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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군갤문학] 어색한 침묵

어린이회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7.13 04: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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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모티브를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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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시리즈와 연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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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1.5km를 사이에 두고 적과 우리는 어색한 침묵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전선의 상황에 비하면 어색한 평화였을수도 있겠다만, 아무튼 침묵은 침묵이었다. 전쟁이 일어나 전, 나는 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1차 대전의 현대판처럼 보이는 이 전선이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군은 우리를 과대평가한 탓인지 쉽사리 진격하려 하지 않았고 우리는 애초에 더 진격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격을 할 수 없었다. 이 작은 전선은 1차 대전을 그대로 본딴 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문제는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졌고 중국군은 시간이 갈 수록 유리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도봉, 노원, 강북을 비롯한 서울 북부가 중국군에게 넘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일산은 아직까지 절반이 중국군의 공세에 버티고 있는 '모난 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곳에 있던 30기보가 일산신도시를 제외한 덕양구 등 서울로 가는 해당 길목을 틀어막아 버려 중국군에게 큰 부담을 입힌 것도 있었다. 하지만 한강 하류에 강북이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30기보가 여기서 얼마나 더 버텨줄 지도 의문이었다. 사실 중국군의 대공세가 있다면 30기보는 언제 무너져도 좋을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다만, 중국군이 30기보의 선전에 공세 작전을 수정하고 움츠러들어서 30기보가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다기 보다는, 중국군이 해당 루트로 서울에 이미 입성을 해버렸기 때문이라고 보는게 좀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을 조금씩 잠식해나간 뒤에, 퇴로가 한강에 막혀버린 고립된 30기보를 박살내고, 고양시를 김포와 함께 점령하면 되는 것이다.




 덕분에 고양시는 중국군 지상군이 발을 제대로 담궈놓지는 못했으나, 중국 공군의 엄청난 공습에 시달려야 했다. 간혹 살아있는 천궁 미사일들이 중국군의 공습에 맞서 하늘에 폭죽놀이 쇼를 보여주며 중국군을 내쫒기도 했지만, SAM을 압도하는 물량의 적 항공기들 덕에 구형 호크까지 꺼내가지고 방공망으로 써야 했다. 물론 구형 호크 미사일들은 꺼내서 레이더를 켜자 파괴된 포대들이 절반은 되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일산시 쪽에 배치된 예비군들은 토박이가 많아서 다행이었다. 북한산을 비롯한 방어구역 덕에 30기보사가 일산에 신경을 못 써주는 동안, 예비군들은 예비군들 답지 않게 움직여주었다. 덕분에 중국군에게 어느정도 밀리기는 했어도, 아직까지 중국군에게 막대한 피를 요구하며 중국군의 진군을 부담스럽게 만든 것이다.




 사실상 고립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육로 수송이 여의치 않으면 공군은 수송기를 동원해서 가끔 공중보급을 해 주었다. 뭐 공중보급이란게 시원찮고 잘못 잡으면 쓸모없는게 나오기는 해도 없는 것 보단 나았으니까 말이다. 주로 투하되는 것은 탄약, 전식 등이었다. 엊그제도 보급이 한 차례 날아왔었는데, 중국군과 아군 사이에 위치한, 우리는 '킬존'이라고 부르는 곳에 떨어진것이 대략 한 3할쯤 되었다. 저 안에 있는 것들은 아군이라도 맘대로 주워가기가 어려웠다. 어디 있을지 모르는 중국군 기관총에 몸이 찢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군 역시 그건 마찬가지였으나 그들은 굳이 우리 공중보급에 손을 댈 필요가 없었다. 그들에게 우리 공중보급은 '기념품'이지 '생필품'이 아니었다. 보급품 가방이 낙하산에 뒤덮인 채로 몇날며칠 그대로 있었다. 전식이나 비누가 들어있는 가방은 다시 기어나온 도시의 쥐들이 용케 찾아내 갉아냈다. 망원경, 혹은 나안으로도 그런 것들이 보일 때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킬존으로 보급을 가지러 들어갔다 죽으면, 시체고 보급이고 꺼내올 수 없었다. 그 시체들도 쥐들의 밥이 되었다. 킬존은 아군의, 적군의 영역도 아닌 쥐들의 영역이 되어버렸다.




