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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핫산) 사쿠라 로렐 열전 - 이단의 왕도(1)

ㅇㅇ(175.208) 2021.11.26 03:39:14
조회 1262 추천 23 댓글 3
														

사쿠라 로렐 열전 - 이단의 왕도



1991년 5월 8일생, 수컷, 밤색 털, 타니오카 목장(시즈나이) 산.

부: Rainbow Quest, 모: 로라로라 (모부 Saint Cyrien), 사카이 카츠타로 마사 (미호)

통산성적은 22전 9승 (구4~7세시기), 1996년 JRA 연도대표마

주된 승리는 천황상봄 (G1), 아리마 기념 (G1), 올커머 (G2), 나카야마 기념 (G2), 나카야마 금배(G3)



사쿠라 로렐의 현역 당시의 나이 표기에 따라, 옛 방식으로 기재합니다.



*




일본 경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중장거리 전선에서 가장 전형적인 명마상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3세 당시 데뷔해서, 첫 대회나 2번째 대회에서 이긴다.

4세 때에는, 사츠키상 트라이얼부터 사츠키상, 일본 더비, 그리고 킷카상으로 이어지는 클래식 전선의 주역으로 버티며 실력을 드러내고, 뒤이어 재팬컵(국제G1)이나 아리마기념 (G1)에서 윗 세대의 강호와 대결한다.

5세부터는 천황상 봄 (G1) 으로 시작해 아리마 기념(G1)으로 이어지는 고마 중장거리전선을 싸워나가며 경마계의 중심에서 윗 세대, 아래 세대 사이에서 결착을 낸 뒤, 그 동안의 실적을 정리하고 은퇴하여 종자마가 된다.


지금은 전혀 다른 레이스 체계를 구축한 단거리 전선과 더트 전선을 제외한다면, 중장거리 전선의 경우 큰 대회의 출주를 제한받던 시절의 말이 아닌 한, 명마라는 말의 대부분이 이런 길을 걸어왔다. 팬들은 경마계에 확립된 이 길을 왕도라고 부른다. 이 길을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명마로 불리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왕도라는 가치관이 전혀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던 헤이세이의 시대에 그런 상식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한 마리의 명마가 나타났다. 바로 1996년의 JRA 연도대표마, 사쿠라 로렐이다.


사쿠라 로렐의 경우, 많은 명마들의 등용문인 클래식 삼관에서는 그 이름을 출주표에 올리지도 못했다. 또한, 아무리 만성형이여도 5세가 되면 G1 전선에 두각을 보이기 마련이지만, 사쿠라 로렐은 그 중요한 1년을 거의 휴양에 써버렸다. 그가 G1전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일반적인 명마가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6세가 되어서였다.


사쿠라 로렐이 6세를 맞이한 1996년의 시점에서 그의 지위는 'G3를 1승한 말'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쿠라 로렐이 화려한 빛을 받으며 큰 무대에서 빛나기 시작한 것은 그 뒤의 일이었다. 만성적인 각부 불안 때문에 출전하는 레이스를 상당 부분 제한할 수 밖에 없었지만 레이스를 골라가며 나리타 브라이언, 마야노 탑건, 마블러스 선데이라는 손꼽히는 강적들과 싸워 이겨냄으로써 그는 스스로의 위명과 평가를 높여갔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1996년의 JRA년도 대표마에 선출된다.


경마계의 정점에 서면 공을 세우고 은퇴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쿠라 로렐은 달랐다. 일본의 정점에 선 그가 마지막으로 목표로 잡던 것은 중장거리 전선의 명마들이 바라던, 현실에서는 도전조차 한지 오래되었던 세계의 정점이었다.


이번에는 헤이세이의 명마로써는 이단이라 할 수 있는 싸움의 궤적을 그려나간 사쿠라 로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유럽의 명족 (名族)』


