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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 괴문서) "모터 스포츠도 레이스야!" - 20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4.33) 2024.01.14 10:16:46
조회 689 추천 15 댓글 10
														
전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umamusme&no=2149296

 



대중들에게 있어 쉽게 접할 수 있는 모터 스포츠는 무엇이 있을까?


‘르망 24시’로 유명한 WEC?

혹은 호쾌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인 WRC?

아니면, 기술들의 정점인 F1?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답이 없다.

그야 이 세계에서는 모터 스포츠 자체가 익숙하지 않으니까.

아니, 애초에 익숙해지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것이 모터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어떤 스포츠에 가장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하지만 다른 스포츠들과는 달리, 모터 스포츠는 그 입문 난위도부터가 미친듯이 어렵다.


축구는 공 하나만 있어도 즐길 수 있고, 줄넘기는 줄 하나만 있더라도 즐길 수 있지만, 모터 스포츠는 ‘모터가 장착된 이동 수단’이 있어야지만 참여할 수 있다.


더욱이 그런 이동수단을 타고 달릴 수 있는 장소, 서킷을 구하는 것도 큰 어려움인지라 보통의 사람들은 익숙해지는, 입문하는 것조차 굉장히 어려운 스포츠다.


그렇다면 일반인은 모터 스포츠를 영영 경험할 수, 참가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럴리가, 사람은 언제나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모터 스포츠라고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잔디깎기 레이스, 말 그대로 더 쉽게 모터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자동차 대신 잔디깎기 기계를 개조해서 타고 다니는 레이스다.


이래뵈도 1968년부터 시작된, 나름 역사가 있는 레이스인 것도 모자라, ‘영국 잔디깎기 레이스 협회’도 있는 권위 있는 레이스이다.

더욱이 배기량에 따라 4가지 클래스로 나눠지니, 나름 체계적이기도 하다.


본론으로 돌아와, ‘잔디깎기 기계를 탄다니? 속도가 나오기는 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물론 다른 모터 스포츠에 비하면 느리지만, 그럼에도 시속 80Km는 거뜬히 나온다.


더욱이 개조를 한다고는 말하지만, 엔진과 같은 부품들은 시중에서 파는 일반적인 부품들을 사용해야 하기에, 저 80Km라는 속력은 감히 느리다고는 할 수 없다.


애초에 개조라 하더라도 안전을 위해 커팅 블레이드를 제거하는 것 등이 전부라, 개조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부분이다.


그래서 이걸 왜 이야기하냐고?


"이봐? 준비 됐는가?"


"물론이죠."


그야 지금부터 내가 잔디깎기를 타고 학원의 트랙을 달려 볼 것이니까.


==========⏰+==========


지금으로부터 시간을 좀 돌려, 7일 전으로 돌아가 보자.


그때가 트레센 학원의 정비사인 츠노다씨와 만난지 딱 일주일이 지난 금요일이었다.


그날은 평소보다 일도 일찍 끝났고, 아이들도 이미 훈련을 끝내고 돌아갔었다.


들어보니 요즘 유행하는 벌꿀 드링크를 사기 위해 상점가에 다같이 갈거라나?


나에게도 같이 가자며 권유를 해주는 아이들이었지만, 우선은 지난 1주일간 늘어난 일로 인해 미뤄둔 잔디깎기부터 개조하는 것이 우선이라 거절한 나였다.


덕분에 아이들의 아쉽다는 표정을 보았지만, 다음번에는 같이 가기로 약속을 해주니 다행히도 금방 기운을 차려주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상점가로, 나는 부실의 문을 잠근 후에 정비과 건물로 향했다.


잔디깎기의 개조가 목적이기는 하지만, 쟁기 3호?라는 장비의 개발도 돕기로 했으니..

지난 일주일을 빼먹은 것을 채우려면, 지금부터라도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었다.


‘오늘부터 시작한다면, 쟁기 3호는 몰라도, 잔디깎기는 일주일 정도면 개조를 마칠 수 있으려나?’


잠시 앞으로의 계획을 떠올리며 건물의 정문으로 향한다.

그러고는 잠시 멈춘 후, 정비과 건물로 향하는 길을 떠올려 본다.


지도를 보면서 걸어간다면 금방 찾아갈 수 있겠지만, 정비과 건물은 지도에는 없었다.