 킬존에 창궐한 쥐들이 아군 진지에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야전병원엔 쥐들이 들락날락 거렸고, 시체가방과 짬통에 머리를 기웃거렸다. 평시였다면 세스코를 불러 작살을 냈겠지만 지금은 그런것도 없었다. 위생에 특히 신경써야하는 야전병원까지 쥐가 창궐했다는 것은 이 지역에 있는 누가 봐도 킬존의 문제였다. 전식을 갉아가지고 먹는 쥐들은 중국군도 우리도 굳이 위치를 노출시킬 필요가 없어 그냥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마 중국군들도 킬존에 놔두고 온 시체가 많을 텐데, 그 시체들도 쥐들이 다 파먹었을 것 이다. 중국군도 아마 우리와 같은 일에 시달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그때 조금은 연민이 들었다.




 특공연대 소속이던 우리는 애초에 일산 혼성부대 진지에 들어선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런 얘기를 듣고선 흘려버리려고 했다. 애초에 그 진지에서 얼마낭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 숙영지에서조차 밤새 들리는 쥐의 찍찍대는 소리, 그리고 시체가방 주변, 짬통에서 발견하는 쥐들을 심심찮게 보았다. 그렇기에 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예비군과 일반병들도 참을 수 만은 없었는지, 길고양이들을 짬밥으로 꼬셔 기르기 시작했다. 펫샵도 간혹 있었으나, 참혹하게 죽어가는 동물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폭격으로 박살난 펫샵에서 고양이 한 마리와 개 한마리를 거기서 구출해가지고 데려다 키웠는데, 펫샵 출신답지 않게 쥐들을 잘 잡았다. 쥐를 잡고 나면 고양이는 찢어발겨 가끔 병사들 눈 앞에 두었다. 사회에 있었다면 그렇게 발겨진 쥐를 보고 놀랐을 병사들도, 쥐에 진절머리가 나 버렸는지 고양이들을 쓰다듬어 주었다. 전쟁에서의 생명과 인간미는 사람을 죽여서만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어으, 여기도 쥐새끼 저기도 쥐새끼... 저쪽은 짱깨새끼..."



 밥을 다 먹은 예비군이 식판에 씌우던 비닐을 벗기며 짜증을 냈다. 이 예비군은 전쟁하기 전에 뭘 하던 사람이었을까? 평범한 직장인? 백수? 대학생?... 사실 예비군들 중에서도 갓 전역한 20대 초중반의 파릇파릇한 남자들도 많았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입대한 사람들은 현역 일병보다도 어린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전장은 사람의 개인적 관리를 어렵게 만들었고 그들의 외모 또한 전부 비슷하게 수렴하고 있었다. 누구더라... 고생물학자 누군가가 말하기를, 생물체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진화해 나가다 보면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명체들의 외형이 닮아간다고, 그것이 수렴진화라고 했다. 딱 그 느낌이었다. 사회와 군대, 사회에서 누구는 회사원이고 누구는 학생이고 누구는 공무원이고 누구는 아버지고 했던 사람들이 이곳에서는 군인들과 닮아갔다. 분명 사회에 있었다면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사람들이 말이다.



 중국군은 일산시 일부를 돌파한 뒤 그곳을 기점으로 삼은 뒤 우회기동할 자신의 병력을 기다렸다. 우리는 병력을 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 북부가 돌파된 지금 상황에서 후퇴하게 된다면 방어에 유리한 일산 전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데다가, 서울 서쪽이 취약해졌다. 그렇다고 병력을 계속 알박기를 한다면 저 중국군 병력들이 모루 역할로 대기하고 있다가 파주를 통해 서울을 돌파한 중국군 병사들이 언제 우회기동으로 우리를 포위해 끝내버릴지 몰랐다. 이 문제를 가지고 장교들도 매일같이 싸웠다. 목숨이 달린 문제였기 때문에 그들은 더 치열했다.



