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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잡지식] 북쪽 하늘에 빛나던 또 하나의 일등성 - ホクトベガ (JPN)

Nyam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26 00:20:52
조회 8700 추천 98 댓글 42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들 몸으로 느끼고 있겠지만, 우마무스메에는 더트마가 좆나 없다.
지금도 겨우겨우 적성 B인 친구들(오구리 캡, 엘 콘도르 파사, 타이키 셔틀) 까지 끼워넣어야
간신히 팀전 로테 3명이 차는 형편이지.

그렇다고 앞으로 대충 70명 언저리 다 나오면 형편이 좀 나아지냐하면 것도 아니다.
스마트 팔콘 외엔 신코 윈디랑 이나리원, 아그네스 디지털, 뱀부 메모리정도밖에 기대할게 없음...
3자리 채우는데 충분한거 아니냐? 생각할수도 있는데 팀전 슬롯 총 15자리 중에서 세자리를 더트로 채워야하니
짱개식으로 때려박아도 등장마의 20%는 더트마여야 채울때 고민이 좀 덜해진다.
(그리고 지금도 오구리 캡이나 셔틀 못뽑아서 끅끅대는 사람 많은데 3성 거진 확정적인 스마트 팔콘을 상수로...?)

좆본이 더트마가 부족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냐 하면 그건 또 아님.
일본 내 더트 이미지는 하스스톤으로 치면 대충 야생급이긴 한데 (장애물경주는 여관주인 자동완성덱 정도)
NAR과 JRA가 교류중상 저변을 넓히기 시작한 이후로, 그리고 나이터 경주 붐이 온 이후로는
나름 전국구 말들도 많이 나왔고, 그 중에선 세계 무대에서도 성과를 낸 말도 있다.

다만... 우마무스메 나오는 기준에 인지도나 라이센스가 포함되어 있으니 좀 미묘하다.
홋코타루마에나 코파노리키같이 비교적 최근까지 활약한 친구들은 그렇다치고,
석세스브로켄부터 스마트팔콘을 거쳐 트란센드, 에스포와르시티까지
야간경주 본격 시행 이후 더트 중흥기를 이끈 말들은 사실 경마팬들보다
오오이 시티 경마장에 가족단위로 바베큐파티하러 간 사람들이 더 많이 봤을거라 생각함

개인적인 더트 최강마라 생각하는 카네히키리나
왜 좆본새끼들이 최강최강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떨렁 두 경기 더트뛰고 신취급 받는 쿠로후네같은건
그놈의 카네코 마코토(= 딥 임팩트 마주) ^^ 소유마라 우마무스메에서 볼 일 없을거같고
송 오브 윈드와 더불어 엘 콘도르 파사의 몇 안되는 걸작인 버밀리온은 어머 선데이 레이싱 소속이네요
골드 알류르도 선데이 레이싱 소속마! 신난다!

이렇게 탈탈 털면 남은게 어드마이어 던이나 메이세이 오페라 언저리인데
콘도 리이치옹 타계 이후 과연 이런거 할 정신이 남아있을까 (+ 아야베도 더비마라 걍 선심쓴거 아닐까)의 문제랑
메이세이 오페라는 아예 지방소속마라 신데그레 지방마들 다 컷컷된거처럼 못나올 가능성이 또 높다

더트마 안나오는데는 이유가 있는거시다...


뭐튼 서론이 웬만한 개똥글 본문만큼 길어졌다?
오늘 이야기 할 말은 위의 우마무스메화 결격사유들을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가면서도
일본 더트마 TOP 10을 뽑으라면 아마도 올타임 넘버 3 안에 들어갈
그러면서도 스스즈나 라이스 샤워만큼 처절한 스토리를 지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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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하늘에 빛나는 모래의 여왕, 호쿠토베가다.



1990년 말, 나카노 타카오 조교사와 함께 쓸만한 망아지를 사러 북해도 우라카와를 돌던, 관명 '호쿠토'의 마주 모리 시게루.
사카이 목장에서 어떤 말을 보고는 한 눈에 반해버린다.
암말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거체, 그에 비해 그 체고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될 정도의 호리호리한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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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만 들으면 딱 이건데 이런 체형의 뭐에 반했는지는 알 수 없다. 스타워즈 팬이었나? 뭐튼 계속 가자.