사쿠라 로렐의 혈통은 본디 유럽의 계통이다. 사쿠라 로렐의 어미인 로라로라는 프랑스 3세 왕자 Saint Cyrien 산구로,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에서 로라로라의 전적은 6전 1승으로 숫자만으로 보면 눈에 띄지않는 전적이지만, 그 중에는 프랑스 오크스 출주 이력이 포함되어 있다. 혈통과 장래성을 현지에서도 크게 평가받았던 로라로라가 빠르게 은퇴한 것은 '지나치게 뛰는 것으로 소모된다면, 번식 암말로써의 장래에 악영향이 가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단기면허로 몇번이고 일본에 건너와 일본에도 익숙해져있는 프랑스의 탑 기수인 올리비에 페리에 기수는 아직 기수 견습이었을 때 로라로라에 기승해보고는 '참 멋진 말이다...' 하며 감동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 로라로라는, 일단 프랑스에서 번식에 들어간 뒤 현지에서 1두의 산구를 남긴 뒤 일본에 들어왔다. 그 당시 로라로라는 유럽을 대표하는 명종마의 하나로 알려진 Rainbow Quest와의 사이에서 새끼를 낳았다. Rainbow Quest는 개선문상, 유로네이션컵 우승, 아일랜드 더비 2착등 유럽의 격식있는 클래식 디스턴스의 레이스에서 활약한 강호였다. 종자마로 전환한 뒤에도 영국 더비 우승마 Quest for Fame, 개선문상 부자 2대 재패를 달성한 Saumarez를 배출하고 명종자마로써 지위를 확고하게 다졌다.


이윽고 일본에 도착해 시즈나이의 명문 목장인 타니오카 목장에 맡겨진 로라로라는 1991년 5월 8일, Rainbow Quest와의 사이에서 밤색의 수말을 무사히 출산했다. 이 자마가 후일 연도대표마에 오르는 사쿠라 로렐이다.



『꿈을 짊어지고』



타니오카 목장은 지금까지 암말처럼 천황상과 아리마 기념을 제패한 토우메이, 일본 더비(Gl), 아사히배 3세 S(Gl)를 이긴 사쿠라 치요노 오, 그 동생으로 아사히배 3세 S를 이긴 사쿠라 호쿠토 오 등 많은 강호를 생산해 왔다. 그 타니오카 목장 사람들도 로라로라가 일본에서 처음 출산한 망아지에게는 뜨거운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 혈통에서 과연 어떤 망아지가 태어날까.


부모에게 물려받은 그 유럽의 명 혈통은 일본에서는 생소하지만 세계적으로 일류로 통하는 것이었다. 남은 것은 혈통에 부끄럽지 않은 아이가 현실로 태어나느냐의 문제였다. 숨을 죽이고 출산 시기를 맞은 타니오카 목장 사람들은 이윽고 자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어선 그 망아지의 모습에 그만 할 말을 잃었다. 유럽 명문의 피를 이은 망아지가 서 있는 모습은, 그들이 과다할 정도로 걸었던 기대를 전혀 저버리기는 커녕, 오히려 그것을 넘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말은 본 적이 없어'

3년 후가 기대되는데...


그 때까지 여러 명마의 탄생을 보아온 타니오카 목장의 사람들이었지만, 사쿠라 로렐의 훌륭함에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사쿠라 로렐이 태어나던 날 미호의 사카이 가츠타로 조교사가 타니오카 목장을 찾았는데, 그도 사쿠라 로렐을 보자 한 눈에 빠져버렸다. 조교사는 그 날 안으로 사쿠라 로렐을 자신의 마사에 들이도록 결정해 버렸다. 로라로라는 사쿠라 군단 총수 전연식 씨의 소유마로 수입됐고 망아지도 장차 사쿠라의 승부복을 입고 달리기로 되어 있어, 사쿠라 군단 주전 조련사인 사카이 조교사가 원한다면 그 자체는 간단한 일이었다.


사쿠라 로렐이 태어난 1991년은 돌이켜 보면 타니오카 목장산 사쿠라 군단의 말이 '당첨'되는 해였다. 같은 해 타니오카 목장에서는 사쿠라 로렐뿐 아니라 사츠키상(Gl)에서 2등을 한 사쿠라 슈퍼 오와 야요이상(Gll)을 승리한 사쿠라 에이코우 오가 태어났다. 하지만 당시 사쿠라 로렐에 대한 기대감은 이 두 마리보다 훨씬 높았고, 장래의 사쿠라 군단을 짊어져야 할 젊은 말로 주위의 모든 이들로부터 촉망받고 있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



이와 같이 출생 직후부터 평판이 좋았던 사쿠라 로렐이었지만, 예정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삶의 어려움인 법이다. 출생 직후 완벽하게 보였던 사쿠라 로렐의 마체였지만, 성장할수록 그 밸런스는 어느새 부터인가 무너져 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망가진 마체의 밸런스는 사쿠라 로렐의 다리에 지우는 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로 돌아왔다. 만성적인 각부불안까지 갖고 있었던 사쿠라 로렐은 부상을 피하기 위해 가벼운 조교밖에 하지 못했고, 마무리도 다른 말들에 비해 꽤나 늦어져버렸다. 동기의 말들이 마사로 떠나는 계절이 되도록 마무리가 되지 않던 사쿠라 로렐에게 사카이 마사는 초조해하고 있었다.