 아무튼, 일산의 목적은 조금 달성한 듯 했다. 중국군은 초반에 돌파된 한국군을 만만하게 보고 일산에 대규모 병력을 밀어넣었다가 호되게 두들겨 맞았으니 말이다. 그 뒤로 우리는 참호선 대신 모래주머니와 긴급 공수된 헤스코 방벽에 의존한 기나긴 방어선을 맞이해야 했다. 모래주머니도, 헤스코 방벽도 부족한 곳은 링크탄을 넣어놓던 탄통에 대충 콘크리트 조각을 막 넣어 쌓아놓기도 했다. 기관총 진지는 이곳저곳에서 긁어모은 합판과 강판으로 보강해 놓았다. 간헐적으로 중국군 저격수에 의해 아군의 머리통이 터져 나갔다. 또한 아군 저격수에 의해 중국군의 머리통이 터져 나가는 일도 있었다. 후방에 있다가 긴급히 재편성 되어 올라온 예비군들이나 타 군 전령들에게 고개를 들다간 수박통이 터진다며 낄낄대며 설명해줬다.



 그들의 표정은 매우 역겹고 무서운 것을 본다는 듯 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우리가 사람의 머리통이 날아가는걸 낄낄대며 말하는 것이 역겨운 것인지, 중국군에 의해 터진 머리통이 생각나 역겨운 것인지는 잘 분간이 가지 않았다. 아무튼, 그들은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대장님께서 부르십니다."



수염을 깎은 지 오래되어 입 주변이 시꺼매진 병사 하나가 뛰어왔다. 나를 부르지 않기를 속으로 빌었으나, 나를 부르는 병사였다.



"우리를?"


"예"


"왜?"



 나의 퉁명스러운 대답 때문일까, 병사는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이럴 때 눈치없이 계속 캐물었다면 아마 병사에게 뒤에서 병신새끼라며 욕을 한바가지 얻어먹었겠지만, 아무튼 나는 일단 대대 본부로 갔다.



"필승"


"필승"


"한참 걸릴줄 알았더니 금방 왔구만 허허.."



 대대장이 농을 던지며 멋쩍게 웃었다. 군단에서 내려보낸 부대, 특공대랍시고 아마 평소에 꿀은 다 빨면서 반쯤 독자적으로 생활하던 것에 대한 반감을 돌려서 말하는 것일까? 솔직히 나는 그걸 잘 몰랐다. 오히려 저 킬존 안에 떨어진 조종사를 구조사들 손이 없어 바쁠때 우리가 꺼내온 적도 있는데,,, 그런 취급을 받는 건 좀 억울했다. 아마 나 뿐만이 아니라 소대원들 전체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특공대라는 아우라, 킬존에 들어와서 전사자를 발생시키면서까지 아군 조종사를 꺼내온 일 덕분에 표면적으로 우리를 무시하는 부대원들은 없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부대원들에 대한 나 자신의 트라우마였을지도 몰랐다.



"무슨 일이신지...?"


"조종사... 일이 끝나갖고, 자네들 이제 여기 더 없어도 되겠어. 다른데 급한데 가야지. 몇 시간 전에 그 일을 겪었는데.. 잠깐 쉬는 시간이 필요할테니... 내일까지만 움직여주면 내가 대충 위에다 얘기하지. 군단에서도 자네들 올라오라는 공문이 내려왔어."



 해군에서 만든 머그컵에 대대장은 커피를 따라 마시며 말했다. 그리고 그 대대장을 보면서 대대장의 발언에 대해 나는 잠시 속된 말로 짱구를 굴려댔다. 우리를 보내버리고 싶어서 하는 말일까? 아니면 군단에서 우리가 올라가야 한다는 통보를 내린 것일까? 짐작이 가지 않았다. 우리를 붇잡고 싶다고 군단에서 내려온 명령을 씹을수도 없는 모양이니 후자다 당연히 맞을 것이다. 근데 생각해보니 저쪽도 우리가 여기 있는게 별로 내키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특히 대대장은 더 말이다. 뭐가 어찌 되었든 내 문제였으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가서..."


"다시 못 볼지도 모르니 인사만 먼저 짤막하게 하지."


"네?"


"잘 가게. 조종사 일은 대단했어. 구조사가 어찌 하는지는 내가 본 적은 없다만... 내가 생각하기엔 자네들도 그들 못지 않은 것 같아."


"..."



 대대장은 씁쓸하게 웃었다. 전장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이 언제 죽을 지 모를때 비장하게 한번 짓는 웃음들... 여럿 목격한 그 웃음이 대대장으로부터 나왔다. 그 순간 나는 지금껏 생각해 왔던 모든 것이 내 잘못처럼 느껴졌다. 대대장도 누구도 딱히 나와 우리 소대원들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종사 구출 건에 대해서는 경외심도 갖고 있는 듯 했다. 해군에서 만든 머그컵을 쓰는 저 신기한 캐릭터인 대대장에 대한 경계는 일순간에 녹아버렸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생각하나 싶었다. 과연 나는 내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았던 것일까? 내가 만든 장벽에 날 가둬놓고 있지는 않았을까? 말이다.