마체야 그렇다 치고 혈통은 어땠나?
이 망아지의 아버지는 나구르스키(ナグルスキー)에 어머니는 타케노팔콘(タケノファルコン)

나구르스키는 역사에 남은 전설적인 명종마 니진스키(Nijinsky 2)의 아들이긴 하지만 아비만한 아들은 아니었고

더트 중상마들을 간간히 배출하긴 했으나 위에도 이야기했듯 더트를 짬통취급하는 일본에서 그다지 인기있는 종마는 아니었다.

어머니 타케노팔콘에 이르면 중앙경마 6전 2승 잔디 조건전 광탈에 하이페리온 계통이라는 틀니냄새 나는 조합.
다만 모리 시게루는 이전에도 이 배합의 말을 구매하여 득을 본 기억이 있었기에 (ホクトサンバースト)

이번에도 그만큼만 해줘도 개꿀에 말도 내 취향이라며 조교사에게 의견을 물었고

나카노 조교사는 "대충 더트 900만 이하 한정(지금으로 치면 2승 클래스) 정도까진 뚫겠네요" 라며

개똥말이니 제발 사지말라는 말을 완곡하게 모리씨에게 전달했다

나카노 타카오는 다리 부러진말 이야기 나올때 매번 언급되는, TTG중 G인 그린 그래스의 담당이었던 베테랑 조교사.

그 베테랑이 이렇게 간곡하게 이야기했으나 이미 이 말에 한 눈에 반한 마주한테 그런게 귀에 들어올 리 없었고

괘씸죄(??)로 나카노 조교사는 후일 자기 마방에 자기가 조건전따리라고 비하한 말을 들여다 조교하게 된다
말붕이들은 물주 눈치 잘 챙기자



호리호리하고 큰 마체는 마주의 아내에게도 마음에 들었던지
관명 호쿠토에 더해, 우리들의 일등성이 되어달라는 뜻으로 베가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이 때, 호쿠토는 북두인데 베가는 여름하늘 별인뎁쇼?라며 마주가 소심한 태클을 걸어봤으나

1만 2천년전에는 베가가 북극성이었다는 TMI에 격추되어 그대로 통과시켰다는 야사가 판타스트 클럽에 전해온다

여하간 이렇게 이름도 지어졌고 마방도 정해진 호쿠토베가.데뷔가 순탄했냐? 하면 당연히 그것도 아니다.

멀대같이 큰 체고에 다리는 젓가락 다리라 기초체력 부실로 온전한 조교를 하기 힘들었고,

나카노 조교사는 얘 몸에 기초체력이 붙을때까지 말도 못할 노고를 치러야 했으며

덕분에 데뷔는 통상적인 말들의 2세 가을 시즌보다 한참 늦은 3세 시즌(93년)에 하게된다.

데뷔는 조교사가 처음 생각했던 대로 잔디가 아닌 더트 코스에,

안장에는 시리우스심볼리의 주전기수였던 중견기수 카토 카즈히로.

중소 개인마주가 준비할 수 있는 선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호쿠토베가는 메이크데뷰에 들어간다.

결과는 데뷔전 9마신차 1착의 충격적 퍼포먼스.

곧이어 다음주 500만 조건전 이하는 불량마장의 탓으로 반 마신차의 2착,

연전으로 인한 피로를 회복하고 이어서 출주한 카틀레아상에서는 3마신차 1착의 쾌승.


대충 뛰다 은퇴시켜서 번식마로나 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달리자 나카노 조교사는 잔디 전향을 고려하고,

약간 무리다 싶은 일정이긴 하지만 암말 클래식의 전초전인 플라워 컵(G3)에 등록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반마신차 선착. 더트따리라 생각했던 말은 당당하게 중상 첫 승리를 따낸다. 것도 잔디에서.



