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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군갤무낙-프래깅 5분전앱에서 작성

Collod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7.20 18:02:18
조회 2354 추천 22 댓글 12
														

무거운 엔진음이 귀를 훑었다. 땅이 미세하게 흔들리자 소대원들의 얼굴에 두려운 빛이 서렸다.

“탱크가 옵니다!!!”

하 일병이 외치는 소리에 소대원 전부 머리를 참호 속에 박았다. 대전차화기조도 머리를 참호에 박은 채로 덜덜 떨고 있었다.

“대가리 들어!”

소대원들은 들은 채도 안 하고 머리를 참호에 박고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이런 새끼들을 데리고 전투를 하라니, 그나마 다행인 건 참호를 나가 도망간 인원은 없다는 것이다. 나는 K3 사수 손에서 K3를 뺏어 들고 엔진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거치시켰다.

“대가리 들어!!! 씨발것들아!!!”

곧 죽어도 머리를 들고 싸울 생각이 없는 거 같았다. 엔진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산 저 아래서 거대한 철덩이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적이 코 앞인데 싸울 의지를 잃고 벌벌 떠는 소대원들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었다. 나는 K3 사수인 김 상병을 억지로 일으켜 K3를 손에 쥐여주며 조용히 말했다.

“야, 김태식, 살아서 집가야지... 근데 집은 보내주는 건 지금 산 올라오는 쟤들이 아니라 나야….”

김 상병은 몸을 심하게 떨며 금 간 뿔테 안경 너머로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김태식.”
“…….”
“관등성명 안 하냐?”
“사…. 상병 김태식.”
“부사수 일으켜 세워.”
“지…. 지훈아, 일어나….”

팔을 잡아끌자 미적거리며 일어나는 김지훈 일병을 군화로 걷어찼다. 하이바를 걷어차서 많이 아프진 않겠지만 기분은 더러울 것이다.

“빨리 안일어나?”
“....”
“김지훈.”
“...일병 김지훈.”
“너 총 어디 있어.”

참호 바닥에 굴러다니는 소총을 하나 주워든 김 일병은 총을 들어 앞에총을 하고 멀뚱히 나를 보고 있었다.

“총구 돌려……. 아 아니다. 조정간 자동.”

김 일병은 떨리는 손으로 조정간을 만지작거렸다. 엔진 소리 사이로 시끄러운 중국어가 드문드문 들렸다. 시간이 별로 없었다.

“조…. 조정간 자동.”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일병 김지훈.”
“너는 내 뒤에 대가리 박고 있는 인원들을 조준한다.”
“예?”
“다나까 이 새끼야. 전쟁 났다고 더 빠졌네, 미친놈. 하여튼 대가리 박고 있는 인원들은 잘 들어라. 다섯 세겠다. 그 안에 대가리 들고 전투준비 하지 않는 인원 하나라도 있으면 너희는 전부 얘 손에 죽는다.”

진짜로 총을 쏠 것 같이 윽박지르는 내 모습과 가까워진 엔진소리 때문인지 소대원들은 슬금슬금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래, 싸워야지. 그래야 뒤져서도 자랑스러운 대한육군이라고 할 수 있겠지? 총 잡아, 곧 온다. 내가 신호하기 전까지 사격 통제한다.”

진지 앞 산비탈을 오르는 엔진소리는 이제 비명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졌다. 경사가 갑자기 급해지는 곳이라 엔진도 부단히 힘을 쓰고 있으리라.
사격 개시 시점은 매설해둔 대전차 지뢰가 격발할 때로 잡아뒀다. 나는 크레모아 격발장치를 꽉 쥐고 조용히 지뢰의 폭음을 기다렸다.

쿵!

묵직한 폭발음이 들리자 나는 크레모아를 격발시켰다. 다급해진 목소리로 외치는 중국어와 연달아 터지는 크레모아 소리를 배경으로 나는 소리 질렀다.

“사격개시!!!”

판저파우스트가 나무 사이를 날아 기동불능된 전차의 측면을 후려쳤다. 전차장이 해치로 나오는가 싶더니 전차 내부에서 일어난 화염에 온몸에 불이 붙어 비명을 지르며 전차 안으로 굴러떨어졌다. 이윽고 탄약고에도 불이 붙었는지 폭음과 함께 포탑이 허공을 갈랐다. 유폭으로 전차 근처에 있던 중국군이 쓰러졌다. 수많은 화기 격발음이 그 뒤를 따랐다.
잠시 뒤 중국어가 더는 들리지 않았다.

“이재호.”
“병장 이재호.”
“피해 상황 보고.”
“사상자 없습니다. 그리고 대전차 화기가 2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소대원 셋 뽑아서 데려와. 확인 사살하러 가야 해.”
“알겠습니다.”

나는 주저앉은 소대원들을 보며 조금 전까지 머리를 박고 덜덜 떨던 모습을 생각했다. 연초에 불을 붙여 입에 물고 소대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소대 전원 주목. 이렇게 잘 싸우면서 겁먹은 거야? 이 새끼들 전부 집 보내야겠네, 흐흐….”

가볍게 던진 농담에도 아무도 웃지 않았다. 김지훈 일병이 눈을 부릅뜨고 내 앞으로 와 말했다.

“소대장님, 담배 끄시지 말입니다.”
“이거 돛대다.”

김지훈은 내 입에서 담배를 뺏어가 바닥에 던지고 발로 밟았다.

“너 이새끼….”
“알만한 분이 왜 이러십니까, 담배 불빛과 연기는 적에게 표적이 된다는 거 모르십니까?”
“아까 전투로 우리 위치 다 들켰어 인마, 그리고 싸가지 없게 어딜 일병 나부랭이가 소위 담배도 뺏냐? 씨~팔, 당나라 군대 다 됐네.”

김지훈 일병은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보네. 나도 슬슬 올라오는 짜증에 김 일병에게 주의를 시키었다.

“왜? 죽이겠다? 눈깔 뽑기 전에 눈 착하게 떠라. 누구 때문에 아직 목숨줄 붙어있는데, 생명의 은인이 담배 좀 태웠거니 이젠 죽일 듯이 쳐다보네. 우리 동네 개새끼 땡칠이도 은인은 알아봐, 이 개만도 못한 새끼야.”

김 일병은 조용히 나를 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 죄송합니다.”
“우리 기분 좋게 전투 끝냈는데 아군끼리 기분 상하게 하면 안 되겠지? 나도 이쯤 할 거니까 돌아가서 일 봐…. 아 맞다, K3 탄 얼마나 남았는지 보고해. 이따 가면서 재보급 받아야 하니까.”

김 일병을 훈계하고 돌아보자 이재호 병장이 소대원을 추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병장 이재호 외 셋, 준비됐습니다.”
“그래. 나도 같이 내려가자, 짱깨놈들 담배나 좀 줏어와야지.”

텅 빈 담뱃갑을 산비탈 아래로 던지고 소총을 들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아남았다.




이거 쓰고 폰에 번인 현상 생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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