아마 톱이나 칼날 등 위험한 품목들이 잔뜩 있으니, 혹여나 장난기가 많거나 불량한 학생들이 가지 못하게 따로 지워둔 것이리라.


그렇게 이번에도 혹여나 길을 잃어버리려나 걱정을 한 나였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야 내 눈 앞에는 건물 앞에서 츠노다씨가 누군가를 기다라고 있었으니 말이다.


"누구를 기다리십니까?"


"저번에 나에게 사기를 친 사기꾼을 좀 찾고 있지."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만.."


"불공정 계약을 제시한 놈이 사기꾼이지, 그럼 뭔가?"


"그건... 좀 양심이 찔리네요. 그나저나, 제가 여기에 있는 줄 어떻게 아셨습니까?"

"따로 말씀을 드린 적도 없는데.."


"내가 트레센 학원에서 지낸 지 벌써 40년은 지났는데, 지인이 없을 거 같은가?"


"덕분에 지난 일주일 동안 이리저리 물어보고 다니니, 젊은 선생, 당신 꽤 소문이 자자한 유명한 사람이더군."


"하아..도대체 그 소문이 뭐고, 어디까지 퍼졌길레.."


"모터 스포츠..? 였나? 거기 선수였다며?"

"내가 호기심이 좀 많은지라 찾아보니, 우마튜브에 검색하니 선생의 모습이 영상에 딱 뜨더군!

"말도 지금보다 더 그... 심하고 말이야! 하하하!"


말을 마치며 호탕하게 웃는 츠노다씨, 반면에 나는 오히려 죽을 맛이었다.


‘우마튜브 영상, 거기에 내 얼굴이 딱하고 보인다면..’


아마 헬멧에 달린 카메라 시점으로 진행되는 팀 라디오나 레이싱 하이라이트가 아닌, 레이스 후의 기자와 인터뷰를 다룬 영상들일 것이다.


그 당시에는 워낙 성격이 사나웠던지라 기자가 조금이라도 신경을 긁는 질문을 하면..


'거기 기래기, 그딴 질문 또 하면 F1 차를 니 대가리에 박아버린다.'


‘뭐? 7번 코너에서의 사고가 내 잘못? 야이 병#들아, 니들 눈깔 삐었냐?’


응, 저런 말들이 바로 입에서 나왔지.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것도 있지만, 아이들의 교육에 나쁘니 보여주지 못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그럼 팀 라디오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여주는게 어떻냐고?


'저건 임피딩이잖아! 저 개새#까!'


'어떤 병@이 차량을 정비했어? 브레이크가 어제보다 더 나쁘잖아!'


'씨&, 내가 브레이킹 할 때는 입 닥치고 팀 라디오 하지 말랬지.'


저런 말들이 툭 하면 나왔던지라, 그럴 수는 없었다.


저 영상들이 팀 아이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된다.

누가 자신의 흑역사가 좋다고 공개하고 다니겠는가? 있다면 그게 변태지.

그러니 우선은 입막음이 먼저였다.


"제 팀원들에게는 비밀로 해주실 수 있습니까?"


"자네 진심인가? 보니까 실력도 좋고, 우승도 꽤나 한 모양이다만.. 그걸 숨기겠다고?"


"그... 그때는 성격이 좀.."


"...이해가 되는군."


내 말에 바로 이해가 된 것인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는 츠노다씨.

아마 내가 나오는 영상을 보셨으니, 과거의 내가 얼마나 성격이 더러웠는지 알기에 바로 수긍한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자네, 오늘 시간은 있는가?


"예, 마침 저도 정비과 건물로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흐음.. 도망치지는 않는구먼."


"잔디깎기를 개조할 것도 있고.. 쟁기 3호? 정비에 돕기로 했으니까요."


"정말로 그걸 개조해서 타고 다닐 것인가?"


"뭐.. 책임은 어르신이 지기로 하신 거 아닙니까?"


나는 휴대폰을 켜, 전날에 녹음한 파일을 재생시켰다.


'지금 수락하시면, 그토록 궁금해하셨던 제 전직을 말해드리'


'거래성립, 그럼 내일부터 나오게.'


'그럼 저 잔디깎기의 개조 및 보수, 보관, 그 외 비용하고 사용 허가, 사고 시 책임, 트랙의 재정비 등등 전부 떠맡으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잠깐?! 그 말 진심이었나?!"

"그건 무효야! 전직도 안 알려줘서 내가 직접 찾았으니 무효라네!"


