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와라 유키호의 설정 중에는 ‘야쿠자 집안의 딸’이라는 것이 있다.

물론 공식에서 대놓고 유키호를 야쿠자 집안이라 언급하지는 않고 어디까지나 유저들이 추측한 내용이다.

그렇지만 하기와라 유키호가 야쿠자 집안일 것이라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은 아이마스 게임 여기 저기에 상당히 노골적으로 나오긴 한다.

(단, 밀리시타에 와서는 상당히 보기 힘들어짐)

아이마스1에서 유키호 집안의 일에 대해 농담하는 프로듀서에 대해 유키호는 이상하게 반응한다.

Ｐ「꽤나 많네.... 유키호 네 집은 무슨 일을 하고 있어?」

雪歩「에엣?! 그, 그건..... 비, 비밀이에요.」

Ｐ「아니, 내가 맞춰볼게. 설마, 무서운 직업인가....?」

雪歩「무, 무슨 직업인가요, 무서운 직업이란게....?」

Ｐ「와일드하면서 익사이팅한 직업.... 이란 의미야.」

雪歩「와, 와일드하고 익사이팅한 직업이라면... 즉... 두목님이라던가, 형님이라던가 하는 가족같은 느낌으로 공격한다거나! 머신건을 난사하는 쾌감을 느끼는 직업이라던가! 그런 거에요? 아, 아니에요!!」

Ｐ「그,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았는데...」

雪歩「천하무쌍을 노리는 상처라던가.... 아버지에게는 없다고욧.」

Ｐ「아니야, 나는 듣지 못했어.. 나는 듣지 못했다고...」

雪歩「이마의 상처는 어릴때 넘어져서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 난 것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Ｐ「상처 있는거냐!」

雪歩「어, 어쨌든, 저희 집안이 하는 일은 비밀이에욧! 시, 실례할게욧!」

Ｐ「（흐응... 어째 수수께끼가 더 깊어진 느낌인데...）」

유키호의 출신지는 도쿄, 정확히는 아다치구 니시아라이다이다.

그런데 일본 내에서 아다치구의 이미지는 대체로 ‘23구 내에서 치안이 제일 나쁘고 폭주족과 야쿠자가 활개치는 곳’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2020년에도 야쿠자 항쟁이 벌어져,

야마구치구미(일본 최대의 지정폭력단) 지부 사무실에 경쟁 야쿠자 조직의 트럭이 돌진하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 큰 일본식 저택에 살고 있으며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있는 집안은 과연 무엇을 암시할까?

하기와라 가문이 경영하는 회사 이름은 하기와라구미(萩原組)인데,

일본에서 ~구미를 붙이는 방식의 회사 이름은 대부분 건설회사 아니면 야쿠자이며

당연히 둘 다인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최대 지정폭력단의 이름은 야마구치구미山口組).

일단 인게임 공식(?)으로는 건설회사다.

유키호의 아버지는 딸을 소중히 생각하지만 매우 엄격하며 집에 있을 때는 기모노를 입고 얌전히 있으라는 식인데,

흉악한(?) 야쿠자 보스의 저택에 전통 미인상의 청초한 딸(에 딸바보지만 엄격한 아버지)이 있다는 설정은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일본 야쿠자에게서 흔히 보이는 클리셰이기도 하다.

유키호의 특징 중 하나가 ‘삽으로 구덩이파기’ 인데,

마찬가지로 각종 매체에 흔히 등장하는 야쿠자의 모습 중 하나가

바로 삽으로 구덩이를 판 다음 거기다 사람을 집어넣고 목만 내밀게 한 채 묻어버리고 심문을 하거나 고문을 하는 것이다.

아이돌마스터 극장판에서 편집된 장면 중에는

유키호집의 ‘제자’가 문 밖에서 “아가씨, 친구 분의 기모노를 여기 놔뒀습니다”라고 말해 모두가 벌벌 떠는 장면이 있었다.

(스태프들도 이건 좀 심하다 싶었는지 편집함)

얘도 야쿠자 집안임을 대놓고 암시하는데 13살짜리가 엔카를 부르거나 딸기파스타를 맛있게 먹는 등 좀 제정신이 아니다

유키호의 집안에 대해 이렇게 많은 떡밥을 뿌려 놨지만, 어쨌든 직접적으로 유키호 집안이 야쿠자 집안이라 밝힌 적은 없다.

