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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 [괴문서] 홋코의 미치광이 트레이너.

ㅇㅇ(112.171) 2024.05.27 00:00:12
조회 1787 추천 5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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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홋코 엄청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응?"

"뭐?"


지겨운 업무가 끝난 뒤, 트레이너들이 회식과 휴식을 겸해 모인 중앙 트레센 학원 근처의 선술집. 가볍게 오가는 한 잔 두 잔 술에 취해, 어느덧 처음의 떠들썩한 분위기도 사라진 지 오래인 그 곳에서, 홋코 타루마에를 담당중인 트레이너의 돌발적인 발언에 모두의 눈이 쏠렸다. 그는 들고 있던 술잔을 한 입에 털어넣더니, 게슴츠레하게 풀린 눈으로 다시 한 번 똑같은 말을 던졌다.


"홋코 말이야.. 귀엽지 않냐고. 내 담당마."

"취했냐? 술 맛 떨어지게..."

"취했네, 저 놈. 누가 홋코 타루마에한테 전화 좀 해 봐. 와서 주정뱅이 남편 좀 데려가라고."


창 밖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안주삼아 술을 마시던 트레이너들은, 그 뜬금없으면서도 두서없는 말을 그저 취기에 흘러나온 농으로 받아들였다. 술맛 잡친다는 다른 트레이너들의 성토에 더해 드문드문 비웃음에 가까운 웃음소리까지 나올 쯔음, 그는 아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귀엽단 말이야, 내 담당마는! 돼지가 아니라고!!"

"아무도 그런 말 안 했어."

"웃기지 마! 저번에 내가 걔랑 같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먹는 거 가지고, 누가 몰래 사진까지 찍어서 우마터에 올렸잖아? 햄최몇이니 뭐니 하는 것까지는 좋다 이거야, 좋은데.."

"아니, 그게-"

"'햄버거 트레이너 손에 홋코 입안에 너어서 홋코는 앙 이라고 하고 트레이너는 개좋아함 햄버거 홋코 배 ㅈㄴ 큼'이라고 쓴 놈 누구냐고!"

"......."


울분이 섞인 그의 말에 다른 트레이너들은 입을 다물었다. 우마무스메를 담당하는 트레이너로서, 우마무스메의 신체적 특징이나 성격같은 개인적인 요소를 조롱하는 것이 얼마나 큰 죄악인지를 모두들 아는 탓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재미있는데.

자신의 담당마가 아닌 다른 트레이너의 담당마를 놀리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해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중앙 트레센에 재직 중인 트레이너치고, 다른 우마무스메를 놀리는 걸 안 해본 트레이너도 없을 것이고.

게다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다른 트레이너들은, 억울하다는 듯이 떠들고 있는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 역시 '심볼리 루돌프의 머리는 좀 크지 않아?' 라던가 '마블러스 선데이 옷 극혐' 이라고 말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곧바로 반박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하겠다.


"야, 솔직히 네 담당마가 사실 좀 뚱.. 통통하긴 하잖아?!"


총대를 멘 트레이너는 나리타 브라이언을 담당중인 트레이너였다. 그는 동업자로서 최소한의 존중을 위해, '뚱뚱'이란 단어를 '통통'으로 순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코웃음을 치더니, 그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 나이대 여자아이면 그게 보통인 거야. 너네 담당마들이 말라깽이인 거고."

"미친 놈... 콩깍지가 제대로 끼었구만. 야, 너는 이제 그냥 집에 가서-"

"너, 담당마 허리 만져봤냐?"

"뭐?"


나리타 브라이언의 담당 트레이너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술 취했으면 곱게 집에 가서 잠이나 자라고 하려던 그의 입은, 너무나도 뜬금없는 질문에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그를 향해 되물었다.


"만져본 적 있어? 없어?"

"그게 지금 왜-"

"빨리 말해! 있어, 없어?"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는 입을 뻐끔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황당한 표정을 지은 트레이너들이 반, 이 종잡을 수 없는 대화가 대체 어디로 흘러갈 지 기대하는 듯한 표정을 지은 트레이너들이 반이다. 취기 탓인지, 눈 앞에 있는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가 뿜어내는 기이한 박력 탓인지는 몰라도, 결국 그는 진실을 내뱉었다.


"있어. 그런데?"

"그래? 그럼 말이 잘 통하겠구만. 킥킥.."

"폼 재지 말고 빨리 말해. 그래서 뭔데? 담당마 허리가 뭐 어쨌다고?"

