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27살이다. 원래 애니같은거는 관심도 없었고 덕질하는 사람들 보면 수용소라고 놀리기 일수였음. 일본어도 고딩때 배운 히라가나 가타가나랑 인삿말이 전부였을정도

올해는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운이 좋게 모 회사에 입사하였음. 요즘 취준해본사람들은 알거야. 취업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그런데 첫 사회생활은 녹록치 않더라고... 군대도 갔다왔고 알바도 해봤지만.. 내가 생각했던 일이랑은 넘  다르고 상사들한테 까이고 하다보니 나름 멘탈 단단하다고 생각했는데도 내 자신이 무너지더라고...

맨날 야근하고 퇴근해서도 쓰러져 자고 주말에는 하루죙일 잠만자고 월요일에 우울하게 출근하는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까 사람사는게 아닌거같더라고... 그래서 가족들과 지인들의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8월에 퇴사함.

그렇게 쉬면서 처음으로 내 시간이 생겼어. 그러던 와중에 접했던게 러브라이브 애니였어. 그때는 니코니코니같은거 나오는 씹덕애니라고만 생각했는데 애니를 보면서 뭔가 마음도 따뜻해지고, 항마력돋는 귀여운 장면들 나오면 아빠미소도 지어지고,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나가는 캐릭터들을 보니까 확 마음에 와닿았어. 그대로 애니랑 극장판 정주행했고 선샤인도 정주행했지. 럽라는 그냥 아이돌애니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선샤인은 자기들만의 반짝임을 찾아가는 스토리에다가 캐릭터들도 더 매력적이어서 여운이 더 오래간 것 같아. 선샤인은 마지막에 water blue new world할때 실제로 눈물흘렸다.

그렇게 점점 럽라시리즈에 빠져들었고 노래들도 들어보고 나마, 라이브 영상들도 챙겨보고 스쿠스타도 다운받아 해보면서 니지동도 접하게 되었지.. 그리고 이번에 퍼스트 라이브 하는걸 알게되고 뷰잉도 신촌으로 예매하고 대섬광 블레이드도 사서 갔음.

갔는데 내 자신에게 놀라웠던 것은 첫 뷰잉인데도 다른사람들 하는 콜들 다 따라하고 스쿠스타처럼 나오는 장면이랑 성우들이 떠드는거 6~70퍼는 알아듣겠더라고... 불과 3달전만 해도 히라가나 가타가나밖에 몰랐는뎈ㅋㅋ

더군다나 성우들이 열심히 노래하고 안무하고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첫 대규모 라이브인데 나보다 어린 애들이 얼마나 고생해서 연습했을까하며 안쓰러웠고(한국 걸그룹에는 느낄 수 없는 뭔가가 있더라)얼마나 자신의 캐릭터와 일을 사랑하고 있는지가 확 전달되더라고... 그러면서 내가 했던 회사생활도 돌아보게되고 뭔가 느끼는게 많았어. 주어진 내 자리에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반성도 됐고.

처음에 예매할때는 나같은 뉴비들이 가도 될까 하고 망설였지만 정말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4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음. 그리고 이렇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러브라이브와 니지동 그리고 뷰잉온 관객분들께 너무 고마웠어.

앞으로도 덕질 열심히 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