아마 내가 했던 말들이 장난이거나 가벼이 넘어가는 말이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어딜 나를 부려 먹기만 하려고!


뭐, 그래도 조금 크게 부른 감이 있기는 하다.

애초에 100을 원하면 120을 부르라는 조언을 실천한 것이니, 조금은 크게 부른 것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것은 몰라도 트랙의 재정비를 맡기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다.


아무리 잔디깍기라 하더라도 80km로 달린다면 트랙이나 잔디가 손상된다.


차량의 정비나 수리라면 모를까, 잔디 관리는 경험이나 지식이 전혀 없는 나였기에, 트랙의 재정비를 위해 츠노다씨가 꼭 필요했다.


그래도 다른 요구들은 조금이라면 양보해도 될 것이다.

아마 당분간은 서로 얼굴을 자주 볼 것인데, 그나마 친분이라도 쌓아두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더 나아가, 오구리, 타이키, 에이스와 시비에게 내 전직에 대해서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주었으니, 이것을 감안해서 조금은 더 양보해도 될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정비과 건물로 향하며, 서로가 원하는 절충안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갔다.


==========⏰+=========


정비과로 향하면서 츠노다씨와의 계약이 얼추 정리되었다.


아직은 완전히 합의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가계약을 해도 될 정도로 서로의 합의점을 얼추 찾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간단하게 가계약으로 맺어진 것들을 설명하자면


'1. 주에 최소 1번, 쟁기 3호를 완성할 때까지는 개발하는 것에 서로 도움을 주지만, 잔디깍기 기계에 개조에도 서로 도움을 줄 것


1-2. 잔디깎기 개조 도움에는 재료 조달과 보관 및 보수를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


2. 트랙 주행 후, 잔디에 보수는 츠노다씨가 맡아주지만, 잔디깍기 기계의 재정비는 내가 일체 책임질 것


3. 후에 잔디깎기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내가 70, 츠노다씨가 30은 책임질 것'이었다.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계약들이 더 있지만, 우선은 여기까지만 해두자.

그야 이 정도만 하더라도 나는 충분히 만족하니까.


반면 츠노다씨는 이 가계약에 있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어보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하는지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나와 츠노다씨의 비밀 프로젝트들은 시작될 수 있었다.


음? 내 잔디깎기 개조가 비밀인지는 알겠는데, 츠노다씨의 쟁기 3호는 왜 비밀이냐고?

이사장의 명령이니까 굳이 숨길 필요가 없지 않냐고?


나중에 들어보니까, 이미 쟁기 2호 때 많은 비용이 들었던지라 타즈나씨에게 주의를 먹었다더라.

덕분에 타즈나씨에게는 비밀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라며, 츠노다씨는 나에게도 입막음을 부탁했다.


하기야, 아무리 돈이 많은 이사장이라고 하더라도, 저런 장비들을 계속해서 만드는데 수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을 보면 타즈나씨에게 혼날 이유가 충분했다.

물론 혼나는 것은 여기, 이사장의 부탁을 아무런 거절도 없이 받아들인 츠노다씨도 마찬가지이겠다.


뭐, 그날 이후로 오늘까지는 오전에는 간단한 트레이닝과 서류 작업, 오후에는 본격적인 트레이닝, 퇴근 후에는 정비소로 가서 쟁기 3호와 잔디깍기를 개조하는 나날이었다.


다행이라는 점은 츠노다씨의 인맥으로 개조에 필요한 부품들을 빠르게 구할 수 있었 예상보다 빠르게 작업이 끝난 점이고...


나쁜 점은 아이들이 ‘요즘 트레이너가 트레이닝이 끝나고 같이 안 놀아줘!’라며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타이키부터 시작하여 그 다음은 조금은 외롭다는 오구리가.

그 후에는 가끔은 같이 놀아달라고, 아니면 삐져버릴 것 같다는 시비.

마지막으로 트레이너 일이 바쁘기에 이해하지만, 조금은 전처럼 시간을 가지자는 에이스까지.


이대로 가다가는 4명 모두 야루끼가 최악을 찍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그런 문제도 이제는 끌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저 개조된 잔디깎기의 시운전!

이것만 끝나면, 아이들의 옆에서 같이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지금으로 돌아와, 나는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혹시 모를 안전을 위해 드라이버 시절의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결과였다.


덕분에 기숙사 안방에 고이 모셔둔 슈트를 챙겨오느라 고생 좀 했다.