이제 호쿠토베가에게 빛이 왔냐? 아직은 아니었다.

당시 암말 왕도노선의 주역으로 여겨진건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은, 서쪽의 일등성 베가

그리고 테레비도쿄3세(당시 기준)와 데일리배를 연승하고 온 마더 토쇼 정도.

호쿠토베가의 평가는, 갓 시골에서 올라온 유키노비진보다도 낮았다.

그리고 결과도 그 평가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오우카쇼 - 베가 1착, 호쿠토베가 5착

오크스 - 베가 1착, 호쿠토베가 6착

퀸즈 컵 - 유키노비진 1착, 호쿠토베가 2착

칸사이테레비배 로즈 컵 - 스타 발레리나 1착, 호쿠토베가 3착



팀 카노푸스 명예멤버급 성적을 올리며, 못 달리는건 아닌데 항상 2% 부족한 성적을 거둠.

전에 Chautauqua 게시물에서도 이야기 했는데, 능력 어느정도 되는 말이 이렇게 범주를 하면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당연히 나카노 조교사와 카토 기수는 이빨을 득득 갈며, 마방이 있는 미호가 아닌 릿토에 그대로 머무르며 강조교를 행한다.

그리고 결전의 날, 암말 3관의 마지막 경주인 엘리자베스 여왕배.

(당시에는 슈카쇼가 없어서 (96년에 신설) 엘리자배스 여왕배가 3관의 마지막 관문이었다. 거리도 지금보다 김)

1번 인기는 로즈 컵에서 완승을 거둔 스타 발레리나, 2번 인기는 이미 2관을 따낸 3관의 도전자 베가.


호쿠토베가는 9번 인기.



"베가는 베가지만 호쿠토베가입니다!""3관 실패다 베가! 승자는 동쪽에서 온 일등성, 호쿠토베가입니다!"
ベガはべがでも까지만 쳐도 나머지가 자동완성이 되는 전설의 명실황을 남기며 업셋.
단승 30.4배의 데박사건을 터트리며 첫 GI 승리를 거둔다. 조교사에게도 기수에게도 엘리자베스 여왕배 첫 승리인건 덤.
다만 이 승리의 장면에 생산자 사카이 목장장의 모습은 없었는데,
"아니 조교사가 말 사갈때 조건전따리라길래 당연히 못 이길줄 알고 안갔죠;;;" 라고 하더라. 원죄가 깊구만 나카노 조교사여

이제 GI마도 됐겠다, 호쿠토베가 저평가의 설움을 딛고 드디어 빛을 보는가?
또 아니다.

연말 터키석 스테이크스에선 유키노비진에게 대가리가 깨지며 GI마가 오픈전에서 찌그러지는 추태를 연출,
내보낼 경기도 딱히 없겠다 데뷔할때 뛰던 더트나 함 뛰어보실 하고 내보낸 헤이안 스테이크스에선 파워 10착.
나카야마암말한정 스테이크스 4착, 케이오배 스프링컵 5착.
이후로도 여름의 삿포로 경마장에서 1착 두번 한 것 이외에는 3-9-6-5의 최단기 퇴물코스를 착실히 밟았다.

다른 암말들이면 은퇴를 고려해도 충분할 시점.
그러나 이 비실이에게 정이라도 들었는지 나카노 조교사는 차마 마주에게 은퇴를 권하지는 못하고,
대신 점프 전향을 생각해서 장애물 훈련을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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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이라기보다는 같은 마방 후배인 히시아마존의 어리광 케어요원이 필요했다는 소리도 있다.

두 말은 굉장히 사이가 좋았다고...)


근데 저- 위에도 썼지? 더트가 야생이면 장애물은 여관주인 자동완성덱이라고. 짬통 그 이하의 무언가 취급이다.
G1 승리마가 장애물경주 전향을 고려한다는 사실은 당연히 마주를 빡돌게했고

기나긴 아가리파이팅의 결과 다음번에 입착 이상 하면 장애물경주 전환을 보류하기로 합의가 났다.



