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되지만,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

나는 테일즈위버에 후자라고 생각하는 쪽이고

클팟 외 여러팟들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분위기 느껴보면

대다수 유저들이 현재 테일즈위버는 정말 위기가 왔다고 말하고 있음.

여러 문제가 있다지만 한 줄로 축약하면, 템 값과 괴 값의 동반 하락임.

이런 문제야 어느 게임이든 일어나는 일이고 테일즈위버도 시기마다 오던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굉장히 심하기 때문에 대다수 유저들이 남다른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문제 발생의 진원지는 어디서부터였을까?

우선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라고 하기 전에

템값과 괴값 하락이 왜 문제가 되는지부터 알아야한다.

템값/괴값 하락이 왜 문제인가.

혹자는 템 싸지면 좋은거 아니냐고 할 수 있다. 직관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강해지기 쉬우니까.

근데 강해져서 목표하던 컨텐츠에 도달했을 때 먹는 아이템의 가치가 '똥값'이라는걸 알아차렸을때 문제가 된다.

그게 지금 현재 테일즈위버임. 저번주까지는 파편 1개먹으면 부스트값을 벌수 있었는데 이번주는 파편 1개로는 부스트값도 못번다.

들인 인풋에 비해 나오는 아웃풋이 초라하면 이게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을까?

그럼 괴값 하락은 왜 문제일까? 쌀먹 유저도 아닌데.

이건 게임 전체적인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상식적으로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게임은 게임 내 재화의 가치도 낮아지기 마련임

쌀먹 유저가 아니라도 현금으로 환산한 내 아이템의 가치가 실시간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을 사람이 있을까?

빨리 팔아서 이거라도 건져야겠다는 조바심, 위기의식, 압박감, 삭막함, 염세주의 이런 부정적인 기운이 게임 전체를 지배하게 됨

게임 자체가 그냥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하는거지

템값은 왜 떨어질까

자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왜 템값과 괴값은 동반 하락중일까? 먼저 템값 하락부터 살펴보면

우선 템값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컨텐츠의 수명이 다했기 때문이라고 봄.

어비스와 신조, 머큐리얼 등 메인 컨텐츠의 구성을 잘 살펴보면 아주 단순함.

그냥 강해져서 더 가치있는 보상을 딴다. 이게 끝임.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는 사람들은 많을테고, 가치있는 아이템들의 공급은 늘어나게 될 것임.

여기서 만약에 이 컨텐츠 자체가 주는 재미나 성취감이 커서

가치있는 아이템들의 수요가 꾸준하다면 가격 방어가 될테지만

아까 말했듯 컨텐츠가 단순 채굴 시스템과 다를게 없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는 끓는점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봄.

어쨌든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는 유저는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컨텐츠에 도전하는 파티들도 그만큼 많아지면서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오게 됨.

결국 템값 하락이 가속화하고,

이런 상황에서 상위 컨텐으로 가려는 동기부여는 더욱 낮아질거임.

이는 또 고급 아이템들의 가치 하락을 야기하고, 악순환의 반복이 시작됨.

무지성 이벤트

여기서 운영진이 유저들에게 일종의 박탈감과 아이템 자산가치를 스스로 훼손시키는 일을 하는데

한전이벤트와 에밀뮈에와 같은 이벤트임.

취지는 좋으나, 이벤트의 빈틈을 찾은 소수의 사람들이 찍어내는 고부가가치 아이템들이 너무 시장에 많이 쏟아지면서

아이템 시세 하락을 부추겼음. 이는 또 상위컨텐 의욕 저하로 이어짐.

운영진이 자기들 딴에는 고객들의 아이템 자산가치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말 그랬다면 이벤트에서 풀리는 고부가가치 아이템들은 적어도 거래불가로 냈어야함.

근데 이번 이벤트도 이전 이벤트를 답습하기에 급급했고, 역사는 반복됐음.

괴값 하락 : 고정 수입처로의 쏠림 현상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저/중/고스펙 유저 할 거없이

대부분 유저들은 안정적인 고정 수입처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음.

상위컨텐 가봤자 거기서 레어먹기도 힘들고, 레어 먹어도 얼마 하지도 않는거. 그 시간에 국밥같이 든든한 고정수익 컨텐을 돈다.

이런 마인드가 된거임.

고정 수입컨텐이 뭐냐? 이제는 뉴노멀이 된 다캐릭 머루. 더 나아가면 다계정 어밴던 등이 있음.

이런 미친 하락장 속에서도 npc는 눈하나 깜짝 하지 않고 한결같은 가격에 잔해를 사주고 최정석을 5억에 바꿔줌.

거기에 고정수입뿐만 아니라 가끔 파편을 떨궈주기도 하니, 돈 벌기에 이거만큼 좋은게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님.

이는 곧 시드가 굉장히 많이 풀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고 바로 괴값 하락으로 이어짐.

정상적인 경제 체제라면,

괴값 하락 - 괴 수요 상승 - 아이템 수요 상승 - 아이템 가격 상승 이라는 순서로 가야하는데,

지금은 괴값과 템값이 수직하락하고 있음. 원인은 앞서 언급한 현 컨텐츠 특성의 한계 때문으로 다시 연결됨.

뭘 해야되냐

자 그럼 해결방안이 뭘까?

시드 공급과 괴값 하락의 속도를 막기 위해 머루 잔해를 삭제한다?

이게 솔직히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겠다만

이런 반(反) 유저 정책은 진짜 겜 망하는 길로 가는거라고 봄.

다캐릭은 결국 운영진이 마련한 현 게임 구조에서 유저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건데

다캐릭을 하지 못하게 하는건 결국 유저들에게 또 새로운 살길을 알아서 마련하라고 절벽에서 등떠미는 꼴밖에 안됨.

우리가 집값이 오른다고해서 정부 정책이나 정부를 탓하지

집 사는사람을 욕하지는 않잖아?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경쟁형 컨텐츠가 하루빨리 나와야한다고 봄.

신조의 렐릭, 코어, 신조 성물, 비아누

단순 스펙업을 위한 시드소모 요소는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음

이렇게 스펙업을 해서 뭘 하냐? 라는 질문에 테일즈위버는 아직도 답을 못내리고 있음.

유저들간 경쟁심을 부추기는 컨텐츠별 랭킹 시스템이라던가

정말 어려운 미션을 주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주는 미션형 컨텐츠라던가

고스펙 전용 던전이라던가

공성, pvp같은 요소들을 활성화한다던가

rpg라면 응당 있어야하는 이런 컨텐츠들이 현 테일즈위버에는 없음.

(어비스 랭킹 시스템도 하반기에 다시 되살린다더니 아직까지 감감무소식..)

이런 컨텐츠들이 추가되면 스펙업의 의미가 생기고,

죽어버린 아이템과 괴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봄.

개인적으로는 12월에 추진하는 서버통합이 이런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추가하기 위한 전초 작업이었으면 하는 소망임.

아무쪼록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그냥 내가 하는 겜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 같아서 주저리 떠들어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