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야 빈(본명 후루야 사토시)

2020년 「ULTRAMAN ARCHIVES『ウルトラマン』MovieNEX」 발매 기념 인터뷰 중 초대맨 시절에 관한 부분만 발췌

이이지마 토시히로 감독으로부터 "울트라맨은 외계인이니까 주먹을 쥐고 호전적인 포즈는 하지 맙시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울트라맨의 기본은 괴수를 적극적으로 아프게 하는 게 목적이 아닌 "방어의 액션"이다

(이이미자 토시히로 - 스페슘 광선, 발탄 성인 등을 창조한 연출가)

최초의(A타입) 마스크는 부드러운 재질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딱딱한 것(B타입)으로 바뀌었지만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당시에도 몰랐다 수트와 함께 내 얼굴 치수 까지 재서 만드는 방식이어서 평소처럼 수트를 입고 마스크를 쓰면서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마스크가 세 종류가 있다는 건 나중에 팬으로부터 들어서 알았다

너무 힘든 촬영이라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밥을 먹고 찍으면 속이 안 좋아지니까

그래서 촬영 시작 전과 후에 체중이 10kg 정도 차이가 났다

나리타 토오루(울트라맨 및 괴수 디자이너)로부터는 체형을 유지해달라는 주문을 받았지만 촬영이 진행될 때 마다 점점 말라갔다 그래서 수트 안에 보형물 같은 것을 넣으며 울트라맨이 점점 근육질이 되어 간 것 같다

딱딱한 것이 안에 들어있어 움직이기 어려웠다 최초의 수트가 움직이기는 편했다

(마스크처럼 수트도 몇 번 새로 만들었음)

니세 울트라맨과의 결투 장면을 찍을 때, 손을 아파하는 장면은 연기가 아니고 진짜였다 새끼 손가락이 부러진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팠다

울트라맨은 외계인이기 때문에 인간 같은 움직임을 해서는 안 되지만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었고 실제로 비명도 질렀다

감독이 컷을 외치지 않아 계속 이어서 연기 했는데 그게 편집되지 않고 실제로 방송에 나가서 놀랐다

괴수를 물리친 후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은 매번 촬영 마지막에 꼭 찍었던 게 생생히 기억난다

처음에는 어떻게 찍을지 여러가지 궁리를 하다가 결국 "울트라맨을 큰 받침대에 올려 다 같이 들어올린다"는 원시적인 수법을 썼다(웃음) 스탭 여섯 명이 들었는데 한 명이라도 호흡이 맞지 않으면 내가 떨어졌다 떨어질 때 마다 아팠다

그 날아오르는 장면만은 같은 필름을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런 걸 찍는 게 특촬의 일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당시 수트와 마스크 모두 후루야 사토시의 체형에 맞춰서 제작됐기 때문에)

혹시 내가 부상을 입거나 아프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데, 제작진 중 누구도 그 부분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정말 나 말고는 없구나 싶어서 아프거나 다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했다

39화 까지 촬영분을 모두 찍었더니 타카노 씨(특기감독 타카노 코우이치)가 "그럼 조피로 갈아입어"라고 했다

울트라맨 이외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내키지 않았지만 조피의 수트도 울트라맨의 것을 재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입을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 마스크는 새로 만들었지만 눈구멍을 뚫지 않았기 때문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조피는 울트라맨의 끝에 나오는 단역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른 작품에도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특기감독 타카노 코우이치)

인상깊은 괴수와의 싸움은 토호의 선배 배우이기도 한 나카지마 하루오 씨(초대 "고지라" 수트 액터, 일명 미스터 고지라)가 연기한 "네론가"와 "지라스"다

경험이 풍부한 나카지마 씨가 박력 넘치는 액션 아이디어들을 많이 내 주셨다 돌아가시기(2017년) 전에 미국의 팬 이벤트에 함께 출연해 재미있는 토크를 들려주셨던 기억이 있다

미국 특촬 팬들은 수트 액터를 "뒷 쪽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제대로 주역으로 리스펙트 해준다 나카지마 씨는 돌아가시기 전 까지도 미국의 팬 이벤트에 또 가고 싶다고 말했고 나에게도 미국의 이벤트에 초청 받으면 반드시 가라고 말해줬다

울트라맨이 끝난 후 팬들과 엄마들로부터 TBS를 통해 응원의 전화와 엽서를 많이 받았다

츠부라야 프로 측에서도 전체 39화를 열심히 해 온 포상으로 "울트라 세븐"의 아마기 역으로 선택해줬다

나리타 씨는 나를 세븐 역으로 염두에 두고 "자네의 스타일에 맞춰서 디자인했다"며 전신이 푸른색인 세븐의 초기 디자인을 보여줬는데, "다음 번에는 수트를 입지 않을 겁니다" 라고 말했더니 상당히 아쉬운 표정을 지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후에 "아마기 대원 역으로 정해졌습니다" 라며 보고하러 찾아갔더니 "울트라 경비대의 대원복은 빈 씨에게 맞춰서 디자인했어, 라고 말해주셔서 감동했었다 대원복 상반신에 울트라맨의 무늬를 연상시키는 라인이 붙어있어서 좋았다

우에하라 쇼조 씨와 얘기를 나눌 일이 있었을 때 아마기 대원이 주역인 에피소드를 쓰신 이유를 물어봤었다

"빈쨩은 울트라맨으로 계속 수트를 입으며 힘든 일을 열심히 해냈다 그 꾸준함을 좋아하는데 아마기는 다른 대원들에게 묻혀 빈쨩의 느낌이 표현되지 않는 게 아쉬웠기 때문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울트라맨" 때는 힘들고 괴로운 기억이 많았는데 "울트라 세븐" 때는 즐거운 사건이 많이 기억에 남아있다

14,15화(울트라 경비대 서쪽으로) 편을 찍을 때 키리야마 대장 역의 나카야마 쇼지 씨, 미츠타 카즈호 감독을 중심으로 스탭들이 모여 호텔방에서 술을 마셨을 때 즐거웠다

(미츠타 카즈호 감독은 "긴 머리 안느" 연출가로 유명)

어렸을 때 고라쿠엔 야구장에 놀러갔는데 연습이 끝난 선수들에게 다들 사인을 받을 때 나만 사인펜이 없어서 사인을 받지 못했던 슬픈 기억이 있다 그래서 아마기 대원을 연기하던 당시의 나는 항상 사인펜을 지니고 다녔다

사인을 해주면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게 보였다 츠부라야 감독이 말했던 "아이들에게 꿈을"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그 때 다시 실감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