 대대본부를 천천히 걸어나오면서 나는 대대장에 대해 전쟁을 떠나 군인대 군인으로서의 동질감을 느꼈다. 방송에서 강조하는 싸구려 전우애도 아니었고, 같은 장교로서의 동질감도 아니었고... 아마도 나와 저 중국군들도 느낄 수 있을, 군인대 군인으로서의 동질감. 말로 하기엔 너무나 추상적이지만 이 공간에 서있는 사람이라면 느껴봤을 그 감정에 내 경계심은 한순간에 녹아버리고 말았다.



 소대원들이 이쪽으로 배치될 때 들고왔던 짐을 싸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다만, 다른 사람과 동료가 눈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갔던 어제의 교전이 끝나고 마음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움직이는 것은 비인간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대대장은 우리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허락해 준 것일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일선 병사들의 사라지는 인간미는 대대장 그 자신이 우리보다 훨씬 많이, 정확히 보고 있었던 것이 사실일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최소한의 인간미를 챙길 시간은 허락한 것이 아니었을까...



 품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어젯밤에 죽은 최 하사가 그래도 내가 리더랍시고 나한테 주고 갔던 종이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최 하사를 위해 최 하사의 목에 달린 군번줄 하나조차 챙겨가지 못했다. 우리는 가까스로 그의 총만 챙겨갈 수 있었다. 목에 맥박도 짚히지 않는 시체는 살아있는 조종사보다 순위가 밀렸다. 최 하사, 정확히 최 하사의 시체는 킬존에 버려졌다. 우리쪽 진지로 들어온 뒤에 그의 총에서 탄알집을 뺐다. 우상탄이던 탄알집은 빼 보니 좌상탄이 되어 있었다. 규정대로였다면 탄알집을 분리하여 탄과 총을 따로 상부에 반납해야 했으나 그런게 지켜질리 만무했다. 심지어 우리는 이쪽을 담당하고 있는 대대의 구성원도 아니었고 단지 얹혀 있었을 뿐이었다.



 최 하사의 총에는 최 하사가 흘린 피가 잔뜩 묻어있었다. 피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총에 그의 피가 발라져 있는 꼴을 보기가 싫어 이불을 찢어 만든 걸레를 물에 푹 적셔 묻은 피를 닦아냈다. 걸레는 금방 붉어졌다. 그의 총을 열심히 닦았지만 그가 유서처럼 남기고 간 편지는 읽을 자신이 없었다.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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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하사의 편지를 읽으려고 수십번 고민했다. 아니 속으로 다짐했다. 그렇지만 그의 편지를 집을때마다 자신이 없어 계속 펼치지는 못했다. 구겨서 버릴까 불에 태울까 생각도 했었지만,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고 최 하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럴수도 없고 저럴수도 없는 난관 사이에서 편지를 들었다 놨다만 계속했다. 그의 편지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궁금했다. 부모님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일수도 있겠고, 전체적인 유서일수도 있겠고,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일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어느것이 되더라도 읽을 자신이 없었다. 탐탁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편지를 읽지 않으면 더 이상 진전이 없을거란 생각이 머릿속에서 점점 커져왔다. 편지를 들었다. 접혀진 것들을 천천히 폈다. 달빛에 의존해 읽기 위해, 조금더 창문 가까이로 옮겨갔다.


 

 그 상황에서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다. 연발 총소리였다. 불침번들이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총격전이 격해졌다. 어딘가에서 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처음엔 중국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분명 누군가 소동을 벌이거나 무장 탈영을 하려는.. 그런 시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다 틀리고야 말았다. 저 견고한 방어선을 타고 넘어온 부대는 중국군이 맞았다.