조금 예상 외인 것은 어째서인지 츠노다씨가 같이 따라온 것이다.


원래라면 기록을 재는 것이 아닌, 시운전이 목적이라 나 홀로 와도 문제는 없었지만, 잔디깎기를 트럭으로 옮겨야 하는 것도 있고, '그러다 다치면 어떻게 하려고!'라며 같이 와 주셨다.


확실히 옮기는 것이야 트럭을 사용하면 더 편할테고, 운전 중에 잘못하면 다칠 수 있으니 같이 와준 것은 감사하지만...


어째서 구급상자 대신에 카메라와 스톱워치를 챙겨왔는지 물어보자 시선을 피하는 츠노다씨였다.


‘...걱정되어서 같이 온 거 맞겠지?’


그래도 지금은 그런 의문들보다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오히려 오랜만에 착용하는 레이싱 슈트에 조금은 들뜬 기분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남들에게는 보기만 하더라도 불편해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나름 익숙한 복장이었다.


드라이버의 복장은 우마무스메들의 승부복과는 완전히 다르다.


개인의 개성에 맞게 디자인된 우마무스메의 승부복과는 다르게, 드라이버의 복장은 팀과 스폰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나마 드라이버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은 헬멧 부분이 전부이며, 그조차도 스포서의 로고 등이 가득하다.


더 나아가 보이는 것과 달리 착용하면 쾌적함이 느껴진다는 우마무스메의 승부복이지만, 이 레이싱 슈트는 엄청나게 갑갑하다.


그야 충돌, 화염 등의 위험에서로부터 안전을 위해 특수 제작된 것도 있지만, 장갑이나 신발, 헬멧을 제외하면 일체형이라 입는 것조차 불편하다.


더욱이 안에 내복같은 옷까지 입고, 일반적인 헬멧보다 더 큰 헬멧과 그런 헬멧 안에 입는 발라클라바까지..


아마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입는다면 1시간 내로 더위와 갑갑함에 쓰러질 것이 분명하리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내가 지금 레이싱 슈트를 입어 들뜬 이유는 분명했다.


비록 본격적인 레이싱에 사용되는 투어링 카나 프로토타입 차량, 아니면 F1 머신에 탑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슈트를 입고 트랙을 도는 것으로도 충분히 기대됐다.


한국에서야 승용차를 몰기는 했다만, 그건 이동을 목적으로 했지 레이싱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일본에 온 후부터는 차는 아직 한국에 있기에, 운전대는 잡아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 어쩌면 다음부터도 훈련과 경쟁을 목표로 레이싱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렇기에 이 레이싱 슈트로 갈아입고 느껴지는 갑갑함과 불쾌함은 없었다.

오히려 더 익숙한, 즐거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전부 다 갈아입고는 거울을 보자 보이는 그리운 모습.

비록 헬멧과 장갑은 저 밖에서 나를 기다리는 츠노다씨에게 맡겨두고 왔으니 그 당시와 완전히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면 충분했다.


준비를 마치고는 건물 밖으로 향하자 문 앞에 츠노다씨가 보인다.

아직은 내 발소리를 듣지 못하였는지, 맡겨 둔 헬멧만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여기서 보기에도 충분히 보이는, 여기저기 긁히고 수리된 흔적들, 분명 사고로 인한 흔적들에 관심이 생긴 것이리라.


"츠노다씨?"


"....."


"츠노다씨??"


"으앗! 왔으면 왔다고 좀 말하게!"


"이미 한 번 불렀는데 못 들으신 겁니다."

"우선 제 헬멧 좀 주십쇼."


"....여기 있다네.."

"그런데... 그 흔적.."


"사고가 좀 있었습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돌려받은 헬멧을 어루만지니 느껴지는 흔적들..


새롭게 도색하면 흔적들도 지울 수 있다지만, 목숨을 살려준 행운의 상징이라 생각하고 남겨두었다.


솔직히 고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그러지 못하고 버리게 됐다면 많이 슬펐을 것이다.


"..흠흠.. 그건 그렇고, 그게 자네의 승부복인가?"


"승부복.. 그렇게 부를 수 있겠네요."

"자세히는 '레이싱 슈트'라고 따로 부릅니다."


"흐음.. 영상에서 보던 것과는 조금 다른 거 같은데?"


