는 그 보기에도 분명한 카레세트를 앞에 둔 상황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만들어 줄까?' 라고 사람으로 하여금 기대하게 만든다. 그리고 실제로 카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요리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맛있다.


이렇게되면 전자레인지 음식과 레스토랑의 음식, 어느쪽에 줄을 설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나와 우메하라씨의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은채 연습이 끝났다.



- 진화의 맹세

하지만 내게 남은것은 절망감이 아니었다. 세상에는 이렇게 압도적인 사람이 있구나. 뜻대로 이기지 못해 고민하던 나에게 있어서는 '같은 인간이 이렇게까지 강해질 수 있는것이다' 라고 하는 사실이 반대로 희망의 빛으로 보였다.


저기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릴까? 그런 생각은 머리를 스쳤지만 곧 새로운 기분으로 바뀌었다. 거기서부터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과거 자신의 스타일을 일단 버렸다. 지금까지의 '공식'에서 벗어난 기술을 휘둘렀다.


예전같으면 손을 대지 않았던 위험한 기술을 연발했다. 논리적이지도 스마트하지도 않은 억척스러운 플레이 속에서 새로운 스타일을 알아내려고했다. 하나하나는 작은 발견이었다. 그래도 쌓여갈수록 다른선수나 우메하라씨의 의도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옛날의 나는 이기려고만 한것같아, 이기고 싶은 나머지, 승리로 직결되는 선택지만을 찾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승리로 즉 연결되지않는 선택지 속에서도 강함의 이유는 숨어있는 것이라고 나는 배워갔다.


예를들어 파동권을 쓰는 행위. 리스크의 위협이 크지만 상대에게 가드시킬 수 있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더 이미지를 줄 수있고 게이지도 쌓인다. 상대를 화면 끝으로 몰아넣는 것도 가능하다. 


그 리턴은 외관상 매우 작기 때문에 거의 안쓰고 눈에 띄는 리스크의 크기로부터 파동권을 쓰는 행위는 지금까지 피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확실히 읽기가 빗나가 상대가 뛰고 있으면 뼈아픈 경고를 받지만 특히 장기전에 있어서 상대 움직임을 컨트롤 하는데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깨달았다.


새로운 문이 열린것 같았다. 그리고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있다. 2014년 2월 대회에서는 부끄럽지만 자신의 플레이가 '넓은 플레이'가 되고 있다고 느껴졌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승리를 원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다.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는 움직임이 아니라, 자신의 적극적인 수읽기를 시도해 시합을 만들어가는 대전 스타일. 이러한 경기는 보는 측에서도 플레이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으므로 감정이입되서 재미있다.


게다가 그때까지는 싸움에 맞지 않는다고 존재를 무시해 온 고우키의 울트라 콤보도 가지고 임했다. 이 기술은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으면 매우 강력하지만 조작 난이도가 높아 실전에서 매우 다루기 어렵다는 특징을 지닌다.


내가 알기로는 당시에 고우키를 사용하는 다른 플레이어중에서 이 기술을 실전 투입하고 있는 사람은 전무했다. 승패 이외의 가치관으로 자신의 플레이를 평가할 수 있게 된것도 이때가 처음이다.


2014년 4월에는 우메하라씨와 대결할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다. 신작발표를 앞두고 현행 버전에서의 스트리트 파이터로 시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그 결승전에서 나는 우메하라씨를 5:2로 이길 수 있었다. 우메하라씨에겐 난 완전한 챌린저, 그 덕분에 스스럼없이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게 만약 10선이였으면 우메하라씨에 역전을 허용했을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우메하라씨를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스코어가 아니라 그 내용이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되는 드라마틱한 전개.


굉장히 재미있었다. 나의 지금까지 대전중에서도 내용이 가장 재미있는 시합이었을 것이라고 자랑스러울 정도로 단연코 생각한다. 내용따윈 중요치않고 이기고만 싶어하는 내가 '내용'이라고 말하고 있어? 맞다. 나는 변한것 같았다.


플레이를 하는 나부터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이 감각은 오래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다. 게임은 이렇게 즐거운 것이었나. 이기는 것만을 추구하는 과정속에서 어느새 잊고 있었던 기분이었다. 이기는데 너무 집중하고 열정은 승리에만 집중하다보니 나는 즐길 줄 몰랐다.


그리고 즐기는자는 열정으로 싸우던 모모치와 우메하라씨에게 졌다.아마도 그들은 즐겁게 해주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반면 난 이기려고만 했어. 그래서 이길 수 없게 되어갔다. 하지만 나에게도 짚이는 것은 있었다.


그래그래, 즐거울때가 가장 성장했지, 공부도, 게임도, 연구도, 나는 즐거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변모한 것이다. 투쟁심은 조금도 움츠려들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이기기 위해 새로운 자신을 찾기로 한것이다.


'이기고 싶어하는' 나는 역시 이기기 위해서 존경할만한 라이벌, 그리고 동료들로부터 배운 냉정,침착, 합리일변도의 '토키도'라고 하는 격투게임 플레이어에게 이론에서 벗어난 '무엇을 해올지 모르는' 무서움이 깃든다면 얼마나 강해질까.


그렇게 해서 상대 플레이어에게 겁을 줬으면 좋겠다. 그렇게해서 게임팬들이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합리성과 효율을 갖춘 나였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이길수 없다는 것을 몸소 배울수 있었다. 열정과 투쟁심 그것들을 능가하는 것을 알게 된 나는 앞으로는 '스스로 즐거움' 또는 '매혹적인' 시합으로 세계 제일의 우승 횟수를 늘려갈 것을 맹세한다.




종장.  마지막은 좋은 사람만이 이길 수 있는 세계가 있다.

ㅡ계속 (이다음이 마지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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