타니오카 목장은 사카이 마사로부터


「로렐은 어찌되고 있는가」


라는 문의를 몇번이고 받았다. 그 문의에는 당연하게도 ‘얼른 사카이 마사로 보내라’ 라는 재촉이 숨겨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재촉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것은 타니오카 목장의 주인인 타니오카 야스유키씨의 신념 때문이었다. 야스유키씨는 사쿠라 로렐의 입사를 서두르지 않고 마체의 성장을 포함한 느린 조교 페이스를 관철했다. 그런 야스유키씨의 조교방침은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 때문이기도 했다. 그가 사쿠라 로렐을 대할 때 항상 생각나는 것은 그 자신이 일찌기 생산했던, 틀림없이 명마가 될 만한 소질을 가지고 있었을 한 말에 대한 기억이었다.



『어떤 말에 대한 기억』



사쿠라 로렐이 태어나기 10년 전, 타니오카 목장에는 역시 1두의 기대마가 태어났다. 마루젠스키를 아버지로, 사쿠라 새턴을 어머니로 둔 말이 태어났을 때, 아직 젊었던 타니오카씨는


「Gl급의 말이 태어났다!」


라는 감각에 전율하며


「이 말로 클래식을 따고 싶다, 아니 따낸다!」


라고 결심했다.


그 말은 태어나며 각부불안이라는 결점이 있었다. 하지만 타니오카씨는 그 말의 출생 당시의 감각에 취해, 그리고 조금이라도 빨리 눈에 띄는 결과를 내고 싶어서 서두르고 있었다. 젊기에 빠질 수 있는 성급함은 그의 마음에서 신중함을 지워버렸다. 타니오카씨는 각부불안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개의치 않고 조교사가 원하는 대로 말을 급하게 만들어, 일찌감치 마사에 보냈다. ‘빠르게 더비에 보내 실적을 내고 싶다. 그리고 그 말의 재능을 빨리 내 두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타니오카씨의 눈에서 냉정함을 지워버렸다는 것을 본인은 알아채지 못했다.


이윽고 사쿠라 토우코우라 이름지어져 데뷔한 이 말은, 우선 기대에 부응하듯 하코다테 3세S(중상)을 우승했다. 하지만 미성숙한 마체와 불안을 가진 다리에 너무나도 빠른 마무리를 한 대가는 금방 돌아왔다. 기대하던 클래식 대회 이전에 부상을 입은 사쿠라 토우코우는 결국 사츠키상, 더비에는 출전하지도 못하고, 킷카상에서도 컨디션이 올라오지 못한 채 참패하고 말았다.



『잘못을 양식으로 삼아』


그 뒤 사쿠라 토우코우는 만성적인 각부불안을 안고 속행했던 타나바타상에서 승리, 중상 2승을 따내고 경주마 생활에 끝을 고했다. 하지만 그 말이 가졌던 소질과 재능이라면 로컬 중상 2승정도에서 끝날 말은 아니었다.


「내가 그때 무리를 시키지 않았더라면, 좀 더 굉장한 말이 되었을텐데・・・」


그 때의 분함은 타니오카씨의 가슴에 깊게 새겨졌다. 그리고 그 뒤 타니오카씨는 각부불안을 가진 말을 보면 반드시 사쿠라 토우코우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미스로 대성하지 못했던 사쿠라 토우코우에 대한 후회만큼은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았다.



타니오카씨에게 소질이 있으면서 각부불안도 있는 사쿠라 로렐은 그야말로 사쿠라 토우코우의 재래라고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아니, 적어도 그 소질에 대해서는 사쿠라 토우코우를 넘어설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는 '다른 말에 비해 늦게 진행되어도 괜찮다.' 라며 사쿠라 로렐을 특히 신중히 키워냈다. 타니오카씨가 충분히 시간을 들인 덕에, 사쿠라 로렐은 사카이 마사에 들어간 때는 이미 단풍이 만연한 가을이었다. 동기마들의 대부분은 이미 입사한 뒤였고, 신마전에서 데뷔를 이루어낸 말들도 적지 않았다.