"네 담당마 허리, 근육 때문에 탄탄하지? 좀 더 꽉 잡으면, 등쪽에서부터 갈비뼈가 느껴질 테고. 맞지?"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는 곧바로 '어, 진짜 그렇네' 라고 말하려다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딱히 사심이 생겨서 만져봤다기보단, 훈련 도중의 스트레칭을 돕거나 야채를 안 먹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담당마를 강제로 붙잡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한 스킨십이었지만, 어쩐지 그 부적절한 감촉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렇게 얼굴을 붉히는 그를 향해,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가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내 담당마는 다르거든. 감촉이."

"?"

"말랑말랑하면서 탄력있고, 손에 쫙 달라붙는단 말이야.. 마시멜로처럼."

"돌았구만.."


황홀함마저 느끼는 듯한 그 표정에,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는 욕설을 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우마무스메에 미친 게 트레이너라는 직업이라지만, 눈 앞에 있는 인간은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수준인 게 틀림없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이 광경을 지켜보는 다른 트레이너들의 표정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거기에다 내 담당마는 말이지, 피부 색부터 다르다고. 마치 토마코마이의 제지처럼 새하얗고, 부드러워서..."

"미친 놈... 관능소설 쓰냐?"

"야, 누가 쟤 입 좀 막아봐! 이러다 우리까지 다 잡혀가겠다!"

"경찰이죠? 여기 여중생의 살결을 묘사중인 변태가 있어요!"

"...꿀꺽."

"방금 침 삼킨 놈 누구야?"


여기저기서 비난(그리고 간간히 질투)이 잇따랐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마치 허공에 자신의 담당마의 몸매를 묘사하듯, 손을 S자로 휘젓기마저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마치 그.. 그래, 야! 거기 너, 저번에 담당마한테 선물로 쿠션 받았다고 했지? 그게 뭐였더라?"

"어? 나, 나?"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가 손가락으로 지적한 건 어드마이어 베가를 담당중인 트레이너였다. 그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다가 답했다.


"그... Y사의 수면 쿠션 말하는거야? 사람을 글러먹게 만든다는.."

"그래! 그 쿠션처럼,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감촉이라고. 손을 놓을 수가 없거든."

"그게 뭔-"

"게다가 이 쿠션은, 살아있단 말이야. 내가 뒤에서 몰래 허리를 살짝 잡으면 '아앙, 트레이너 씨! 놀라니까 그러지 마세요!' 하고 나를 보면서 얼굴을 붉히는데, 그 새하얀 볼이 분홍빛으로 물드는 게.. 정말이지, 세상에서 제일로 귀엽다고! 사실은 좋아하면서 말이지.."

"아니... 그건 진짜로 싫어서 그러는 거잖아!"


트레이너들은 경멸감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 정도까지 오면, 이제 취기 탓에 나온 실언이나 팔불출이라고 둘러댈 수도 없다. 그와 대면하고 있던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는 헛기침을 몇 번 한 뒤,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나무랐다.


"야, 거기까지 해라. 그만 하자."

"뭐? 뭘 그만해? 이제 시작인데."

"알았어, 알았으니까. 네 담당은 뚱.. 이 아니라, 통통하지도 않고 딱 좋은 표준 체형이야. 그리고 너랑 아주 친하고. 됐지? 그러니까 그만 하자."


그는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의 팔을 붙잡아 다시 자리에 앉히려고 했다. 그러나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자신을 붙잡은 팔을 휙 떨쳐내더니,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를 향해 어쩐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아하, 너.."

"?"

"질투하는 거지? 내 담당마가 네 담당마보다 더 예쁘니까. 그렇지?"

"......."


3초.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가 멍하니 있다가 꽥 고함을 지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 자식이, 부럽긴 누가 부럽다는 거야!? 내 담당마가 네 담당마보다 백 배는 더 예쁘거든?!"


그는 평정심을 잃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씩씩대며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를 쏘아붙였다.


"네가 네 담당마랑 토마코마이 홍보를 하던, 햄버거를 몇개까지 먹을 수 있나 내기를 하던 말던 내 알 바 아닌데... 브라이언은 상관없잖아! 걔가 왜 나와?! 미친 자식아!!"


불같이 화를 내는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와 어깨를 으쓱거리는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 아까와는 정 반대로 뒤바뀐 형세에, 지켜보던 트레이너들이 모두 당황하던 때였다.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허공을 한 번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아, 그러고보니 네 담당마는 고기밖에 안 먹는다고 했지? 안 됐네."

"뭐가 안 됐는데? 내 담당마는 3관 우마무스메야.. 고작해야 식비 가지고 벌벌 떨 것 같냐?"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안 그래도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수십 차례나 비슷한 질문을 받은 지 오래다. 요즘 일본 경기가 불황이라는데, 우마무스메의 식사량으로 고기만 먹는 나리타 브라이언의 식비가 감당이 되냐는 질문. 그는 여기에서 더 파고드는 이들에게 '담당마가 3관이라서 돈이 썩어나니 별 걱정이 없네요'라는 우회적인 기만질을 하는 데에 아주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그의 예상마저 뛰어넘는 광인이었다.


