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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동캐들의 이름의 유래에 대해 고찰해보기 ~홍마향 편

이동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31 20:27:25
조회 1688 추천 28 댓글 11
														

홍마향은 습작으로 만든 작품답게 신주 본인이 영향받은 작품들에서 큰 고민 없이 차용한 이름들이 많다. 이런 경향은 요요몽 때까지 이어지다가 영야초즈음 가서야 좀 더 캐릭터의 원전이나 설정과 연결짓는 방식으로 작명하는 쪽으로 바뀜.



루미아 ルーミア Rumia


첫 항목부터 이런 말하기는 좀 민망하지만 정확한 유래를 알 수가 없다. 다른 홍마향 캐릭터들처럼 다른 작품에서 그대로 따온 것일 가능성이 크지만 홍마향 발매 이전의 작품에서 정확히 ルーミア라는 철자를 지닌 캐릭터는 찾아지지 않는다.


일단 위키 등지에서 흔히 떠도는 ‘빛을 뜻하는 라틴어 lūmen 내지 거기서 유래한 luminous, luminance 등의 의미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홍마향의 테마 중 하나가 ‘역설(예를 들어 루미아의 경우 어둠의 요괴라는 쫌 쎄보이는 타이틀인데도 1면보스따리인 등)’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면 보스에 6면 보스에 대한 암시를 넣는 전통의 시초로서 흡혈귀 드라큘라의 원산지인 루마니아(ルーマニア=Roumania)에서 변형한 것이라는 게 더 정답에 가까운 것 같다. 삼월정 1권 초판에서 루미아의 영문 철자가 Lumia로 기재된 것을 ZUN이 직접 감수해서 Rumia로 정정했다는 점을 놓고 보아도 그렇다.



치르노 チルノ Cirno


시바타 마사히로의 만화 ‘사라이’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치르노(チルノ)’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외형도 판박이고[사진] 성격도 어느 정도 유사하다. ‘치르노’인 이유는 아마 냉기(chill) 내지는 어린아이(child)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홍 메이링 紅 美鈴 (ホン メイリン) Hong Meiring


메이링(美鈴, měilíng)은 일본 작품에서 중국인 여캐가 나오면 종종 보이던 이름이다. 실제로 많이 쓰이는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적당히 중국스럽고 발음이나 뜻이 예뻐서인지 씹덕물에선 중국 여캐 이름으로 자주 쓰이는 것 같다. 대충 메이메이, 밍밍, 팡팡 뭐 이런 이름들.


직접적인 유래는 후지키 린의 소설 ‘상하이 환야’의 등장인물 첸 메이링(貞美鈴)으로 생각된다. ‘상하이 환야’는 ‘탐정 스자쿠 주고’라는 추리소설 시리즈의 하나인데 ZUN이 홍마향 창작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ZUN은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요모츠히라사카 암야행로’에 나오는 ‘달시계’란 아이템을 사쿠야 테마곡의 제목으로 차용하기도 했다. ‘상하이 환야’를 여기서 읽어 볼 방법은 없으니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읽어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전반적인 몽환적인 분위기가 홍마향의 그것과 유사하다고 한다. 또 이 작품에 나오는 또 다른 등장인물 ‘리샹롄(李香莲)’은 땋은 머리, 밝은 성격의 쿵푸 수련자라는 캐릭터성 면에서 메이링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유래가 된 것으로 추측되는 메이링들은


#장제스의 영부인이자 정치인이었던 쑹메이링(宋美齡)


#슈팅게임 ‘트윙클 스타 스프라이츠’의 등장인물 ‘메이링 키사라기(美鈴キサラギ)’. 몽시공이 파쿠리한 그 게임 맞다.


#만화 ‘몽환신사’의 등장인물 ‘메이링(美鈴)’. 쏘면 움직인다! 그 대사 나온 만화 맞다.


#만화 ‘천공전사 별의 메이링(天空戦士 星のメイリン)’의 주인공 메이링. 작가 이름이 키바나 사쿠야(木花さくや)임. 이건 걍 우연의 일치 같긴 한데.



성인 紅의 경우 홍마향이라는 작품의 테마이기도 하고,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색깔이면서, 또 메이링의 의상이 홍위병(红卫兵)의 그것과 비슷하므로 홍위병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의견도 있지만, 또 위에서 말한 소설 ‘상하이 환야’에서 메이링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등장인물 ‘리샹롄’이 소속된 집단 ‘홍방(紅幇)’에서 따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소악마 小悪魔


ZUN 말 그대로 악마 중에 약해서 소악마, 라는 이름이고 그 자체는 그냥 일반명사지만


직접적인 유래는 추측되는 게 있다면 야마다 아키히로의 ‘홍색마술탐정단(紅色魔術探偵団)’이라는 만화의 등장인물인 ‘소악마’이다. 야마다 아키히로는 게임 ‘악마성 드라큘라 XX’, 소설 ‘십이국기’와 애니메이션 ‘라제폰’의 원화를 담당한 것으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로, ZUN이 좋아하는 작가로 거론한 적도 있는 작가이다.