이런 떡밥 뿌리기가 괜찮았는지 데레마스에는 “짙은 썬팅을 안 해본 차는 처음 타본다”등의 말을 하거나,

경호원을 항상 대동하고 다니며 유키호보다 더 노골적으로 야쿠자 집안의 딸임을 암시하는 아이돌도 나온다.

저는 지금 인간 화력 발전소에요옷

이런 야쿠자 집안 설정을 암시하는 것 말고, 유키호에게는 좀 특이한 설정이 붙어있다.

평소에는 일본식 저택에서 기모노를 입고 생활하고 차를 좋아하는

얌전한 전통 미인상의 유키호가 실은 ‘야키니쿠’를 아주 좋아한다는 설정이다.

게임 여기 저기에서 유키호가 야키니쿠를 매니아 수준으로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키니쿠를 너무 많이 먹어서 레슨에 못 나오거나, 야키니쿠를 굽는 방법을 가지고 코토리에게 설교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밀리시타에 와서도 유키호가 야키니쿠 좋아하는 면은 변하지 않았다.

(무슨 커뮤인지 까먹었는데 라이브끝나고 다같이 고기 구워 먹자고 하는 대사가 있음)

원래 야키니쿠가 그렇게 고급진 음식은 아니다

그런데 왜 하필 야키니쿠일까?

어쨌든 공식적으로 유키호의 집안이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노동자들이 좋아하는 야키니쿠를 배웠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야키니쿠를 만들어냈으며 가장 즐기는 집단(?)에게서 배웠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 바로 재일한국인들이다. 도대체 유키호와 재일한국인의 접점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유키호 집안이 진짜로 야쿠자 집안이라면 말이 된다.

야쿠자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대적인(?) 모습의 야쿠자가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깽판을 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다.

이 시기의 야쿠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오래전부터 자생해 왔던 일본인 야쿠자였고 나머지 하나는 재일한국인을 주축으로 한 야쿠자였다.

재일한국인은 당시 일본에 있던 외국인 중 가장 수가 많았고, 일본의 패전 직후 미군에 적극적으로 붙어 상당한 이권을 받아내며 성장할 수 있었다.

재일한국인이 야쿠자에 투신한 배경에는 당연히 차별도 있었다.

일본인에게 차별당하고 치욕을 당하며 살기보다는 차라리 그들을 때려눕히겠다는 생각으로 야쿠자에 투신한 재일한국인도 많았다.

이 시기 재일한국인이 많이 선택했던 직업이 의사 아니면 야쿠자였다는 이야기가 떠돌 정도다.

극한으로 공부해서 실력으로 승부하는 의사가 되거나,

극한으로 주먹질을 하고 다니며 마찬가지로 실력으로 승부하는 야쿠자 외에는 별로 할 게 없었다는 뜻이다.

일본 전역의 야쿠자는 이합집산을 반복했고, 소위 말하는 ‘항쟁’이 여기 저기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재일한국인은 큰 활약을 했다.

소수정예로 적 조직에 쳐들어가 100명을 박살내고 나왔다든가, 절대 이길 수 없는 고수로 용명을 떨쳤다든가 하는 식이다.

어지간한 야쿠자 조직의 최상위 간부에는 재일한국인이 꼭 포진해 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은 유명세를 떨쳤다.

거물로 성장한 재일한국인 야쿠자는 한-일 외교관계에도 끼어들어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사람들이 나올 정도로.

이사람 재일교포 3세임

지금도 유명 야쿠자 조직에는 거의 반드시라 해도 좋을 정도로 재일한국인이 한 두명은 간부로 앉아있으며,

아예 야쿠자 보스 자리를 차지한 경우도 있다.

한국 언론이 일본 야쿠자 취재를 갔더니 대단히 호의적으로 대해주었다는 기사도 여기 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인데, 2019년에는 신주쿠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한국 국적의 전직 야쿠자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그러니 유키호 집안이 단순한 건설회사가 아니고 야쿠자 조직이 맞다면 재일한국인 ‘제자’가 집안에 있는 것도 별로 이상하지 않고,

유키호도 그런 ‘제자’ 아저씨에게서 야키니쿠를 배웠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다른 경로로 우연히 야키니쿠를 접하고 반했을 가능성도 높겠지만,

딸을 엄격하게 다스리는 아버지 밑에서 큰 유키호가

대체 무슨 경로로 야키니쿠를 접했을까 생각해 보면 아주 헛소리는 아니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