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수천 년 전 위대한 고대 이집트 문명의 수도였으며, 오늘날 파라오의 무덤들을 보기 위해

매년 수백만의 관광객들이 일년 내내 구름같이 몰리는 유서깊은 유적지 룩소르는

2천년 전 고대 로마 - 당시에는 "테베"라고 불렸다 - 시대에도 이미 제국 동방의 손꼽히는 관광명소였다.

마그누스(위대한) 폼페이우스가 로마 해군을 이끌고 지중해에서 원피스 급완결을 내버린 덕분에

더 이상 해적을 만나 졸지에 춘식이우스가 될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되면서, 고대 로마의 관광사업이 전성기를 맞았던 것이다.

이집트의 더위가 수그러들기에 오늘날과 똑같이 절호의 관광 시즌인 11월~4월이 되면 

로마인 관광객들은 테베를 대표하는 제일의 명소였던 람세스 6세의 묘를 비롯해, (다만, 당시에는 그리스 신화 속 

전설의 영웅 멤논의 무덤이라 오해하고 있었다.) 람세스 4세 등 여러 파라오들의 묘 같은 유적을 돌아보며 

"고대인"들이 이런 경이로운 유적을 세웠다는 것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관광객들은 가족 단위거나, 공무로 이집트 여행 중에 짬이 난 제국 관료 혹은 군인들, 혹은 무리를 지은 귀족들로서

이탈리아, 페르시아, 소아시아, 그리스 등지, 멀게는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까지 온 이들이었다.

그들의 직업은 군 장교, 변호사, 교수, 연설가, 철학자, 의사 등 실로 제국의 핵심 엘리트 계층이라 할 만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고고학자들이, 2천년 전 관광객들의 출신과 여정에 대해 이렇게 세세히 알아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로마 관광객들 본인이 스스로 남긴 사료 - 까놓고 말해, 유적에 남긴 온갖 낙서들 덕분이다.

람세스 6세의 무덤 단 한 곳에서만 끌로 긁어 새긴 낙서 1700개 이상, 잉크로 쓴 낙서 300개 이상이 발견되었다.

고고학자들이 이 낙서들을 읽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많았던 "oo사는 oo, 드디어 여기 왔다감!" 이 큰 도움이 되었다.

- 알베르토 안젤라 저 "고대 로마 제국, 15000km을 가다" 에서

"진정한 로마의 후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