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의 이야기, 샌즈의 기묘한 이야기, 작별의 이야기에 이어 네 번째 이야기다.

다음에 이 작가가 마지막으로 낸 최악의 이야기도 리뷰할 건데,

다시 보니까 이 네번째만 ~이야기로 안 끝나네.

2016~2017년 사이에 그렸던 이야기들을 묶어 낸 단편집이다.

웹에서 마음에 들게 봤던 이야기도 있는데 책으로 보니까 더 좋다.

https://www.pinterest.co.kr/pin/107312403609318449/

(페이지 미정)

네 일부를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주는 것 만이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야.

첫 이야기는 이렇게 훈훈한 아스차라로 시작한다. 

이 작가 회지에서 보기 드문 훈훈함.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스산함과 무거움이 깔려있다.

그래도 그 특유의 분위기가 맘에 들긴 하지만.

목차와 안내문.

샌즈의 기묘한 이야기는 서로 작품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언급이 없는데

여긴 서로 연관성이 없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01.차라

차라가 보기 드물게 귀여운 모습으로 나오는 단편.

몰살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 가설이 꽤 이질적이다.

02.프리스크

내가 흥미롭게 봤던 웹 연재 작품 중 하나였다.

시간을 돌리는 계기, 그리고 시간을 멋대로 주무르면서 

프리스크가 보여주는 아이다운 천진난만함과 잔인함이 선명하다.

03.진실의 연구소

야무치 차라 한 장으로 설명 가능.

이 작가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것도 잘 그릴 수 있구나, 다시 봄.

04.가스터의 추종자들

샌즈의 기묘한 이야기 같은 묘한 분위기.

05.샌즈

04와 비슷한 느낌으로, 몰살이 배경이라 섬뜩함이 더 하다.

06.3분 안에 죽이지 않으면

샌즈를 3분 안에 죽이지 않으면 세계가 멸망한다는 내용.

프리스크랑 샌즈랑 옥신각신하는데 04,05같은 분위기라 찝찝함이 배가 된다.

07.인간이 된 샌즈

인간화가 된 샌즈랑 잠시 동거하는 내용.

중간에 "넌 그럼 내가 인간 기준 미소년일 줄 알았냐"라는 대사 때문에 터졌다.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인간화라 위화감이 없다.

08.리리

인형을 통해 토리엘과 샌즈가 양육방식에 있어 갈등을 겪는 내용.

이것도 02. 이야기랑 같이 웹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 이야기는 뒷끝이 되게 찝찝했던 걸로 기억함.

09.나쁜아이병

자신에게 나쁜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프리스크와 그런 프리스크를 키득대며 보는 샌즈.

10.죽음에 대하여

몰살을 뛰면서 죽음에 대해 토론하는 프리스크.

차라의 관점이 꽤 흥미롭다.

사진은 없지만, 프리스크는 거대한 파도가 자신을 휩쓸고

자신은 정신을 차려보면 해안가로 밀려 나왔다고 묘사한다.

의지를 통해 돌아오는 죽음이란 느낌이 강하다.

12.의지를담은눈

다른 이야기와 다르게 악당의 이야기 회지가 있으면 더 깊게 즐길 수 있는 단편.

물론 그 회지를 모르는 사람도 무리 없이 읽을 수는 있지만, 아예 악당의 이야기라 외전을 박은 만큼

악당의 이야기를 먼저 읽는 걸 강추한다.

어째서 그런 비정상적인 순환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프리스크의 가설.

그리고 그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프리스크는 행동으로 옮겼다.

악당의 이야기를 읽고 이 단편을 읽으면 안타까움에 탄식을 절로 뱉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단행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백미였다.

단편 묶음이라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만 가볍게 골라 읽을 수 있단 점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모든 단편이 마음에 드는 편이라, 이야기가 풍부하게 느껴지는 편. 두께도 꽤 두껍고.

어둡고 밝은 이야기가 골고루 있어 골라먹는 아이스크림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