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떼고 포 떼고 해야 할 얘기 먼저 한다.

어제 내 기분 따라 꼬접 해서 미안하다.

상황에 대한 진상은 어떻게 된 건지 되짚어 볼 만한 수단이 기억 밖에는 없다.

후술 할 상황은 '진실을 밝히고 누구 하나 조지자'는 아님.

이는 나의 주관에 기반한 것이고 실제로는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데

내가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일 수도 있기 때문.

그저 내가 왜 꼬접하게 됐는지를 설명하기 위함임.

내가 나간 뒤에 레이드팟 안에서 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얘기가 오고 갔는지는 모름.

[ 상황 ]

칠흑 레이드 3 네임드 (루시 & 버디)

[ 내용 ]

1. 칠철 레이드 2호차 참여 도중 3네임드 딜 타이밍

나의 포지션은 루시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엄폐물이었음. (2명 자리 잡으면 꽉 참)

거기서 엄폐 자세로 딜을 하던 와중에 자꾸만 강제로 기상하게 됨

2. 이것이 지금껏 겪었던 상황, 가령 루시의 상모 돌리기를 맞거나

그 외 보스의 공격을 맞게 된 이유와는 달리 빈도가 높아 이상함을 느끼게 됨.

왜냐하면 40번에 가까운 레이드를 참여하면서 이렇게 많은 횟수는 전혀 경험해 본 바가 없었기 때문.

그래서 '내가 오늘 뭔가 잘못 수행하고 있는 건가?', '포지션을 잘못 잡아서 자꾸 쳐맞나?'하는 생각이 듦.

3. 그런데 옆에서 같이 엄폐한 상태로 딜을 넣던 게이가 자꾸만 내 쪽으로 일부러 엄폐를 잡아서

나를 강제 기상시키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음. 왜냐하면 상술한 것처럼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었기 때문.

이 시점에서 점차로 화가 나게 됨.

4. 그러다가 첫 번째 3넴 트라이는 터지게 됨. 여기서 분노가 격앙 되어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아 씨발", "아 좆같다 진짜", "나 좀 일으켜세우지 말아봐"라고 채팅을 입력함.

5. 두 번째 3넴 트라이, 같은 포지션을 잡았고 딜을 하던 와중에 다시금 강제 기상이 이루어짐.

그래서 신속하게 다시 엄폐를 눌러 자리를 잡으려 했으나 강제 기상 상황이 반복되어 죽고 소생하게 됨.

6. 임계점을 넘어버린 나는 그냥 속으로 '씨발'하고 나서 보스 한 가운데 자리 잡은 다음 고의 사망한 후

채팅으로 "아 시발 안 해", "내가 그만 일으키라고 했잖아", "고로시 하던지 말던지 맘대로 해라", "한 명 구하던지 해라"하고

꼬접해버림

7. 이러고 나서 '시발 좆같이 끝났네'하고는 칠철 끝날 시간에 맞춰 막고라든 고로시든 올라올 거 기다렸음

이때까지만 해도 너무 화가 나있어서 글 내용이 어떻든 간에 존나게 쏘아붙이고 말 생각이었음.

그런데 아무런 글도 올라오지 않고 나는 기다리다가 잠들어버림.

[ 상황 끝 ]

아침 먹고 느지막히 일어나서 오랜만에 한참 걸었다.

어제 사고랄지 해프닝이랄지, 아무튼 그거 땜에 뇌내망상 트리거 발동되는 바람에

혼자 인생 주마등 셀프 재생하고 생각 정리하고 보니 지금 글 쓰고 있다.

그러다가 든 생각 중에 하나가

'아 설마 내가 보스 딜 맞고 기상해서 급히 엄폐하던 와중에 옆에 있던 놈 밀어내서 얘도 정신 없이 엄폐하느냐고 나 밀었나?'였음.

그게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당혹스럽고 부끄러워졌다.

그러고 나니까 '하 시발 그냥 그 상황에서 물어나 볼 걸 그냥 씨발 꼬접을 해버렸네'라는 매우 짧은 결론을 도출하게 됨.

머장 하루에 두 번이나 잡고 정신 없었을 와중에 다시 충원하고 끝까지 끌고 가느라 두 배로 애썼을 머장에게 첫째로 미안하다.

각자의 하루 중에 즐거움을 위해 투자한 이 시간을 부정적으로 느끼게 한 점에 대해서 다른 참영 인원에게도 미안하다.

진상을 파악하지 않고 내 멋대로 행동해 버려서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였었을 것 같은 옆자리 게이에게도 미안하다.

"나 존나게 생각 많이하고 반성해서 이렇게 글 썼으니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길 바람"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너저분하게 글 늘어뜨리는 거 아니다.

내 인생, 내 문제에서 도망치다가 조진 순간 되풀이하기 싫어서 두서없이 밑도 끝도 없이 휘갈긴 거친 글임.

감성팔이 아님. 반박시 내 말이 맞음.

당사자들은 읽고 나서 할 말 있으면 남겨주길 바람.

다시 한 번 더 미안하다.

+ 이밖에 더 전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는데 따로 정리를 하지 않아 기록하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