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드론에 ‘자율성’을 더한 로봇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에서 인류 역사 최초로 ‘드론 vs 로봇’ 전투가 벌어졌다.


2. 러시아군이 개발한 전투 지원 로봇은 원격 또는 자동제어로 부상병을 실어나를 수 있고 주변의 드론의 제어 신호를 재밍(jamming)할 수 있는 전자전 키트가 부착되어 있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재밍으로 기존 FPV 드론의 공격 성공률이 떨어지자 전파 방해에도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우크라이나군은 AI가 접목된 전투용 드론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3. AI 드론은 조종 신호가 끊겨도 자동으로 주변을 탐색해 적을 식별할 수 있다. AI가 접목된 전투용 드론을 운용한 우크라이나 제53기계화여단 드론 운용팀은 아우디이우카에서 러시아군 로봇을 찾아 곧장 FPV 드론을 충돌시켜 로봇을 파괴했다. 실전에서 드론으로 로봇을 파괴한 첫 사례다.


4. 뿐만 아니라 AI 드론은 전장에 투입된 인간 전투 병력을 살상하기도 했다. AI로 하여금 전장에서 표적을 식별해 추적·조준·공격하게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윤리 측면에서 보면 이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인간을 살상하도록 AI 무기를 학습시키고, 전장에서 실제로 인명을 해칠 권한을 AI에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우려한 세계 각국은 AI에게 스스로 살상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았으나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 금기가 깨졌다.


5.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깨진 AI 살상무기 금기를 국제사회가 다시 복원하지 않는다면 기계가 인간을 위협하는 영화 속 디스토피아(dystopia)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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