참고로, 사쿠라 로렐이라는 명마의 ‘로렐’은 월계관을 상징하는 영어 「LAUREL」에서 유래했다. 유럽에서는 월계수에는 삿된 기운을 몰아내는 신성한 힘이 있다고 여겨졌고, 월계수로 만든 관, 월계관은 승리와 영광의 상징으로 받들어졌다. 올림픽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올림피아 언덕의 경기 우승자에게는 그 영광을 기념하기 위해 월계관이 주어졌다. 고대 그리스를 기원으로 하는 현대의 마라톤에도 우승자에게는 월계관이 주어져, 그것을 쓴 채 승자 인터뷰를 하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월계관을 기원으로 한다.



『도련님의 데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드디어 입사를 이룬 사쿠라 로렐이었지만, 마사에 들어간 시점에서는 다른 말들보다 뒤쳐지는 말이었다고 한다. 타니오카 목장에서 마이페이스의 훈련을 받아 자란 사쿠라 로렐의 상태는 빠르게 사카이 마사에 들어가 경주마로써 훈련을 받아온 말들에 비해 꽤 뒤떨어지고 있었다. 당시의 사쿠라 로렐의 체질이 약했기에 강한 조교를 걸면 금방 마체가 무너지거나 골막염이 발병하거나 했었다. 사쿠라 로렐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던 사카이 조교사도 직접 로렐의 상태를 보고는


어쩌면 이렇게도 도련님이라는 느낌일까...


라며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그제서야 타니오카씨가 왜 그리도 훈련을 서두르지 않았는지 이해했다.


결국 사카이 조교사의 훈련에도 시간을 들이게 된 사쿠라 로렐은 3세에 레이스를 뛰지 못하고 4세에 데뷔했다. 정월 기분도 채 가시지 않은 1994년 1월 6일, 사쿠라 로렐은 드디어 데뷔전이 되는 나카야마 경마장 잔디 1600m의 신마전에 모습을 드러낸다.



『배신당한 기대』



눈이 좋은 팬은 신마전의 기둥에 이름을 올린 사쿠라 로렐의 이름을 놓치지 않았다. 세계적인 혈통을 배경으로, 사카이 마사, 코지마 후토시 기수라는 사쿠라 군단의 정수를 모아 놓은 그에 대한 기대는 순식간에 단승 180엔이라는 압도적인 1번인기가 되어 밀어닥쳤다. 하지만 중요한 데뷔전에서 사쿠라 로렐이 보인 경마는 팬이나 주변의 기대를 크게 배신하고 말았다. 처음 무대에 선 사쿠라 로렐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 둘러싼 대환성, 그리고 싸움에 임하는 말들의 기백...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세계에 갑자기 내밀려져, 완전히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게이트 안에서 벌떡 일어나 아주 늦게 출발한 사쿠라 로렐은, 레이스의 흐름에 완전히 휩쓸려 직선에서도 전혀 뻗지 못한 채 9착으로 끝났다.


1번 인기의 너무나도 난데없는 패전에 스탠드는 침묵이 흐르고, 뒤에는 경악도 터져나왔다. 기승했던 코지마 기수도


연습의 느낌대로라면 이 정도로 부족한 말은 아니니까요. 오늘은 너무 인기를 얻어버렸네요...


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사쿠라 로렐의 데뷔전은 참담한 것이었다.


데뷔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치러진 돌아온 신마전에서도 이긴 말에서 0초7 떨어진 3착으로 진 사쿠라 로렐은 신마전의 승격 기회를 놓치고 미승리전으로 돌아서게 되었다. 다음 번의 통산 3전째에 겨우 첫 승리를 올렸지만, 그 레이스는 잔디의 중장거리 전선이 중심인 일본 경마와는 거리가 있는 1400m 더트 미승리전이었다.


