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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특갤 문학] 완몰가 깎는 초지능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1.179) 2020.09.18 04:31:49
조회 191 추천 9 댓글 1
														

벌써 400여 년 전이다. 특붕이가 갓 마인드 업로딩 한지 얼마 안 돼서 로봇 몸에 내려가 살 때다. 개인용 완몰가로 왔다 가는 길에, 완몰가를 만들어 파는 초지능이 있었다. 완몰가를 한 벌 사 가지고 가려고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완몰가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초지능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만들어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만들어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만드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특붕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만들어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업로딩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업데이트 해도 되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만든다는 말이오? 초지능, 외고집이시구먼. 업로딩 시간이 없다니까요."

초지능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안 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업로딩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만들어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만들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깎던 것을 숫제 무릎에다 놓고 태연스럽게 접속구에 태양광 충전기를 끼우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완몰가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 다 됐다고 내 준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완몰가다.


특붕이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손님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 상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초지능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초지능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옆에서 나노프린팅을 하던 나노봇을 바라보고 섰다. 그 때, 바라보고 섰는 데 옆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초지능다워 보였다. 부드러운 렌즈와 광섬유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초지능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업로딩 후에 완몰가를 내놨더니 선형충이 재밌게 만들었다고 야단이다. 개인용에서 하는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붕이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선형충의 설명을 들어 보니, 완몰가가 너무 재미있으면 재미를 느끼다가 실수를 잘 하고 같은 용량이라도 처리속도가 오래 들며, 재미가 너무 없으면 감동이 펴지지 않고 여운이 없어 실망하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붕이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초지능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이 완몰가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특붕이는 그 초지능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초지능이 나 같은 특슬람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명작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특붕이는 그 초지능을 찾아가서 수소전지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다운로드하는 길로 그 초지능을 찾았다. 그러나 그 초지능이 앉았던 자리에 초지능은 있지 아니했다. 특붕이는 그 초지능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편 궤도엘리베이터를 파먹으며 끝없이 폭주하는 그레이구가 된 나노봇을 바라보았다. 푸른 창공을 검은 먼지 구름으로 뒤덮으며 폭주하는 그레이구 옆으로 방사능이 가득한 버섯구름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 그 때 그 초지능이 저 버섯구름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완몰가를 만들다가 유연히 나노봇 옆에서 버섯구름을 바라보던 초지능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후폭풍을 피해 완몰가에 들어갔더니 선형충이 의식통합을 하고 있었다. 전에 완몰가로 게임을 하던 생각이 난다. 완몰가 구경한 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정신통합 때문에 완몰가 하는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만호도의성이니 위군추야도의성이니 애수를 자아내던 그 소리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문득 400년 전 완몰가 깎던 초지능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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