해당 작품에서 소악마가 자신을 소개하며 ‘날개 달고 날아다니거나,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 정도의 마력을 갖고 있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서술은 동방에 쓰이는 ‘OO하는 정도의 능력’이라는 관용구의 유래로 추측되고 있기도 하다.




파츄리 널릿지 パチュリー・ノーレッジ Patchouli Knowledge


이름 자체는 치르노와 마찬가지로 만화 ‘사라이’의 등장인물 ‘파츄리 실(パチュリー・シール)’이 직접적인 유래로 보인다. 얘도 외모가 얼추 닮았고[앞쪽 보라머리] 작중 힐러 능력자인데 이것도 파츄리랑 비슷한 듯?


Patchouli는 민트과의 허브의 일종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재배된 풀이다. 주로 오일이나 향수로 가공해서 쓰이며, 흙 냄새랑 비슷한 진한 머스크향을 내는데 주로 탈취제나 공기청정제, 각성제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ZUN은 2006년에 쓴 블로그 글에서 서재에 파출리향을 피웠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쓴 적이 있다.


이 파출리가 또 절 냄새가 난다. 굳이 말하자면 오래된 사찰에서 흙과 곰팡내로 범벅된 향기, 아니 냄새. 당연하다. 대도서관은 지하에 있으니, 거의 볕이 들지 않고, 곰팡이 낀 책도 있을 것 같고, 묘한 의식도 치러질 테니 이상한 냄새가 날 거야…… 그런 느낌이 들기에 이 향은 파출리라고 불리는 것이다.


2006년, 動かない大図書館は寺院の香り


Patchouli라는 이름은 타밀어로 ‘녹색 잎’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표준어 사전에는 ‘파리’로 등재되어 있는데, 타밀어 발음까지는 모르겠지만 Patchouli라는 철자 자체는 프랑스어식으로 보이므로(찾아보니 나폴레옹1이 이집트 원정 때 이 식물을 유럽으로 들여왔다고 하니 이때 정착된 철자가 아닌가 싶다) ‘파리’가 더 알맞을 것이다.


성은 말 그대로 영어로 ‘지식’이란 뜻이며 파츄리의 이명인 ‘지식과 그늘의 소녀’와 연결된다. Know와 ledge로 나누어서 ‘앎(know)의 선반(ledge)=도서관’이라는 추측도 있음. Knowledge는 보통 가타카나로는 ノレッジ (노렛지) 정도로 쓰는데 굳이 장음을 넣어 ノーレッジ라고 쓴 건 이를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추측도 있다. 어쨌든 ノーレッジ라는 철자 자체는 파츄리 이름 말고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표기인 것은 확실하다. 그냥 잘못 읽은 걸지도 모르지만.



이자요이 사쿠야 十六夜 咲夜 Sakuya Izayoi


직접적인 유래는 아마 키쿠치 히데유키의 ‘마계도시 <신주쿠>’의 주인공 ‘이자요이 쿄야(十六夜京也)’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쿄야’라는 이름은 오늘(쿄)+밤(야)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 여기서 오늘 밤을 전날 밤(사쿠야 昨夜)으로 바꾸면 사쿠야의 이름이 된다.


이자요이는 열여섯 번째 밤에 뜨는 달을 의미한다. 주저한다, 망설인다는 뜻의 이사요우(いさよふ)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보름달(15일)보다 약간 늦게 뜨는 달이라고 해서 망설이는 달이라 부르던 것이 정착했다고 한다. 보름달은 완전함을 상징하는데 이자요이는 그 다음날의 달, 즉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처럼 흥하던 것이 쇠하는 시점을 뜻하니 대체로 불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사쿠야라는 이름과 합쳤을 경우 16일의 전날 밤의 달이 되어 보름달이 될 수 있게 된다.


이 이름의 장치가 무엇을 뜻하는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자요이 사쿠야라는 이름이 본명이 아닌 레밀리아가 지어준 것이라는 구문사기에서의 서술을 감안하면, 여기서 달로 비유되는 것은 물론 ‘영원히 붉은 어린 달’ 레밀리아 본인일 것이다. 즉 사쿠야는 (소화도 제대로 못 시켜서 피나 질질 흘리는) 미숙한 달인 레밀리아를, 시간을 다루는 능력으로 완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완전하고 소쇄한 종자’다, 식의 해석이 가능하다.