 대대장이 시킨대로 하지 말고 오늘 당일 떠나야 했었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핑핑 돌았다. 이미 중국군 1개 분대가 야간을 틈타 킬존을 넘어 들어왔다. 아무래도 일산의 우리 방어선만 무력화 시킬 경우 킬존 지역까지 확실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방어선에 구멍을 만들고자 야간을 틈타 넘어온 것이 분명했다.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중국군에 가깝게 있었는데, 여기서 우리를 감제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물론 우리도 그걸 모르는 것은 아니라서, 감제하는 중국군 병사들을 저격으로 많이 죽이거나 쫒아내었으나 아무래도 그것이 한계가 있던 모양이었다. 



 넘어온 병사들은 처음에 중국 병사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무성무기를 이용했고, 보초병들을 간단히 제압하고 들어온 것으로 보아 중국 본토에서 넘어온 특수전 병력들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 공격조차 고양의 30사단을 작살내고 서울을 양쪽에서 협공하기로 저쪽 지휘부에서 결론내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마구 스쳤다. 아무튼, 지금 나는 개판 오분전이 된 방어선 한복판에서 헬멧도 쓰지 못하고 적과 싸우고 있었다. 조종사를 구하러 갔을 때도 최소한 정글모는 쓰고 들어갔었는데 지금은 정글모도 없었다. 자른지 한참 되어 어느정도 길어진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물론 저쪽 입장에선 우리 병력과 교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작전 실패를 의미했지만, 등화관제로 불이 다 꺼진 상태에서 우리 역시 적 특수전 부대를 맞아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총을 쥐고 아드레날린이 뛰었다. 이미 보초가 제압당한 상황이고 저쪽은 퇴로를 확보해놨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저쪽의 퇴로를 찾아서 차단하고 사살하든 포로로 잡든 어떻게든 처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K1, K2와 사격음이 조금씩 다른 중국군 소총의 격발음이 계속 들렸다. 소음기 사용이 쓸모가 없다고 여긴 것일까? 아니면 저렇게 쏘는 사람들은 동료의 후퇴를 위해 자신을 포기한 것일까? 많은 고민이 들었다.



 내 옆에서 M16을 계속 쏘아대던 예비군 한명이 헬멧에 그대로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총탄은 깨끗이 헬멧을 관통했다. 눈을 뜨고 쓰러진 모습이 징그럽기도 했고 보기에도 안타까웠다. 뭐 그리 바빠서 죽을 때 조차 눈을 뜨고 죽었는지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착잡했다. 나는 총을 옆에 내려놓고 예비군 병사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 때, 어둠에서 중국군 병사 하나가 나에게 단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총알이 다 떨어졌을까? 총은 매지 않았다. 헬멧도 없었다. 총을 쏴야 하는데 몸이 굳어 방아쇠가 눌리지 ㅇ낳았다. 거의 가까이 다 다가와서 단검으로 내 머리를 찍으려고 하는 것을 가까스로 K1으로 막아냈다. K1이 칼에 긁혀서 기스가 나는것이 나한테도 느껴졌다. 보강된 개머리판은 철사형에 비해 백병전을 할 때 때리기는 좋았던 것 같다. 힘으로 단검을 든 중국군 병사를 밀쳐낸 뒤 개머리판의 뒤쪽으로 중국군 병사의 턱을 으스러지도록 쳤다. 중국군 병사의 턱이 깨지는 느낌이 내 팔까지 전달되었다. 좋은 느낌이 아니었다.



 턱이 부서진 병사는 그대로 넘어지더니 단검을 들고 다시 일어났다. 침을 땅에 퉤 뱉자 부서진 이빨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눈빛이 매서웠다. 마치 다듬어지지 않은 야수를 보는 듯 했다. 중국군을 여럿 사살해 왔지만, 사살한 중국군의 눈빛을 본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더 무서웠을지도 모르겠다. 중국군 야수는 다시 단검을 들고 내게 달려들었다. 이번엔 몸이 굳지 않았다. 방아쇠를 당겼다. 탕 소리와 함께 중국군이 주춤했다. 방탄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총에 맞은 그도, 총을 쏜 나도 일시에 굳었다. 그는 쓰러지지 않고 방탄판에 박힌 자신의 몸을 만져보는 듯 했다. 그리고 그가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본 나는 다시 한발을 더 쐈다. 탕 소리와 함께 그 병사는 한발 뒤로 물러섰다. 배를 감쌌다. 배에선 피가 흐르는 듯 했다.