"뭐.. 은퇴 기념으로 하나 받았거든요. 공짜는 아니었지만.. 덕분에 신상이라 깔끔한 거죠."

"우선은 트랙으로 갑시다. 얼른 시운전하고 돌아가자고요."


"하하, 맞는 말이야. 그거 좋겠네."


=============⏰+==============


건물 밖으로 나와 트랙으로 향한다.

다행히도 건물 앞이 바로 트랙인지라, 금방 트랙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야밤에 보게 된 트랙은 정말 장관이었다.


트랙 자체가 커다란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트랙이 평지보다 더 아래에 있기에,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있어 그 크기에 압도된 느낌이었다.


더욱이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 트랙을 밝히는 전등빛 덕분에 웅장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트랙 위에는 어째서인지 트럭 옆에 있어야 할 붉은색의 잔디깎기가 홀로 있었다.


"자네가 옷 좀 갈아입는 동안 미리 좀 옮겨났다네."

"덕분에 오랜만에 힘 좀 썼지."


"그래봤자 트럭에서 내리는 건 같이 내리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저기까지는 나 혼자 밀지 않았는가!"


아아, 츠노다씨가 옮겨둔 것이었구나.

어째서 트럭 옆에 있어야 할 녀석이 트랙 위에 있는지 그 의문이 풀렸다.


어디선가 '트럭에서 트랙으로..후훗!'하는 말장난이 들리는 것 같지만.. 기분 탓이리라.


계단을 통해 저 아래로, 트랙으로 다가간다.

아직은 헬멧과 장갑을 쓰지 않아서일까?

계단을 내려가며 시원한 밤바람을 느낀다.


트랙 위를 밟자 잔디의 냄새가 풍겼다.

아이들이 트랙 위로 걸어가면 이거랑 같은 기분일까?

아이들도 지금의 나처럼 두근거릴까?


여러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 사이에 잔디깎기가 준비된 지점까지 도착했다.


헬멧을 쓰기 전, 헬멧과 휴대폰을 연결하고 츠노다씨에게 전화를 건다.


모터 스포츠라고 전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계획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통화가 유일한 방법이기에, 헬멧에는 휴대폰, 혹은 무전기와 연결이 가능한 통신 장치가 내부 되어 있다.


'마치 팀 라디오 같구만.'


아니, 완전히 팀 라디오가 맞다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런 부분까지 준비를 하게 될 줄이야, 마치 점점 예전 드라이버 시절로 돌아온 느낌에 행복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더는 느껴보지 못할 줄 알았는데.. 다시 느끼는 이 감정, 틀림없이 사랑, 아니 행복이다!


'트레이너 선생? 잘 들리는가?'


"예, 잘 들립니다. 제 목소리는요?"


'이쪽도 잘 들린다네.'


통신 장치가 제 역할을 하는지, 듣고 말하는 것에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


통신이 잘되는 것을 확인했으니, 헬멧을 다시 벗고는 발라클라바를 쓴다.


운전 중에는 진동이나 충격으로 헬멧이 돌아가면 안 되기에, 이렇게 발라클라바를 써서 핼멧 내부의 남은 공간을 채워준다.


마지막으로 벗어둔 헬멧을 다시 쓰고, 장갑을 착용한다.


원래라면 'HANS'라는 목 보호 장비도 달아야 하지만, 지금은 기숙사에 두고 왔으니 패스.

다음에는 가져오도록 하자.


어차피 시속을 80km 이상 내는 것이 아니니 지금 당장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단지 내일 목이랑 허리에 근육통이 생기겠지.’


잔디깎기를 타고 시동을 걸자, 오랜만에 느껴지는 진동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제 남은 것은 그저 앞으로 나갈 생각만을 하는 것이었다.


'이봐? 준비 됐는가?'


"물론이죠."


그래, 그저 지금은 바이저를 내리고는..


“It's hammer time.”


악셀을 밟고 나아갈 뿐이었다.


===========⏰+===========


주행을 마치면 찬물을 머리에 붇는다.


땀이나 열기가 가득 찬 머리에 찬물이 닿으면, 그것만큼 기분이 좋은게 없었다.


그렇기에 레이싱이나 테스트 드라이브가 끝난 후에는 언제나 찬물을 머리에 붓는 것이 내 루틴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운전을 마치고는 트랙 근처의 수돗가에서 찬물을 머리에 붓고 있었다.