500만 이하로 승격한 사쿠라 로렐은 그 뒤 잔디에서 6착, 더트로 돌아간 뒤 2착, 3전째에서 겨우 승리라는 결과를 남겼다. 사쿠라 로렐의 통산 전적은 6전 2승 2착 1회 3착 1회, 착외 2회지만, 연대한 곳은 전부 더트로, 잔디에서는 3전동안 3착이 최고 성적이었다. 개선문상마를 아버지로 둔 양혈의 엘리트마, 그리고 후일의 연도대표마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믿기 어려운 기록이었다.



『충격의 사츠키상』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앞에 사카이 조교사는 사쿠라 로렐을 클래식의 제 1탄인 사츠키상으로 보내는 것을 단념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이 해의 사카이 마사는 무리해서 사쿠라 로렐을 고집하지 않아도 야요이상을 이긴 사쿠라 에이코우 오를 사츠키상으로 보내려 하고 있었다. 또한 히라 유우지 마사의, 같은 사쿠라군단의 ‘사쿠라 슈퍼 오’도 조건전에서 2승을 했을 뿐인데 추첨으로 출주명단에 들어갔다. 그런 상황으로 보면 더트에서 밖에 승리 기록이 없고, 체질도 약한 사쿠라 로렐을 무리해서 사츠키상, 그리고 클래식 전선에 보낼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사쿠라 에이코우 오의 클래식 재패 가능성에 가슴 설래하던 사카이 조교사의 희망은 그 사츠키상에서 무참히 박살났다. 그의 눈 앞에서 펼쳐진 그 광경은, 그동안 60년 가까이 경마계의 중심에서 살던 사카이 조교사의 상식을 근본적으로 뒤엎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사쿠라 에이코우 오는, 신마전에서 대역주로 경주 중지가 된 적이 있을 정도로 광기를 품은 도주마였지만, 슬로우 페이스나 보통 페이스라면 물론, 약간의 하이페이스에도 끝까지 버텨내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사츠키상 우승의 실적 덕분에 이 날 사쿠라 에이코우 오는 3번 인기를 받았었다. 압도적인 인기를 가진 1번인기는 따로 있었지만, 레이스가 시작될 때까지 사카이 조교사 본인은 사쿠라 에이코우 오와 1번 인기의 말의 차이를 그닥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스가 시작되자 선두를 취한 것은 사쿠라 에이코우 오만이 아니었고, 예상보다 거칠어진 선행 싸움 탓인지 레이스의 페이스는 빨라졌다. 조금 무거운 마장 상태 속에서 벌어지는 것과 상관없이, 1000m의 통과시간은 58초8이라는 양마장에서의 하이페이스에서 통용될 무지막지한 기록이었다. 이대로라면 마지막까지 버틸 리가 없었다. 사카이 조교사가 낙담한 것과 같이, 괴로운 전개에 자신을 스스로 내몬 사쿠라 에이코우 오는 속도를 잃고 침몰했다. 뒤따르던 선행마들도 이 페이스를 버티지 못하고 붕괴해야할 터였다.


이대로라면 후방대기책을 쓰고있는 사쿠라 슈퍼 오를 응원할까… 같은 사쿠라이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던 사카이 조교사였지만, 그 뒤에 그가 본 것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전개가 잘 맞물린 사쿠라 슈퍼 오는 무너진 전방으로 뛰어들어 골 문전까지 좋은 스퍼트를 보이고 있었다. 예년의 사츠키상이었다면 이겼으리라. 하지만 그 해의 사츠키상은 달랐다. 사쿠라 슈퍼 오의 3마신 앞에 너무나도 크고, 너무나도 먼 등이 보였다. 침몰하기는 커녕 거리를 더 벌리고 있었던 말은 바로 섀도우롤의 괴물, 나리타 브라이언이었다.


사카이 조교사는 믿을 수가 없었다. 사쿠라 에이코우 오가 완전히 삼켜진 격류와도 같은 하이페이스에서, 좋은 위치에서 추격하며 직선에서 더더욱 뻗은 말이 있다는 현실을 그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사카이 조교사의 눈에 펼쳐진 광경은 자각몽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었다. 나리타 브라이언의 승리 타임은 1분59초0. 바로 그 전 해, 나리타 타이신이 수립한 지 얼마 안되는 레코드 타임을 1초2 단축했다. 4세마 중에서도 딱 한 두마리의 고마가 섞여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차원이 다른 말이었다. 역사적인 명마의 탄생의 순간을 맞이한 사카이 조교사는 전율했다.


