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에스 세계관에 관한 이해도 부족한 편이고, 뮤비와 관련된 정보들을 모르고 쓴거라 잘못된 해석이 있을 수도 있으니 지적해주실 것들이 있다면 꼭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단정한 복장을 입고 각자의 삶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 속
이질적인 분위기의, 이 그룹의 시작이었던 S1이 말한다.
"다시 해보자"
바로 다음 장면에서 이들이 위치한 곳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공동묘지의 한 가운데에 있다. 그것도 파묻힐 위기를 코앞에 두고.
하지만 의아하다. 구덩이 위에도 있고 아래에도 있는 인물도 있는데? 구덩이 아래 속 소녀들은 누굴까?
구덩이 속 소녀들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 우선 구덩이 위 소녀들이 누군지부터 알아야 한다.
죽어가는 까마귀를 발견하는 단정한 교복 차림의 소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소녀의 의상이다.
정병기는 이미 이전 뮤비들에서 소녀들의 개성을 억압하는 상징으로 검고 단정한 교복, 혹은 다채로움과 검은색의 대비(물론 이 대비는 무조건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서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를 사용했다. 까마귀를 바라보는 위 소녀 또한 개성, 주체성을 상실한 채 세상의 흐름을 따라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 소녀들을 '자신의 주체성과 개성을 파묻어버리려는 소녀들'로 짐작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구덩이 아래 소녀들은 '그녀들의 주체성'을 상징하게 된다.
주체성을 상실한 소녀가 관심 가지는 '까마귀'는 무엇을 상징할까? 앞선 추측과 이어보면 아마 까마귀는 억압 받은 소녀의 개성, 주체성일 것이다.
성경에서 메타포를 빌려오는 것을 좋아하는 정병기 프로듀서임을 떠올려보자. 분명 까마귀는 긍정적 의미다. 일례로 갈멜산에서 죽음을 목전에 둔 선지자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까마귀를 보내 구원해 주었다.
tmi지만 까마귀자리는 트리플에스의 컴백시점인 5월 초를 대표하는 별자리이기도 하다.
정병기 프로듀서는 까마귀, 소녀들의 주체성이 상실되어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는 이전 뮤비들의 결과 비슷하다.
또 다른 검은 옷의 소녀가 뮤비 속에는 등장한다. 그녀는 세상 사람들과 같은 방향으로 따라 걷고 있다.
하지만 그녀를 위험한 도로 한복판에 멈춰세우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날아다니는 까마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까마귀가 소녀의 주체성이라면, 이 날아다니는 까마귀를 바라보는 소녀는 분명 자신의 주체성에 미련을 가지는, 그것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의지를 가진 소녀는 달려오는 자동차에도 결코 죽지 않는다. 타이틀인 '걸스 네버 다이'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죽어가는 소녀의 주체성에는 개미가 바글거린다. 우리는 뮤비 속에서 개미와 관련된 소녀를 찾을 수 있는데
바로 게임중독 소녀다. 개미를 미루어 짐작하건데 아마 이 게임중독 소녀도 주체성을 상실했을 것이다. 그녀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의 노래가사 '초라한 내가 싫어. 보이기도 싫어'를 생각하면 이 추측이 맞을 것이다.
뭔가 멘헤라가출팸스러운 이 소녀들도 매우 불안정한 존재들이다. 얼핏 느끼기엔 자유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초라한 내가 싫어. 보이기도 싫어'라는 가사 이후 '짙게 화장했던 이유'를 이제 알겠냐고 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주체성을 가진 인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게임중독 소녀나 가출팸처럼 주체성을 상실한, 매우 위태로워보이는 욕조 속 소녀가 있다.
이 소녀의 주위엔 콜라, 과자, 초콜릿과 같은 것들이 가득한데, 앞서 게임중독과 엮어서 생각하면 아마 이들은 세상것들에 의한 도파민 중독 같은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그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주체성 상실이라 생각한다.
물로 가득찬 욕조, 거기에 머리까지 빠지는 소녀. 완벽한 자살(죽음)의 메타포이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우리는 바로 다음 장면에서 그녀가 이것으로 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죽음의 상징과 같던 욕조 위로도 까마귀가, 소녀의 주체성이 날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장면과 교차되는 것이 교통사고를 피한 도로 위 소녀임을 생각하면..... 걸스 네버 다이!
이런 소녀들이 다시 주체성을 찾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모두'이다.
하나이자 스물넷, 스물넷이자 하나인 트리플에스.
'두려움 따위 다 함께 있다면 이젠 무서울 것 없지'
게임중독 소녀도 자신감을 찾았다. 이들이 모두 모인 지금, 뮤비 첫 장면에서 '다시 해보자'는 이야기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이 순간 소녀들은 비로소 까마귀로서의 색을 찾는다.
까마귀들은 날아오른다. 스물네명이 모두 모인 트리플에스가 앞으로 어떤 날개짓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