 급한 상황이었지만 그를 완전히 확인사살 하기 위해 다가갔다. 오히려 전체 상황과 고립되어 단 둘이만 남은 기분이었기에 나는 천천히, 즐기듯 그를 잡아먹으려고 갔다. 내 총탄에 이놈의 머리통이 날아간다면, 이놈은 내가 저승으로 보낸 다섯번째 중국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곧 망자가 될 불쌍한 얼굴을 한번 쳐다봤다.


 

 그런데


 나를 노려보는 그는 


 최 하사였다.



"헉!"



 방아쇠를 누르지 못하고 눈을 뜨니 간이침대에서 모포를 덮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 떠나려고 싼 군장들은 잘 정리된 채 놓여져 있었다. 내 총 옆에 놔둔 최 하사의 총도 그대로였다. 방어선에는 아무 이상도 없었다. 킬존도 고요했다. 내 옆에 머리에 총탄을 맞고 즉사한 예비군은 없었다. 중국군의 공세에 앞서 먼저 방어선을 약화시키기 위해 내려온 중국군 특수부대원 따위도 없었다. 바깥을 내다보니 불침번들도 잘 서 있었다.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개꿈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생생한것도 사실이었다. 그동안 내가 죽인 중국군의 영혼, 나와 함께 있다 죽은 국군의 영혼이 내 꿈속에 뭉쳐서 나를 괴롭히고 있는 듯 했다. 꿈 자체도 무서웠지만 제일 무서웠던건 나도 천천히 무너져 내려가고 있다는 그 느낌이었다. 꿈은 아마도 그 느낌을 가리켜주는 이정표 같은 역할이었음이 분명했다. 죽음 뒤에서 적과 아군의 차이는 없었다. 몇몇 영웅담을 만든 이들을 빼면, 죽은 사람들은 그 뒤에 적과 아군 누구에게도 쓸모있지 않은 존재였다. 그냥 사라져 버리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죽고싶지 않았다. 쓸모없어지는게 싫었다. 남을 죽이고 살아남아야 나는 계속 쓸모있어지는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다. 포로라도 되어야 나중에 적군 포로와 교환할만한 '비용'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죽은 자에게는 그런 비용조차 남지 않았다. 포로가 종이를 불태우고 남은 재라면, 죽은 자는 연기에 불과했다. 고통스러운 안식을 얻는 대신 남는건 잊혀짐이었다. 그것이 견딜 수 없었다. 최 하사에게 죽음을 내가 강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솔직하게 안타까운 마음과 슬픈 마음 사이에 내가 아니었다는 안도가 자리잡았다. 그럴 때 마다 소대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소대장인 나와 군인인 나와 인간인 나는 크게 부딪혔다. 소대장인 나는 파워에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빈틈에 안도가 생겨났던 것이다.



 수통을 열어 목을 축였다. 그리고 수통을 다시 내려놓으려고 했다. 그 찰나에 내 위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침상 위에 편지가 있었다. 읽어보려다 잠이 든 것이 분명했다. 이젠 지체할 수 없어 나는 편지를 열었다. 다만 꿈처럼 달빛이 무성한 것은 아니고 구름에 좀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달빛에 의존하는 것은 어려웠다.



 게다가 지금은 등화관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두꺼운 군용 모포를 뒤집어 쓰고 라이트를 켜서 봐야 했다. 모포 속에 들어가서 최 하사의 편지를 조금씩 펼쳤다. 등화관제니 사사로운 불빛은 켜면 안 되는것이 원칙이었다. 다만 안 걸리면 잘못이 아니란 명언처럼, 난 걸려서 잘못을 저지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편지를 천천히 열었다. 무슨 내용일지 궁금하면서 무서웠다. 



 부대원들에 대한 회한? 부모님에 대한 슬픔? 공포? 두려움? 혹시 안 밝힌 숨겨진 애인...? 한가지 주제를 생각할 때 마다 그 주제에 대한 글들이 머릿속을 천천히 훝어서 지나갔다. 그 생각을 하며 종이를 펼쳤다.



[인간이 죽을 자리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엄숙한 것이다.]



 그 넓은 A4 용지 전체에는 단 한 문장만이 적혀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어색한 침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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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ing News : The ROK military abandoned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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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을 자리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엄숙한 것이다.]라는 문구는 이우근 학도병의 1950년 7월 2일 일기에서 적혔던 "아! 인간이 죽을 자리를 선택한다는 것은 엄숙한 것이로구나!"에서 따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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