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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혹시 도입부 감평 가능할까요?

ㅇㅇㅇ(223.33) 2024.05.14 15:32:24
조회 314 추천 0 댓글 12

하나둘 낙엽과 같이 인영이 쓰러지고 새빨간 동백이 점점 눈밭에 수놓아진다. 

 

“잡아!” 


“죄인들은 순순히 오라를 받으라!” 


“감사님과 주인마님을 지켜라!” 


 

마당에서 조금 떨어진 집 뒤편의 별채. 창호지가 떨리는 듯한 큰 목소리와, 쇠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바깥에서 들려온다.

창호지에 난 조그마한 구멍 사이로 찬 공기에 비릿한 냄새가 섞여 들어오고, 그 뒤에 숨은 하얀 배자를 입은 아이가 구멍 밖을 탐색하고 있다.

그 아이의 손을 부서질 듯 꼭 잡고 있는 또 다른 아이는 하얀 배자를 버팀목 삼아 기대어 숨죽여 떨고 있다. 

 

“아가씨….” 

 

당장이라도 눈물이 나올 듯 목소리를 떠는 아이의 부름에 아가씨라 불린 아이는 흠칫 뒤를 돌아보았다.

얼굴에 경련이 가득해 공포감이 숨겨지지 않았음에도, 그 아이는 곧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한때 뛰어난 검 실력으로 유명했던 아버님이 패배할 리가 없다. 

 

“괜찮아, 아버님이 금세 저 무도한 자들을….” 

 

쿵 우지끈 


집이 무너질 듯 큰 소리에 두 아이는 소리를 지르며 뒷걸음친다.

칼을 손에 쥔 인영 하나가 문에 박히듯 기대있고, 점성 있는 액체가 창호지를 뚫고 눅진하게 흐른다.

곧이어 난폭하게 문이 열리고 온몸이 검붉게 물든 관군 하나가 고개를 들이민다.

부릅뜬 눈에서 나오는 서늘한 안광에 두 아이는 입을 틀어막곤 사시나무처럼 몸을 떤다. 

 

“여기에도 있다!” 

 

병사는 밖을 향해 외친 후 방 안으로 신을 신은 채 들어온다.

적색과 흰색과 흙색이 섞인 눈 발자국이 점점 둘에게로 다가온다.

'아버지!' 아이는 소리를 지르려 하였지만, 공포로 몸이 얼어버린 둘은 감히 어떤 소리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곧 병사의 손이 아이들의 팔을 그러쥐곤 문밖으로 끌어내려 한다.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움켜잡힌 팔만 더욱 아파올 뿐이었다. 


서걱 


날카로운 칼날 소리와 함께 팔에 감겨오던 고통이 사라져간다.

병사가 아이들 쪽으로 고꾸라지고, 검을 내리친 사람의 형상이 병사의 모습이 시야에서 내려감과 동시에 나타난다. 

 

“아... 아버님!” 

 

감사는 곧이어 아이들을 붙잡아 일으킨다. 평소 온화하고 느긋하던 아버지의 얼굴에 초조감이 비친다. 

 

“너희들! 집 뒤편의 개구멍을 기억하느냐!” 

 

두 아이는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고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부터 그곳으로 곧장 뛰어라. 산속에 숨어있어! 정리가 끝나면 데리러 가겠다!” 

“어머니는요! 어머니와 같이 가겠습니다!” 

 

아이는 몸종의 손을 꽉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어머니는….” 

 

감사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러나 곧 표정을 다잡고 딸의 양 어깨를 붙잡는다. 

 

“잘 들어라. 너는 꼭 살아야 하느니라. 아비가 데리러 오지 않는다 해도 정신 바싹 차리고 살아남아라.”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는 마지막까지 딸의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기억에 새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감사는 몸종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딸을 잘 부탁한다.” 

 

몸종은 몸을 떨면서도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가!” 

 

감사의 외침에 두 아이는 눈밭을 뛰기 시작한다.

빨간 댕기와 다홍치마가 눈과 대비되어 눈에 띄게 나부낀다.

곧이어 관군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놓치지 마라! 잡아!” 


아이들의 등 뒤로 우락부락한 손 하나가 따라붙는다.


"어딜!"


감사의 외침과 동시에 둘을 따라가던 관군의 팔이 선홍빛 피를 흩뿌리며 하늘로 솓구친다.


그 사이 두 아이는 금방 개구멍에 도착했고, 아이들에게 향하는 길목을 감사와 감사의 남은 사병이 가로막았다.

개구멍은 곧장 마을의 골목으로 이어진다.

후문의 걸쇠를 풀고 나가는 것보다 빠르고, 도망가기에도 용이할 것이다.

몇몇 관군이 뒷문 쪽으로는 아이들을 쫓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곤 정문으로 달려 나간다.

그러나 경기에서 가장 넓은 집을 돌아가려면 얼마간의 시간 정도는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역할은 집 뒷문에 걸려있는 걸쇠를 끝까지 지키는 것이리라.

감사는 마지막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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