사실은 옷이나 신발, 헬멧에 잔디나 흙이 엄청나게 묻어버려 근처 건물 내 화장실에서 씻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분명 건물 안에 이 차림으로 들어갔다가는, 건물 청소를 맡으신 분들께 쌍욕을 처먹을 것이 분명했을 정도로 옷이 너무 더러웠다.


그렇기에 근처의 수돗가에서 차가운 물에 머리를 식히며, 오늘 과연 몇 바퀴를 돌았는지 기억을 떠올린다.


원래는 트랙을 한 번만 돌라고 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진동과 두근거림에 예비용으로 가져온 연료까지 다 써버릴 정도로 트랙을 주행해버렸다.


‘아마 시비가 느낀다는 자유가 이런 것이려나?’


그나저나 문제라면 트랙이었다.

아마 내가 알기에는 저 트랙, 분명 다른 팀이 내일, 아니 오늘 주말 훈련으로 예약한 트랙이었을 것인데..


한 번이라면 모를까, 몇번이고 주행을 해버린 나 때문에 트랙의 상태는 최악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쟁기 2호를 사용하면 금방 재정비가 된다며, 츠노다씨가 자신에게 맡겨만 달라고 자신있게 말한 것이다.


물론, 계약대로라면 잔디 부분은 츠노다씨에게 맡기기로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토요일 새벽부터 일을 맡겨버릴 줄이야…


죄송한 마음에 몇번이고 사과를 드렸지만, 가져온 카메라로 찍은, 내가 잔디깎기를 타고 달리는 영상을 보여주며, 재미난 것을 보았으니 그걸로 값을 치루었다고 넘어가는 츠노다씨였다.


혹여나 저 영상이 아이들에게 뿌려질까봐 서둘러 카메라를 가로채 파일 자체를 삭제하려는 나였지만, 어떻게든 영상을 지키고자 끈질기게 저항하며, ‘이거 지울거면 오늘 사용한 트랙 재정비는 트레이너 선생이 하게!’라는 반 협박을 하는 츠노다씨였다.


그렇게 된다면 곤란한 사람은 츠노다씨가 아닌 나였기에, 결국은 지우는 것을 포기한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지는 않기로 서로 합의한 우리 둘이었댜.


또 다른 문제라면 이 잔디깎기, 타고 난 후에는 허리와 목이 굉장히 아프다.


서스펜션도 없이 딱딱한 안장에 앉아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이기에 얼추 각오는 했지만, 설마 이 정도로 충격이 강할 줄은 몰랐다.


아마 22시즌 당시의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팀이 포퍼싱(차량의 하부로 나가는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차량이 라우더 마냥 진동했을 때보다 더 진동이 심할 것이다.


허리야 그렇다 치더라도, 목이 아픈 것은 'HANS'라는 안전 장비를 차지 않은 내 잘못이었으니..

어떻게 보면 내 책임이라 할 말이 없었다.


‘다음에는 꼭 HANS를 챙겨와야지..’


머리에 열이 어느 정도는 날아간 기분이 들자, 수도를 잠그고 고개를 든다.

근처에 둔 수건을 집어 서둘러 물기를 닦고는 츠노다씨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한다.


아마 츠노다씨라면, 지금 트랙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트랙에 계실 것이었다.


그렇게 트랙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츠노다씨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짧지만 정리된 꼬리와 귀를 가진 우마무스메.

일반적인 붉은 색이 아닌 초록색이지만, 트레센 학원의 마크가 달린 체육복을 입고 온 것을 보아하니 아마 트레센 학원의 학생이리라.


분명 지금 시간이 통금 시간보다 더 늦은 시간이었지만, 통금 연장 허가서를 사전에 제출 했다면 어째서 학생이 지금 시간에 트랙에 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더욱이 운동복 차림으로 온 것을 보면, 아마도 이 트랙에서 달릴 예정이었을 모양이었다만, 미안하게도 이 트랙, 이미 나 때문에 잔디는 망가지고, 땅이 이곳저곳 파여버린지라 달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한 사실을 알리 없는 저 우마무스메에게, 츠노다씨가 무엇인가 설명하는 모습이었지만, 표정을 보니 무엇인가 잘 풀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게.. 오늘 트랙 이용은 좀 어려울 거 같은데?"


"후후후.. 츠노다씨?"


"히익! 타...타즈"


"어라? 지금은 '토키노 미노루'랍니다?"


