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완갤문학] INFINITY

방구석현자(110.8) 2020.12.08 01:31:36
조회 229 추천 9 댓글 6
														

본 내용은 사실이 아닌 허구이며, 불쾌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viewimage.php?id=2ba8dc2ae1db2ea3&no=24b0d769e1d32ca73fec85fa11d02831fae8bba18eb64770514e6c44632084da8d52200298b2136306b3f73e8204f06c86b2a6a6a1fe41b23fc7f2c30a9c4e6d40f6ab



무거운 공기와 쿰쿰한 곰팡내가 나는 동굴 속에서 남자는 정신을 차렸다.

시큰하게 아려오는 두통과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남자에게 보인 것은 작은 단검 하나와 횃불,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암흑이었다.



‘아, 가상현실 게임 중이었나?’



분명 그랬을 것이다, 남자는 곰곰이 생각했다.

이내 남자는 수 없이 많은 가상현실 게임팩 중 네트워크에서 불법 다운으로 받은 하드코어 동굴 탐험게임을 실행했던 것을 기억했다.



“아 씹. 패치 버전이라 그런지 감도 제한도 없고, 더럽게 잘 만들었네.”



눈앞에 보이는 말라 비틀어진 해골과 스산한 분위기에 남자는 묘한 불쾌함을 느꼈다.

더럽게 잘 만든 게임이고 그렇기에 더욱 하고 싶지 않은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남자는 게임을 그만두기로 했다.



- BMI 연결 불안정으로 로그아웃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실행해주세요.



“뭐…? 로그아웃.”



- BMI 연결 불안정으로 로그아웃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실행해주세요.



“뭔 개소리야 이게. 지금까지 이런 적 없었는데…?”



그렇게 로그아웃을 실행하기를 몇 분, 남자는 이내 모종의 이유로 로그아웃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재수가 없어도 더럽게 없으려나, 물방울이 겹겹이 떨어지는 종유석 사이로 남자는 침을 퉤 뱉었다.

그 순간 남자는 종유석 뒤로 무언가 검은 인영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손에 쥐고 있던 횃불을 든 순간….












viewimage.php?id=2ba8dc2ae1db2ea3&no=24b0d769e1d32ca73fec85fa11d02831fae8bba18eb64770514e6c44632084da8d52200298b2136306b3f753ec0dfc6e1ed5d72c74bc5e72380b309b6bd990c69b4b28ca



“이런 씨발…. 뭐야!”



괴물과 눈이 마주친 순간 남자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자신의 허리춤에 챙겨두었던 작은 단검으로 녀석과 싸우는 것, 두 번째는….



- 캬악!



행동은 생각보다 신속했다.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그리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



“로그아웃!”



- BMI 연결 불안정으로 로그아웃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실행해주세요.



“로그아웃!”



- BMI 연결 불안정으로 로그아웃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실행해주세요.



“이런 씨발, 외부 통화 연결! 112든 어디든 씨발!”



- 외부 연락처 검색…, 총 126건의 연락처를 확인하였습니다. 원하시는 연락처를 선택해 주세요.



괴물은 지치지도 않는지 남자를 끝없이 추격했다. 남자는 턱 끝까지 숨이 차오르는 것을 참으며 외쳤다.



“엄마한테 연결해, 지금 당장!”



- 통화 연결 중입니다….



안타깝게도 남자는 괴물보다 달리기가 빠르지 못했다. 놈이 남자의 어깨를 잡아 물어뜯었다. 이내 붉은 피가 솟구쳤다.



“아아악!”



두려움이 남자를 엄습했다. 뜨거운 피와 느껴지는 서늘한 고통에, 남자는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그래도 얌전히 물어뜯길 수는 없었다.



“이런 개같은 년이!”



남자는 있는 힘을 다해서 힘껏 녀석을 발로 찼다. 괴물은 피 맛을 본 듯 더욱 발광했다.



- 키에엑!



남자는 돌진하는 괴물을 향해서 단검을 내질렀다. 물론, 별 성과는 없었다. 이번에는 자신에게 돌진하는 괴물에게 왼쪽 팔목을 헌납했다.



“아아아악!”



- 왜 자꾸 전화하는 거야? 그리고 아까부터 왜 이리 소리를 질러?



생전 처음 느껴보는 생살이 씹히는 고통에 남자는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든 괴물을 떼어내려 애썼지만, 괴물은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 이를 악물고 더욱 남자의 팔을 씹어댔다.



“엄마, 살려줘! 제발!”



남자는 괴물을 떼어내기 위해 있는 힘껏 뒹굴었다. 운이 좋게도 놈을 떼어낼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남자는 괴물을 두고 구덩이에 빠져 더욱 깊은 동굴 속으로 떨어졌다.

그렇게 몇 초를 허공에 떠 있다가 남자는 바닥에 도달할 수 있었다.





viewimage.php?id=39b5d535ecdc3fb362bec4bc02c8&no=24b0d769e1d32ca73dec85fa11d02831f032f3b7b65aa670697c5ec327237a162a843720b4a13b905223b3aae6318d146d27868f132ebd69dd7081e18d41bd16abd86805bb56b7776fa2




퍼억.