「에이코우 오는 물론, 슈퍼 오를 비롯한 이 중의 어떤 말도, 100번 뛰어도 그 괴물을 이길 수 없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 괴물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 걸까...


그 영원하고 절대적인 차이로 보이는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승리 이력이 있는 말로 몇 번 들이받아도 어쩔 수가 없다. 미지의 신흥세력으로 부딛혀 볼 수 밖에 없다. … 거기서 사카이 조교사가 꺼낸 패가 사쿠라 로렐이었다. 타니오카 목장부터 사쿠라 에이코우 오, 사쿠라 슈퍼 오 보다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그 사쿠라 로렐이 갖고 있을 터인 무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더비의 비밀병기』



사카이 조교사는 2승마 사쿠라 로렐을 더비 트라이얼인 아오바상(Glll)으로 보내기로 했다. 확실히 사쿠라 로렐은 지금 주춤하고 있었지만 잔디의 장거리에서 못 뛸리가 없는 혈통에 걸어보기로 했다. 그러고보면 이제까지 져 왔던 잔디 레이스는 전부 마일전이었다. 패인이 거리부족이었다고 한다면, 후츄경마장의 잔디 2400m의 일본 더비(GI)은 오히려 사쿠라 로렐에게는 안성맞춤이 아닌가.


더비와 같은 코스에 열리고, 거기에 상위 3착에 들면 더비의 우선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아오바상은 사쿠라 로렐의 실력과 '타도 나리타 브라이언'의 가능성을 재보기에는 좋은 기회였다. 역으로 여기서 3착 안쪽으로 들지 못하면 2승마에 불과한 사쿠라 로렐은 자력으로 더비 출주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약간의 기대를 받고 있던 사쿠라 로렐은 큰 사명과 희망을 짊어지며 첫 중상 무대에 서게 된다.


이 날 사쿠라 로렐의 고삐를 쥔 코지마 기수는 더비를 의식해 마군 속에서 경마를 경험시키려 생각하고 있었다. 후츄의 잔디 코스 최대의 특징은 넓고 긴 직선에 있다. 중단부터 치고 오르는 경마를 해도 불리함을 떠안을 가능성은 적다. 실전에서는 나리타 브라이언을 보며 달리는 경마를 하게 될 테니, 상대가 그나마 나은 지금 그런 경마를 경험시켜보자. 그것이 사쿠라 로렐을 ‘더비의 비밀병기’로 만드려는 코지마 기수의 노림수였다.



『쓰지 못한 티켓』



그런데, 코지마 기수의 ‘앞을 대비한 경마’는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발목을 붙잡는 전략이 되어버렸다. 더비를 의식해서 마군 속으로 들어간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불리함을 떠안을 가능성이 적었을 4코너에서 안쪽으로 파고들 때 사행하거나, 마군에 진로가 막히는 등, 생각보다 옴싹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코지마 기수와 사쿠라 로렐이 날뛰며 진로를 찾고 있을 때, 에어 더블린, 노던 폴라리스같은 라이벌들은 한발 앞서 마군을 빠져나가버렸다. 겨우 진로를 찾은 사쿠라 로렐이 쫒아 들어갈 때는 이미 늦어버려, 먼저 빠져나간 에어 더블린과 노던 폴라리스를 따라 잡지 못한 채 3착으로 져버렸다.


레이스 후 코지마 기수는


이길 수 있던 레이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라고 아쉬워했지만,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거기에 사쿠라 로렐의 불운은 이길 수 있었던 레이스를 놓친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이기지 못했어도 3착에 든 것으로 일본 더비에의 티켓을 확보한 사쿠라 로렐이었지만, 그 뒤 구절염이 발병해버려 전선에서 이탈할 수 밖에 없었다. 더비를 2주 앞둔 상황에서 전선 이탈. 사쿠라 로렐이 손에 넣은 티켓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일본 더비 당일,사쿠라 로렐을 깨트린 아오바상 승리마 에어 더블린을 5마신 차로 압승한 것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사츠키상마 나리타 브라이언이었다. 티켓을 손에 쥐고도 쓰지도 못한 채 더비에의 꿈을 포기한 사쿠라 로렐은 설욕도 못하는 불운 속에서 봄과 2관마의 등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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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딸쪽 번역은 처음이라 다소 용어에 실수가 있을 수 있음.


한 챕터 더 썼는데 잘렸네. 일단 여기서 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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