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은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1219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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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좋아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고, 좋은 점을 설명해주고 싶고, 덕질하고 싶은 감정을 품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물론 여러 가지 해석이 있겠지만 이것도 대체로 틀리지 않은 해석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아그네스 디지털의 담당 트레이너가 가장 좋아하는 애마는 당연하게도 그의 담당인 아그네스 디지털이다.

아그네스 디지털.

잔디와 더트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일류 우마무스메다. 

아그네스 디지털은 자신 같은 평범한 우마무스메가 일류라는 말이 황공하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성적은 그녀의 말을 부정한다. 

보통 G1은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출전조차 허락되지 않는 좁은 문이다. 심지어 한 번이라도 우승하면 우마무스메 역사에 발굽 자국을 남길 수 있는데, 그녀는 그 훈장을 몇 번이나 받았다.

“...좀 더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는데...."

트레이너는 연습 코스의 결승선을 통과하는 아그네스 디지털을 보며 "참 아쉬운 일이야…” 라며 타이머를 멈춘다. 

다음 주에 있을 실전을 앞둔 우마무스메의 기록으로서는 상당히 양호한 편이고, 승부는 언제나 모르는거지만 마장과 전개에 따라서는 1착은 물론이고 기록도 바라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후~... 어땠어요, 트레이너님?"

"음, 역시 디지털. 아직 너에게는 아직 성장의 여지가 있구나.”

“그런가요! ...하지만 저로서는 이제 그만 성장을 멈췄으면 좋겠는데요…"

“응? 그게 무슨 뜻이야?”

트레이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중등부에서 본격화를 거쳐 성장한 아그네스 디지털도 이제 고등부. 

언제까지나 전성기의 힘으로 달릴 수 있는 우마무스메는 없고, 아그네스 디지털도 예외는 아니지만, 그것을 걱정하는 것은 아직은 미래의 이야기다. 

우마무스메를 덕질하기 위해서라도 성장이 멈추는 것은 최대한 미래일수록 좋을 텐데, 성장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의문을 던지는 트레이너에게 아그네스 디지털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뇨! 물론 저도 언제까지나 달리고 싶어요! 가장 가까이서 최애를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신체적 성장이 말이죠..”

몸의 성장이라

흠, 하고 트레이너는 고개를 끄덕였다.

트레이너가 아그네스 디지털을 맡았을 때, 그녀는 작은 우마무스메 소녀였다. 

훗날 정말 엄청난 성적을 남기게 되었지만, 중등부 우마무스메로서는 평균보다 작았고, 그런 의미에서 주위에 파묻혀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그네스 디지털은 나이에 걸맞게 키가 커졌고, 몸의 라인도 여성스럽게 둥글둥글해졌다.

상당히 어른스럽고 여성스러운 외모로 성장하고 있다.

"점점 덜 귀여워 지고 있지 않나요?”

"...아니, 전혀 그렇지 않은… 걸...”

귀엽다기보다는 예쁘다고 생각했던 트레이너였지만, 상대는 고등부 여학생. 플러팅같이 들리는 발언이 문제가 될 것 같자 순식간에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그것은 아그네스 디지털에게 나쁜 방향으로 받아들여졌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이는 아그네스 디지털.

“아~! 역시 그런가요! 디지땅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시는 트레이너님이 말을 흐린다는 것은 것은 사실인게 분명해요! 으으… 언제까지나 트레이너님의 최애로 남고싶었는데…”

"잠깐, 오해야. 설명해줄게, 디지털!”

“누군가의 1착이 되고 싶다는 것은 이런 뜻이었군요! 디지땅은 지금! 스칼렛 씨의 마음을 말이 아닌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설명해줄테니 기다려달라고 했잖아”

“톡톡"

트레이너가 아그네스 디지털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툭툭 치고 있다. 이른바 딱밤이다

"잘 들어, 디지털. 크다고 해서 귀엽지 않다는 건 틀렸어. 코끼리도 고래도 크다고 해서 안 귀여운 건 아니잖아. 너도 마찬가지야. 아무리 커진다고 해서 귀엽지 않게 되는 건 아니야.”

“그래요!?”

……우왓.

지긋이 트레이너의 얼굴을 아래에서 돌진하며 응시해 오는 아그네스 디지털. 

예전에는 그저 귀엽기만 했던 그녀의 얼굴이지만, 그녀를 최애로 삼고 있는 트레이너에게는 여신이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얼굴의 힘으로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숨이 막혀도, 고개을 돌려도 불가항력이다.

“트레이너님은 디지땅이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가장 좋아하시는군요! 정말인가요!?”

"으응, 당연하지. 그러니깐 조금 떨어져 줄래”

트레이너는 아그네스 디지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자리를 비켜줄 것을 권하지만, 흥분한 아그네스 디지털은 말을 듣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트레이너님이 원하신다면 이 아그네스 디지털은 얼마든지 어디까지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행이다. 자, 자, 이제 그만 휴식을 끝내고 다음 트레이닝으로 넘어가 볼까?”

“알겠습니다!"

한 발짝 떨어져서 왠지 모르게 경례하는 아그네스 디지털에게 트레이너는 손으로 뜨거워진 얼굴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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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스 디지털에게 있어 그녀의 담당 트레이너는 우마무스메를 함께 사랑하는 동지다. 

