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MU&I에 대해 설명

지금으로부터 22년전인 2002년에 발매되어 서울 코믹월드에서 판매되었던 극 초창기의 국산 동인 게임

제작자는 게임라인과 게이머즈에서 활동한 것으로 유명한 작가 쥰쥰이었음

최근 이 게임은 로스트 미디어 마이너 갤러리(로미갤)에서 발굴되었으며 현재 배포중임. 궁금하면 해당 갤러리 가서 개념글 볼것

회장에서 코스프레를 통해 홍보하는 등 상당히 의욕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나 낮은 퀄리티, 소스 도용 등의 문제로 인해 흑역사화 됨

개발자 쥰쥰은 이 게임으로 까인 이후 인터넷상에서 종적을 감췄다고 함

물론 이 작품은 20년 전에 만들어진 미숙한 시대의 산물일 것이므로 아직까지도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이 이러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음

하지만 이 작품은 퀄리티가 당시 기준으로 봐도 엉망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까임의 대상이었다

누군가 본 작품을 '동인 게임의 최저점을 보여주며 밑바닥을 깔아준 소중한 작품'이라고 돌려깠을 정도

그럼 도대체 이게 뭐길래 그런 소리까지 나왔을지 한번 보도록 하자

아무튼 설치를 하려면 LIMITED 버전과 오리지널 버전 2가지가 있다. 두 버전이 뭔 차이인지는 모르겠음

그리고 둘 다 눌러봤자 설치가 안된다. 그냥 폴더 들어가서 직접 SETUP 실행해서 설치해야 함

아마 지금 OS랑은 안 맞는거겠지... 인스톨러를 뭘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창의 이름이 login이다. 뭘 로그인하는데?

인스톨을 하면 딸피들에게는 정겨운 인스톨실드 화면이 등장한다

게임 메인 화면

의외로 오프닝에선 보컬곡이 나온다. 하지만 음질이 너무 나빠서 솔직히 가사가 뭔지 전혀 안 들린다

애초에 녹음 상태가 안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런 건 용량 아끼지 말았어야지...

시작하면 뜬금없이 매도를 듣는다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스페이스를 눌렀더니 안 넘어간다

이게 도대체 뭐지 싶어서 스페이스를 한번 더 눌러보니 깨달았다. 스페이스는 대화창 숨기는 키였다는 것을

VNAP으로 만든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데 그냥 VNAP 자체가 원래 이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부모는 자식 내버려두고 유럽 여행 갔다고 한다. 뭐 부모가 이러냐

일단 시작부터 낮에 전등을 켜두고 있는 중대한 전력낭비를 하고 있는건 넘어가자

어차피 이 배경도 어디서 도용해온거다

그러더니 갑자기 메타 발언을 한다. 시작부터 메타 발언이 나오는 부분이 여간 기합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런 메타 발언은... 개그물에서 가끔 한 마디씩 툭 던지면 웃기기야 할텐데

이렇게 세계관에 몰입하는 걸 요구하는 작품에서 던지면 갑분싸밖에 안 된다. 대체 뭘 하고 싶었던 걸까?

그러다 베란다에서 바람이나 쐬려고 나간 주인공은 갑자기 집안으로 뭔가 떨어져 부딪힌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수수께끼의 히로인이 있었다

이제야 타이틀 화면이 나온다

'한여름의 천지개벽 편' 이라는건 이것 말고도 더 많은 작품이 나올 예정이었던 걸까?

뜬금없이 지구멸망 7일 전...

2002년도를 보면, 아직 에반게리온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있었던 때라 흔히 말하는 '세카이물'이 흥행하던 시기였다

스즈미야 하루히나 최종병기그녀도 이 시대쯤 나온 작품이었다는 걸 떠올리자

집에 떨어진 걔는 그냥 버려두고 밖으로 나왔다

내가 지어낸 게 아니라 진짜 지금 버려두고 밖으로 나온 거다

메타 발언... 그만 좀 하면 안 될까(제안)

주인공은 진짜로 이런 사건에 휘말리기 싫어서 그냥 밖에서 빈둥거리다 집에 돌아가보면 뭐 갔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근데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을 그냥 집에 두고 나온다고? 진짜로? 이게 상식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인가?

그러다 이웃 사는 눈나를 만난다

누나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니

병신 취급 당한다

참고로 보면 알겠지만 이 누나 이름은 케이다. 어떻게 봐도 한국 이름은 아니다. 혹시 배경이 한국이 아닌 걸까? 배경도 암만 봐도 솔직히 한국 주택가 같진 않고

아니면 한국이 맞고 설마 성이 오라서 성과 이름을 합치면 '오케이'가 되는걸까?