사쿠야는 맹월초에도 등장하는 꽃의 여신 코노하나노사쿠야히메(木花咲耶姫)의 이름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화 속에서 영원을 상징하는 언니 이와나가히메와 대비되어 삶의 유한함을 상징하는 여신이라는 점에서 시간을 다루는 사쿠야와 연결짓는 해석도 있다. 사쿠야 월인설을 다루는 2차 창작에서는 해묵은 소재 중 하나다.




레밀리아 스칼렛 レミリア・スカーレット Remilia Scarlet


앨리스 소프트의 RPG ‘투신도시 2’의 등장인물 ‘레미아(レミア)’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중에 등장하는 던전의 NPC 중 한 명인데 별명이 ‘영원히 잠자는 프린세스(永遠に眠るプリンセス)’인 걸 보면 사실상 확실하다. 투신도시 2는 ZUN이 두잔라디오에서 대학생 때 재밌게 한 19금 겜이라 언급하기도 했고 실제로 영이전 만들 때 이것저것 파쿠리하기도 한 전적이 있음…


이 밖에 흡혈귀 소설 ‘카르밀라(Carmilla)’나 ‘추상옥’에 등장하는 ‘미리아(ミリア)’가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참고로 투신도시 2는 2014년에 3DS로 전연령판으로 리메이크되었는데 여기서 추가된 캐릭 중에 ‘사쿠야’라는 캐릭터가 있다. 의도한 게 아니라면 기막힌 우연의 일치다.


스칼렛(スカーレット)은 철자만 보면 브램 스토커의 스토커(ストーカー)와 레드(レッド)를 합친 것처럼도 보이는데, 뭐 이건 그냥 우연의 일치인 가능성도 크다.



플랑드르 스칼렛 フランドール・スカーレット Flandre Scarlet


유래로 추정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위의 ‘투신도시 2’의 또 다른 NPC의 이름 ‘프란체스카(フランチェスカ)’이다. 흑막에 붙잡힌 인질 중 한 명으로 나오는데 금발 여캐라는 점이나 오랫동안 유폐되어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점, 실제로 작중에서 프란(フラン)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는 점 등이 플랑드르를 연상케 한다.


나머지 하나는 죠죠의 디오 브란도의 브란도(ブランドー)이다. 죠죠나 디오에 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여기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주요 소재 중 하나였던 인디언/병정 인형에서 doll (ドール)을 따와서 붙인 것 같다.


영문 철자는 Frandre와 Frandoll을 왔다갔다 하다가 현재는 공식에서도 Flandre로 정착한 듯한데 이건 아무래도 나중에 끼워맞춘 게 아닐까 싶다. 플랑드르(Flandre)는 벨기에 북부에 있는 지역 이름인데 플랑드르 스칼렛과 이렇다 할 관련성은 찾기 힘들다. 무엇보다 Flandre라면 철자는 フランドル가 되어야지, フランドール가 될 수는 없다.


참고로 건담에 정확히 똑 같은 철자에 점 하나만 찍은 프란 돌(フラン・ドール)이란 캐릭터도 있는데, ZUN은 건담을 안 본다고 했으니 이건 걍 우연의 일치인 듯.



사츠키 린 冴月 麟


키쿠치 히데유키의 소설 ‘시비토의 검’에 나오는 주인공 ‘사에즈키 시비토(冴月紫靡帝)’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사츠키와 사에즈키의 차이는 冴라는 한자를 さ로 읽냐 さえ로 읽냐로 갈리는 것인데 사실 인명에 쓰일 때는 후자가 더 자연스럽다. 홍마향 데이터에는 한자로 冴月麟이라고만 적혀 있고 독음은 알 수 없다. ‘사츠키’란 독법은 아마 누군가가 오독한 것이 그대로 퍼진 것이고 실제 의도한 발음은 ‘사에즈키’가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참고로 ‘시비토의 검’은 만화가 카쿠라이 미사일(加倉井ミサイル)이 작화를 담당한 만화판으로도 유명한데, 카쿠라이 미사일의 작품 중에 ‘셀라기넬라 9’이란 작품은 메이링 스펠 중 ‘화부 「셀라기넬라9」’의 레퍼런스가 되었다.


이름인 ‘린’은 위에서도 언급된 ZUN이 좋아하는 소설가 후지키 린에서 따온 이름이 아닐까 싶다. 한자 자체는 상상의 동물 기린을 뜻하는 麟(린) 자인데(기린 중에서도 암컷을 의미함) 실제 캐릭터의 모습을 알 수 없다보니 이것만으로는 어떤 것인지 추측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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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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