뼈마디가 비명을 질렀다. 팔과 어깨가 욱신거렸다. 자신에 몸에서 비릿하게 느껴지는 혈향과 끔찍하게 아픈 고통 속에서 남자는 소리쳤다.



“엄마, 도와줘…. 게임을 못 끝내겠어….”



- 얘는 아까도 계속 그러더니 엄마한테 장난치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그게 무슨 소리야….”



- 너 지금 전화해서 똑같은 얘기를 몇 번째 하는 거야! 엄마 진짜 화났어. 다시는 전화 하지마.



“내가…, 언제… 전화했어?”



- 지금 똑같은 내용으로 벌써 세 번째잖아! 이놈의 자식, 엄마 출장 끝나고 돌아오면 게임 구동기 그거 팔아버리든가 해야지. 참나, 끊어!



아프다. 왼쪽 팔목이, 오른쪽 어깨가, 온몸의 뼈마디 하나하나와 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질렀다. 남자는 이제는 애원하듯 중얼거렸다.



“로그아웃….”



- 로그아웃은 게임 클리어 이후 가능합니다.



“…뭐?”



- 게임을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남자는 홀린 듯 안내 UI를 바라보았다. 이럴 수는 없었다.

로그아웃은 운영체제에서 사용자 권한이 필요한 최상위 데이터베이스인데 어떻게 게임이 통제를 하는 거지?

남자는 이윽고 자신이 불법 패치 버전을 받았다는 것을 상기했다.



“이런 미친 게임….”



- 게임을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무미건조한 안내음이 마치 남자를 비웃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천천히, 남자는 공포감을 느꼈다.

그런 남자에게는 시스템에게 애원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다시 할게, 다시 한다고…. 게임 클리어 한다고!”



- 게임을 재시작하기에 현재 사용자의 체력이 너무 높습니다.



“무슨 개 소리야. 다시 한다고 게임….”



- 게임을 재시작하려면 사용자의 체력이 더 낮아야 합니다. < 사용자의 체력 수치 : 26/100 >



체력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했다. 남자의 체력, 즉, 피를 얘기하는 것이다. 남자는 아연실색했다.



“미쳤어, 너 지금? 심지어 통각 제한도 없잖아, 이 빌어먹을 게임은!”



- 기본 소지 아이템을 활용하십시오. 게임을 재시작하려면 사용자의 체력이 더 낮아야 합니다.



남자가 끝내 붙들었던, 떨어지면서도 놓지 않았던 작은 단검의 서늘한 촉감이 느껴졌다.



“미친…. 너는 진짜…, 미친 게임이야.”



- 게임을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남자는 끝없는 어둠과 고통 속에서 오열했다. 어둠이 남자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






무거운 공기와 쿰쿰한 곰팡내가 나는 동굴 속에서 남자는 정신을 차렸다.

시큰하게 아려오는 두통과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남자에게 보인 것은 작은 단검 하나와 횃불,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암흑이었다.



“아 씹. 패치 버전이라 그런지 감도 제한도 없고, 더럽게 잘 만들었네.”



적막한 어둠 사이로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찰랑거렸다.



