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스케르초, 브피소3번. 티켓팅 후에 일에 치어 막 각잡고 예습은 안하고 갔어. 그래도 워낙 귀에 익은 곡들이라 예습부족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서 좋았다. 수성아트피아로 가는 길에 비가 좀 내렸음.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이렇게 빨리 한국에서 다시 짐머만을 볼수있게 됐다는게 참 신기했음. 역시 사람은 오래살고 봐야하나봄. 공연 시작되고 터벅터벅 당차게 걸어나오셔서 바로 쾅 하고 내리치셨는데 쇼팽이 아니라 브람스였음. 숨고르기도 없이 바로 1악장 들어가서 그런지, 프로그램 순서가 바뀐거에 마음이 못따라가서 그런지 1악장은 좀 버겁게 듣고 있다가 2악장에서 부터 몰입됐음. 참 아름다운 2악장. 2악장 부터는 잘 따라갔고 순식간에 1부가 끝난 느낌... 1부때는 이상하게 갤주 생각이 많이 났음. 갤주 브람스가 좀 많이 궁금해졌음.

그리고 2부. 브람스의 첫음과 쇼팽 스케르초의 첫음은 인상이 참 달랐음. 이런 건 늘 들어도 신기함. 같은 피아노에서 이렇게 다양한 음색을 끌어내는 연주자들... 스케르초는 뭐랄까... 음들이 가볍게 나와 떠도는 느낌. 듣기에 너무 편했어. 음반으로 들을때는 늘 복잡한 인상이 강했는데 그걸 되게 쉽게 풀어내며 연주하는 인상. 2번때 해프닝도 있었고 브람스 때와는 다르게 1번 2번 3번 4번 끝나갈수록 짐머만 연주자랑 거리가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어. 쇼팽이라서 더 그랬던걸까 싶네. 마지막이 너무 아쉬웠고 앵콜은 기대도 안하고 있지만 손이 터져라 박수 쳤는데 본인도 되게 기분이 좋아보이더니 앵콜을 연주해주시더라. 기대안하고 받은 선물이라 더 감사했음. 쇼팽- 이라 말하고 연주한 앵콜들은 진짜... ㅋㅋㅋ 왜 엄청 푹신한 소파에 푹 파묻혀 듣는 기분? 공연장에서는 앉아서 음악 듣고오는건데도 듣고 나면 엄청 에너지 소모되고 피곤하게 느껴지는데 어제 앵콜을 들을때는 정말 맘 편했다. 그리고 작년 정경화쌤이랑 갤주 듀오때도 느낀건데... 거장들 ㅡ,ㅡ 거장 선생님들 ㅋㅋ 의 그 여유로움이 참 좋음. 짐머만도 작년에는 리싸이틀이 아니다 보니 앵콜도 없고 표정도 어제보다는 좀 절제된, 오케의 일원같은 느낌이었는데 싸인받을때는 진짜 와 예술에 전당 너네가 진짜 잘못한거다, 이렇게 다정다감하신분 신경을 왜 건드린거냐 ㅋㅋㅋㅋ 싶었거든. 그때의 그 스윗한면이 어제 리싸이틀에서 잘 보였던것 같아. 짐머만도 이렇게 관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있구나! ㅋㅋ 를 느껴서 되게 신기하고 즐거웠음. 걍 뭐 늘 생각하는거지만 진짜 좋은 공연에는 별다르게 첨언할게 없더라. 걍 진짜 좋은 시간이었음. 물론 관크는 쩔었지만; 걍 관크는 잊으려구. 좋았어. 서울, 인천 공연가는 갤러들 소중한 시간 잘 즐겼음 좋겠다.


또 빠른 시일내에 다시 한국에 와주셨음 좋겠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