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 "10년동안 떨어짐이 싫다"

(실사화싫다X, 설정변경싫다X, 오리지널싫다X)

다른 문제들과 다르게 10년동안 떨어져있다가 재회한다는 실사판 스토리는 명확한 이유 없이 그냥 꺼려지는데, 그 이유를 한 번 생각해봄

결론은 "10년동안 헤어지는게 스트레스 받는다"임.

타카기는 이때까지 오랫동안 연재해오면서도 다른 흔한 만화들과 달리 특징을 하나 가지고 있음

독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상황이 거의 없다는 것.

나는 최근에야 타카기를 접했지만 정말 빠르게 급속도로 빠져들게 된 이유에 이것도 정말 큰 역할이었다고 느낌

달달, 풋풋, 설렘 등의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그걸 더 잘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 스트레스가 없는 스토리였단 말야

학원연애물에서 흔하게 나올 수 있는 질투, 오해, 갈등, 다툼, 제3인물 등 이런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가 거의 없음

원작 기준으론 그냥 없다고 해도 될 정도고, 전체적으론 거의 없다?정도. 스핀오프인 전카기는 진짜로 아예 없음.

그나마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찾아보면

1. 타카기의 기분 저조

엄마랑 싸워 기분이 안 좋아서 평소같지 못한 하루를 보낸 타카기

-> 그냥 그렇다는 사실만 나오고 신사에서 마주하며 바로 해결, 그 이유조차 니시카타와 함께 여름축제를 가고 싶어서 여행일정으로 엄마와 다툰 거였음. 타카기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고 잘 해주지 못해도 그걸 오해한다거나 하는 갈등 전혀 없었음. 오히려 그런 타카기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신경쓰는 니시카타가 설렘 포인트

2. 호죠 질투

호죠와 이야기하는 니시카타를 보고 질투심을 느끼는 타카기

-> 애초에 문제될 만한 얘기도 안 함/내용을 혼자 망상해서 질투하고 갈등이 생기는 뻔한 스토리: 니시카타 정도는 눈감고도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타카기에겐 그딴거 없음. 질투심은 느꼈지만 소소하게 니시카타에게 장난치며 그걸 풀어냈고 오히려 니시카타의 반응에 호감도가 더욱 오르는 기이하리도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이야기. 그냥 질투하는 타카기가 개귀여움

3. 여름 축제 - 원작

여름 축제에서 서로를 놓친 타카기와 니시카타/이사를 간다는 타카기

-> 마지막화를 위한 장치로 서로를 놓친다는 스트레스 상황이 설정됨, 원작에선 거의 유일하게 대놓고 스트레스를 주는 장면인듯. 하지만 독자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단서가 처음부터 계속 나옴.

'타카기에게 오늘 고백하자'는 니시카타의 결심. 문제가 생기더라도 고백하지 않을까, 고백한다면 무슨 문제가 있더라도 타카기가 매우 기뻐할 거란걸 독자들은 알기 때문에 이후에 나오는 문제 상황에도 니시카타 이븅신이 이번에도 어버버하는건 아니겠지 이정도 걱정만 하게 됨.

니시카타가 찾아놓은 불꽃놀이 스팟, 그걸 맞히는 대결하려다 마는 타카기. 타카기가 맞힐 수 있단 건 우리에게 당연한 사실이고, 지금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건 나중에 이걸 이용/언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함. 헤어져도 거기서 만나면 그만이야~

손을 놓치고 10페이지만에 바로 만남. 니시카타가 찾아놓은 바로 그 장소에서. 말이 10페이지지 한 두세호흡만에 바로 만나서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음. 오히려 타카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니사카타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쾌감. 그러고 바로 고백. 보고 있던 나 극락감

-> 이사 간다는 말. 처음 봤을 땐 굉장히 걱정되는 부분이었음. 니시카타가 고백도 차라리하지 말까 고민하는게 ㄹㅇ 스트레스. 근데 그런 고민 두페이지만에 끝나고 서로 떨어진 상황에 돌입. 고백 후 이사 문제는 고양이 얘기라는... 타카기의 장난이었단 그 무엇보다 타카기스러운 결론으로 마무리된 스트레스 상황(타카기 고인물이면 사실 보자마자 문장에 주어가 없는 걸 보고 예상했을 것 같음). 스트레스를 받긴 받았지만 니시카타가 타카기를 찾자마자 고백하도록 만들고, 그 상황을 마지막화인만큼 극적으로 연출하고자 한 의도가 들어있다고 생각함.

4. 여름 축제 - 애니

여름 축제에서 서로를 놓친 타카기와 니시카타

->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었지만, 키무라 나올 때부터 바로 키무라 찬양 준비 완료. 평소에도 눈치빠르게 행동해줬던 갓무라 센세이므로 이번에도 당연히 상황을 해결해줄 거라 예상함. 그렇게 키무라 덕분에 다시 만나고, 먼저 손을 잡는 니시카타!! 진짜 레전드화. 애초에 길지도, 깊지도 않았던 스트레스라 감동에 증발함

5. 문화제 - 애니

문화제 연극에서 타카기 공주의 상대인 왕자 역을 놓친 니시카타

-> 니시카타가 실패했지만(답답하긴함) 그걸 맡은게 또 갓무라... 딴놈도 아니고 키무라면 괜찮음ㅋㅋ. 문화제 연극하는데 우리의 갓무라가 또 한 건. 원래 같았으면 못 봤을 매우매우 설레하는 타카기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타카기를 안고 사랑같은 이야기를 꺼내는 니시카타. 거기에 우리가 만난 봄날까지... 그냥 완벽한 한 편.

6. 극장판

고양이 뺏김

-> 극장판이라 만화, 애니보다 긴 시간동안 하나의 스토리를 풀어나가야 하니 스트레스 상황이 어느 정도 나올 걸 예상함. 고양이 뺏기고 스트레스 받긴 한데 타카기도 우는 희귀 장면 보는 거로 치유.

이렇게 생각 나는 것들을 최대한 적어봤는데도 원작, 애니, 극장판 다 합쳐서 이거밖에 없음

특히 원작엔 거의 없고, 오리지널 스토리일수록 조금씩 더 많아지는 편

진짜 진정한 의미의 순애 100%물

이러한 기반을 전부 뒤집고,

둘이 헤어졌다!

금방 만나지도 못하고 10년동안 떨어져있었다!

굉장한 스트레스 상황, 10년동안 해결되지도 못함...

이런 사실을 마주하는 게 기존의 스트레스 청정구역인 타카기를 보던 우리에게 거부감이 느껴지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