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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문학상] 요시코와 다이아가 비오는 날 몰래 ㄷㄷㄷㄷ

다정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21 21: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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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정말로 싫다.

덥고 습한 날씨에 조금만 움직여도 온 몸은 끈적끈적 정신은 너덜너덜.

매 년 반복되는 날씨이지만 평생 익숙해지는 일은 없겠지.


쏴아아아-


그래도 여름의 비오는 날은 좋아한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로 뜨거워진 등굣길의 아스팔트가 비를 맞아 조금이라도 차갑게 식어준다면.

땀에 온 몸이 젖는 것 보다야 비바람에 옷이 젖는 것이 차라리 나았으니까.

그러기에 여름에 내리는 빗방울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늘 반가운 존재였다.


쏴아아아-


창밖의 빗소리를 들으며 들여다 본 피씨의 화면에는 기상예보가 한가득.

의미가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오늘 하루 몇 번이나 기상예보를 확인 한걸까 하고 생각하며 기상 예보를 다시한번 확인 해 본다.


[장마전선 남쪽지방 관통하며 북상 중, 강한 빗줄기 3일간 더 지속될 듯]


더위를 식혀 줄 빗줄기가 3일이나 더 지속된다니!

다시 고개를 돌려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던 머리의 경단이 이색적인 소녀 요시코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악이야



--------------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 마디.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느끼며 요시코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까 생각한 이유가 아니여도 분명 자신은 비오는 날을 좋아하는 편이였다.

비를 핑계로 마마의 눈치를 안보고 방구석에서 게임과 인터넷 방송도 잔뜩 할 수 있었고 비 오는 날에만 가능한 오컬트 지식을 탐구 하는 것 역시 흥미로웠다.

시원한 빗방울이 자신의 몸을 타고 흐르는 감촉 역시 즐기는 편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 이전과 달라진 것은 단 몇 가지 일 뿐.

고등학생이 되어 스쿨아이돌을 시작하고 아쿠아의 모두와 만나게 된 것.

여름이 되어 장마로 인해서 일주일 동안 방과 후의 연습이 중단된 것.

그리고, 그 사람과 나흘째 대화조차 나누지 못한 것.


움찔. 하고 마지막 생각을 하던 도중 요시코는 인상을 찌푸렸다.


만나지 못한다 해도 라인 정도는 할수 있을탠데


방과 후 심심했던 건 다들 비슷했는지 아쿠아의 단체 대화방은 장마 시작부터 시끄럽긴 했지만 요시코의 불만은 그 시점부터 한 사람을 향해 있었다.


평소에는 모든 일에 참견하고 사사건건 귀찮게 하는 주제에


3학년 선배이자 학생회장. 그리고 죽어도 자신을 요하네라 불러주지 않는 고지식 덩어리.


간단한 대화정도는 라인으로 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흥!


나흘 동안 말 한마디 없는 다이아의 프로필을 괜히 눌러보며 입을 삐쭉 내미는 요시코였다.


사실 다이아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치 않은 모습을 보이는것도 사실이지만 유명 가문의 장녀로써 마을의 장마 피해와 그 대책을 마련하는데 정신이 없겠지.

그럼에도 간단한 한마디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는건 자신의 어리광인걸까.

먼저 말을 걸어볼까 하고 생각도 했지만 멤버 모두가 다이아의 상황을 알고 굳이 먼저 말을 안걸고 있기도 하고 아무리 반말로 부른다지만 선배는 선배.

자신이 먼저 나서서 다이아에게 대화를 거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님을 요시코는 지난 이틀간 뼈저리게 이미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선배와의 자연스러운 대화법] 같은 시덥잖은 내용을 검색해 보기도 하던 요시코는 이윽고 생각하기를 포기한 채 침대에 멍하니 누워 있었다.

평소라면 즐겨했을 게임도, 인터넷 방송도. 이 몇일간은 재미가 없었다.


위이잉- 하고 요시코의 스마트폰이 울린 것은 그때였다.



--------------



아 요시코씨 일어나 계셨네요. 분명 낮잠이라도 주무실 줄 알았는데.


단순한 전화일 뿐인데 스마트폰에 찍힌 발신인의 이름을 본 순간부터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는다.

정말로 바보같아. 이러면 마치 만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사랑에 빠진 소녀랑 다를게 없잖아.

내가 다이아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있을 리가 없잖아.

