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런 글 귀찮아서 안 쓰는데, 평소에 안 마시던 커피를 마셔서 잠이 안 와서 적음

제정신 아니라 오타나 글이 이상할 수 있음 ㅈㅅ

암튼 나도 수술 전에 후기 이것저것 봤는데 긴 글이 좋더라고

그래서 조금 길게 적어보겠음

01년생이고 5~7살 정도 때 가끔 편도염을 앓다가 그 이후로는 쭉 없었음

그러다가 22년 말에 군대 전역하고 23년에 복학한 뒤 여름쯤에 급성편도염이 두 달 동안 5번이 와버리는 생지옥을 경험함 (학교랑 알바 다니고 밤에 게임하거나 친구들이랑 논다고 늦게 자서 컨디션 조절 실패로 자주 온 듯)

23년 동안 총 8번 급성편도염이 왔고, 올 때마다 발열, 몸살, 근육통 등이 왔음

몸살이나 근육통은 참을 만했는데 항상 열이 너무 심하게 나서 (3일 동안 38~41도) 응급실도 몇 번 실려 갔음

편도 수술 후기를 찾아보니 적어도 2주 정도는쉬어야 한다길래

학교도 다니고 있고 알바도 다녀야 해서 수술 계속 미루다가

24년 휴학하는 김에 병원 예약하고 2월 21일 수요일 부산 OO이비인후과에서 '바이젝트'로 양측 편도 완전절제했음

총비용은 120정도 들었는데 실비보험 청구해 놓아서 일정 금액 돌려받을 예정 (보험 청구를 늦게 해서얼마 되돌려받는지 아직 모름 ㅈㅅ)

비급여 항목은 1인실 하루 입원 (13만 원) + 무통 주사 (8만 원) + 재생 주사 (6만 원) + 미각인지 검사 (5만 원) 정도

수술 부위 상태는 10일 차까지는 딱지가 조금씩 굵어지다가 11일 차부터 조금씩 떨어지면서 새살이 올라옴

1일째 (고통 3/10 10: 급성 편도심할 때)

수술은 오후 3시쯤 들어가서 50분 정도 걸렸고 정신 차리고 시계 보니 4시였음

일어나니까 입이 건조하고 눈앞이 흐릿했음 입술에는찝힌자국이 있고 전날 밤부터립밤 발라놔서 트거나 찢어진 부분은 없었음

목 안을 휴대폰 라이트 켜고 거울로 봤는데 편도로 차 있어야 할 공간이 비어있고 하얗게 되어 있었음

무통 주사 때문인지 별로 아프진 않았고 이물감만 있었음

링거를 맞아서 그런가 배고프진 않았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단맛을 느끼며 소소한 힐링을 하며 그날은 편하게 잠들었음

2일째 (고통 3.5/10)

다음 날 아침에도 별 차이 없이 아프지 않고 이물감만 있었음

무통 주사를 주렁주렁 달아서 목에 걸고 집으로 갔음

병원에서 1주일 동안은 미음이나 고운 흰죽 (밥알 크기가 작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차가운 물만 마시라길래 엄마한테 흰죽 끓여달라고 부탁했음

근데 너무 알갱이가 살아있는 흰죽을 만들어 주셨고 다시 끓여달라고 하기 죄송해서 그냥 먹었음

시간은 걸리긴 했지만 무통 주사 때문인지 문제없이 먹었음

가습기 24시간 가동을 시작하며 잠들었음

3일째 (고통 4/10)

오후 4시쯤병원 가서 무통 주사 떼고 진통제 맞고 약 타 가지고 집으로 옴

진통제 맞아서 오늘도 별 차이 없었고 전날과 같은 생활 했음

4~5일째 (고통 4.5~5/10)

병원에서 타온 약들이 (무슨 아편 계열 마약성 진통제, 항생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등등) 무통 주사보다는 효과가 작었는지 무통 주사맞을 때보다는 아픔이 살짝 느껴졌음

하루에 두~세끼 먹는데 단백질 먹어주면 회복에 좋대서 한끼에 단백질음료, 연두부, 흰죽 이렇게 먹음

흰죽도 너무 물리고 방에만 누워있어서 힘도 안 나고 밥맛도 없어져서 몸무게가 수술 전에 비해 4킬로 정도 빠짐

6~7일째 (고통 5/10)

후기영상이나 글들을 보면 분명 너무 아파서 힘들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안 아팠음

흰죽이 너~~~~무 물려서 본죽에서 야채죽 시켜 먹었음 (옵션에서 한 개를 2개로 소분, 죽 갈아달라고 선택해서 배달오면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먹음)

죽에 딸려 오는 반찬들이 진짜 너무 맛있었는데 김치랑 쇠고기 장조림 먹고 난 안 아픈케이스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옴

하지만 질문 글들 보면 "수술 00일 차인데 00먹어도 되나요~"

"???: 먹어봐 어떻게 되나 ㅋ", "???: 괜히 욕심부리다 출혈 생겨서 다시 수술하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죽만드세요"

다 이런 말들이었기 때문에 계속 고민했음

8일째 (고통 4.5/10)

후기 찾아보면 보통 죽 다음으로 도전하는 게 냉면, 밀면, 짜장면 등 면 종류를 가위로 난도질한 뒤 조금씩 먹는듯했음

며칠째 차가운 것만 먹다 보니 짜장면이 너무 땡겼음

그래서 집 근처에서 짜장면 포장해서 집으로 가지고 온 뒤 가위로 팔 등분 내준 뒤 따듯한 채로 먹었음

너~~~~~~~~~~~~~~무 맛있고 눈물 막 날려 하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단무지랑 양파도 먹음 ㅋㅋㅋㅋㅋㅋ

놀랍게도 수술 부위에는 아무 일도 없었고 아프지도 않고 맛만 있었음 ㅎㅎ

9~11일째 (고통 3~4.5)

냉면 맛집, 밀면 맛집, 짜장면 맛집들을 돌아다니며 만두도 먹고 수육도 먹고 그냥 약간 부드럽다 싶으면 먹었음 부드럽지 않은건 냉,밀면 육수와 함께 꼭꼭 씹어 먹었음

인생이 살 만해졌고 약도 9일 차에 병원에 서류 떼러 가서 더 이상 안 타 왔고 끊었음

별로 아프진 않아도 가습기는 항상 가동에 뜨거운 건 먹지 않고 차가운 것만 먹는 중임

12일째 (고통 3)

맥도날드 1955버거 라지세트로 아이스크림이랑 너겟이랑 해서 먹음 ㅋㅋㅋㅋㅋㅋㅋ

문제없더라고 ㅋㅋㅋㅋㅋ

목에 딱지는 60퍼센트 정도 떨어졌고 출혈은 없음

13일째 (고통 2)

뜨거운 거 빼고 다 먹는 중

벌써 새벽 6시네 자야겠다

질문 있으면 댓글 ㄱㄱ 아는 데까지 얘기해 줄게

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