"아니, 돈 걱정이 아니라. 냄새 말이야."

"....뭐?"

"그 왜, 사람이 같은 음식만 먹으면 체취에도 그 냄새가 섞인다잖아. 알지? 네 담당마한테서는 고기 냄새밖에 안 나겠네 싶어서."


그게 뭔 개소리야-

...라고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는 즉시 반박할 수 없었다. 최근 들어 담당마인 나리타 브라이언이 항상 곁에 붙어오는데, 그 질척한 거리감은 둘째치더라도 담당마가 옆에 딱 달라붙어 있을때면, 방금 전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가 꺼낸 말대로 냄새 때문에 당혹스러운 적이 많았으니까.

생강. 마늘. 간장. 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등..
고기 냄새.

자신의 담당마인 나리타 브라이언한테서는, 여고생이라면 으레 날 법한 향긋한 냄새가 아니라 퇴근하고 술 한 잔 걸친 회사원이나, 야키니쿠 가게의 점원에게서나 날 법한 그런 냄새가 나는 게 부지기수였다. 딱히 그것이 역겹다거나 싫은 건 아니지만, 좀 깬다 싶은 적이 많았다. 야채는 안 먹고 고기 요리만 찾으니까 옷에 냄새가 배어서 그렇겠거니 해 왔지만서도.

그런데, 그게 자체적인 체취라고?
고기만 먹어서 나는 체취라고?


"아, 아니야.. 브라이언한테서는, 그런 냄새 안 나.."


애써 부정의 의사를 표현해봤지만, 손과 눈동자가 덜덜 흔들리는 게 이미 지고 들어간 싸움이다.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비스듬히 턱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내 담당마한테서는 말이지..."

"...?"

"과일 냄새가 나거든."

"!"


말도 안 돼.

사람한테서 어떻게-


"얘가 맨날 토마코마이 홍보를 하느라, 특산물인 하니베리를 입에 달고 살잖아. 방송할 때도 먹고, 레이스 끝나고도 먹고.. 아무튼 계속 그렇게 하니베리만 섭취해서 그런지, 몸에서 하니베리 냄새가 난다니까?"

"그.. 그, 그래서?"


아니야, 브라이언.

나는 절대로 졌다고 생각하지 않-


"홋코를 껴안으면, 향긋한 향이 느껴져.. 마치, 하니베리 밭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말이야. 네 담당마는 그런 거 없지?"

"...크윽!"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는 침음성을 흘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자신의 담당마가 다른 우마무스메에 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냄새에서만큼은 완벽한 패배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속으로 말 없이 눈물을 삼켰다.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승리를 만끽하는 듯, 두 팔을 활짝 펼쳐보였다.


"하하하하핫! 좋아, 누구 또 없어? 홋코랑 자기 담당마 비교해 볼 사람?"


그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대답은 없었다. 모두들 자신의 담당마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도저히 눈 앞의 광인을 말발로 이길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미치광이와 싸워서 이겨봐야 뭘 하겠는가? 담당마에게 푹 빠진 변태가 한 명 더 늘어나는 것 뿐이다.

그 때, 한 명의 트레이너가 기개를 떨치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만하자. 이제 다 끝났어."

"너는...."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눈쌀을 찌푸렸다. 분연히 일어선 것은, 메지로 아르당의 담당 트레이너. 담당 계약을 맺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양가 상견례까지 했다는 소문이 돌 만큼, 담당마에게 일편단심인 트레이너다. 그는 한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위로 들어보이며 말했다.


"네 담당마한테 연락했어. 취했으니까, 데리고 가라고."

"....뭐?"


아무리 담당마에 미친 미치광이래도 이런 초강수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를 향해 메지로 아르당의 트레이너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나 역시 담당마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자신하지만, 아까 네가 한 말들은 좀 지나쳤어. 홋코 타루마에양에게도 실례야. 그렇지?"

"아니, 그게-"

"걱정 마. 아까 전에 네가 했던 말들은, 홋코 양에게는 전부 비밀로 해 줄테니까. 다들, 동의하지?"


그가 좌중을 둘러보자, 혼자서 씁쓸한 표정으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를 제외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좀 막나가긴 했지만, 술자리에서 으레 있을 법한 말다툼 아닌가. 큰 싸움이 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눈 앞의 미치광이 트레이너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 물론 머릿속은 충분히 범죄적이지만, 이 정도는 다들 봐 줄 수 있다. 그런 암묵적인 동의가 이루어질 때였다. 메지로 아르당의 트레이너가 어딘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 저기 왔네."