"그..그래! 미노루양! 우리, 말로 해결하게나!"


"무슨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아! 트레이너 선생! 잘 왔네! 자네가 좀 해결해 봐!"

"우리 이렇게 문제가 생기면 같이 책임지기로 했지 않은가?"


"...잔디랑 트랙은 츠노다씨의 책임입니다.."


어딘가 겁을 먹은 모습인 츠노다씨는 이제 막 도착한 나에게 지원 요청을 했지만, 그러한 요청을 무시한 나였다.


그야 감이 말하고 있으니까.

저 토키노 미노루? 라는 우마무스메를 잘못 건들렸다가는 내가 ㅈ 된다고.


아무리 눈치 없는 사람이라도 알아 챌 정도로 눈으로 쌍욕을 보내는 츠노다씨.


하지만 별수 있는가?

약속도 중요하지만, 내 목숨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모든 책임을 츠노다씨에게 떠맡기고 조용히 뒤로 돌아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려 했지만..


"트레이너님? 거기 멈추시죠?"


"네, 멈추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제 어깨에 올린 손 좀 내려주세요.

도망 안 칠게요.

정말로요.


내 어깨 위에 올려진 토키노 미노루? 라는 우마무스메의 손.


힘은 주고 있지는 않은지, 고통은 전혀 없었지만, 만일 여기서 도주를 선택했다가는 내 어깨가 어/깨가 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우선은 도주를 포기하고 천천히 몸을 돌리기 시작했..


"어라? 타즈나씨?"


"토키노 미노루랍니다?"


"타즈.."


"토.키.노 미.노.루랍니다?"


몸을 돌리자 그제서야 제대로 보이는 토키노 미노루라는 우마무스메의 얼굴은 아무리 봐도 타즈나씨와 판박이었다.


그렇기에 나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타즈나씨로 착각했지만, 자신은 ‘토키노 미노루’라는, 이사장 비서와는 다른 우마무스메라며 계속해서 주장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눈이나 코의 모양새나 위치가 완전히 같은데..

귀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우선은 패스하자.


‘그러고 보니 타즈나씨는 꼬리가 없었지?’


그래, 만약 타즈나씨가 내 앞의 우마무스메였다면 꼬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꼬리를 본 적이 없으니, 아마 내 착각한 것이리라.


"...어.... 그러니까 토키노양?"


"후훗, 미노루라고 부르셔도 된답니다."


"그럼 미노루는 몇 학년인지..?"


"고ㄷ, 아니 중등부랍니다."


"푸훗!"


자신이 중등부라 소개하는 미노루의 말에 웃음이 터져버린 츠노다씨.

하지만 금방 그 표정은 죽음을 직면한 표정으로 변해버렸다.


그야 미노루가 어마 무시하게 화가 났으니까.


꼬리나 귀를 보면 화가 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저 웃음은 화를 가리기 위한 거짓 웃음이라는 것을.

웃고 있지만, 장담컨데 재미나 행복으로 인한 웃음은 아니었다.


‘그나저나 중등부라..’


개인적으로 미노루의 신체를 본다면 중등부가 아닌 고등부로 보이지만, 그녀는 우마무스메, 인간과는 다른 존재이다.


실제로 스피카 팀의.. 그.. 누구더라? 맞다!

다이와 스칼렛이라는, ‘그 몸에 중등부라고?’라고 생각될 정도의 몸을 가진 우마무스메도 중등부이지 않은가?

그런 예시가 있는데 미노루라고 중등부가 아닐리가, 음.


"그래서 미노루는 왜 이런 시간에 트레이닝을 하니?"


"...다리에 부상을 당해서, 긴 시간 동안 달리지 못했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재활을 목적으로 이렇게 밤에 나와 홀로 달리고 있답니다."


"부상이라... 힘들었겠네.."


어떤 스포츠에서든 부상은 선수에게 있어서 악재이다.


부상으로 인해 당장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부상에서 돌아온다 하더라도, 복귀 전과의 역량 차이가 심하게 나기 때문이다.


'하루를 쉬면 원래의 실력을 되찾기 위해 3일이 걸린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운이 없다면, 부상 하나 때문에 선수로서 은퇴를 결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내가 그러지 않았는가?


충돌로 인해 다리와 팔에 부상을 입었다.

스스로는 더 달릴 수 있다고,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팀과의 재계약을 이루지는 못했다.