그리고 귀신같이 호쿠토베가는 새해(95년)를 맞이한 첫 경주인 아메리칸 JCC에서 2착을 해보이며 짬통행을 피했다.

심지어 1착이 사쿠라 치토세 오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1위라고 정신승리 시전 가능한 레벨의 호주행.

이후로도 2-8-3-5의, 미끄덩 한 번 빼면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며 점프전향 이야기는 완전 없던 이야기로.

다만 8착때 미끄덩이 높은분의 심기를 거슬렀는지 이 때 기수가 카토 카즈히로에서 요코야마 노리히로로 바뀌게 된다.



근데 아무리 안정적인 성적을 거둔다 해도 1착 아니면 훈장이 되지 않는법.

다음 출주를 고민하던 나카노 조교사의 눈에 들어온건 작년부터 교류중상으로 지정되어

중앙마들에게도 출주의 문이 열린 빈마한정 엠프레스배(더트 2000m). 돌고 돌아 더트전으로 왔다.

장애물은 좀 그랬어도 더트는 괜찮았는지 마주도 OK사인을, 기수야 뭐 노리히로겠다 존나 신나서 OK를 때렸다.



다만 교류중상으로 지정되면서 미나미칸토 G1에서 중앙 G2로 격하되었어도 엠프레스배는 엠프레스배.

나름 더트에서는 권위있는 경주였으며 출전자 명단도 만만치않았다.



전년도 엠프레스배 승리마이자 중상 5승, 후나바시의 여걸 케이에프 넵튠
암수혼성 경주인 다이올라이트 기념에서 숫말들을 때려잡고 승리한 아쿠아라이덴
그리고 카와사키에서 7연승을 거두고 올라온 기대주 머핀까지.

재활훈련차 교류중상 뛰러 온 GI마 (잠정 퇴물) vs 중앙마 때려잡으러 모인 지방의 명마들 구도로 벌어진 이 레이스의 결과는


호쿠토베가 충격의 대차 승리로 끝난다. (3.6초차, 18마신)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대체로 장애물경주 훈련을 받으면서 변화한 주법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복잡한거 제끼고 간단히 비유하면 지금까지는 전륜구동이었다면 각부 강화로 사륜구동으로 바뀌었다는 식.
여하간 훈련탓이든 뭐든 억수로 내린 비에 개판이 된 마장상태에 관계없이 미친듯 뻗어 나오는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물론 호쿠토베가 진영은 큰 충격을 받았고, 더트 전향을 진지하게 검토하게 된다.

물론 여기엔 이후 연말까지 잔디에서 11 - 7 - 6 - 2 - 5 라는 그저그런 성적을 거둔 탓도 있지만...




96년, 당시 기준으로 7세. 지금으로는 6세.
라이벌들이었던 베가, 유키노비진, 같은 목장에서 태어난 동기 맥스죠리는 물론이고
춘추 마일노선 제패라는 위업까지 달성한 노스플라이트까지 은퇴해서 번식암말로 전업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리고 호쿠토베가는... 여전히 달렸다. 이번엔 더트에서.



96년 2월, 호쿠토베가는 카와사키기념에 출주 등록한다.
암말한정이었던 엠프레스배와는 다르게 카와사키기념은 성별 제한없음.
기본적으로 잔디에서 달릴때보다 차고 나가는 힘이 더 필요한 더트는 암말보다 수말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한다.
거기에 출전마들도 하나같이 한가득하는 말들뿐.
작년도 카와사키기념 승리마 아마존오페라는 물론이고,
해당년도 두바이 월드컵 출주가 예정된, 일본 당대 최고의 더트마 라이블리 마운트가 출주하기로 한 레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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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 경주에서 호쿠토베가는 그딴거 알바 없다는듯이 또다시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1착.
이번엔 '암말한정이라 이겼다' 같은 삽소리조차 용납하지 않는 완벽한 승리.
진영은 이 시점에서 호쿠토베가의 능력에 확신을 가졌고, 이후 호쿠토베가는 그 확신에 충실하게 보답했다.

