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완벽한 무기체계는 없다
90·95점 얘기 않고 ‘나쁜 헬기’
헬기 독자 개발했어도 남는 건 채찍
UH-60블랙호크도 계속 개선 중
우리와 달리 미군, 사고 일일이 공개
사고 조사·연구할 독립적 조직 필요
수리온 개발 착수 6개월 뒤인 2007년 1월부터 2012년 6월 개발 완료 때까지 참여한 황정선(62) 전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기계공학 박사)을 8일 만났다.
Q : 마린온 추락사고 조사위원회가 오늘 공식 출범했다. 사고 원인을 뭐라고 보시나.
A : “먼저 사고로 희생된 분들께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저 역시 공군 출신으로 동기생이 임무 비행 중 순직한 것을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에 그 슬픔의 무게를 느낀다. 유럽에서 일어난 ‘슈퍼 푸마’ 헬기 추락 사고와 비슷하다고들 하는데, 다른 경우로 보인다. 마린온의 블레이드(날개)는 대략 분당 270바퀴, 초당 4.5바퀴 돈다. 블레이드 전체가 떨어져 나가기 전 하나가 먼저 떨어져 나간 모습이 보였다. 이렇게 되면 정상 작동 때 상상도 못할 하중이 한쪽으로 쏠린다.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어떤 예단도 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Q : 마린온 사고를 계기로 기본 모델인 수리온의 품질 얘기를 많이 한다.
A : “수리온과 마린온은 다른 헬기란 걸 말하고 싶다. 마린온 개발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 상세히 말할 수 없지만, 마린온은 해병대 작전환경을 감안해 기체 부식방지 처리, 함상용 접기식 블레이드,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한 보조연료탱크 추가, TACAN (TacticalAir Navigation) 추가 등 수리온 기준으로 여러 부분이 변경됐다. 기본 모델이 개발되면 이를 기본으로 다양한 파생형 모델이 개발된다. 모델별 요구도에 따라 상당한 부분이 개조 또는 개량되기 때문에 각각의 모델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본 모델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
Q : 몇 년 전 동절기 헬기 방풍창(Windshield) 결빙 등 문제가 많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A : “방풍창의 얼음 제거 성능은 원래 개발 때부터 충족했다. 지난 겨울 수개월에 걸쳐서 미국 미시간 주에서 수행된 2차 체계결빙시험을 통해 미흡사항을 보완했고, 현재는 감항당국의 감항(인증) 영향성 검토를 마치고 개선된 형상에 대한 설계변경을 승인받는 과정에 있다. 조종석 유리 위에 헬기가 전선에 걸렸을 때 끊고 가는 절단기가 있다. 여기에 결빙이 돼 얼음이 깨지면서 엔진흡입구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선 절단기에 열선을 넣었다. 세계적인 유례를 찾기 어렵다.”
Q : 헬기와 같은 종합시스템은 해외에서도 개발 초기에 사고가 이렇게 발생하나.
A : “우리가 헬기를 논할 때 먼저 떠올리는 모델이 육군이 다수 보유하고 있는 미 시코르스키의 UH- 60 블랙호크다. 1970년 초반, 미 육군의 다목적기동헬기(UTTAS) 기종 선정에 나선 UH- 60 시제기인 YUH- 60A 헬기가 운용시험 중 무장병력 탑승 상태에서 산악에 추락했다. 경미한 부상자가 발생했고, 심하게 손상된 로터 블레이드(날개)를 사고 현장에서 교체해 기지로 귀환했다. 이 사고가 UH- 60 선정에 크게 기여했다.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는 전제로, 비행기의 생존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Q : 수리온의 생존성은 어떤가.
A : “내추락성이란 용어가 있다.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추락상황에서 생존성을 보장하는 수준을 말한다. 다양한 추락조건에서 조종사를 포함한 탑승자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설계개념이다. 상식적으로 그 수준이 높을수록 생존성이 높아진다. 수리온은 참조 모델인 AS 532 쿠가에 비해 높은 수준의 내추락성을 갖도록 설계됐다. UH- 60 블랙호크와 유사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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