마지막까지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지만, 팀 수뇌부의 믿음을 얻지 못한 결과, 드라이버로서는 은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미노루는 계속 달리려 하다니...

부상이라는 공통점에 공감과 슬픔이, 그럼에도 계속해서 달리고자 노력하는 그녀의 의지에서 감탄이 느껴졌다.


만약 내가 사고 이후에 은퇴가 아닌, WRC나 WEC, 혹은 인디카 시리즈에 복귀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미노루처럼, 포기하지 않고 드라이버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을까?


스스로를 돌아보며 과거의 선택에 후회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이미 지난 일들이었다.

더욱이 은퇴를 선택한 것은 결국은 나 자신이지 않은가?


여기서 더 생각해도, 후회해도 이미 지난 일들이었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기에 머리를 저으며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


"부상이라.. 분명 괴로웠겠지. 무섭기도 하고."

"그럼에도 다시 달리고자 한다니... 대단하네. 정말로 말이야."


"감사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트랙이 저 상태인지라, 달리기는 어려울 거 같더군요."


"...츠노다씨가 책임질 거야."


"에잇! 저 트랙을 저렇게까지 망친 사람은, 잔디깎기를 타고 다닌 트레이너 선생, 자네가 아닌가!"


"잔디깎기를... 탔다고요..?"


“아, 그러고 보니 미노루는 모르겠구나.”


하기야 우리가 잔디깎기 운행을 멈춘 것은 미노루가 여기에 도착하기 전이니, 그녀가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더욱이 사용된 잔디깎기도 연료통이랑 같이, 수돗가에서 물을 맞으로 가기 전에 트럭 짐칸으로 옮겨두었으니, 더욱 더 말이다.


"그래! 저기 저 선생이 잔디깎기를 타고는 트랙을 달려서 이 지경이 된 것이라네!"

"복장도 보면 흙투성이지 않은가!"


어떻게든 나를 물귀신처럼 끌고 가기 위해 서둘러 설명을 시작하는 츠노다씨.


그런 츠노다씨를 향해 '배신자!'라는 눈빛을 보내지만, 오히려 '누가 할 소리인데!'라는 눈빛으로 응전하는 츠노다씨였다.


"도대체 잔디깎기를 어떻게 탔길레.."


"여기 영상도 찍어났네!"


"아니! 저랑 한 약속은 어쩌고, 그걸 왜 보여줍니까! 그전에 그 카메라, 방금 전 잔디깎기랑 같이 트럭에 두고 온 거 아니었습니까?"


"그러게 누가 먼저 배신하랬나! 나에게 책임을 전부 떠넘기지만 않았어도 저 영상은 보여주지도 않았어!"


조금 전, 내가 달리던 모습을 찍은 카메라를 미노루에게 넘겨주는 츠노다씨.


덕분에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주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라는 나와 ‘그러게 누가 나에게 책임을 싹 다 물으랬더냐!’라는 츠노다씨의 작은 언쟁이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토키노 미노루는, 눈 앞의 싸움보다는 카메라에 찍힌 영상들에만 집중하더니, 이만 싸우던 우리를 멈춰세우고는 진지한 억양으로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흐음... 트레이너씨?"


"네, 넵!"


나도 모르게 존댓말로 답해버렸다.


중등부라는 아이에게, 곧 서른이 되는 어른이 존댓말을 하니 조금은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저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면 아마 누구든지 이럴 것이었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살아남는 게 중요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나를 부른 것일까?

트랙을 저렇게 만든 것에 질책하려고?

혹은 책임을 지고 고치라고?


여러 생각이 들지만, 우선은 그저 미노루가 무슨 말을 하는지 기다렸다.

아마 여기서 내가 잘못 나섰다가는 오히려 악영향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몇 시간 같은 몇 초가 지나자 미노루는 내 눈에 시선을 맞추고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랑 레이스.. 한 번 어떠세요?"


"네?"


그래도 이건 예상치 못했는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지웠다가 바로 재업하는 모오터 쓰포오쯔...


사진도 첨가해서 올리려다 실패해서 다시 올렸습니다..

바이저를 내리는 장면에 쓰려고 했지만 실패..


혹시 본문 내용 중에 사진을 첨가하는 방법을 아신다면, 이 미련한 글쓴이에게 알려주십쇼..


다음에도 더 좋은 글을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돌아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충 밑에 사진이 잔디깎기에 탄 후, 바이저 내리는 모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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