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보고 나서 스스로가 새빨간 거짓말쟁이로 느껴졌음.

항상 니지동을 좋아하고 응원한다고 말해왔지만

그렇게 말할때마다 마음속으로는 자기 자신을 속여온 게 아닐까

의무감이라는 게 참 무서워.

남에게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해 버리게 되거든.

진심으로 애정을 갖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

결국에는 나는 팬이고 좋아하는 게 맞다고 그저 자기세뇌만을 반복하게 되는 것.

이만큼이나 좋아한다고 마음 속에 큰 상자를 그려넣지만 실상 그 안에 든 건 부피를 부풀리기 위한 스티로폼이었을 지도 모르는 일임.

러브라이브 시리즈이니까, 모두 아껴줘야만 맞는 거니까,

그런 마음으로 니지동을 대했던 것 같음.

내가 응원했던 건 니지동 그 자체가 아니라, 러브라이브 시리즈라는 틀 안에서의 니지동이었던거지.

그래서 입만 살아가지고 좋아한다고는 잘도 말하면서

니코나마도, 여러가지 방송도, 가사라지도, 먼슬리 랭킹투표도

실은 정말로 관심이 있었다면 나중에라도 챙겼을 것들인데

좋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좋아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바쁘다는 핑계를 대면서 못 본 거라고 합리화하고

그냥 어물쩍 넘어가버린 것 같음.

퍼랖에 참가하게 된 것도 페스에 그렇게까지 돈을 쏟아부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 스쿠스타 이후로 니지동에 관심이 늘어서, 노래가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서였던 것도 있지만

단지 퍼스트, 처음이라는 것에 의미부여를 해서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었음.

2집도 사는 거 잊어버렸고 선행 기간도 지나버려서 스쿠스타 선행 하는 거 부랴부랴 갤에서 코드 주워서 넣었고.

지금 생각하면 오만했던 것 같다. 당신을 너무 좋아하고 응원하고 있어서 찾아왔어요가 아니라 단지 퍼스트라 중요할 것 같으니까 온 거니까.

이틀 동안 공연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고 알게 되었다.

다들 저런 매력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몰랐을까, 라는 첫 라이브의 충격.

지금껏 투표 성적으로 마음고생하는 건 하위권 멤버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에 못지않게 상위권이 느꼈을 부담감.

뮤즈나 아쿠아 못지않게 해 온 수많은 노력들.

관심이 없었기에 몰랐던 것들, 그리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눈치치재 못했을 것들

전부 이 자리에서 보여주고 말해줘서,

정말 진심으로 '좋아한다'라는 게 어떤 건지, 그걸 일깨워줘서 너무 고마웠어.

이제서야 정말로 좋아한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음.

이제부터는 의무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진심이 담긴 응원을 지금까지 못다 한 만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