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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2년 (뻘글 장문주의)모바일에서 작성

2년(172.105) 2022.06.27 02:45:31
조회 543 추천 6 댓글 1
														
나는 어린나이에 말도 안되는
행운을 맞이 한 적이 있다
2017년 어느여름 로또 2등에 당첨된 거다
세금을 떼고도 6천만원 쯤 되는 거금이었다
그 사실을 확인 했던날 혼자 좋아 죽으며
표정 관리가 안되는 지경이었다
그런데 내가 간사했던 건지
사람이 원래 간사한 건지
수령 받기도 전에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이 돈으론 내 인생 안바뀌잖아?
번호하나만 다르게 적중했어도...
인생 자체가 바뀔 돈인데
이런 말도 안되는 억울함이 밀려 오고 있었다
2,3등 당첨자 중에는
전액 기부자가 많다
많다는 건 1등에 비해 많다는 거
아니 1등은 전액 기부자가 없는 지경이다
나는 기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느낌인지 알 거 같았다
정말 현타가 쌔게 왔을 거다

그렇게 수령 받으러 가던날
고작 2등이었기에 쫄리지도 않았다
서울로 갈 필요도 없었다
나는 뭐 상품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자유입출에 수령 받겠다 했다

당시 지잡 복학충이었던 나는
뭐 어울리는 애들이 있고 여친이 있는 거도
아니었고 돈지랄 하고
그럴 거도 없었던 거 같다
본집에서 학교 다닐 때 였는데
친구랑 지낸다는 핑계 박고
바로 학교 근처 방하나 잡았다
500에 40 수도권이면 좆거지 방이겠지만
거기는 충분히 괜찮은 방이었다
학교 안가는 날 2.4시간 에어컨 키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더라
나는 지방 흙충이라 2.4시간 본집서
에어컨 키면 다음달에 바로 샤우팅 날아온다 ㅋㅋㅋ

아무튼 온전히 독립된 공간이 하나 생기다 보니
잡생각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휴학 박았다 주말 편돌이는 수령 받고 진작 때려친 상태였다
정말 말그대로 잡스러운 생각만 했던
그때 였던거 같다
나와도 좆소 테크탈 지잡인데
걍 때려칠까 이걸로 편의점이나 하나 할까
그런 생각들을 하며
고추 벅벅 긁으며 햇반 식감 좆같네 투덜대며
하루하루 엠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금요일 오후 어김 없이
로또 1장을 사러 복방에 들렀다
사실 일생에 두번 당첨되는 말도 안되는 일은 없을테니
그냥 시큰둥하며 의무감에 여전히 사러 갔던 거 같다
그날 따라 평소에는 관심도 없었던
노가다 엠생 형님들이 공시 준비하듯 마킹 하고 있는
토토가 불현듯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방에 다시와서 토토팁 같은 같잖은
검색들을 해보며 무언가에 이끌린듯
다시 복방으로 향했다

그 당시에는 하위팀을 조롱하는
엘롯기 엘롯기 신나는 노래~
이런 밈 비슷한 게 있었다 ㅋㅋㅋ
바로 엘,롯,기 세폴더 10만 박고 왔다
토토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니까
가능한 그런 행동이었던 거 같다

그런데 얼씨구?
엘롯기 이 병신들이 그날 다 이겼다;
다음날 뻘줌하게 복방에 환급하러 갔는데
복방 아주매미가 아이고 총각 잘하네~
하며 구십몇쯤 되는 돈을 떡하니 바로
금고에서 꺼내줬다
이런 구멍만한 매장에 현금이 이리 많은 거도
충격이었고
아주매미께서 추켜세워 주니까
왠지 모를 우쭐함도 생겼던 거 같다
그렇게 두터워진 지갑을 들고
방으로 돌아왔다

내가 얼마전까지 하던 주말 편돌이..
지잡새끼들 수준답게 와서 토하고
술처먹고 개아리틀고 이런거 훠훠훠 하며
노예짓 한달 처해도 60이 안되는 돈이었다
순간 머릿속에 타짜서 애새끼 병원비로
노름하던 호구 교수새끼 표정빙의 해서
다시 복방으로 향했다
원래같았으면 토쟁이라면 환급과 동시에
다음벳 마킹이 이뤄져야 하는 건데
난 정말 당시 아무고토 모르는 새끼였던 거 같다