"!"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선술집의 입구를 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노렌 사이로 보이는, 파란색과 하얀색이 이루어진 트레센 학원의 교복 차림에 둥그스름한 모자를 쓴 인영이 다가오는 모습. 누가 봐도 그의 담당마, 홋코 타루마에다. 메지로 아르당의 트레이너는 그를 향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들어가서 씻고 푹 쉬라고. 취해서 한 말이고, 오늘 일은 무덤까지-"

"그런 게 아니라.."

"?"


담당 관계를 뒤흔들수도 있는 그 발언들을 절대로 발설하지 않겠다고 말하려던 메지로 아르당의 트레이너는,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가 미적거리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때, 선술집 입구의 노렌을 헤치고 들어온 홋코 타루마에가 먼저 모두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모두들, 죄송합니다! 제 트레이너 씨가 많이 취했다고 들어서.. 아, 트레이너 씨!"


홋코 타루마에는 시선을 피하는 자신의 담당 트레이너의 앞으로 후다닥 달려가더니, 그를 노려보며 허리에 양 손을 짚었다. 마치, 아내가 남편을 혼내는 듯한 자세다.


"정말... 트레이너 씨, 또 술 드시고 제 자랑 했어요? 그런 건 토마코마이에서만 하라고 했잖아요! 부끄럽게..."

"그게.. 미안해, 홋코. 나도 모르게.."

"전에도 말했지만, 그 술버릇 고칠 때까지 술은 금지에요! 아니면..."

"아니면..?"


홋코 타루마에는 소리 없이 배시시 웃더니, 그의 귀를 한 손으로 가리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틀림없이 다른 이에게는 들리지 않아야 할 귓속말이건만, 그 귓속말을 선명하게 들은 다른 트레이너들은, 모두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앞으로, 술은 저랑 단 둘이 있을 때에만 드세요. 아셨죠? ..다.앙.신~♡"


트레이너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홋코 타루마에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허리춤을 팔로 끌어안고 선술집 바깥으로 끌다시피 데리고 나갔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모두를 향해 토마코마이 홍보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럼, 여러분! 토마코마이에서 날아 온 종이 날개의 철새, 홋코 타루마에였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트레이너 씨, 가죠! 자아, 자아~"

"홋코, 놔 주면 안 돼? 나 혼자 걸을 수 있는데..."

"안 돼요! 이래야 딱 붙어서 갈 수 있잖아요? 자, 여기.. 트레이너 씨가 제일 좋아하는 제 부드러운 허리에요~♡"

"응... 최고야!"

"........"

.
.
.
.


두 사람의 목소리가 사라지고서도, 트레이너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일방통행인줄 알았더니, 쌍방통행이었다니. 게다가 말이 귓속말이지, 모여있던 모두의 귀에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는 건... 결국 그런 뜻일 거다.

그러니까,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떠들었던 자신의 담당마 자랑이라는 건 밑도 끝도 없는 흰소리가 아니라-


.
.
.
.


"...여보세요? 아르당? 응.. 갑자기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아니, 돈은 필요없고.."

"아니야, 브라이언.. 나는 네 냄새가 싫은 게.. 아닌데.. 아니야아.."


담당마에게 신세 한탄을 하는 메지로 아르당의 트레이너와, 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연거푸 술을 들이키는 나리타 브라이언의 트레이너.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트레이너들은, 홋코 타루마에와 그녀의 담당 트레이너가 떠나가면서 술자리에 남긴 새로운 토론 주제를 놓고 소근거렸다.


"있잖아.."

"응?"

"홋코 말인데.. 귀엽지 않냐?"

"...조금은."

"그렇지? 나는 내가 담당하는 카페의 호리호리한 몸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홋코 같은 통통한 스타일도 나쁘지는 않-"

"야, 너 등 뒤에 그거 뭐야...? 웬 그림자가-"

.
.
.
.

담당마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 촌극을 통해, 홋코 타루마에의 트레이너는 자신의 모든 주장을 증명했다. 다른 트레이너들이 자신의 담당마가 더 매력적이라고 주장하고 싶어도, 당사자가 떠난 지금에 와서는 공염불일 뿐이다.

그러나, 무슨무슨 우마무스메의 몸매가 어떻고, 누구누구의 패션이 어떻고...
그런 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중요한 것은 단 하나일 뿐이다.


.
.
.
.
.
.
.


"홋코가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

"정말~♡"


.
.
.
.
.
.


응.

홋코 타루마에가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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