트레이너와 우마무스메라는 입장 차이는 확실히 있지만, 두 사람을 이어주는 핵심은 같다. 

트레센 학원에 다니는 우마무스메의 트레이너는 세 여신이 선택한 운명의 상대라는 소문이 사실이라고 생각 될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 다시 만나기 힘든 상대다.

트레이너같은 사람은 다시 만나기 힘들다

그래서 잃고 싶지 않았다.

일류의 학생들이 모이는 트레센 학원생치고는 드물게 작고 소녀 같은 외모라는 속성을 잃으면 그의 최애 우마무스메라는 속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혹시 이미 벗어난 것이 아닐까, 그렇게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트레이너에게 지금의 아그네스 디지털이 더 귀엽고, 여전히 최애라는 말을 들었다.

“하아… 이보다 기쁠 수가 없네요…"

"뭐가 그리 기쁜가, 디지털 군?”

“헉!"

무심코 말을 내뱉은 아그네스 디지털의 뒤에서 또 다른 우마무스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기숙사 룸메이트인 아그네스 타키온이다.

“아바바바... 계셨어요, 타키온 씨?”

"물론이지. 이곳은 자네의 방인 동시에 내 방이기도 하니깐”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짓고 아그네스 디지털을 가만히 쳐다보는 아그네스 타키온. 

입꼬리가 올라간 것은 뭔가 기쁜 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실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거나,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던가의… 그런 류의 일 말이다.

"최근 성장이 두드러진 디지털군.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왠지 모르게 어두운 표정이 늘어나는 것 같아서 나도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네.”

"아, 걱정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한 것 같아서요.”

“그런가? 그럼 그렇겠지. 담당 우마무스메의 성장을 기뻐하지 않는 트레이너는 이 세상에 없을 테니까.”

"헉, 제 고민, 알고 계셨어요?”

"보면 알 수 있지. 자네를 보면 왠만한 일은 말이야.”

후훗, 하며 득의양양해보이는 아그네스 타키온. 

아그네스 타키온은 매드 사이언티스트 기질의 우마무스메로, 대부분의 우마무스메들에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고, 얽히고 싶지 않은 학생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잘 보살피고, 의지할 수 있는 우마무스메인 것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상대에게만 해당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면에서든 뭐든 아그네스 디지털이 가장 덕질하는 우마무스메 중 한 명이다.

"자네는 여전히 자네 트레이너에게 최고이지 않았나?”

"앗, 네! 맞아요!”

아그네스 디지털이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아그네스 타키온은 솔직해서 좋다며 빙긋이 웃었다.

아그네스 타키온은 주머니에서 병을 하나 꺼냈다.

"그런데 좋은 물건이 있는데, 도와줄 수 있겠어?”

“좋은거요? 도대체 뭔가요?”

"뭐, 나쁘지 않은 제안이야. 성장기를 연장하는 실험 말이야.”

"성장기를 연장한다고요?"

“그래”

앵무새처럼 되묻는 아그네스 디지털에게 아그네스 타키온은 즐겁게 대답한다.

"생물의 성장은 유한하며, 그것은 바꿀 수 없네. 하지만 그 기간을 늘리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네. 물론 모든 것이 크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 키가 크고 싶고, 더 커지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니, 이를 위한 실험인 셈이지.”

"그럼 그 약을 먹으면 더 커질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마 그렇겠지. 뭐, 몸에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으니 절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손해는 보지 않을거야”

“하… 하하 근데 딱히 트레이너님은 큰 걸 좋아하는건…”

"남성들은 보통 큰 걸 좋아하지않나!, 중장비도, 전투기도, 전함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힘주어 말하는 아그네스 타키온. 거기에는 전혀 논리가 없지만, 왠지 모르게 강한 설득력이 있었다.

"...나는 이미 성장기가 지나갔네. 더 이상 커질 수 없다. 제로에 무엇을 더해도 제로다. 하지만 지금의 디지털군 자네라면 아직 성장의 여지가 있다. 어때? 속았다 생각하고 마셔보지 않겠나?”

“……"

‘……트레이너님은 큰 것을 좋아하시나?’

‘……생각해보면 트레이너님은 다이와 스칼렛씨와 슈퍼 크릭 씨의 데이터를 보곤 했는데’

‘……이거 혹시 그런 뜻인가요?’

물론 트레이너가 다이와 스칼렛이나 슈퍼 크릭의 데이터를 본 것은 아그네스 디지털이 경쟁 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지, 그의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니시노 플라워나 스윕 토쇼처럼 어린 나이에 급성장으로 트레센 학원에 다니는 상대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그네스 디지털은 아그네스 타키온에게 약을 받자마자 단숨에 다 마셔버렸다.

"으윽, 쓰네요, 타키온 씨!”

"그렇겠지. 그냥 녹즙이니까.”

"엣, 녹즙! 무슨 말이예요?!”

"후후...그런 편리한 약 같은 건 없다는 거지! 아하하하!”

낄낄거리며 웃는 아그네스 타키온에 얼굴이 빨개진 아그네스 디지털이였지만

결국 아그네스 디지털의 키는 히시 아케보노의 키를 가볍게 넘어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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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즙은 뻥이고 결국 약 먹인거 같은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