이번에는 근본팀 두팀 가보자 해서
두, 삼 을 두폴더 골랐고 배.당이 전날과는 판이하게 다른
2배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10만 체크하고 아주매미께
5번 뽑아달라고 말했다
아이고 총각 이거 원래는 안해주는데
총각은 해줄께 하며 뽑아줬었다
난 10만이 한도 인지도 그때 처음 알았다

돌아오는길 슬슬 겁이나기 시작했다
내가 알고 있기론 도박충들은 다 파멸인 걸로 아는데..
내가 배팅을 너무 과감하게 했나?
한달 방세인데 씨발;
그래 이거 안맞으면 여기까지 하자
그렇게 지 미래도 모르는 병신같은 혼잣말을
읊조리며 방으로 돌아왔다
첫날은 결과만 확인했던 것과 다르게
그날은 채널 두군데 수시로 왔다갔다 하며
긴장하며 보고 있었다
결과는 삼성은 이미 크게 이기고 있었고
두산의 끝내기 역전승
또 맞았다;
이게 내 3년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비극의
시작이란 거도 모른채 나는 환호하고 있었다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는 로또도 맞은 운이 미친새끼다
도박하면 다들 망하지만 나는 운이 좋아 괜찮을 거다
이런 미처버린 결론을 그때 내린다

그 뒤로 나는
흔한 토쟁이들의 테크트리를 그대로 밟는다
내 적중은 처음의 그때처럼 잦지도 않았고
잃는 날이 더 많았다
더는 복방에 가지 않아도 배팅할 수 있었고
금액도 한두달간은 엄청 올라갔었다
반년쯤 지나니
통장 잔고도 4천쯤 남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반년을 그짓거리 하고도
4천 남은 거면 내가 적중률이 그래도 좋긴 좋았었나 보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운이 좋은새끼도 아니고
도박으로는 이길 수 없다
동시에 한가지를 더 깨달았다
나는 그래도 이생활이 좋다
배팅 금액을 말도안되게 낮춰 버렸다
목표는 돈을 따는게 아니었다
돈을 걸고 경기를 보는게 그냥 너무 재밋었다

새벽 믈브 두폴 3만
오후 국야 두폴 3만
다음 계절이 오면 새벽 느바 두폴3만
오후 국농 두폴3만
해축도 기본 베이스였다 거의 2.4시간중
깨있는 시간은 벳해 놓고 경기 보면서
밥먹고 자다 깨서 경기 보고
그렇게 2년반 정도를 폐인처럼 지냈다
신기한 건 그 긴시간을 도박에 절어있었는데
잃은 돈이 거의 없었다 다만
방세 식비 등으로 내 잔고는 계속 줄고 있었다

휴학도 멋대로 했었고
미복학제적된 상태였고
집에 연.락도 안하고 지낸 그런 시간들이었다
그냥 아주가끔 학교 그만두고 타지서 일하고
지낸다고 문자 남기고
오는 전화들 그냥 받지도 않았다
이런날들이 지속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나는 도박에 중독 되다 못해 절어 있는
그런 제어불능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도박을 해 본 분들은 아실 거다
도박에 절어 있는 기간들은 잠을 잘 때
거의 설잠 비슷하 게 자게 된다
한날은 내가 이러다 뇌에 이상이 생겨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던 날이었다
벳 해놓고 자는둥 마는둥 설잠을 자고 있는데
이미 눈이 감겨저 있는데 펑~하고 캄캄해 지며
정전된 거 마냥 잠깐 의식을 잃을번 한 적이 있다

깨고 나서 정말 수천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온갖 생각들 중에 그 생각이 가장 강렬하 게 들었다

그 길로 방정리 하고
일단 타지로 떳다 준비를 하고 가야하는 게 맞지만
왠지모르 게 이 공간부터 일단 떠야할 거 같았다
모텔 생활 잠깐하고 방 다시 잡고
방을 잡고 나서도 일자리 잡는데 두달은 걸렸던 거 같다
이제 나는 무연고인 이곳에서 2년째 일하며 지내는중이다
직장은 당연히 좆소 그 자체인 좆소다

아직도 도박 생각이 많이 난다
그렇기에 내가 이런 갤들을 기웃거리는 걸테다
여기 글들 읽어 보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은
그나마 바카라로 넘어가지 않은 걸테다
나는 단도를 한게 아니라 도박을 잠시 쉬고 있다
하지만 진심으로 계속 쉬고 싶다

그날 이미 눈을 감아 무엇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펑~ 하고 정전 되듯 다시 캄캄해지는
의식을 잃은 듯한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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