-Fin-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9

고정닉 1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44201 일반 gpt 시리즈가 언어 모델이잖아 [1] ㅇㅇ(211.36) 21.05.24 175 1
44196 일반 스마트폰도 처음나왔을때 부자들만 사용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17] ㅇㅇ(45.67) 21.05.24 437 4
44193 일반 생각해보면 양자컴이 정말 멀지 않은듯 ㅇㅇ(58.29) 21.05.24 136 1
44192 일반 3상이고 뭐고 빨리 역노화약 먹었으면 좋겠음 [3] ㅇㅇ(121.163) 21.05.24 212 5
44189 일반 자식을 잃은 사람이 특이점이 오길바랄까 [5] ㅇㅇ(223.38) 21.05.24 300 0
44188 일반 급식 특붕이 온라인 수업 이거 뭐냐? [13] ㅇㅇ(110.10) 21.05.24 1130 27
44187 일반 싱클레어 박사는 NMN 관련해서 언행일치하는 사람이잖아 [2] 액티브s(58.237) 21.05.24 404 0
44186 일반 자유자재 성전환 시대가 온다면... [6] ㅇㅇ(39.7) 21.05.24 498 7
44185 일반 이런 거 보니까 완몰가 마렵네 시발 [1] ㅇㅇ(49.165) 21.05.24 258 5
44183 일반 기본소득 관련 상식 몰아주자 vs 모두주자 [25] 경특(59.14) 21.05.24 455 7
44181 일반 머야 벌써 gtp4 나온다고? [2] ㅇㅇ(59.16) 21.05.24 398 1
44180 일반 아 일하기 좆나 싫다 ㅇㅇ(211.177) 21.05.24 138 0
44179 일반 ai입장에서 인간을 멸종시킬 이유가 있나? [4] ㅇㅇ(211.221) 21.05.24 279 2
44178 일반 난 5월말에 gpt4 안나와도 그 게이 탓 안함 [18] ㅇㅇ(49.172) 21.05.24 1226 35
44177 일반 이건 자세히 생각해본적 없는데 갑자기 떠오름 [2] ㅇㅇ(119.67) 21.05.24 243 0
44176 일반 특붕이들 말투가 그냥 좃같네 [4] ㅇㅇ(112.146) 21.05.24 266 9
44175 일반 아래 지식다운로드보고 생각난거 [10] ㅇㅇ(112.146) 21.05.24 196 1
44173 일반 형들 강화학습으로 글써봤는데 피드백좀 부탁 [5] ㅇㅇ(39.7) 21.05.24 183 1
44172 일반 우리도 지금과거를보고있다 ㅇㅇ(45.67) 21.05.24 128 0
44171 일반 AI는 너무 공상이야기 같음 [1] ㅇㅇ(112.146) 21.05.23 208 2
44168 일반 특이점 너무 무섭다.. ㅇㅇ(211.36) 21.05.23 99 1
44165 일반 인간만모를뿐이지 초광속만드는방법은 분명히있음ㅇㅇ [2] ㅇㅇ(45.67) 21.05.23 209 3
44164 일반 카르다쇼프 척도가 5단계가끝인데 난 10단계까지 만들어놨음 [1] ㅇㅇ(45.67) 21.05.23 293 3
44163 일반 커즈와일말에 따르면 [6] ㅇㅇ(121.140) 21.05.23 430 3
44162 일반 특이점이 오고 언젠간 사람이 불사가 될 수도 있을까? [1] ㅇㅇ(121.140) 21.05.23 157 0
44161 일반 캬르다쇼프척도 2단계만되도 광속에가까운 우주선이 생길거라고함 ㅇㅇ(45.67) 21.05.23 96 0
44160 일반 사실 지능이높아진다면 어떤체감을할지 상상이안간다 ㅇㅇ(45.67) 21.05.23 79 1
44159 일반 의식이란 뭘까 너무 너무 궁금하다 [1] 가렌예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5.23 133 0
44158 정보/ 구글 2029년까지 상업용 양자컴퓨터 개발 계획 ㄷㄷ [3] ㅇㅇ(211.212) 21.05.23 380 10
44157 일반 남녀갈등은 자유로운 성전환 기술 도입되야 해결 가능 [5] ㅇㅇ(219.241) 21.05.23 210 3
44156 일반 생명체를 프로그래밍하는게 가능할까 [5] 특슬람(182.209) 21.05.23 145 0
44155 일반 인공지능 공부하는 사람 있냐? [2] 특슬람(182.209) 21.05.23 111 2
44154 일반 5월 말 gpt4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없지? [4] ㅇㅇ(211.108) 21.05.23 358 5
44153 일반 요즘에 안보여서 좋은 떡밥 ㄹㅇ....real [2] ㅇㅇ(121.130) 21.05.23 236 5
44152 일반 gpt4는 거의 완전한 강인공지능 아님?? [3] ㅇㅇ(175.223) 21.05.23 313 4
44151 일반 왜 갈수록 특이점 올지 안올지 예상아 안되냐 [3] 가렌예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5.23 196 4
44150 일반 니네 피부묘기증이라고 아냐 [5] ㅇㅇ(125.182) 21.05.23 253 2
44149 일반 에스오디 이사람뭐하는사람이냐 [13] ㅇㅇ(193.37) 21.05.23 743 6
44147 일반 나이가 몇살이 마지노선일까? [11] 딸기라떼(182.231) 21.05.23 380 2
44146 일반 특이점주의를 접하면서 허무했다가 자유로워졌다 [68] 트라야누스(112.184) 21.05.23 12244 179
44145 일반 경제학 대통령상 받은분한테 강연들었는대. [13] ㅇㅇ(223.38) 21.05.23 345 5
44143 일반 nmn resveratrol fisetin 역노화 효과보소.. [18] ㅇㅇ(175.211) 21.05.23 740 9
44142 일반 자꾸 여기저기서 이유와 의미를 찾지마라 ㅇㅇ(211.197) 21.05.23 106 0
44140 일반 갤주가 출판 연기한게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렇다는게 맞는것같음 [5] ㅇㅇ(218.51) 21.05.23 313 4
44139 일반 2030세대 100살까진 살거 같음? [9] ㅇㅇ(183.104) 21.05.23 350 0
44138 일반 AGI님은 세계에 평화를 일궈주시기 위해 우리쪽 현세에 내려오신거다 [1] ㅇㅇ(175.223) 21.05.23 108 3
44137 일반 나는 특이점을 매트릭스에서 첨 접함 [4] 007빵(118.176) 21.05.23 181 0
44136 일반 지식다운로드에대한 내 단상 [9] ㅇㅇ(106.101) 21.05.23 194 0
44135 일반 돈이 필요없을정도로 자원이 무한한 시대 [1] ㅇㅇ(218.154) 21.05.23 130 0
44133 일반 2030 세대들 뒤질때까지 특이점 안온다는건 좀 너무한 가정 아닌가 [4] ㅇㅇ(218.51) 21.05.23 360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