오랜만에 하는 통화이고 다이아가 먼저 전화를 할꺼라곤 생각을 안했으니 심하게 놀랬을 뿐.


가슴의 두근거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목소리에 신중을 가한다.


요시코가 아니라 요하네. 사람을 너무 게으름뱅이로 생각하는거 아니야? 나름 열심히 세상의 지식을 탐구하고 있었다고!


지식의 탐구가 선배와의 대화법 같은 지식인 질문이였다는건 말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며


그보다 왜 전화한거야? 장마로 한창 바쁠탠데 괜찮은거야?


자신이 생각해도 훌륭하게 대화를 이어 나간다. 목소리가 들뜨진 않았겠지.


. 관련 이유로 시청에 잠시 들렀다가 현재는 상점가에 와 있습니다. 숨도 돌릴 겸 만날 수 있을까 해서요. 그랜마에서 케이크를 조금 샀는데 요시코 씨 집에 잠시 들러도 될까요?


?


장마철의 변덕스런 빗줄기가 요시코 방에라도 들이닥친 것일까.

직전까지의 무료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당황과 두근거림이 요시코를 삼키고 있었다.



--------------



실례합니다. 갑자기 방문해서 민폐를 끼치는건 아닌지.


..아니야. 심심하기도 했고 당황은 했지만 싫은건 아니니 들어와


그럼 감사히. 하지만 평소에 정리정돈을 생활화 하는게 좋아요 요시코씨.


...


침착하게 나왔다고는 생각하지만 역시 다이아의 눈썰미를 피할 수는 없었던걸까.

다이아의 방문 연락이 있고나서 5분 동안 어질러진 물건들의 정리정돈을 하느라 진땀을 뺐는데 마중을 하자마자 들켜버렸으니 조금은 창피한 기분이 들었다.


그보다 정말 뭐하러 온거야 솔직히 다이아가 놀러온다고 전화를 할 줄은 전혀 몰랐어


저도 쉴 때는 확실히 쉬는 편이에요. 최근엔 아쿠아의 모두와 이야기 조차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이 참에 조금이나마 휴식을 할까 해서요.


그 상대가 나인거야? 라는 말로는 묻지 못할 쑥스러운 궁금증을 간파한 것 처럼.


초콜릿 케이크를 보니 문득 요시코씨를 만나고 싶었어요라며 다이아는 살짝 미소지었다.


어째서 이 사람은 날 이상하게 만드는걸까.

아무리 요하네로써 행동해도 다이아의 눈은 계속해서 요시코를 바라본다.

처음에는 짜증나게 여겨졌던 참견들을 어느새 내가 바라고 있었다는걸 깨닳은 것 역시 최근의 일.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바라는 것, 숨기는 것 그 모두를 다이아는 전부 알고 있는 것 같아.



그렇다면 이 감정도



아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요시코씨 어머니도 돌아 오실태니 슬슬 가볼께요.


빗소리만 가득하던 지루한 시간과는 달리 다이아와의 오후 티타임은 빠르게 지나갔다.


바쁘면 어쩔 수 없겠지만 대화방에 가끔 한마디라도 해줘. 다른 멤버들도 분명 걱정하고 있을 거야.


이 아쉬움을 들키지 않도록.


케이크 고마워 정말 맛있었어. 다음에는 연습 때 보자


어른스럽게 감사함을 표하며 멋지게 마무리.


. 저도 너무 제 일에만 몰두한 나머지 미처 귀여운 후배를 외롭게 만들어 버린 것 같아요.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자주 연락할께요.하고.


다이아는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PC 화면에 눈길을 주며 떠나갔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부끄러운 감각.

위잉 거리는 휴대폰의 진동음과 초콜릿 케이크가 남긴 달콤 쌉쌀한 향만이 요시코에게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DIA: 장마가 끝나면 더 더워질꺼에요. 그때는 둘이서 시원한 곳으로 놀러라도 갈까요?]



쏴아아아-


지치지도 않는 빗소리를 들으며 메시지를 확인한다.

죽을만큼 부끄럽지만 이 사람이 먼저 놀린거니까. 이 정도의 어리광은 괜찮을 거야.


여름의 비오는 날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그래도 여름은 싫어하지 않는다.

둘만의 작은 약속이 생긴 소중한 계절 이니까.



[RE: 반드시, 약속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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