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군붕이들
광복절 기념으로 며칠 전에 본 NHK 다큐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좀 간추려 왔어
원래 다큐 분량은 상당하지만 나는 초점을 민간인들에 맞춰서 소개해볼게
당시 미친 대본영놈들이 진거 뻔한 전쟁을 항복 안하고 버텨서 민간인 피해만 키우고 있던건 자명한 사실이지.
그리고 사실상 일본인의 취급을 받지 못하던 오키나와인들은 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었어.
일본군은 이들에게 "미군에 투항하면 혀를 잘리고 산채로 내장을 적출당하며 긴 시간 고문받으며 고통스럽게 죽는다" 라는 거짓말을 하지.
순진한 오키나와 주민들은 이를 믿었고..
오키나와에는 이런 저런 동굴이 많아. 그 중에서도 유독 큰 상당히 깊고 넓은 동굴이 있었어.
미군의 함포사격을 피해서 일본군도 주민들도 동굴로 대피 해야만 했던 상황이었지.
출입구인 중앙에서 동굴을 좌우로 나누어 우측에는 일본군 50여명이 주둔하고 있었고.
800명의 주민들은 좌측 공간에 수용되었지.
자연동굴이니 사람이 있기도 어려운 공간에 이런 밀도로 민간인들이 빼곡히 있었던거야.
미군은 동굴 내부의 민간인의 존재여부를 모르고, 일본군이 안에서 반격에 나서니까 가능한 모든 동굴에 화염방사기를 사용했지.
옆 동굴에서 사람이 구워지는 광경을 보며 탈출한 사람의 증언
이쯤되니 민간인들은 당연히 미군에 투항을 생각하겠지. 오키나와인들 그것도 여자와 아이들이 다수 투항했다면 미군은 받아줬을텐데..
그러자 일본군은 입구에 기관총을 설치하고 총구를 동굴 안으로 돌려. 제정신인 정규군 군대라면 민간인은 당연히 내보냈을텐데..
아니 전투지역이 되기 전에 진작에 내륙으로 소개시켰을텐데.
동굴속에서 식량마저 바닥나고
한 어린아이가 흑설탕을 조금 갖고있었나본데
일본군이 그걸 알고는 아이의 흑설탕을 빼앗으려고 아이를 총살하고 갈취했다.
그 모습을 본 주민들은 일본군에 분노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상태였지.
증언하기를, 일본군이 단 한두명이라도 피난민그룹에 속해있으면 그 그룹은 죽었고 피난민끼리 있던곳은 살았다고 하네.
미군의 함포사격은 이제 한 줌 남은 남부 방어선에 집중되고
함포사격이 끝났다고 느낄 무렵 이미 거의 모든곳은 미군이 점령하게 되었어.
이때 동굴 내부로 진입한 미군병사들의 기록이야.
민간인들은 미군이 진입하는것을 보고 일본군이 준 수류탄으로 단체 자폭을 하기 시작해.
이미 죽은 사람들도 많았고
미군병사를 보자마자 자폭하는 이 들도 많았지.
일본의 역사관에 있는 사진을 그래픽화한거야.
그곳에서는 "이 민간인들은 미군의 함포사격에 희생되었다" 라고 되어있는데
사진을 조사한 다큐멘터리 제작팀의 분석으로는 다른 사실이 있었어.
이 구덩이에서는 17구의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대부분이 여성과 아이들이었는데
망자는 죽음을 각오했는지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기모노를 입고 나왔다고 하고
그 사진에는 안전핀이 없는 97식 수류탄도 촬영되어 있었어.
일본군은 이렇게 어린 여자아이들에게도 자폭하라며 수류탄을 나눠주었고
애 어른 할것 없이 민간인들은 동굴 여기저기에서 자폭하기 시작했지.
군중심리 같은걸까.. 다들 죽어나가니까 아이들까지도 지금은 죽는게 맞는거구나 라는 비이성적인 생각을 하게 돼.
16세 남자아이가 손에 수류탄을 들고 친척들이 빙 둘러앉아있어.
그리고 그 옆에는 아기를 안은 젊은 여인이 있었고.
조금 망설이는듯 하더니 이내 주변의 폭음을 들으며 안전핀을 분리하고 뇌관을 쳐.
다행스럽게도 이 그룹의 수류탄은 불발탄이었어.
그리고 이들은 미군에 의해 구출돼.
당시 살아남은 아이와 엄마
그리고 그 9개월 아이는 어느새 할머니가 되어있다.
전편을 보고 싶은 사람은 밑에 링크로
[다큐] 오키나와 전투 "출구 없는" 전장 - ..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실제 전장에서는 얼마나 더 끔찍한 이야기들이 무수히 많았을까. 누구도 기록하지 않아서 전해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일본 제국 패망사"에서 본 사이판의 다른 단체자살그룹은 수류탄이 불발이라고 날카로운 바위에 자기 머리를 몇번이고 찧어서 자살하기도 했더라고.
그 비참함과 끔찍함을 어찌 다 알 수 있겠어.
씁쓸한 기분이야. 내 눈으로 사이판의 만세절벽 자살절벽과 그 기록관에서 본 다큐들,
그리고 나가사키 평화공원의 원폭 폭심지, 조선인 위령비를 보며 느낀 그 감정들과 비슷한 느낌이다.
내가 항상 생각 하는 게 있어.
전쟁 중이라고 쓰레기가 사람 되지 않고 사람이 쓰레기 되지 않는다.
그 최소한의 장치가 제네바협약같은 국제전쟁법이라고 생각하고
완벽하게 지켜지는 것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 이라는 것도 알아.
그래도 노력은 해야지. 노력은 할 수 있었으면 해. 가능한 비극을 줄이기 위해서.
그리고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은 그야말로 광기의 군대였다고 생각해. 나는 지금의 북한군에게서 그 구 일본군의 모습을 봐.
부디 우리의 삶에서 전쟁이 없기를, 그리고 만약 불가피하게 전쟁이 터진다면 압도적인 승리로 가능한 빨리 다시 평화를 되찾게 되기를 바라며 이만할게.
즐거운 광복절 휴일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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