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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DX)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10여년 전부터 유행하던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구현할 유망한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AI 에이전트와 마찬가지로 워크플로우 자동화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RPA와 AI 결합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28일(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다수의 기업이 AI 에이전트 구축을 위해 RPA를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크레이그 르 클레어 포레스터 수석 분석가는 RPA 플랫폼이 AI 에이전트 확장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그는 "RPA 플랫폼은 수천개의 작업 자동화를 관리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으며, 이는 AI 에이전트의 중앙 관리와 맞아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수천개의 회사가 RPA 플랫폼을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생성 AI 에이전트에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실제로 RPA는 UI 통합을 통해 기존 작업 패턴과 쉽게 통합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부분적으로 성장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 RPA는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세이카드 레이 가트너 부사장은 "RPA는 클릭, 입력, 복사 및 붙여넣기와 같은 인간의 행동을 모방,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RPA 봇은 자연어 처리나 추론 기술이 필요한 복잡하고 창의적이거나 역동적인 작업을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RPA는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디지털 혁신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로 유행했다. 그러나 경직된 'if-then' 구조로, 구축 비용이 많이 들고 적용 분야가 제한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최근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기업들은 RPA의 경직성을 생성 AI가 보완하는 방식을 타진하고 있다.
우버나 제록스 등 1만개 이상의 고객을 보유한 RPA 대표 기업 중 하나인 Ui패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문서 및 메시지 처리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생성 AI 기능을 발표했으며, 나아가 '클립보드 AI(Clipboard AI)'라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는 Ui패스의 플랫폼에 오픈AI와 구글 등의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해 자동화 기능을 제공하는 도구다.
밥 아인슬라인 Ui패스 CEO는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생성 AI와 인간의 판단을 결합하는 것에서 최고의 성능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우리는 액션과 AI를 결합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AI 에이전트를 의미한다.
Ui패스의 주요 경쟁사인 오토메이션 애니웨어도 생성 AI를 RPA 기술에 접목하려고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메이션 애니웨어는 지난해 자연어에서 워크플로우를 생성하고, 콘텐츠를 요약하고, 문서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생성 AI 기반 도구를 출시했다. 특히 기존 RPA의 자동화 실패를 유발하는 변경 사항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
피터 화이트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엔터프라이즈 AI 부사장은 "우리의 생성 AI 모델은 오픈 소스 LLM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수천개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에 걸쳐 1억5000만개가 넘는 자동화 프로세스의 익명화된 메타데이터로 학습했다"라고 말했다.
또 "플랫폼 내의 특정 작업을 위한 맞춤형 모델을 계속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자동화 데이터셋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지난 18일 그리드원이 LLM에 RPA 기술과 광학 문자 인식(AI OCR) 솔루션 등을 결합한 생성 AI 에이전트 플랫폼 ‘고두(GO;DO)’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고두는 생성 AI에 화면을 인식하는 기능과 자동화 솔루션을 결합, AI가 스스로 기차표 예약, 일정관리, 문서 관리 등과 같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RPA를 활용한다고 당장 AI 에이전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또 생성 AI의 환각은 기업용 시스템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장석수 그리드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에이전트의 사고능력 자체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법률, 콜센터 상담, 이미지 정보 추출 등 다양한 사례에 맞춰 적절한 API 연동, 사용자가 원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는 '만능 해결사'가 아닌, 도메인별 전문이 여럿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분야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데다, 오픈AI와 구글 등 상당수의 크고 작은 기업이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LLM 성능까지 고도화되면, 빠른 시일내 여러 프로토타입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인슬린 CEO는 “AI의 미래에는 전문 AI와 생성 AI의 결합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는 고객이 모든 종류의 AI를 자신있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화이트 부사장은 “RPA와 같은 지능형 자동화 기술에 생성 AI를 접목하면 조직이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볼 수 있다"라며 "이런 기술을 채택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성 AI 및 자동화를 수용하는 다른 기업과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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