페브러리 스테이크스(당시 G2) 1착
다이올라이트 기념 1착
군마기념 1착
제왕상 1착
엠프레스배 1착
남부배 1착
우라와기념 1착

전국을 돌아다니는 페널티 속에서 지방경마 교류중상을 있는대로 싹쓸이하는 암말.
이 비실이 암말발 도장깨기의 임팩트는 대단했다.
입장객이 모자라 한숨짓던 각 지방 경마장의 직원들은 호쿠토베가 출전 경주일이 되면 바싹 긴장해야 했을 정도.
특히 제왕상 출전 당시 오오이 경마장 입장객 수 (77818명)는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레코드다.
참고로 오오이 경마장의 당시 수용가능인원수는 3만명이었다. 7만명 어케 넣었노?

https://youtu.be/4-owszZTs9M
마일 챔피언십 남부배때에는 실황맨마저 흥에 겨워서
"여왕님이라 불러주십시오!" 같은 개드립을 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저 발언이 문제가 되어서 보직변경당함. 진짜로.)


팬서비스를 위해 잔디에 복귀한 (+ 히시아마존 땡깡받이) 엘리자베스 여왕배와 아리마 기념을 끝으로
진영은 호쿠토베가의 은퇴를 검토한다.
평생 훈장 하나 못 달았으면 모를까, 지금은 승리 기념패가 방에 차고 넘칠 정도로 쌓였거니와
호쿠토베가는 당시로 7세(현재 6세), 97년이면 8세로 늙어도 한참 늙었기 때문.

그러나 호쿠토베가가 더트 노선 도전자들 대가리를 다 깨버린 여파로 (...)
지금 호쿠토베가가 은퇴하면 97년 두바이 월드컵 일본 대표자리가 텅 비어버리게 된다는 점
그리고 역시 더트에서 팬들의 사랑을 모았으니 마무리는 더트에서 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에
97년 한해는 카와사키 기념 - 두바이 WC, 이후 유럽에서 교배 이후 사카이 목장으로 귀향하는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97년 2월 카와사키 기념.
96년 한 해 엄청난 성과를 올린 이 암말의 일본 내 라스트런을 보기 위해
카와사키 경마장에는, 수용인원 3만명을 훌쩍 넘는 6만명 가량의 관중이 모였다. 6만명은 또 어케 집어넣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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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토베가는 일본에서의 마지막 레이스 역시 넉넉한 3마신차의 압승으로 장식.

마지막을 보러 온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교류중상 9연승의 위업을 달성하고 두바이로 향한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수득상금 8억 8천 216만엔을 달성.

이쿠노딕터스가 갖고있던 암말 수득상금 랭킹을 박살내버리고 1위 자리를 차지한다.

(이 기록은 보드카가 09년에 추후 갱신하게 됨. 현재 1위는 아몬드 아이다.)





일본 최고의 더트마라는 칭송과 기대를 받으며 두바이로 향한 호쿠토베가.

그러나 아무리 일본 전국을 들쑤시는 수송에 익숙해져있던 호쿠토베가라도

20시간짜리 + 아랍 직통항공편이 없어서 환승까지 해야됨 콤보에는 버틸수가 없었고

거기다 처음 만나보는 두바이 특유의 거지같이 더운 기후까지 겹쳐

500kg 전후로 조절되던 마체중이 두바이 월드컵 주간에는 470kg까지 빠지며 갈비뼈가 보일정도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너무 긴 시간 수송의 영향으로 받은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열제(裂蹄)라 하는,

발굽이 세로로 갈라지는 증상까지 보여 완전히 녹아웃.

97년에야 2회차를 맞는 두바이 원정에 조교사 및 구무원들이 경험이 있을리도 없고 진영은 패닉에 빠졌다.


다행...?히도, 호쿠토베가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체질이었던 모양.

