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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 ㄱㅇㅌ) 독(毒)에 관련된 말말말.

ㅇㅇ(39.114) 2023.06.16 18:47:59
조회 1705 추천 27 댓글 11
														





1.독이 독이 된 정복군주



롬1과 2에서 '폰적절'로 불리는 폰투스 왕국이 있다.

이 왕국이 로마 토탈 워 시리즈에서 등장 세력으로 개근한 이유는 한 때 이들이 소아시아 지역에서 팽창해

그 일대는 물론 흑해 너머 크림 반도 지역을 지배하며 엄청난 세력을 형성했으며 로마와 맞짱을 떴기 때문이다.


당시는 기원전 1세기로 로마는 기원전 2세기 카르타고, 마케도니아를 정복하며 정점에 이르렀지만 한계점까지 팽창한 제국과

내환이 겹치며 그라쿠스 형제 때부터 시작되는 로마내 민중파와 원로원파의 갈등이 한창 타오르던 시기다.



심지어 동맹시 전쟁이라 불리는 내전까지 벌이다보니 마케도니아의 멸망 이후 로마의 영향권 하에 들어간 그리스에서도


"로마애들 예전같지 않은 듯?" 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리고 이걸 포착해서 그리스로 진출해 로마에 개겼다가 그 유명한 '펠릭스(행운아)' 술라에게 대가리가 깨진 폰투스

왕국의 국왕, 미트리다테스 6세가 그 주인공 되시겠다.


이 양반은 아버지가 독살을 당했기에 젊을 적부터 꾸준히 비소, 독버섯, 심지어는 전갈과 살무사의 독을 섞은 혼합물까지

마시며 독에 대한 내성을 높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죽을 때 진짜 독이 됐다(...)


로마와의 전쟁에서 완전히 망해버리자 비관하며 자결용 독을 마셨는데 꾸준히 해온 독내성 기르기 덕에 멀쩡했던 것(....)

심지어 그때 미트리다테스 6세는 70세의 노인이었다. 고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90세라고 해도 될 만큼 아무리

그때까지 로마에 개길만큼 깡다구가 있던 자라고 해도 신체능력이 저하됐을텐데 자결용 독 따위 아무렇지않게 소화해냈다.


결국 이 양반은 독으론 못 하니 칼로 자결하여 파란만장한 인생을 마쳤다.




2.진수성찬이 두렵다.



요즘들어 미국에서 치명적인 마약이 판을 친다는 건 뉴스에서 많이 들어봤을 거다.

길바닥에 1달러 지폐가 접혀 있는 걸 주워서 폈다가 난데없이 사람이 쓰러졌다는 이야기 말이다.


원인은 그 안에 있던 펜타닐이란 마약으로 극소량만 흡입해도 전신에 마비가 오는 끔찍한 놈이다.

비교군이 마약이긴 하지만 과거 중세시절에도 기체를 이용한 독이 인체에 더 치명적이라는 인식은 존재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사람이 들이마셔야한다는 특성상 독성을 유지하기 힘들어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운데다

재수없으면 그걸 다루는 사람은 물론 협력자들까지도 팀킬해버릴 가능성이 높았으니 쓸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고대로부터 독살을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먹이는 거였다.

특히 풍미가 강한 음식에 섞는다면 어지간해선 알아채기 쉽지 않았다.


옛날 중세때부터 왕들과 귀족들은 육식과 포도주를 즐겼는데 심지어 그 양도 많았다.

그렇다보니 그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거치는 손도 매우 많아 이들 중 누구 하나만 매수해도

독살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이런 까닭에 왕이나 유력귀족의 측근들과 어의들은 그들의 주군에게 먹는 것에 각별히 신경쓰라고 조언했다.

특히 향신료가 들어가고 톡 쏘는 듯한 음식을 먹을꺼면 반드시 가장 신뢰하는 이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으며

포도주또한 그 특성상 독의 낌새를 감추기 쉽다보니 많은 이들이 자연스레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다가 생긴 해프닝도 있었는데 16세기 스페인의 한 공작은 포도주를 첫 잔으로 마셨다가 뭔가 이상한 맛을 느끼고서

기겁을 하며 해독제를 찾으며 경기를 일으켰는데 알고보니 와인병을 세척하는 담당 하인이 그때 쓰인 식초나

소금기를 제대로 헹구지 않은 통에 그런 거라며 그 하인이 자신도 와인을 한 잔 따라마시며 멀쩡한 것을 보여주자

비로소 진정했다고...




3.한입충



흔히 조선시대 왕의 식사를 담당하는 수라간의 묘사를 보면 가장 자주 띄는 사람은 역시 기미상궁이다.

정확한 명칭은 기미상궁이 아니지만 기미라는 말 자체가 독이 있는 지 없는 지 먼저 맛보는 행위를 일컬었기에

자연스레 합쳐진 말이라 할 수 있다.


유럽에도 당연히 이런 기미상궁같은 프로세스가 존재했다.

왕이 먹기 전 음식들을 맛 보는 건 이들도 똑같았다.


다만 그 단계를 넘어섰다 싶은 게 문제일 뿐.


일단 정말 독이 있는 지 확인을 하려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양을 먹고 독이 작용하는지 '충분히' 기다려야 했다.

이러다보니 요리사들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음식이 왕에게 가기까진 긴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고 막상 식탁에 올랐올

즈음이면 미지근하거나 겨울이면 당연히 차게 식어있을 수 밖에 없었다. 기미상궁역을 맡은 요리사들과 보조들이 한입씩 먹은

흔적은 덤.


여기다가 단순히 먹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이 쓰는 식기나 넵킨, 식탁보같은 것들까지 매우 깐깐하게 관리됐는데 혹시라도 거기 독이 묻어있을 까 철저히 검사했다.

물론 그 검사방식이란 건 이들이 먼저 써보는 것이다(...)


식기와 냅킨들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피부에도 문대본 뒤 왕에게 올라갔다.

근대 이전까지 사람들에게 위생이란 관념이 매우 부족했다는 것, 특히 이는 상류층도 별 다를 바 없었음을 감안하면

상상 이상으로 불결한 일이었다.



유난떤다고 볼 수 있지만 아무튼 이렇게 철저히 가려내려 하다보니 진짜 암살자들도 별의 별 수를 다 썼는데

부르봉 왕조에서 나름 명군으로 뽑을 수 있으며 30년 전쟁이 터지기 전 16세기 말에 최초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낭트 칙령을 반포한 앙리 4세의 에피소드가 그러했다.



앙리 4세는 기독교 신부가 주는 제병(기독교에서 신성시하는 성체에서 먹는 빵)을 받아 먹으려고 했는데 그가

키우던 개가 갑자기 옷자락을 물고 당겨댔다. 왕은 개를 진정시키고서 다시 제병을 쥐려 다가갔는데

그러자 또 개가 옷자락을 물어뜯으며 말렸다.


그제서야 개의 이상행동에 낌새를 눈치 챈 앙리 4세는 자신에게 제병을 건네준 신부에게 대신 먹어보라 명했고

그 신부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최소한 그 안에 든 독 탓에 격통을 겪었음을 암시하는

기록만이 남았다. 그리고 앙리 4세는 자신을 해하려고 한 음모자들을 색출해 바스티유에 처박아버렸다.





출처: 독살로 읽는 세계사, 엘리너 허먼 (The Royal Art of Poison, HERMAN ELEA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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