부모 얼굴을 한번 보고 싶다

그렇게 집 나와서 방황하다 공원에 도착했다

공원의 스케일이 참 거창하다. 광교호수공원 정도 되는 곳도 있으니까 납득은 할 수 있다

공원이 뭐 숲과 물이 있으면 공원이지 별건가

다만 개인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배경의 정자나 나무, 그리고 바닥에 쌓인 저 하얀 건 눈 아닌가?

배경엔 앙상한 나뭇가지도 보인다. 설마 화산이 터지거나 방사능 낙진이 쌓인 북두의 권 월드는 아닐 터이다

스크린샷으론 안 찍었지만 처음에 현재 날짜가 8월 12일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8월에 눈이라니? 혹시 여긴 남반구인가?

눈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사이 마빡이 부담스러운 여자아이가 나타난다

하지만 마빡보다 더 부담스러운 것은 이 크롭 실패의 흔적이다

이런 건 포토샵에서 Ctrl 누른 채로 레이어 썸네일 클릭해서 전체 선택 후 선택영역을 1~2픽셀 정도 줄이고 선택 반전 -> 삭제를 하면 깔끔하게 없앨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윤곽선이 깎이거나 사라졌다면 아웃라인 정도는 레이어 속성 혹은 오른클릭 후 다시 그어주면 된다

그걸 게을리해서 이렇게 눈에 띄게 색이 삐져나왔다는 것은 크나큰 비극이다

마빡이 넓은 여자아이와 대화 좀 나누다 집에 도착했아이에에에! 저 창문! 실제 창문에!!!

우주왜? 성운왜??

혹시 제작자는 밤하늘이라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걸까? 마치 맛있다라는 개념을 모르는 이세계 빡대가리 엘프들처럼?

아까 그 이상한 녀석은 아직도 집에 있다

본인 말에 의하면 주인공을 만나고 싶어서 여기 온 거라고 한다. 그 말에 여러모로 의문을 제기하는 주인공

그래

그러더니 갑자기 지구멸망

여기서 선택지가 주어지는데 그런 무서운 이야기나 듣고 책임지기 싫어서 한번 런해봤다

???

???????????

왜????

천사면 뭔가 천사다운 능력을 써서 주인공을 쫓아오던가, 주인공이 런쳤으면 뭐 다른 사람을 구하는 건 안 되는 일일까? 왜??

제작자의 오너캐가 갑자기 기어나와 게임을 끝내는 상황 자체도 어이가 없지만 여러모로 납득이 안되는 시츄에이션이다

다시 돌아와서 할수없이 한다고 했다. 옛 말에 이런 것을 옆구리 찔러 절 받기라고 했다

ㅗㅜㅑ

요약하면 천사의 구멍에 길고 단단한 걸 넣어야 세계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야겜 비슷한 거라는 뜻이군!

그 열쇠가 뭔지는 물론 안 알려준다

여기까지만 해도 나는 이 '열쇠' 라는게 어떤 비유적인 표현인 줄 알았다

물론 이걸 보는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급격히 몸 상태가 안 좋아지고, 뜬금없이 10시엔 자야 한다면서 그 자리에 퍼져 잔다

다들 알겠지만 시간은 국가마다 다르다. 10시라는 건 어떤 시간대를 기준으로 10시인 걸까?

한국이 10시, 즉 22시라고 치면 태평양표준시로는 6시다. 그럼 미 서부에 사는 천사는 밤 꼴딱 새고 6시에 잔다는 걸까?

아니면 천사들도 의외로 인간이 만든 시간과 날짜의 표준을 따르는 걸까? 그렇다면 조선시대에는 해시가 되면 잤던 걸까?

어쨌건 가까스로 자기 이름까지만 말하고 진짜로 퍼 잔다

잠든 천사를 방으로 옮기는데...

스샷만으론 알 수 없지만 이 씬에서 굉장히 거슬리는 효과음이 반복해서 재생된다

그나저나 어떻게 자는 자세 그대로 옷만 벗긴 걸까? 옛말에 천의무봉이라고 했는데 뮤가 입은 옷에 뭔가 단추나 지퍼가 있지도 않은 것 같다

사실 그보다는 저 자물쇠가 옷에 붙어있는 구조가 아니었다는 것이 더 놀랍다

참고 넘어가면 하루가 지나서 이제 멸망 6일 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