미국인 장제사 토드 보스턴의 호의로, 일반적으로 철사나 접착제로 진정시키고 약을 처방하는 열제에

유리섬유를 사용한 재봉 처치를 무료로 받아 치료할 수 있었으며

같이 두바이 월드컵에 출전할 싱스피엘의 마주인 셰이크 모하메드의 호의로

고돌핀의 각종 훈련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게 배려를 받아 컨디션은 점차 회복 기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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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해, 경주 당일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비가 쏟아져 내려 경주 속행 불능판정.

두바이는 비가 귀해 이런 일이 몇십년에 한번 꼴이라 방수 대책이 별로 없었기에, 물이 빠질때까지 시간을 벌게 되었다.
그렇게 벌어들인 귀중한 시간은 약 5일.

덕분에 처음에는 출주 취소까지 검토하던 진영은 간신히 호쿠토베가를 출주 가능한 컨디션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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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은 흘러 97년 4월 3일.

시차로 인해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없었던 일본 경마 팬들은 오전에 날아든 충격적인 기사에 넋을 잃고 만다.


(사실 라디오단파가 독점중계를 하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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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토베가, 경주 중 고장으로 안락사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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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코너 진입 전, 전방 마군을 피해 선입을 노리던 중
앞 마군의 실속마를 피해 방향을 틀다가 구르게 되고,
넘어지는 것과 거의 동시에 뒤에서 따라오던 영국의 Bijou d'Inde와 그대로 충돌.

호쿠토베가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고, 좌전 및 흉부 복합골절 판정으로 현장에서 안락사 처분을 당했다.
기수였던 요코야마 노리히로 역시 멀찌감치 튕겨져 날아가 갈비뼈가 몇 대나 부러지는 중상.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검역법의 문제로 호쿠토베가는 시신조차 온전히 일본에 돌아갈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갈기 일부만 잘라 겨우 고향인 사카이 목장으로 돌아오게 되고
호쿠토베가의 유해는 이후 분쇄하여 현장에서 처분하게 되었다.

암말의 몸으로, 수말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리며 연승하던 모래의 여왕.
북쪽 하늘에 빛나던 일등성은 이역 만리의 땅에 떨어져 다시는 하늘로 돌아가지 못했다.


아래는 덤에 가까운 이야기들.



호쿠토베가의 승리를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페브러리 스테이크스에서 승리한 암말은 없다.

호쿠토베가가 스러진 97년 두바이 월드컵의 1착마는 싱스피엘. 96년 재팬컵의 승자이기도 하다.
덧붙여, 97 두바이 월드컵은 싱스피엘에게 있어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더트 레이스였다.

마주 모리 시게루와 카네모리모리 상사는 2004년을 끝으로 마주업에서 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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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모리모리상사의 사무실이 있던 삿포로의 빌딩에는 마주가 야키니쿠 전문점 베가 (焼肉園ベガ)를 열었던 적이 있다.

각종 상패들이나 사진이 있는것은 물론이고, 마주가 간간이 직접 접객을 나와서
호쿠토베가를 그리워하는 팬들과의 소통창구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폐점.

일본 말의 두바이 월드컵 첫 제패는 2011년 3월 26일, 빅투와르 피사가 해내게 된다.
우연일까, 빅투와르 피사도 싱스피엘처럼 이 두바이 월드컵이 마생 처음이자 마지막 더트 레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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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지인 사카이 목장에는 마령비가 세워져 있다.
여기에는 호쿠토베가에 더해 그 어머니인 타케노팔콘 (위령비엔 たけの助로 새겨짐)
그리고 목장 동기인 맥스죠리가 함께 있다.

맥스죠리는 호쿠토베가가 쓰러진 3주 뒤, 출산 중 대동맥파열로 사망한다.
호쿠토베가 소식으로 심란하던 목장주의 멘탈은 이걸 계기로 가루가 되어
돌아오는데는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호쿠토베가가 생애 전승을 거뒀던 카와사키 경마장은 호쿠토베가를 기념해,
97년에 신설한 중상경주인 스파킹 레이디컵을
98년부터 스파킹 레이디컵 호쿠토베가 메모리얼로 변경,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호쿠토베가의 탄생일은 3월 26일이다.이는 마방 후배인 히시 아마존의 생일과 같으며,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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